2009.09.15 09:34




15대 풍월주 선발과정에서 답보하고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이번회에서도 끝내 시청자들의 초미의 관심사 무술비재와 마지막 비밀병기인 유승호를 맛보기만으로 보여주고, 다음이야기를 보지않으면 안된다며 엄포를 놓았습니다. 암요, 봐야지요. 국민남동생 유승호가 나오는데 어찌 안볼수가 있겠어요. 예고편에 잠깐 등장한 유승호, 말이 필요 없네요.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게다가 은근히 유머감각도 있어 보입니다. 반항아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데 상상이 안갑니다. 꽃을 먹고 자랐나 왜 저렇게 예쁜지요. 이모 마음 설레입니다. 완소남 유승호는 오늘 밤 실컷 보기로 하고 우선 '선덕여왕' 33회 리뷰들어 가겠습니다.
'선덕여왕' 33회는 크게 두가지를 다루었지요. 하나는 풍월주 비재 출제위원 문노공이 낸 "신라 국호의 세 가지 의미를 알아오시오" 그 세번째 의미에 대한 정답확인 과정이었습니다. 결과는 관찰력과 추리력, 그리고 탐구능력까지 두루 갖춘 유신랑의 승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선덕여왕' 최고의 문제아 비담(김남길)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였지요. 아마 김춘추(유승호)가 비담과는 격이 다른 문제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두 문제아들 때문에 한동안은 신라를 비롯해 21세기 대한민국까지도 떠들썩할 것으로 보입니다
'선덕여왕'은 친절하게도 이번회에서 신라 국호 세번째 의미의 보충학습까지 확실히 시켜주었습니다. 시청자들이야 보충해설까지 안해줘도 다 알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덕만공주와 문노의 관계에 보충설명이 필요했나봅니다. 문노에게 덕만공주가 왕이 될 자질을 새겨주고 싶어서 였겠지요. 덕만공주는 두번째 비재가 끝나고 문노공을 찾아갑니다. 문노가 지난 번에 덕만공주에게 했던 질문에 답을 해야거든요.
지난 번 선덕여왕 관련 리뷰글에서 문노가 덕만공주가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한 이유 다섯가지 중('선덕여왕' 문노가 덕만의 여왕등극을 반대한 이유) 다섯번째로 문노는 남성중심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를 쓴 적이 있는데요, 생각대로 문노는 여왕을 반대했네요. 하지만 문노는 단지 덕만이 여성이라는 점에서만 반대하고 있지 않아요. 여성정치가라면 누구보다 뛰어난 미실이 있었으니까요. 문노가 경계했던 것은 너도나도 여왕 남편이 되려는 남자들 집안의 권력다툼을 우려했겠지요.
이런 우려에 덕만공주는 일사천리로 대답을 합니다. "미실은 능력은 있었지만 스스로 왕이 되려는 생각까지는 못했어요. 왕이 되면 신라의 대업에 대한 꿈을 꿔야 하는데 미실의 꿈은 소박했거든요. 하지만 내 꿈은 커요. 우리 선조 할아버지들이 꾸어 왔던 꿈을 난 이루고 말거에요.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계획도 세우고 방법도 죽어라고 찾을 거에요"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문노공이 자신이 왕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합니다.
"난 가진 게 많아요. 내가 가진 것중에 분노가 있다고 했는데 난 그것을 긍정적인 데에 쓸거에요. 분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니까 핍박받는 백성들을 어루만져 주기도 쉽지않겠어요? 또한 나는 신라에 하나밖에 없는 성골이에요. 만약 진골이하 귀족들이 까불면 내 순수혈통으로 그들을 제압할 거에요. 내 피는 신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거니까요. 그리고 미실이 하늘이 내린 신녀입네 하고 백성들을 환상에 빠지게 했듯이 나도 백성들을 환상에 빠지게 할거에요"

문노공은 덕만공주의 말에 속으로 놀라지요. 그리고 그 환상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덕만공주는 이에 준비해 온 모범 답안을 말합니다. "난 신라 사람이면 누구든지 신라의 불가능한 꿈을 꾸게 할 거에요. 신라인, 귀족, 무인, 화랑이면 모든 걸 감수하고 뛰어들만한 꿈,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고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것, 희망이라는 꿈 삼한일통 말이에요" 문노공 순간 띠융~했겠지요? 문노가 여태껏 은둔했던 이유가 삼한일통, 즉 삼국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해오고 있었거든요. 아마 이 대화에서 덕만공주와 문노는 둘만의 합의점은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이번회 두번째 큰 줄거리였던 '선덕여왕'의 문제아 비담에게로 화제를 돌려보지요. 비담의 캐릭터는 아직까지 불투명합니다. 덕만에게 칼끝을 겨눌 적이 될지 역사에서처럼 선덕여왕 재위말기까지는 선덕여왕을 보필하게 될지는 작가님의 펜에 달렸겠지만, 이번회에서는 비담에게 부모가 누구인지 가르쳐 주었지요. 물론 시청자들이야 이미 알고 있지요. 비담이 폐위된 진지왕과 미실 사이의 아들 형종이라는 것을요.
비담은 문노공과 소화의 이야기를 들은 후로부터는 자신의 출생에 대해 궁금합니다. 부모는 누구일까? 누구길래 덕만공주와 혼인하면 안된다고 했을까? 그리고 이 생각 저 생각 골똘히 해보니 어렸을 때 스승 문노가 자기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지요. "비담아, 내가 요즘 삼천리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는데 이게 다 너를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거야. 그리고 내가 준비한 것 다 너 줄게, 그러니 공부 열심히 하고 무술도 열심히 수련해서 큰 인물이 되거라"
똘망똘망한 비담은 욕심이 많은 아이에요. 부모도 없으니 오로지 스승님만의 사랑을 받기 위해, 그리고 스승님이 자기에게 뭔지는 모르지만 큰 것을 주신다고 하니 어린 마음에도 가슴이 벅차올랐지요.
그런데 스승님이 자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삼국의 세세한 지도를 그려놓은 문노공의 지리서였지요)을 싼 보자기를 왈패들에게 죽도록 맞고 빼앗겨 버립니다. 어린 나이지만 내 것을 확실히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아이라 왈패들 소굴로 책을 찾으러 갔지요. 독초를 섞은 음식을 싸가지고 말입니다. 물론 동굴에 있던 사람들은 어린 비담에 의해 독살을 당했지요.
많은 사람들을 독초를 먹여 죽여버리고 찾았던 그 비서를 숨겨둔 덕일사에 가서 비담은 문노가 자기를 위해 준비해 왔다는 그 대업이 삼국통일이었음을 알게 되지요. 그리고 발견 된 두장의 사주를 보게 됩니다. 덕만공주와 자신의 사주였는데 황실서고에 들어가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진지왕과 미실 사이에 태어난 형종이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마을 사람들을 독살한 사건 이후 어린 비담에게 충격을 받은 문노는 그때부터 곁을 내주지 않습니다. 아버지처럼 여겼던 스승님의 냉담은 어린 비담에게는 견디기 힘들었겠지요. 출생의 비밀과 자신에게 주려했던 대업이 무엇인지 알게 된 비담은 스승 문노를 찾아가 그 응어리를 쏟아냅니다. "그때는 어렸습니다. 뭘 잘못했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스승님은 갑자기 차갑게 변해버렸습니다. 저는 오로지 스승님의 칭찬을 받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라고요. 그런 비담에게 문노는 '죽은 사람에 대해 연민을 가지지 않은 너를 보고 충격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너무나 뒤늦은 가르침이었지요.
그때 문노가 어린 비담에게 사람이 가져야 할 측은지심에 대해 가르쳤다면 비담의 냉혈피가 따뜻한 피로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지만 엎질러진 물이니 주워담을 수는 없겠지요. 문노도 퍼뜩 이제서야 자신의 과오를 깨달았을 것입니다. 태생이라는 것, 사람의 기질이라는 것이 정말 바뀔 수 없는 것일까요. 어머니 미실에게 버림받았던 비담, 정에 굶주렸던 아이 비담, 세상에 유일한 사람 스승의 갑작스럽게 차가워진 마음에 비담은 따뜻함이라고는 모르고 자랐습니다. 비정하고 냉소적인 비담을 기른 문노, 그는 그때 어린 비담을 꾸짖어야 했고, 보듬어줘야 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 같네요. 
문노의 거처에서 뛰쳐나온 비담은 오열합니다. 육신으로는 어머니 미실에게 버림받고, 정신적으로는 스승에게서 버림받았던 자신의 운명앞에 비담은 그 누구에게도 기대어 울 수가 없었나 봅니다. 스승 문노가 자기에게 주겠다고 한 대업과 왕이 되겠다고 선언한 덕만공주, 그리고 자신을 버린 어머니 미실과 어떤 식으로 맞딱뜨려 갈지, 기구한 운명의 칼끝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비담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또한 지금까지 길러온 비담에 대한 스승으로서의 정, 측은지심을 가르치지 못했던 자신의 실수 앞에 비담을 향한 문노의 마음이 어떤 색깔인지도 궁금합니다. 희망을 꿈꾸는 덕만, 신라의 대업을 가르치고 싶었던 연민어린 제자 비담, 두 사람 중 문노는 누구 손을 들어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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