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으로 남과 북이 이념을 달리한 채 60년을 대치상태로 살아온 것은, 우리가 벌인 일이 아니었습니다. 남한도 북한도 아닌, 주변 강대국에 의해 신탁통치라는 명목으로 갈린 것이 고착화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비아냥을 받는 것이 또 우리입니다. 리강석이 화장실에서 들었던 조소는 세계인의 시각이자, 냉정한 현실입니다. 둘이 힘을 합치면 강해질텐데 지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는 바보들이라는 조소는, 그래서 더 화끈거리는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외국에 나와 살기때문에 아주 가끔 동양인인 저에게 질문을 하는 외국인을 만나는 일이 있습니다. 처음 듣는 말이 중국인이냐?는 것입니다. 코리아라고 대답하면 게중 몇 분은 남한이냐, 북한이냐고 묻는 일이 있습니다. 그냥 사우스 코리아라고 하면 될 걸, 무슨 큰 일이라도 되는양, 손사레까지 치면서 사우스 코리아에서 왔다고 자랑스럽게(안심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말하게 됩니다. 외국에서도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냐고 묻는 것이 기분나빴다는 듯이 말이죠. 우습죠?
그러면서도 드라마를 보면서는 남과 북이 갈려있다는 현실이 안타깝고, 분단때문에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지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제자신을 돌아보면, 여러가지로 모순이죠. 남북한의 평화적 공존, 이 좋은 말도 잘 못 말하면 좌파빨갱이가 될 수도, 친북성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는 것이 불편한 우리의 현실이죠. 어려서 국가이념처럼 배워왔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이제는 말하면 안되는 시대가 돼버렸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더킹 투하츠가 세련된 것은 평화를 말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지구촌의 평화는 인류의 바람이자 희망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한도 북한도 공생하는 길이라는 것을 누구도 아닌 우리들이 더 잘알고 있는 진실이죠.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지 않는 김봉구로 대변되는 세력에 휘둘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좌표없이 정책이 변화되기도 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나름의 자구책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치지도자의 대북관계 혹은평화에 대한 방식에 대해, 어떤 정권은 좌파정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퍼주는 정권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강경정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죠.
드라마가 드라마라는 장르로서 좋은 것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 해소 장치들을 과감하게 던져주기 때문일 겁니다. 현실에서는 말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을 드라마라는 가상의 허구를 통해서 말이지요. 환상이고 희망일 뿐일 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곁에 두고 떼쓰고 시비걸고 장난치고 싶었던 것이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은 재신은, 자기를 포기하지 말아달라며 고백을 하지요. "좋아해요. 은시경씨한테 어울리는 여자가 돼 보일게요".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해서 버벅거리는 은시경, 이 답답이가 너무 좋네요. 답답하고 서투르고 꽉 막혀서 오히려 로맨틱한 남자입니다.
"우리나라는 언제 전쟁이 터질 줄 모르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자라는 사람은 시도때도 없는 불안의식에서 전투의식을 갖게 돼요. 평화협정은 그래서 꼭 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언제까지 전투적으로 불안하게 키울 수는 없습니다. 평화라는 것은 존 마이어씨 말대로 어느 수준에 됐을 때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 가는 거죠.
저는 지금 10분 정도밖에 못서있는 몸이지만 익숙해지면 설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없는 나라에서 살기 위해 WOC단일팀, 남북결혼 등으로 평화를 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여러분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계 각국 여러분의 격려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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