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매 특유의 톡톡 튀는 대사빨은 공유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몸은 서른 살 서윤재, 정신연령 영혼은 열여덟 강경준의 언밸런스를 연기해야 하는 공유는 최고의 캐스팅이었습니다. 강경준으로 웅크리고 자는 공유는 몸은 어른이었지만, 표정은 열여덟 삐딱남의 모습 딱 그것이었거든요.
고등학생 강경준(캐릭터로서)과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는 기간제 임시교사 길다란(이민정)은 의외로 어울리는 커플이었습니다. 웬지 이 커플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벌써부터 들고 있답니다. 강경준이라는 캐릭터가 왜 눈에 들어왔나 했더니, 앞으로 공유가 해야 할 캐릭터였더라고요. 신원호의 연기가 신인이어서 조금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개인적으로 신인연기자에게 심한 연기태클을 걸고 싶지 않기때문에 넉넉한 마음으로 봤습니다), 그정도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잘생겨서 점수도 좀 후하게 줬습니다^^. 그래도 연기는 좀 다듬으면 좋겠어요;;
그에 반해 이민정의 연기는 살짝 오버스러워서 이전 작품에서 봤던 이민정이 맞나 의심갈 정도더군요. 어리숙한 여선생, 귀여운 척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남발하는 여주인공 캐릭터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거든요. 동생 길충식을 잡는 모습은 왈패가 따로없던데, 약혼자와 전화만 하면 하트를 그려대는 내숭녀가 되는 듯해서, 겉과 속이 다른 맹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고 말이죠. 한마디로 부케잡다 팔목뼈 나가고, 꼬리뼈 뭉개진 덕에 얻어걸린 의사정혼자를 만난 행운녀?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일주일 간격으로 똑같은 대사라니, 이제는 구시대 유물처럼 박물관에나 보냈으면 싶은 대사들을 아직도 패러디라고 우려먹는 것을 보면, 지겹기도 하고 말이죠. 더 우리다가는 곰국타서 누린내가 진동할 듯.
방송에 결혼사연을 낸 동작구K양이 길다란이라는 것이 알려져 교실에서 학생들의 야유를 받는 장면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어리버리하게 얼굴만 불거지는 여교사를 보고는 화가 나려고 했고요. 교단이 막장이 돼가고 있군요. 드라마라고 코믹이라는 명목하에 은근슬쩍 웃음으로 포장하려드는 것은 교권에 대한 언어폭력과도 진배없습니다.
이민정의 귀여운 척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몸이 배배 꼬이다 못해 꽈배기가 되기 일보직전이고, 전화만 받으면 목소리가 "대패 좀 가져와, 닭살 좀 밀게"가 돼버리니, 여주인공 대사를 듣다보면 손발이 비틀립니다. 오글거려서 말이죠. 이민정이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절대 아니었죠. 그런데 빅 첫회에서는 실망스러운 연기였습니다. 로코에 대한 부담이 컸나요? 암튼 학교에서 학생을 옆에 두고 하트 그려가며, 한순간 섬처녀가 되는 모습에서는 어안이 벙벙... 수준이었답니다.
물론 이민정이나 김하늘이 여교사라는 직업의식까지 캐릭터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에요. 두 캐릭터의 직업이 같은데 귀여움에 주력을 하니, 캐릭터가 작위적이고 연기마저 자연스럽지가 않다는 것이지요. 이민정의 연기가 나쁜 편도 아니고 자리를 잡으면,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낼 것이라 생각은 되지만, 대사톤과 표정에서 귀여움 2%만 덜어냈으면 싶군요.
요즘 로코물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는데, 아이두 아이두에서의 황지안 역의 김선아입니다. 직업의식도 강하고 자기 일을 사랑하고,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입니다. 김선아의 두 말하면 입아픈 연기력은 비현실적인 스토리 구성마저 메꿔버리고 있기도 합니다. 황지안이라는 인물의 대사를 듣다보면 귀에 쏙쏙 박히는 느낌이 드는데요, 처음에는 김선아의 연기력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작가가 대사를 입에 착착 감기게 쓰고 있더라고요.
초반이라 분위기가 업되어 있다는 것도 모르지는 않지만, 여주인공들은 로코물만 맡으면 왜 그렇게 귀여움과 망가짐에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배우때문인지 작가탓인지, 드라마 여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어리버리하고 바보스러워도, 귀여우면 장땡이라는 듯 여주인공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안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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