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6회를 보면서 잠시 작가와 연출진의 드라마를 만드는 의도와 열정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그리고 드라마가 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제 올린 글에서 저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35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스토리로 전개되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36회에서 그 방향을 보여주셨네요. 사실 이번회 유신랑과 문노가 아니었으면 저는 선덕여왕을 인물열전류의 정치사극 정도로 봤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회는 의미가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 타이틀은 드라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의 너무나 작은 일부에 불과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으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문노와 관련한 글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선덕여왕 36회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김유신을 저는 꼽고 싶습니다. 그럼 저를 매료시켰던 유신랑을 만나러 36회 리뷰 들어가겠습니다.
미실은 유신랑 개인을 보고 있지 않아요. 유신랑과 유신랑이 대표하는 가야민 세력을 통찰하고 있거든요. 미실은 유신랑이 결코 가야민에게 등을 돌릴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어요. 강직하고 고지식한 성격때문에라도 유신랑이 가야민을 절대로 버리지 못할 것임을요. 덕만공주도 유신랑의 성품을 알지만 덕만공주는 미실의 말뜻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나봐요. 나중에 유신랑에게 다시 교육을 받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즉, 유신이 굽히지 않으면 가야민을 치겠다는 것인데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않지요.
미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유신랑이지요. 유신랑을 자기 세력으로 끌어들이면 가야세력까지 덤으로 딸려올 수 있을 것이고, 풍월주가 되면 화랑까지도 장악하기가 쉬워지니까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미실새주 실수하신 겁니다. 미실은 유신랑이 강직하고 한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는 성품을 너무 파악하고 자신의 판단을 너무 과신한 나머지 유신이 자기 사람이 되면 절대로 배신때리지 않을 거라 착각하신 듯 해요. 유신랑도 정말 중요한 일 앞에서는 휘어질 수도 있다는 것은 전혀 계산을 못하고 있거든요. 유신랑이 굽히고 들어온다고 해도 늘 경계하고 의심하겠지만 말이에요.
유신랑도, 유신랑 집안도, 그리고 가야계도 덕만공주도 섣불리 해답을 찾지 못하고 유신랑은 인생을 통틀어 최대의 난관에 부딪친 것 같습니다. 고뇌하는 유신랑의 얼굴이 클로즈업 될때마다 이분이 엄태웅이 아니라 정말 유신랑이구 싶을 정도로 고뇌하는 모습이었으니까요.(엄태웅의 연기가 좋았다는 우회적인 표현입니다.ㅎ)
덕만공주의 말에 답한 유신랑의 말은 정말 멋졌습니다. 우리 역사상 위대한 장군 중의 한 사람 명장 김유신, 김춘추와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신라 최고의 명장 김유신 장군의 면모가 보였던 명언이었기에 그대로 옮겨보고자 합니다.
"이는 공주님께서 결정하신 일입니다. 설마 군주가 되는 일을 쉽게 생각하신 것은 아니겠지요. 설마 군주가 백성을 위해 구휼이나 하고 폭정만 안하면 된다고 생각하신 것은 아니겠지요. 군주는 자기의 몸을 파는 일이 있어도 백성을 지켜내야 합니다. 또한 백성은 다른 나라 백성 만명을 죽이고서라도 자기들을 지켜주는 군주를 원합니다. 전 그리할 것이고, 공주님께서도 그리 하시길 원합니다."
결국은 유신랑은 유신랑의 해답을 찾아 미실을 찾아왔지요. 그리고 무릎을 끓고 말합니다. 살려달라고... 삽량주로 내쳤던 가야유민, 그 유민들을 압량주 자신의 가문 땅에서 농사를 짓게 한 그 가야민들, 그의 백성들을 살려달면서요. 그리고 "그동안 제 그릇이 커서 차고 넘쳤으나 이제는 버리고 새주님의 품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하지요. 미실새주 집안의 여식과 결혼하라는 요구마저도 받아들이면서 유신랑은 미실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덕만공주에게 유신랑이 그랬지요. "군주라면 자신의 몸을 팔아서라도 백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유신랑의 선택, 자신을 버리고 선택한 그것은 그의 뿌리 가야백성이었고 사람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줄기차게 말해오고 있는 사람을 얻는자 천하를 얻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유신랑을 통해 큰 윤곽을 그려보았습니다. 여태껏 덕만공주의 주변인물로만 보였던 유신랑은 드디어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말하고자 하는 시대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해보세요! 클릭-->![]()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잊지마시고 아래의 추천손가락도 꾹~ 눌러주시는 센스! ^^ |
'종영드라마 > 선덕여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덕여왕' 문노의 유언, 통곡하는 비담 (69) | 2009.09.29 |
---|---|
'선덕여왕' 문노는 왜 유신을 선택했을까? (47) | 2009.09.24 |
'선덕여왕' 미실에게 무릎꿇은 김유신, 가야를 품다. (41) | 2009.09.23 |
'선덕여왕' 신라를 울린 칠숙과 유신의 비재 (58) | 2009.09.22 |
선덕여왕, "내 아들 비담아, 잘 싸웠느니라" (156) | 2009.09.17 |
'선덕여왕' 비담과 춘추, 두 문제아의 반항이 시작됐다! (62) | 2009.09.16 |


- 이전 댓글 더보기
-
-
감정정리 2009.09.23 10:15 신고
저도 그 장면을 봤는데 감동적이 던데요
문노가 찾던 사람이 나타난 것 같아요.
어쩌면 선덕여왕도 김유신이 없으면 안 되었을 것 같아요.
가슴 아프기도 하고 그러네요
수요일입니다.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하고 활기찬 하루되세요.
^^ -
달려라꼴찌 2009.09.23 10:29
어제 감동적이었습니다.
염려해주신 덕분에 딸래미들은 이제 많이 좋아졌습니다.
집에 가니 아빠 이젠 하나도 안아파 하면서 어찌나 재롱을 떨던지..
덕분에 편안한 맘으로 선덕여왕을 시청했다는...^^ -
-
-
-
-
-
태아는 소우주 2009.09.23 18:29
흑 이요원은 우는 연기 넘 일품입니다. 예전에 외과 의사 봉달희 할 때도
그녀가 울 때 마다 눈물샘을 자극했었죠.....
그리고 정말 보면 볼 수록 아기 엄마라는 것이 안 믿겨 집니다.
죄송해요. 선덕 여왕은 어제 본방 사수를 못했답니다.
아마 처음인 듯 합니다.
그래도 글을 읽으니 이해가 되고, 본 것 같네요...ㅋㅋ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