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과 메아리의 사랑을 막을 수 없을 것임을 알면서도, 메아리가 감당해야 할 것들에 대한 우려를 했던 태산, 결국 두 사람의 인생을 두 사람에게 맡기는 것으로 결혼을 허락했지요. 마냥 어린 동생으로만 생각했던 메아리를 어엿한 어른으로 인정해 준 모습이었습니다.
김도진이 동협의 뒤통수를 친 불량학생 아버지를 후려갈겨 준 것, 시원했음^^. 내 자식이 소중한만큼 남의 자식도 소중한 것을 알아야지, 어른이 애를 때릴수도 없잖느냐고 아저씨 뒤통수를 치면서, 동협의 머리를 때린 아저씨를 소인배로 만들어주기 까지 했죠. 실제라면 어른끼리 멱살잡이하고 난리가 났을 듯 하지만 말입니다.
사랑하기에 게을렀던 이정록이라는 인물은 신사의 품격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인물입니다. 이정록이라는 케릭터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남자죠. 얼핏보면 잔머리 잘 굴리는 어린애같지만, 마음도 약하고 겁도 많고 가벼워 보이지만, 힘든 일을 겪어보지 않아 오히려 때가 묻지 않은 듯한 순수한 매력도 있죠. 돈많은 청담동 마녀 박민숙이 돈만 많은 여자가 아닌, 아는 품격까지 갖춘 매력적인 여자이듯이 말이죠. 박민숙의 돈에는 돈지랄이 아닌 품격이 있었죠. 오랜 주거래은행의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고 그대로 계약하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듯이 말입니다.
이혼해 달라고 부탁하는 아내 박민숙에게서 처음으로 진심을 읽었던 이정록의 흔들리는 모습에 공감이 가더군요. 아무렇지도 않게 가게로 돌아와 일을 하고 있었지만, 넋나간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태우는 이정록은, 과거 바람둥이 이정록이 아니었습니다. 진즉 알지 못했던 아내 박민숙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흘리는 어른 이정록의 눈물이었습니다.
박민숙이 호텔에 있다는 도진의 전화를 받고 박민숙을 만나러 간 이정록, 꺄오~ 이 오빠 진짜 멋있었답니다. 박민숙이 건넨 이혼서류에 싸인을 하고는, 뒷장은 갈기갈기 찢어버린 이정록이었지요. 뒷장은 이혼하는 부부가 가장 중요시한다는 재산분할에 관한 동의서였는데 말입니다. 자녀가 없는 관계로 양육권 합의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이정록 정말 멋지더라고요. 감정적인 이혼동의 싸인이었지만, 재산은 관심없다는 이정록, 이 남자 진국입니다.
"나랑 살던 사람이 이렇게까지 나랑 살기 싫다는데 꺼져 드려야지. 돈은 당신 다 가져. 난 돈많은 당신을 좋아한 거지 당신 빼고 돈만 챙길 생각 추호도 없어". 이렇게 박력있고 화끈하고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한 남편이 있을까 싶더랍니다. 그저 멋지게 보이고 싶은 제스쳐는 아니었으니까요. 박민숙도 정록의 마음을 읽었는지 감동먹은 얼굴이더랍니다.
이정록의 빵터지는 3단 고백은 갓 연애를 시작한 김도진과 서이수 커플보다 사랑스럽고, 로맨틱했고, 사랑스럽더군요. 안되면 될 때까지, 이정록의 사전에 박민숙과의 이혼은 없다 1단계 고백들어갑니다. 일명 유치찬란 이건 내 꺼야 땅따먹기 싸움,
애같기도 한 정록의 유치함에 박민숙 좋아 죽더라죠. 재산의 3분의 1을 준다는 것을 비장하게 거절하고 가버렸던 이정록이 집의 모든 물건에 3분의 1로 분할해 테이프를 붙이는 것을 본 박민숙, 침실 침대는 물론 쿠션, 베개까지 모든 물건에 자기 소유표시를 해둔 이정록의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오고 말았지요. 전기톱까지 준비해서는 모든 물건을 잘라서 가져가겠다는 이정록, 두루마리 화장지를 3등분 하지 않았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이정록때문에 박민숙 웃음보가 터져버리죠.
이 부부 이혼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서로를 향해 고개를 돌린 타이밍이 달랐을 뿐, 이렇게 서로 사랑하고 있고 함께 있고 싶어하는데,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닭살애정만 늘어날 듯하네요.
회심의 3단계 고백은 싱글파티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후에 이뤄졌지요. 메아리와 윤의 결혼식을 앞두고, 박민숙은 네 여자들을 위한 싱글파티를 준비하지요. 글쎄요, 남친있는 여자들이 낯선 남자들과 부킹해서 술자리를 가진다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문화 혹은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멀어보여 과한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박민숙이 싱글파티를 빌미로 특히 이정록을 부르기 위해 만든 깜짝 이벤트였길 바라네요. 돈지랄 떨지 않는 개념녀 박민숙이 설마 메아리 결혼을 앞두고, 그것도 다들 애인이 있는 동생들을 불러 낯선 남자들과 부킹해서 놀려고 했을까 싶어서 말이죠. 제가 구닥다리인지 싱글파티니, 총각파티니 하는 문화는 영 거북해서 말입니다.
박민숙 여사님! 정록에게 사랑할 기회, 주실거죠!
사랑은 안전지대가 없는 것 같습니다. 결혼한 부부에게도 말입니다. "결혼반지란 남편과 아내가 늘 함께 할 수 없어서 자기 제일 가까이, 심장과 연결된 약지손가락에 끼는 것"이라고 박민숙이 말했었지요. 참 좋은 말이라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유일한 부부커플이었는데도, 청담마녀 박민숙과 바람둥이 남편 이정록이라는 캐릭터로 긴장감을 잘 살려준 매력적인 연기자 김정난 이종혁의 재발견은, 신사의 품격이 낳은 큰 수확입니다. 너무 늦게 박민숙의 사랑을 깨달은 이정록이지만, 달달한 연애를 시작한 커플보다, 10년차 부부의 사랑이 더 극적이고 가슴 콩닥거리게 하네요. 10년차 부부도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 결혼은 연애의 졸업이 아니라, 그 사랑을 성숙시켜 가는 연애실전장이라는 것을, 이 부부를 통해 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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