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세금과소납부에 대한 논란물의에 책임을 지고 방송계를 은퇴할 고민을 했을 때도, 강호동이 가장 먼저 상의한 사람이 유재석이었을 정도였습니다. 방송하차 결정에 마지막까지 설득했던 사람이 유재석이었다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고요. 영구은퇴가 아닌 잠정은퇴로 가닥을 잡은 것도 유재석의 만류가 컸습니다. 강호동의 예능 스승인 이경규 역시도 조언을 마다하지 않았고 말이죠.
방송이라는 것도 사람들 사는 사회와 다를 바 없습니다.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격려하고, 응원하고, 경쟁하는 모습이 가장 보기 좋은 모습이니 말입니다. 기업의 독과점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고, 강호동이 떠난 연예계의 빈자리는 컸지요. 강호동은 강호동이라는 개인이 아니라, 연예프로그램의 자체 브랜드입니다. 이는 유재석도 마찬가지지요. 개인적으로 유재석과 강호동을 보면 참 특이한 관계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마치 한 마차에 달린 두 개의 바퀴 같거든요.
강호동이 방송에서 모습을 감춘 후 많은 사람들은 유재석의 독주를 예상했습니다. 강호동의 빈자리를 메꿀 제 2의 강호동으로 거론된 MC들도 많았습니다. 예상은 빗나갔고, 냉정하게 말해 누구도 강호동을 대신할 국민MC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홀로 예능을 이끌어 가는 유재석이 외로워 보였던 것은 비단 저 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재석의 간판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MBC의 파업에 동참하면서, 6개월 방송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죠. 전혀 별개의 이유였지만, 마차 바퀴 하나가 빠지자 나머지 바퀴도 혼자 끌기에는 힘에 부친 모습이었습니다. 행간을 읽지 못하는 분들, 버럭! 하시지 마시고요.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었지만, 강호동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는 긴 시간이었습니다. 씨름판을 떠나 방송생활을 시작하고, 쉼없이 달려왔던 강호동에게는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강호동이 세금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잠정은퇴한다는 소식보다, 강호동을 둘러싼 근거없는 의혹들이 불거져 나왔을 때 더 안타까웠습니다. 더 안타까웠던 것은 이렇다 저렇다 억울하다는 변명 한마디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강호동에게 던져지는 수많은 비난의 화살들이었습니다. 근거없이 터져나온 종편설은 강호동을 돈만 쫓는 방송인으로 만들었고, 누구도 그런 카더라 소식을 뿌린 책임을 지거나, 사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면 말고 식의 강호동 죽이기에 혈안이 된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이었죠.
강호동의 방송복귀를 신호탄으로 방송사들의 강호동 잡기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구체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복귀를 하게 되는 것인지, 기존에 강호동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재투입되는 지는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강호동을 방송에서 보게 될 날이 머지 않은 듯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폐지된 무릎팍 도사를 부활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강호동없는 무릎팍 도사는 의미가 없었기에 폐지수순을 밟았지만, 스타나 유명인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던 도사님 방이 그립습니다. 때로는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게스트들을 땀을 삐질삐질 흘리게도 만들었지만, 돌이켜 보면 가장 땀을 많이 흘린 사람은 정작 강호동이었지요.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MC로서 때로는 가혹한 질문을 해야 하기도 했고, 그때마다 한복 저고리를 걷어가며, 머리를 긁적이면서 게스트에게 미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강호동이 생각납니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강호동과 함께 했던 연예인들 중에 강호동때문에 크지 못한 사람을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잘 하면 제 탓 , 못하면 조상탓이라더니 제 능력은 생각못하고 엄한 사람 탓만 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여졌는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시원시원하고 호탕해서 좋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혹자는 강호동의 큰 목청을 불편해 하기도 합니다. 볼륨을 낮추든지 다른 프로를 본다든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을 두고, 왜 목청 큰 강호동 탓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불쌍하기 까지 한 불만은 경상도 사투리에 대한 지적입니다. 전 전라도 여자인데, 강호동의 카랑카랑한 경상도 사투리가 좋기만 하더구만요.
방송을 접고 등산을 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조용히 지냈던 강호동은, 파파라치를 방불케 하는 언론에 시달려 왔습니다. 강호동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후배 결혼식이 다였지요. 그 때마다 깍듯하게 시청자와 팬을 향한 인사만으로, 소식을 궁금해 하는 대중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만을 전했을 뿐입니다.
150억을 사회에 환원하면서도 단 한번도 공치사를 하지 않았던 강호동, 문제가 되었던 평창땅은 오래전부터 후원을 해오고 있었던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아산병원에 기부를 하며,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을 더 큰 사랑으로 되돌려 주기도 한 강호동입니다. 강호동의 기부를 두고도 눈이 삐었거나,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들(이런 사람들을 인터넷 비속어 용어로 열폭종자라고 하더군요)은 방송복귀를 위해 수를 쓴다느니, 대중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는, 참 답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시 구절이 있습니다. 안도현님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입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강호동처럼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했는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렇게 따뜻한 힘이 되어준 적이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강호동의 복귀소식에 반가운 마음에 많은 기사들을 검색했는데, 특별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짧은 복귀뉴스에도 특별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강호동 종편설을 당연한 사실처럼 떠벌렸던 언론들이나 부화뇌동했던 네티즌들을 부끄럽게 했을 특별함입니다. 방송 3사에 고루 복귀함으로써 의리를 지킬 것이라는 기사는 있는데, 그 어느 기사에도 종편출연에 대한 언급은 없더군요. 지금은 종편행을 택한 연예인들이 많아 종편행에 대한 불편한 시선에 대해 많이 희석되었음에도 말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입니다. 강호동의 방송복귀 선언으로 벌써부터 방송가에도 활기가 느껴집니다. 1년의 공백기를 가진 동안 강호동이 더 많은 에너지를 충전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처럼, 견뎌온 시련의 시간이 강호동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으리라 믿습니다. 멋지고 시원하게, 무엇보다 목젖까지 보일 정도로 시청자를 웃고, 울리는 호동행님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강호동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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