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6. 08:30




제작진이 심각하게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듯 싶습니다. 방송 횟수만 많다고 중편드라마라 할 수 있는 것인지, 몇회로 압축해서 납량특집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나을 뻔 했습니다. 스토리는 진행되지 않고, 연장드라마도 아닌데 이렇게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이유에 대해 대책마련을 해야 할 듯 싶습니다. 특히 핵심없이 반복되는 말장난같은 대본은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출이 조금 허술한 부분이 있더라도, 장소나 시간 등의 촬영상 힘든 일정도 있고, 생방이나 다름없는 드라마 제작 환경을 모르는 바 아니기에, 큰 문제가 아니면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내용이 뭔지도 모르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듯한 대사와 스토리의 더딘 전개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하네요. 내용없는 전개와 캐릭터를 살려주지 못하는 대본은 배우들의 연기력마저 잡아먹는 진짜 귀신이 따로없어 보입니다. 알맹이는 없고 외형에만 치중하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예술의 전당에 인형극 장화홍련전을 올린 느낌이랄까?

서씨부인(강문영)이 있는 최대감네 별채와 사당은 전설의 고향을 찍는 중이고, 관아는 삼방이 옹기종기 모여 돌쇠와 함께 시트콤 촬영중이고, 천상세계는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에 하늘나라에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살고 있었어요', 전래동화 만화동산입니다. 주인공들은 동굴에 쳐박혀, 남자주인공은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 간혹 기침만 콜록이며 누워있고, 여주인공은 동굴탐험으로 한 시간을 보내더군요.

 

그놈의 정체가 조금 나오기는 했지요. 서씨부인의 형상을 한 그놈은 혼령들을 모아 저승사자와 비슷한 괴물 둘을 만들었더군요. 항아리 안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게 봉인한 혼들로 천상세계의 원칙을 따르는 저승사자와 비슷한 존재를 만들어 낸 것이죠. 비주얼만으로도 공포가 느껴지는 강문영의 비중이 이리 컸는지, 아니면 호러스러운 표정에 반응이 좋아(?) 늘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설의 고향이 되어가는 이 싸한 느낌은 뭔지?

강문영이 목소리 톤을 조금 낮추니 훨씬 듣기 편하더군요. 발음도 더 정확해진 듯하고요. 음향 볼륨도 줄여줘서 한결 좋았습니다. 제작진의 피드백은 굿!

 

결계를 친 부적을 찾던 은오는 마지막 한 방위의 부적을 떼어내다 절벽아래로 떨어지고 말았지요. 은오에 의해 결계가 깨지자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서씨부인은 주왈에게 분노하고, 주왈이 "확실히 아랑을 죽였는데 살아있는 것을 보았다"는 말에 놀라지요. 서씨부인도 아랑이 죽지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물론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만든 제3의 생명체라는 것은 모르지만 말이죠.

"그 아이만 내 손에 들어온다면 모자란 인간들의 구질구질한 도움 따위는 필요없게 되겠지", 아랑을 취하기 위해 주왈에게 아랑과 가까이 하라는 서씨부인, 아랑이 은오의 사람이라 은오도 당분간 죽이지 말라고 명합니다. 주왈에게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오라는 서씨부인의 명에 주왈은 불안해 하지요. 사냥꾼을 바꿀까봐서 인듯 하더군요. 발을 걷고 주왈을 가까이 불러 안심시키는 서씨부인, 소름끼치더군요.

"의심하지 말거라. 누가 뭐래도 넌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귀한 것이란다, 내 아들아". 자신을 믿으라는 서씨부인이지만 주왈은 서씨부인을 완전히 믿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아랑을 서씨부인에게 내어주지 않기 위해 손을 쓰는 것을 보면 말이죠. 주왈의 심리변화에 아랑이 큰 변수가 될 것임이 예고되기도 했지요. 아랑을 여인으로 마음에 두는 것을 보니 삼각관계에 돌입할 듯하고 말이죠.

 

천상에서 염라와 옥황상제의 대화중에 그놈에 대한 중요한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승의 인간이니 찾은 들 손을 쓸 도리도 없다"며 생각할수록 부아가 치민다고 옥황상제의 옛날 실수를 꼬집는 염라대왕이었죠. 지옥으로 보내자는 염라대왕의 말을 무시하고 옥황상제가 원칙을 깼던 것이고, 모든 것이 천상의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는 것을 보니, 그놈이 인간, 즉 은오어머니 속에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셈입니다.

봉인된 동굴에서 만들어진 심마니 악귀를 처리하고 돌아온 무영의 보고를 받는 옥황상제는 염라의 걱정에 최종병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최종병기란 아랑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최종병기라는 식상한 묘사에 김빠지더라는... 동굴속 미친 악귀의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의 노래가사도 그렇고, 어째 최대감네 사람들(서씨부인 포함) 빼고, 악귀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코믹코드인지 좀 그렇네요. 은오도령만이라도 좀 진중했으면 싶은데, 이건 주인공이 제일 한심스럽게 놀고 있으니 걱정입니다.

 

세상사에 관심없는 까칠 도령이라고는 하나, 은오라는 인물은 정말 매력이 없습니다. 무슨 사연이 절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다 큰 도령이 엄마 찾아 삼만리를 하며 징징거리는 모습이 더이상 가슴아프지도 않고(은오에게 어머니의 존재가 어떤 크기인지 전혀 나오지가 않았기에), 절벽 아래로 떨어져서 피를 질질 흘리면서도 아직 안죽었다고 농이나 하고, 동굴에서도 상황은 심각한데 아랑에게 빈 말이나 하고, 은오라는 캐릭터가 어찌 이리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지 안타깝네요. 아랑에게 무너지는 동굴쪽으로 가든가 말든가 라더니, 동굴에서 나와서는 돌쇠가 던진 줄을 먼저 타고 올라가서, 기껏 한다는 말이 줄이 끊어지면 눈 딱 감고 좋은 생각을 하고 떨어지라니, 도데체 이 캐릭터 뭐냐고 묻고 싶네요.

긴장을 풀어주기 위함도 아니고, 의미없는 대사들로 은오라는 캐릭터에 무게감을 실어주지 않으니 드라마는 축축 늘어지고, 삼방들의 한심한 모습이나 은오사또나 개진도진이네요.

가뜩이나 별 내용없이 꼬여있는 악귀니 그놈이니 이서림 죽음의 비밀이니 하는 것에 한 술 더 떠 돌쇠의 동성애 코드는 뭔 날벼락인가 싶습니다. 상전과 맞먹으려 드는 종놈도 처음이지만, 남색코드는 영 아니올씨다 입니다. 종놈도 저리 함부로 친구먹자 하는 캐릭터로 은오를 만들고 있으니, 사또의 위엄은 갈수록 안드로메다 행입니다. 이준기의 군 제대후 첫 복귀작이 이렇게 이준기의 필모그라피에 티로 남을 작품이 될 줄이야!

 

정체불명의 전설의 고향이 되고 있는 아랑사또전, 대본과 연출은 엉망이고, 더 우려먹을 것 없는 신민아의 원맨쇼가 끝나니, 총체적 난국에 빠진 아랑사또전에 실망감만 커지네요. 스토리는 둘째치고 옥에 티의 향연이라고 할 만큼 엉망인 연출에 실소만 터져나오더군요. 동굴에 알루미늄 사다리는 뭔가 싶었네요. 요즘 타임슬립물이 대세이다 보니, 아젠 사다리까지 타임슬립을 하나 봅니다. 주왈의 흉터는 없어졌다가 생겼다가 조화를 부리기도 했고요.

드라마 재미는 신민아가 귀신일 때가 훨씬 나았습니다. 한시적인 사람으로 돌아온 아랑이 사람들 세상에 적응을 하는 것은 좋습니다. 재미는 덜했지만 급작스럽게 바뀐 말투가 사람으로 살기 위한 변화였겠죠. 그런데 초반부의 재미가 사건 핵심으로 다가갈수록 힘이 빠지고, 지루해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은오도령은 골묘를 찾고 사건의 핵심에 접근하며 마마보이에서 탈피하나 싶었더니, 한 회를 시종일관 눕혀놓고 뭘하나 싶습니다. 사또는 커녕 어떻게 된 게 한 회 출연한 심마니 악귀보다 존재감을 약하게 그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지루한 동굴신에 30분이나 할애를 하지 않나, 특수효과만 잔뜩 집어넣은 은오어미니 서씨부인 장면은 전설의 고향 호러물로 변해가는 느낌입니다. 

이럴 거였으면 차라리, 귀신의 사연에 관심 없던 은오가 아랑을 만나 귀신들의 원을 풀어주는 에피소드들을 넣어가면서, 은오의 캐릭터를 성장시켜 갔으면 더 좋았을 듯 하네요. 예전에 귀신이 자기 딸이 어머니를 죽인 원수와 혼인하게 생겼다고, 은오에게 도와달라고 했던 사연도 나왔지요. 은오는 귀찮다는 듯이 관심도 가지지 않았지만, 은오의 성장과 함께 이런 원귀들의 사연도 풀어주면서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비밀에 다가갔으면, 드라마가 훨씬 짜임새있었을 듯 싶은데 말이지요. 은오의 캐릭터도 엉망이 되지는 않았을 테고요.    

 

옥에 티라는 것이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다보면 문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완벽한 연출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런데 스토리는 미궁으로 빠지고 주인공들은 들판으로 강으로 동굴로 숲속으로 뛰고 구르기 바쁘고, 가끔 나오는 대사는 농담따먹기가 주이다 보니, 다른 것들이 눈에 확확 들어오네요. 이준기와 신민아가 아깝기 그지없군요. 쓸데없는 야외촬영으로 뮤직드라마 찍지 말고, 연출과 대본에 더 내실을 다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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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5
  1. 출가녀 2012.09.06 09: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런... 미궁으로 빠지고 있군요~ 기대했던 드라마인데..ㅠㅠ 흑
    배우들이 엄청 고생이겠어요~흐유~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 역시나 2012.09.06 10:38 address edit & del reply

    작가가 별순검 시즌2의 작가라 해서 설마 했는데 역시나네요.....

  3. 2012.09.06 11: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2.09.06 11:07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셨구나...저는 지난 번 말씀하신 일이 잘 안풀려서 힘드신가 싶어 걱정했어요.
      이렇게 소식 남겨줘서 너무너무 반가워요*^^*
      너무 반가워서 오늘은 *까지 넣었어요.

    • 초록누리 2012.09.06 11:55 신고 address edit & del

      마음이 너무 따뜻해요^^
      저는 잘 시간이에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