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3 15:19




귀신 뒤치다꺼리 하느라 사람들 일까지 거들떠 보지 않았던 은오도령이 드디어 사또로서 첫발을 내딛을 준비를 했습니다.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다리를 붙들고 우는 꼬맹이에게 딴 데가서 알아보라고 뿌리치고 가버렸을 때, 욕 한 바가지를 했네요. 그대로 가버렸으면 은오사또와 빠이빠이 해버리려고 까지 했답니다.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발걸음을 멈춘 은오, 처음으로 사또의 표정을 지었지요. 최대감과의 담판에서 완패를 당하고 축 늘어진 어깨가 아랑에게도, 시청자에게도 기운 쭉쭉 빠지게 했는데, 이제서야 캐릭터가 자리를 잡을 모양입니다. 은오사또 캐릭터 좀 살려달라고 하소연을 해왔는데,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그나마 다행입니다.

 

서출얼자에 역적의 딸 소생이 밀양부사의 자격이 있느냐고 따져묻는 최대감에게 은오는 정작 할 말도 못하고 말았죠. 전대미문의 살인묘를 은폐한 것에 대한 추궁조차 못해 버린 은오입니다. 

삼방이 넋나간 표정으로 기막혀 하는데, 아랑과 최주왈도 은오의 출신에 대해 듣고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은오의 심기가 어떠했을지, 그 모멸감과 수치심에 떠는 모습을 더이상 보고 있기 힘들었던 아랑은 주왈과 나가버리지요. 이건 아니다 싶었던 아랑, 관아로 돌아와 최대감 면전에 대고 쏘아붙이죠. "이봐 영감, 서출서출 하는데 서출이 뭐 어때서? 서쪽에서 나면 천하다고 누가 그래? 그렇게 귀한 영감탱이는 어디서 났는데? 서출 무시하는 것 보니 서쪽은 아니고 동쪽, 북쪽 남쪽?"

어디서 나와야 사람이 사람 위에 설만큼 귀해지는 거냐고, 최대감 집이 동쪽이니 동출이라고 못까지 탕탕 박아주는 아랑입니다. 밀양에서는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다는 살아있는 권력 최대감을 상대하는 것은 이런 무식한 방법도 통할 때가 있더군요. 최대감이 아랑을 가만두지 않을 것같기는 하지만, 아랑의 패기가 통쾌하기는 했답니다. 가끔은 무식이 장땡이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법이라니깐요!!

분기탱천한 최대감 손 번쩍 들어올리고, 비호처럼 나타나 최대감의 손목을 잡는 은오였지요. 최대감에게 당하고 주먹만 불끈 쥐고 있는 은오의 분노까지 실어 손목을 꽉 움켜잡아 나중에 보니 최대감 손이 피가 몰려 빨개졌더라고요.

잽싸게 아랑을 보호하는 주왈, 아랑을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은오와 주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어디서 나야 귀한 사람이냐고 묻던 당돌한 아랑을 생각하며 피식 웃음짓는 주왈, 처음으로 주왈에게서 사람같은 미소를 봤네요.

최대감과의 일로 하루종일 방에 틀어박혀 기운이 쳐져있는 은오에게 영남루의 배롱꽃을 보러 가자고 애교를 떨지요. 처음 보는 꽃도 아닌데 "사또랑은 처음 보는 거잖아", 같은 풍경도 달라보인다고 얼굴을 들이미는 아랑,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이랍니까? 은오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나 봅니다. 당황하는 은오 표정에 다 쓰여있더군요. 

꽃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왈짜패들을 만나게 된 은오와 아랑, 관아에서 은오에게 손목을 잡혔던 분풀이는 하는 최대감이었죠. 저승사자 무영이 나타난 것을 보니 죽는 사람이 생길 모양이더군요. 뜬금없는 랩 BGM이 나와서 무척 놀랬다오. 처음엔 방송사고 난 줄 알았네요.

그런데 저승사자가 아닌 짝퉁 저승사자가 나타나 남자의 혼령을 끌고 가는 것에 아랑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뒤를 쫓아갑니다. 무영은 낭패라는 표정으로 아랑의 뒤를 쫓았고, 왈짜패들을 제압한 은오도 아랑을 찾아 갔는데, 여기서 은오의 반전이 나왔지요.

은오가 펼친 부채에 이상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그려준 부적같다는 냄새가 솔솔~), 멸혼부채였더라고요. 무영의 칼과 같은 기능을 했다는 겁니다. 잠시 머리가 띵해졌네요.

은오사또가 조금 살아나서 아랑사또전 분위기가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동안 은오를 하는 일없이 관아밥만 축내는 사또로 만들어서 속이 상했는데 말입니다. 전설의 고향으로 틀어져 가던 드라마의 중심축도 조금 돌아온 것 같고 말이죠.

무엇보다 은오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던져, 또 머리 복잡하게 추리를 해야 하는 숙제를 주기도 했지요. 은오의 정체에 의구심을 품게 한 멸혼부채로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말한 최종병기가 은오일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아랑이라고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이 컸답니다. 그러고 보면 은오에게 귀신보는 능력이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닌 듯 합니다.  

무영도 은오의 부채를 보고 놀라는 듯했는데, 천상으로 가서는 몰래 외출했던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도 무영의 독단적 외출을 그냥 눈감아 주는 모양이고 말이죠. 홍련도 무영이 자기 악귀를 처리했다는 것을 눈치채는 듯한데, 홍련이 무영의 이름을 연거푸 중얼거리며 이를 가는 것이 수상스럽더군요.

자신을 잃어버리면 누구든 무엇이든 악귀가 되는 것이라고 무영이 말했던 적이 있었지요. 무영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니 굉장히 무서운 말이더군요. 사람이 자기를 잃어버리면 미치거나, 염라대왕이 말했던 이상한 나쁜놈이 되겠지만, 귀신이 자기를 잃으면 통제불가능한 악귀만이 될 뿐이니 말입니다.

 

은오가 계룡산에서 도를 닦았네 어쩌네 했을때 옥황상제를 만났으리라는 예상은 했지만, 설마 그들이 말했던 최종병기가 은오였을 줄이야!! 아랑이 물어봐도 대답을 안해주고 호신술 전수로 바로 들어가버리는 폼새도 좀 수상했고 말입니다. 은오, 정체가 대체 뭐시다냐? 분명한 것은 은오는 아랑과는 달리 완전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그놈을 잡기 위해 은오와 아랑을 택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두 사람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랑은 한시적인 생명을 받은 귀신이고, 은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잡아야 하는 그놈은 사람의 형상을 한 악귀지요. 귀신은 살아있는 사람을 해칠 수 없고, 사람은 귀신을 해칠 수 없죠. 그래서 귀신과 사람 둘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나저나 아랑에게 호신술을 가르치는 장면에서 빵 터졌습니다. 은오도령 큰 일 날 뻔했습니다. 은오도령이 난데없이 호신술을 가르쳐 주려고 한 저의가 영 수상쩍더구만요ㅎ. 우선 앞에서 누가 끌어안으면, 얼라리요, 아랑 생존본능 폭발입니다. 1단계, 머리로 치한의 가슴팍을 들이받는다, 2단계, 치한의 거시기를 사정없이 찬다. 3단계, 치한이 고꾸라지면 등짝을 사정없이 팔꿈치로 내려찍는다. 그리고 마무리로 뻥! 있는 힘껏 걷어찬다. 완벽합니다, 짝짝짝!!!

은오도령 고꾸라져서 영 맥을 못추더구만요.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자가 응급처치로 엉덩이 툭툭.

은오도령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은 백허그를 당했을 때 치한퇴치법을 가르치려 하지요. 다 알고 있다고 홱 돌아서는 아랑, 헉! 은오도령 표정 굳어버리지요. 심장이 벌러덩벌러덩 천둥치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은오 아랑에게 완전 하트뿅뿅된 듯합니다. 호신술을 가르친다더니 아랑에게 철퍼덕 빠져버린 은오였습니다.

 

은오도 몰랐던 아랑에 대한 마음이 나왔지요. 저승사자가 아닌 악귀들에게 당할 뻔 한 아랑을 구하기 위해 은오가 처음으로 멸혼부채를 꺼내 상대하기도 했습니다. 부채를 받으면서도 함부로 펼치지 말라고 했을 듯한데도, 아랑을 구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펼쳤지요. 악귀들은 멸혼능력이 있기에 칼을 맞으면 불사의 몸을 가진 아랑이라 할지라도 무사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은오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는 부채를 펼쳤던 것 같고 말이죠.

 

"찾으러 다니게 하지 말라고! 신경쓰이게 하지 말라고!!", 아랑이 절벽에서 떨어졌을 때 아픈 팔을 무릅쓰고 미친놈처럼 헤매고 다녔던 은오였지요. 아랑이 보이지 않자 불안해서 속이 터질 듯하고, 주왈과 함께 있는 아랑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여 미치겠는 은오입니다. 누가 들으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생각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아랑이 신경쓰이고, 가슴이 뜨거운 것이  무당 방울이와 같은 증세인가 봅니다. 옥황상제는 이런 것까지 다 알고 있었으려나요?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켜켜이 겹으로 둘러싸여 보기 힘들다는데, 아랑을 사람으로 만들어 보내 은오 가슴에 사골끓게 만든 옥황상제와 염라대왕, 뒷 일도 책임지셔야 할 것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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