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3 12:10




잔잔합니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보고 있노라면, 여느 드라마와는 달리 마음이 차분해지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에는 현실에서는 보기 힘들 것 같은 가슴두근거리는 백마탄 왕자님도, 평범한 소시민들과는 다른 세계에서 살 것같은 재벌회장님도 없습니다.

위너스 회사 사장 강기범(최정우)은 무늬만 재벌이지, 우리 네와 다를바 없이 자식들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먼저 보게 돼죠. 어머니를 대신해 밑반찬을 나르는 이삼재(천호진)는 초라하지만 결코 밉지가 않습니다. 아버지의 사랑만은 넘치는 사람이죠. 아내와 딸의 관심밖에 있는 듯한 최민석(홍요섭)은 돈벌어다 주는 기계같은 가장의 서글픔을 느끼게 합니다.  

딱히 미운 캐릭터도 너무 가슴 아프게 불쌍한 캐릭터도 없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일단은 보기 편합니다. 특히 부잣집 외동딸 호정(최윤영)의 바보스러우리만큼 순수한 모습은 일찌감치 사랑받을 캐릭터로 예약을 마쳤고요. 

도와준 답례로 바리바리 싸가지고 상우(박해진)네 옥탑방에 온 호정이 작은 냉장고를 미쳐 보지 못했다고 미안해 하는 모습은, 물정모르는 아가씨라기 보다는 귀엽더군요. 고기를 먹다가 체해 상우의 응급처치로 트림을 하면서도, 상우에게 덜컹 반해버린 부잣집 공주의 옥탑방 왕자 사랑하기가 앞으로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을 것 같지만, 이 커플은 무한애정으로 지켜보는 중입니다. 극성맞은 엄마 송옥숙의 방해와 거센 반대가 예상은 되지만 말이죠.   

 

그런데 여주인공 이서영(이보영)은 아직은 그리 호감형 캐릭터는 아니네요. 억척스러운 생활력이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함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뭐가 그리 불만인지 뚱하고 화난 표정은 난감스러울 정도로 억지스럽습니다. 어머니를 고생만하다 돌아가시게 했다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이서영이라는 인물은 세상 모든 사람들을 경계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듯, 차갑고 화가 나있고 불만에 가득차 있습니다. 오직 돈을 버는 것만이 이서영의 목표처럼 그려지는 것은 우악스럽기 까지 합니다.

과외를 소개받고도 이서영은 김혜옥에게 까칠하고 정안가는 인상만을 남겼을 뿐이지요. 마치 김혜옥이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과한 표정연기로 까칠함을 표현하더군요. 아무리 사교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캐릭터는 현실적으로 와닿지가 않습니다. 과외하는 학생 어머니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면 자존심에 대단한 상처라도 입는 양, 뚱한 표정의 첫만남은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이서영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표정입니다. '나 화 났어요' 표정이죠. 그런데 그 화나있음이 안아주고 달래주고 싶다기 보다는, '참 재수없다'의 표정으로 일관하더군요. 아르바이트를 했던 방송국 직원에게도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뚱한 표정이었지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눈웃음 살살 쳐가며 꼬리를 치라는 것도 아니고, 인사예절 정도는 지켜야 현실적이지 않나 싶은데, 이서영이라는 인물에 너무 힘을 준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서영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인위적인 냄새가 납니다. 나 이런 사람이다라고 얼굴에 써붙이고 다니는 듯 강요하는 느낌이 들고 말이죠.  

무엇보다 이서영이라는 캐릭터가 납득이 안된 것은 그렇게 다른 사람과는 선을 분명히 긋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자기가 피해를 입는 것도 싫어하면서, 법을 어기고도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사시를 준비하고 있는 법대생이 말이죠.

상우로부터 어머니가 병원에 실려갔다는 얘기를 듣고 혼비백산해 택시를 잡으려고 하지만, 택시는 잡히지 않고 골목길까지 빈택시를 쫓아간 이서영이었지요. 마침 오토바이를 세우고 친구와 통화를 하던 강우재(이상윤)의 오토바이를 타고 무작정 공항으로 달려갔지요. 오토바이를 언제 배웠는지 그런 문제는 트집을 잡지 않더라도, 그렇게 혼자만 반듯한 듯 고고한 이서영이 남의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는 것을 이해하기는 힘들더군요.  

이왕지사 타고 가버린 오토바이이고, 강우재와의 악연 혹은 인연을 위해 그런 우연적인 사고를 넣었다고 하더라도, 이서영이 뒷수습을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말에 경황이 없었다고 십분 양보하더라도, 장례를 치르고도 이서영은 오토바이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죠. 그렇게 똑똑하고 비상한 머리를 가진 법대생인데 말이죠.

그냥 봐도 고가의 오토바이인데 공항에서도 아무렇게나 세워두고, 집어가는 사람이 임자!라는 식으로 세워두고 갔을 뿐입니다. 글쎄요, 아무리 경황이 없더라도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네요. 공항직원에게 신고라도 해두고 가야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서울로 와서도 이서영은 자신이 훔쳐타고 간 오토바이에 대해서는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처럼 싸그리 잊고 있지요. 이유없는 반항을 하는 듯 이서영의 억지스러워 보이기까지 한, 나 화난 여자도 쉽게 공감하기 힘든데, 이런 무개념까지 두루(?) 갖춰서인지 아직은 정이 안가는 캐릭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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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5
  1. uis 2012.10.07 22:54 address edit & del reply

    말도 안되는. 싫으면 싫다고 해라.요즘은 정말 개나소나 드라마평이군, 캐릭터 내면도 못읽으며면서

    • 너님이바로개나소 2012.10.08 19:09 address edit & del

      드라마 리뷰를 작성하지두 못 하는 인간들이 꼭 남들한테 뭐라구 하는 ㅎㅎㅎ

    • 2012.10.08 20:17 address edit & del

      비밀댓글입니다

    • ㅉㅉ 2012.12.30 20:21 address edit & del

      너야말로 빠면 빠라고 해라.

  2. 마음속의빛 2012.10.09 16:07 address edit & del reply

    밥은 포기해도 마스카라는 포기 못한다고 지적한 부분은 조금 과한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제가 드라마를 볼 때 항상 신경쓰이는 부분이 등장 배우들 잠자거나 일어날 때 씬이거든요. 이 작품에서도 벌써 여러번 나왔지만, 잠잘 때도 일어날 때도 메이크업 화장이 다 되어있는 상태.. 강미경 케릭터는 선머슴 설정이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 먹으러 나올 떄도 입술에 립스틱이 칠해져있더군요. 드라마를 볼 때마다 이런 부분이 자주 보이다보니 [화장] 부분에 대해서는 그러려니 하고 있답니다. 요즘은 사극만해도 남자 배우들도 립스틱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