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6. 07:32




지난 주 귀족들의 매점매석으로 불이 붙은 덕만공주와 미실의 대립이 선덕여왕 39회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통치이념으로 드라마의 주제가 확대되었습니다. 그동안 지엽적으로 벌여왔던 덕만공주와 미실의 싸움은 통치이념에 대한 큰 줄기를 위한 것들이었지요. 이번회에서 보여준 큰 줄기는 피지배자, 즉 백성에 대한 덕만공주와 미실의 지배논리의 차이라고 할 수 있어요. 
덕만공주는 귀족들의 매점매석으로 인한 결과가 자영농의 몰락과 대다수의 소작농이 귀족들의 노비화로 귀결되었고, 그것이 귀족들의 세력을 강화시켰다는 점에서 한발 나아가 생각을 하였지요. 바로 나라의 부강에 대한 고민이었어요. 세종과 하종이 덕만공주에 대한 공격으로 자신들의 농토에서 거두는 조세를 감하지 않음으로써 덕만공주에게 직격탄을 날리지요. 이 때문에 안강성에서는 농민들이 태수를 볼모로 잡고 폭동을 일으킵니다. 매점매석으로 손해를 본 귀족들이 백성들의 목숨을 담보로 덕만공주에게 싸움을 걸어 온 셈이지요.
미실과 귀족들이 조세를 통해 황실에 대한 견제를 해옴에도 덕만공주는 직접적으로 귀족들에 대해 숨통을 조이지 않지요. 안강성으로 직접 담판을 지으러 내려간 덕만공주는 황실의 조세를 저리로 빌려주겠으며 황무지와 농기구를 내주겠다는 농민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제의를 합니다. 덕만공주의 말을 믿지 않은 안강성의 농민들이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밀듯 도망을 쳐버린 결과가 나왔지만, 안강성의 농민폭동을 통해 우리는 덕만공주와 미실의 통치이념이 근본적으로 다름을 확인하게 됩니다. 

군량미를 풀었다는 국가 중대사안을 두고 화백회의를 열어 귀족들은 덕만공주에게 정무에서 손을 떼라는 압력을 가했지요. 이에 대해 덕만공주는 매점매석을 안하겠다는 법령을 만들면 정무에서 손을 떼겠다고 하는데 귀족들은 섣불리 동의하지를 못하지요.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매점매석으로 그동안의 부귀의 금자탑을 쌓아왔는데 하루아침에 그 달콤한 수입을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거든요. 덕만공주의 뚝심에 미실도 한마디 하지요. 귀족들을 등지고 앞으로 어찌 정치를 하겠느냐고요. 덕만공주는 미실에게 엉뚱한 질문으로 순간 얼음땡을 만들어 버립니다. "미실새주 같은 현명하고 통찰력도 뛰어나고 지도력도 있는데 신라는 왜 발전을 안한 겁니까? 아직도 흉년이면 먹을 것이 없어 손가락만 빨고 있냐"는 것이었어요. 나도 정치라면 한가락한다고 자부하던 미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말이었어요. 신라의 정치일번지라는 인물이 신라의 발전에는 전혀 기여를 못했다는 말처럼 자존심 구겨지는 말도 없었을 거에요. 
안강성에서 황실의 조세를 받은 농민들이 도망은 쳤다는 말에 다시 안강성으로 향하던 덕만은 미실의 조롱 섞인 질책을 받게 되지요. 더구나 폭동을 일으킨 주범들을 처벌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도높은 비난을 받게 됩니다,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고 단호하게 해야하고, 보상은 조금씩 천천히 해주는게 지배의 기본이라고요. 미실의 말에 덕만공주는 오랜 과제물과 같았던 지배이념에 대한 정리를 깔끔하게 해주었지요. 덕만공주가 그동안 고민하고 궁금해 왔던 점은 신라의 부강에 대한 것이었어요. 영토를 확장하고 주변국들에 위세를 떨었던 신라가 진흥제의 죽음이후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답보하고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였거든요.

덕만공주가 그동안 함수처럼 풀기 어려워했던 숙제가 신라의 발전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신라의 영토가 진흥왕 이후 늘었는데도 여전히 백성들은 궁핍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는 문제였거든요. 덕만공주가 그동안 뻔질나게 황실대장간을 둘러 본 이유가 바로 그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었어요. 무기처럼 강한 농기구를 만드는 것, 팍팍한 황무지를 개간하기 위해서는 땅을 일굴 강한 농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차렸겠지요.
덕만공주는 신라가 왜 가난한 지에 대한 답을 찾아 미실을 또 보기좋게 한방 먹입니다. 이번에는 꽤 강한 한방이었어요. 미실이 덕만공주에게 농민들의 폭동 주범자들에 대해 용서한 것은 덕만의 실수라고 한마디 해주는데 덕만공주는 생각의 출발부터가 미실과 다름을 분명히 합니다. 농민들이 안강성을 쳐들어가 난동을 피운 것은 폭동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고요. 개간할 땅을 주고 농기구를 주었는데도 농민들이 도망을 친 이유는 지배자에 대한 불신때문이었으며 그것은 미실 너의 공포정치때문이었다고요. 그리고 그것이 신라가 발전하지 못하고 요모양 요꼴이 되었던 것이라고 해버리지요.
연타로 홈런을 맞은 미실이 왜 그게 내 탓이내고 되묻자 이번에는 덕만공주 아예 만루 홈런을 날려버립니다. 한마디로 미실새주는 나라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나라의 주인이 아니었기에 나라를 위한 꿈도 꾸지 않았고, 백성을 위한 꿈을 꾸지 않았다. 꿈이 없으니 영웅이 되지도 못했고, 신라에 대한 꿈이 없었기에 발전도 하지 못한 것이다"라고요. 요약하자면 미실 너는 백성을 내 자식처럼 돌볼 생각은 안하고 그저 군기나 잡고 군림하려고 했었다는 것지요.
여기에서 우리는 미실과 다른 덕만공주의 통치이념을 볼 수 있어요. 미실이 백성의 통치수단으로 군림을 택했다면 덕만공주는 백성을 주인으로 여기는 애민의 이념을 택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덕만공주가 백성들에게 황무지를 개간하라고 한 것은 애민의 마음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지요. 귀족들에게 예속되지 않은 땅의 주인들이 많은 나라가  곧 부강한 신라임을 덕만공주는 알고 있는 것이지요. 백성이 주인이 나라를 꿈꾸는 덕만공주의 통치이념은 시대를 한참이나 많이 앞선 선구자적인 이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실과 다른 통치이념을 통해 마음 속에 시대의 주인 선덕여왕이 군주로서 호랑이의 발톱을 세워가는 모습을 보고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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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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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따뜻한카리스마 2009.10.06 08: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어제 저도 드문드문 드라마를 봤는데 글보니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군요^^
    덕만공주 화이팅입니당^^*
    백성만만세!

  3. labyrint 2009.10.06 08: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싸움인 것 같아요.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4. pennpenn 2009.10.06 09: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덕만의 지략과 행동은 정말
    통쾌했어요~

  5. 보링보링 2009.10.06 09: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는 정말 재미나게봤는데요...ㅠ.ㅠ
    그런데 죽일줄을 몰랐다지요..아웅...

  6. 라이너스™ 2009.10.06 09: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잘보고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7. 빛이드는창 2009.10.06 10:17 address edit & del reply

    갈수록 긴장감이 더해지는군요~ 손에 진땀나게한다는..... 개인적으로 미실의 팬인데.... 덕만이 승승장구하고있어서 안타까운ㅜㅜ하하 그래도 착한자가 이기는게 보기는 좋은거겟죠?^^;;

  8. 영웅전쟁 2009.10.06 10: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과 덕만....
    옆지기 숨쉬는것 조차 싫어해
    조요이 보면서도 현대사와 오버랩되는 것이
    역시 역사는 돌고 도는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초록누리님의 잘 정리된 해석을 다시보며
    이 노털 먼 산을 응시한답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거듭 거듭 감사 드리며...

  9. 구상 2009.10.06 10:55 address edit & del reply

    사극에서 이렇게 정치에 대해 고민하는 통치자를 보여준 적이 있을까 생각하며 작가님들이 참 존경스러워지더군요. 무지한 저는 미실이 말할 땐 미실의 말이 맞는 것 같아 안타까왔다가 덕만의 펀치가 강력해지자 이제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덕만의 말이 다 옳고 백성을 생각하는 것도 훌륭한데 왜 현실에선 무지한 백성들이 최악의 선택을 하는 걸까 궁금해지고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 맞는지 궁금해집니다. 어쨌든 드라마 속 과거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현재를 보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어보네요.

  10. 카타리나^^ 2009.10.06 11: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또 이걸 안보고...코난을 봤다는 ㅎㅎㅎ
    하지만 오늘은 가서 봐줘야겠어요 ^^

  11. 또웃음 2009.10.06 11: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라의 주인이 아니었다. 제대로 미실의 콤플렉스를 건드린 말이었지요.
    미실의 표정을 보며 왠지 안쓰러운 마음이...
    제가 미실을 너무 좋아하나봐요. ^^;;;

  12. 사이팔사 2009.10.06 11: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집사람 맨날 이거본다고.....^^

  13. 달려라꼴찌 2009.10.06 11:27 address edit & del reply

    덕만공주가 드디어 제대로된 정치적인 행보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부동산투기가 들끓는 현세태에도 대입을 살짝 해보았습니다.
    정치인들이 많이 봐야할 드라마일 것 같습니다.

  14. 베짱이세실 2009.10.06 11: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 정치인들도 이 드라마를 좀 봐야겠네요. 그런데 모든 세상 일이 그럿듯 내가 아닌 다수의 행복을 위해 일을 도모하기란 말만큼 쉬운 일은 아니지요. ^ ^;

  15. 떡만 2009.10.06 11:43 address edit & del reply

    통치의 세세한 기술은 아직 미실을 못따라가는듯 하지만 미실과의 맞짱토론에서 이빨까는 기술은 이미 미실을 넘어선 것 같군요. 요즘 미실은 덕만과 독대만 하고나면 제 방 거울 앞에서 멍때리는군요.

  16. 아아아~ 2009.10.06 13:30 address edit & del reply

    이요원씨가 조금만 더 연기를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어제의 그 장면은 비장함이 표현되어야 하는데

  17. 朱雀 2009.10.06 14: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하게 해준 39화였습니다. 오늘 방송이 많이 기대됩니다. ^^

  18. 뉴웨이브 2009.10.06 14:41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 회는 지금까지 미실과의 대결에서 완만하게 우위를 점했던 덕만 공주가 확실하게 이니셔티브를 행사하기 시작한 인상적인 회였던 같습니다...

    덕만공주는 당근과 채찍이라는 통치수단의 본질에 접근해 과정입니다. 막연하게 착하고, 지배당하는 이상속의 불쌍한 백성과 그렇지 않을수 있는 또다른 백성의 모습, 즉 백성의 이중성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통치수단의 핵심을 이루는 당근과 채찍이라는 개념은 똑같은 상황이라도 통치 행위에 주체에 따라 의미가 확연하게 다르죠.

    미실과 같이 백성을 단순히 하나의 지배대상으로만 여기는 쪽의 통치행위와 덕만과 같이 백성에 대한 애정을 전제로 한, 즉 민본의 입장에서 사용하는 통치행위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형식은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고나 할까요.

    덕만공주가 촌장과 수하를 죽인 것은 그런 의미에서 애민의 또다른 표현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칼을 위두른뒤 그렁그렁 눈물을 흘립니다. 바로 애민의 표현입니다.

    덕만이 백성에 대한 이중적인 면을 깨달아 가는 동시에, 당근 못지 않게 채찍도 필요하다는 자각의 의미가 담겨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선정을 베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채찍이라는 징벌이 가해질수 있다는 통치의 원칙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통치자의 자질을 갖춰가는 과정이기도 한데, 곧 나라와 백성 모두에게 이로운 진정한 군주, 선덕여왕의 모습을 곧 보게 될 것 같네요.

    어미를 떠난 어린 호랑이가 스스로 사냥을 익히며 발톱을 날카롭게 세워가는 과정이라고나 할까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19.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0.06 20: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촌장을 죽이는 충격적인 장면은 의외였지요.
    앞으로의 얘기들이 궁금하지요. 앗 이건 나의 답글과 같네 ㅎㅎㅎ

  20. skagns 2009.10.06 23: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덕만의 연기가 좀... 비장함에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벌벌 떠는 것만 같은... ㅎㅎ;;
    암튼 어제도 참 재밌게 봤습니다.
    덕만도 자신만의 칼을 만들어야 겠지요. ^^

  21. 生当作人杰 2009.10.06 23: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와우~저하구 거의 보시는게 비슷한듯해여~^^
    태평양 너머에서 같은 화면을 보는 선덕여왕 매니앙~^^
    트랙백 걸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