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5 07:18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아이리스가 20%라는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며 베일을 벗었습니다. 무성한 입소문으로 기대와 우려도 많았는데 첫 방송을 본 소감은 한마디로 "끝나자마자 다음회가 기다려진다"는 말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근래 종영된 수목드라마가 유독 화려한 소문에 비해 볼거리와 퀄리티가 떨어져서 실망을 주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이리스는 기대이상으로 좋았습니다. 거물급 스타들이 이름값을 못하고 시청률과 상관없이 혹평을 받았던 것에 반해, 아이리스는 왜 스타연기자가 사랑받는가를 확인시켜준 것 같습니다. 특히 이병헌과 정준호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임을 입증시켜 주었고, 우려했었던 김태희의 연기도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리스는 NSS(국가 첩보조직)요원 김현준(이병헌), 진사우(정준호), 최승희(김태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첩보액션물로 사랑과 우정, 그리고 제2의 한반도 전쟁을 저지하려는 남과 북 비밀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려갈 것이라고 하는데요, 첫회에서는 김현준과 진사우, 그리고 두 사람이 동시에 사랑을 하게 될 인물 최승희(김태희)와의 인연, 그리고 김현준과 진사우 두 사람이 NSS 요원으로 발탁되는 과정을 유쾌하면서 긴장감 넘치게 소개했지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첩보드라마 임에도 이병헌과 정준호의 코믹함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드라마는 재미와 긴장을 적절히 조합한 모습이었어요.
특히 초반부 시선을 끌었던 이병헌의 헝가리에서 북측 최고인민위원회 위원장을 암살 저격하는 장면은 영화처럼 빠른 전개로 긴장감을 배가 시키면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했는데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저는 지루하지 않게 전개시켜가는 점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태양을 삼켜라에서 초반부에서 보여주었던 지루한 해외로케 영상물에 질린 탓인지, 한컷 한컷 짧게 편집한 것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어요. 드라마가 뮤직비디오물은 아니니까요.
첫회 줄거리는 북측 최고위원장을 암살하라는 임무를 띄고 행사장에 진입한 김현준(이병헌)은 임무를 성공하지만, 북측요원들에게 노출당하고 박철영(김승우)에게 총상을 입고 쫒기다가 쓰러지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드라마는 김현준의 과거로 돌아가 운명의 여인 최승희와의 만남으로 진행됩니다. 국제안보 대학원 첫 강의에서 교수의 질문을 받고 발표를 하는 과정에서, 김현준은 캐네디의 암살과 걸프전,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 대한 의혹과 강대국의 의도에 대한 예리한 대답을 하는 최승희에게 끌립니다. 강의 후 최승희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게 되고, 술도 마시지만 다음날 부터 묘령의 미인은 나타나지 않지요. 벙어리 냉가슴 앓듯 그녀를 잊지 못하는 김현준에게 그의 쏘울메이트 진사우(정준호)는 꽃뱀이었다 치고 잊으라며 놀려대지요. 천재적 기억력과 암기력의 소유자 김현준과 빈틈없고 완벽한 임무수행 능력의 소유자 진사우는 특임대에서 복무중인 전우이며 형제같은 친구입니다.
한편 진사우는 고향 선배를 만나러 나가서 최승희를 소개받는데 처음 보는 순간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아직 두 사람이 같은 여자를 보고 반한 것은 아직 서로 알지 못하지만, 앞으로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겠지요. 특임대 부대원 김현준과 진사우 두 사람은 영문도 모른채 어디론가 한계력 테스트를 받게 됩니다. 이를 지켜보는 인물들 가운데에는 묘령의 절세미녀 최승희. 진사우의 고향선배, 그리고 드라마 초반 이병헌에게 임무를 지시하는 부국장 김영철이 등장하면서 NSS라는 비밀조직의 윤곽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묘령의 미인 최승희는 바로 NSS 소속 최고 프로파일러 역할이니 의도적으로 두사람에게 접근한 것이었고, IT사업을 한다는 진사우의 고향선배 역시 NSS 요원이었고요.
첫회에서는 김현준과 진사우, 그리고 최승희의 만남, 그리고 김현준과 진사우가 비밀첩보 조직 NSS에 들어가는 내용을 보여주는 것으로 것으로 무사히 신고식을 치르고 멋진 출항을 했습니다. 
화려한 연기진과 200억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로 방영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라 기대가 컸었는데요, 일단은 아이리스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연기력 논란으로 걱정했던 김태희도 기대 이상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고요. 사실 아이리스는 흥행요인과 실패요인을 동시에 안고 출발한 드라마라고 보여집니다. 전례로 '태양을 삼켜라'는 좋은 거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태삼이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붓고도 졸작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막을 내린 이유는, 식상하고 진부한 스토리가 첫번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초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과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지루한 볼거리도 한 몫 거들었고요.
대대적인 홍보와 광고에도 불구하고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의 실패는 시청자들이 더 이상 식상함과 허술한 스토리, 짜임새없는 연출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막대한 제작비와 최고 상종가를 달리는 아이돌 스타를 데려와도 시청자의 눈이 냉정해졌다는 것이지요. 아이리스도 이런 위험요소에서 안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벌써부터 미국드라마나 영화냄새가 난다는 말이 들리는 것을 보면 첩보액션물이라는 신선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잘못 잡아가면 좌초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 이어 아이리스가 수목드라마의 최강자가 될지 여부는 몇회 더 지켜봐야 겠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여집니다. 항구를 떠난 배가 중심을 잃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지난주 시작한 미남이시네요도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아직 시청자들의 채널은 가변적입니다. 특히 올인 이후 처음으로 안방극장으로 돌아 온 이병헌은 그가 왜 이병헌인가를 첫회부터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첫 방송이었지만 이병헌과 정준호의 진지와 코믹을 적절하게 넘나드는 찰떡궁합은 첩보액션 드라마라는 무거움을 적절하게 조절하는데 성공했다고 보여집니다.
짜임새있는 연출, 신선한 스토리, 탄탄한 대본, 그리고 화려한 연기진들이라는 초호화 장비를 갖춘 아이리스호는 출항을 했습니다. 대박이라는 보물섬에 무사히 도착할 지 중간에 난파를 당할지는 배의 방향타에 달려있겠지요. 절대강자가 없는 수목드라마의 오랜 소강상태를 아이리스가 끝내줄 지 앞으로 기대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볼만한 수목드라마가 등장한 것 같습니다. 아이리스호가 대박호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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