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6 07:45




한편 한편이 영화같은 드라마 아이리스 2회를 보면서 한참동안이나 눈여겨 보았던 장면은 김현준(이병헌)과 최승희(김태희)은 키스신이었습니다.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두사람의 격정적인 키스신이 아니라, 키스를 하고 있던 두사람 뒤의 활활 타오르는 듯한 그림이었어요. 출렁이는 불길을 보며 '아, 두 사람은 그렇게 불꽃같은 사랑을 시작하는구나!'라는 생각과 불꽃 속에 잉태되어 있는 검은 심지에 내포된 불안감이 동시에 덮쳐왔거든요.
아이리스 2회는 전투력 테스트, 요원테스트에 합격한 김현준과 진사우(정준호) 두사람이 국가안전국 NSS 정식요원으로 입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NSS는 조국의 평화, 국가를 위협하는 적을 물리치는 비밀조직으로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은 조직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들이 수행하는 모든 임무는 비밀리에 진행되며, 이런 류의 첩보물 공통점처럼 국가 수뇌부 일부만이 NSS조직을 알고 있으며, 또한 국가 안전을 위한 보이지 않는 권력이 존재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말이기도 하지요.
위험수위 한계까지 이른 체력테스트 과정에서 방탄유리를 치며 포효하는 김현준이 요원들의 제지를 뚫고 가는 곳은 진사우가 갇혀있는 다른 테스트실이었습니다. 당연한 설정이었지만 생명의 위험을 두고, 친구 진사우에 대해 우정보다 강한 것이 흐르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고, 또한 김현준과 진사우가 앞으로 겪게 될 명령과 우정 사이의 고뇌가 얼마나 클 것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되더라구요.  

1, 2회에서 보여 준 김현준과 진사우의 캐릭터는 마치 불과 나무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김현준이 불이라면 진사우는 나무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NSS에 들어간 후 두사람의 반응을 비교해 보면 조금 이해가 쉬울 수도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이 NSS에 들어오게 된 것이 계획하에 이뤄졌다는 것을 알고 진사우는 선배 박상현(테러팀 실장)의 멱살을 잡고 자신을 속인 것을 따지는데,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해 상사이자 고향선배에게 과민반응을 할 정도로 진사우라는 인물이 원칙에 충실한 나무와 같은 인물임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또 최승희가 술에 취해 사석에서는 말을 놓아도 된다고 하는데도 진사우는 바로 말을 놓지는 못하고 부끄러워 하면서 소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에 비해 김현준은 최승희에게 강의실을 찾아왔던게 자신이 타겟이었기 때문이었느냐며 배우나 해보라며 빈정댔지요. 그리고 자신에 대해 프로파일링 한것을 말해보라며 최승희를 다그치는데, 최승희는 자신의 굴곡진 속마음을 한꺼번에 꿰뚫어 버립니다. 마초같이 건들거리는 것은 과거의 상처 혹은 어두은 기억을 위장하기 위한 허세며, 매사에 자기중심적인 것은 자기 방어를 위한 심리가 깔려있는 것이라고요. 또한 자신을 첫눈에 보고 좋아한다지만 회사는 사내연애 금지이고, 넌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김현준은 돌연 최승희에게 기습키스를 해버립니다. 불같이요.
최승희가 뺨을 때리자 다시 키스를 하고 최승희도 김현준을 거부하지 못하고 꽤 오랫동안 키스를 했지요. 불길이 출렁이는 한점의 그림앞에서요. 두 사람의 키스장면은 선정적이지도, 드라마 시선끌기용도 아니었어요. 제가 보기에는요. 이렇게 두 사람의 사랑이 불같이 시작되고, 또한 김현준의 불꽃같은 성격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키스신 뒤의 그림을 유심히 보게 된 이유기도 하고요.
이후 NSS본부 옥상에서 김현준은 재차 최승희에 대한 마음이 장난이 아님을 말합니다. NSS에 들어오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충성심이 아니라 재미있을 거라고 느꼈기 때문이라면서요. "목숨을 걸면 내가 재미있다고,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겠다.  요원으로서의 충성심이나 애국심은 없어도 내가 정한 것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놈이다"라면서요.
이렇게 멋진 말을 하는 남자를 도도한 최승희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김현준의 말에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와 최승희에 대한 두가지 감정이 들어있지요. 김현준이 NSS에 들어 온 이유는 최승희가 자신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하면서 알았다는 마초처럼 건들거리는 자기방어기제, 그 속에서 처음으로 나오고 싶은 이유가 생겼다는 것이고, 또한 그 길에서 만난 운명같은 사랑 최승희를 목숨을 걸고 사랑하겠다는 고백이었어요. 첫회 첫장면에서 김현준이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고 말하면서 "꼭 살아 돌아갈 이유가 있습니다"라고 하던 장면도 오버랩되더군요.
불같은 사랑을 시작하는 두 사람은 사내연애가 금지된 기관에서 비밀스럽게 나눠 갑니다. 간간히 보여주는 위트넘치는 장면들은 무거운 첩보물을 유쾌하게 즐기게 하는 감초같은 장면들이었어요. 회의실에서 다른 요원들 눈을 피해 윙크를 날리거나, 엘리베이터 앞에서 최승희가 애교있게 날려주는 키스 장면 등은 사내 비밀연애를 경험해 본 이들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거에요. 특히 회의 도중 최승희가 발로 옆자리 김현준을 유혹하는 장면과 그 뒤에 김현준이 의자에 최승희의 발목을 수갑으로 채워두고 나가버리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어요. 드라마의 주제가 무거움에도 이렇게 곳곳에 유쾌한 장면들을 아기자기 하고, 자연스럽게 풀어놓는 연출이 제 개인적으로는 좋았답니다. 또한 김현준과 진사우 두사람을 연기하는 이병헌과 정준호의 진지와 유쾌를 넘나드는 자연스러운 연기는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반짝이를 두르고 '무조건'을 부르는 두 남자의 모습에 넋이 나갔습니다.
NSS에 들어와 김현준, 진사우 그리고 최승희 팀은 첫임무로 맡은 사건을 해결하게 됩니다. 일본인 테러용의자 야마모토 다카시가 비밀리에 입국한 목적이 대선후보 조명호의원을 암살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저지한 공을 세우게 되었지요. 이과정에서 배후인물로 북한첩보요원 김승우가 잠깐씩 나오기도 했는데 포스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킬러로 나올 빅뱅의 탑 모습도 잠깐 비추기도 했고요. 조명호 의원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대통령에 당선돼 김현준과 진사우를 청와대에 초청을 합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김현준의 눈에 들어 동양화를 보며 김현준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암살당한 기억을 떠올리는데, 김현준의 아버지가 특수한 일을 하고 있었고, 어떤 음모에 의해 희생당했을 거라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었지요. 김현준의 과거를 알아가는 것도 앞으로 드라마의 또다른 재미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김현준과 동시에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 진사우의 지켜보는 사랑은 가슴이 아플 것 같습니다. 나무처럼 한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기다리며,  그저 바라보는 진사우의 사랑은 자꾸만 뿌리를 깊게 크게 내릴 것 같아보이는데, 세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재미도 NSS첩보 조직 요원들의 임무만큼이나 기대됩니다.
NSS 테러팀이 헝가리에 파견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아이리스는 이제 화제가 되었던 해외 촬영지로 무대를 옮겨갈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첫장면에서 나왔던 김현준의 총상 장면으로 되돌아가 이제부터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첫회에서 북한최고 인민위원회 위원장을 겨누던 김현준의 임무, 그 배후에는 누가 있는지를 이제부터 추적해가야 겠네요. 쫒고 쫒기는 첩보원들의 세계, 그리고 숨은 조직이 드러나기 까지 드라마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지만 빨리 알고 싶은 궁금증도 큽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전체 내용을 소개하는 글은 찾아보지 않을 생각입니다. 모든 첩보영화나 책, 드라마에서 그것을 미리 알아버리면 스릴이 떨어지잖아요.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서스펜스와 세 사람의 불같은 사랑을 아직은 비밀 속에서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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