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3회의 큰 줄거리는 춘추와 덕만공주의 화해, 그리고 미실에게 선제 공격에 나선 덕만공주의 조세개혁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춘추의 눈물은 글 뒷부분에서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43회 리뷰 들어가겠습니다.
미실을 만나고 온 덕만공주는 미실이 황후보다 큰 것, 즉 황실의 심장을 움켜쥐려고 할 것임을 직감합니다. 사실 그동안 미실과의 싸움은 기싸움이라 할 수 있었지만, 이번 싸움은 느낌이 쎄한게 미실이 뭔가 큰 것을 터뜨릴 것 같아 불안하지요. 미실의 의중을 읽은 덕만공주가 깊은 생각끝에 내린 결론은, 귀족을 분열시키고 한사람이라도 내편으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미실의 기반이 귀족세력이니 미실이 딛고 서있는 기반을 기초부터 흔들어 버리겠다는 것이지요. 사실 그동안 죽어라고 미실의 발바닥 아래 눌려있던 귀족들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런데 이 사람들 환심을 사자니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을 내놓아야 하는데, 금은보화를 만들어 싸다줄수는 없는 일이고, 땅을 뚝 떼어서 줄 수도 없는 일이지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조세감면책이었지요. 세금을 파격할인해 주겠다니 얼씨구나! 감지덕지겠지요. 덕만공주는 부지런히 장적(토지대장) 조사작업에 착수합니다.
미실은 의외로 조용히 누각에 홀로 앉아 유유히 흐르는 구름이나 감상하며 여유자적한 모습이에요. 생각해보면 미실은 지금 정말 편안한 마음일 것 같아요. 한가지 뜻을 세웠으니 그동안 덕만공주와 싸워왔던 문제들은 차라리 자잘했다고 생각할 거에요. 일단 덕만공주에게 알아듣기 쉽게 말을 해놨으니 덕만공주가 어떤 식으로 들어오는지 지켜보겠다는 심산이겠지요. 먼저 설쳐봐야 의심만 할테고... 그런데도 저는 미실의 평화로운 얼굴을 생각하니 여전히 다른 속마음이 있어 보이는데 이것도 병입니다. 저는 지금도 미실이 덕만공주를 왕으로 만들어 주려는 대의적인 희생에 한가닥 미련을 버리고 있지 못하고 있거든요.ㅎ
이제부터는 신라 돌아가는 모양새가 각자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모습으로 흘러갑니다. 하다못해 미실측의 화랑들 사이에도 동요가 읽고 있으니까요. 누구 편에 줄을 선다는 게 이런 거겠지요. 손익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덕만은 기막힌 수를 내 놓은 거겠지요. 다수의 중소 토호 귀족도 내 편으로 잡고, 민심도 잡겠다는 거지요. 사실 이 민심이라는게 총칼의 힘 보다 무서운 거잖아요.
미실도 민첩하게 움직이지요. 미실이 쥐고 있는 것은 화백회의 대등들의 지지였지요. 전원 만장일치 제도라는 화백회의의 장단점을 다 알고 있는 미실이 덕만공주에게 맞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한명만 제외시키고 덕만공주에게 손을 들어주면서 안건은 부결시키고, 미실 측의 대귀족들은 욕도 안 먹고... 결국 화백회의에서 덕만공주의 안건은 부결되면서 미실이 일단 승리를 했네요.
그런데 덕만공주는 예전의 덕만공주가 아니에요. 미실이 세 수를 생각해 놓으면, 덕만공주는 아마 다섯수는 준비하거든요. 조세감면책이 부결되자 다시 덕만공주는 새 발의안을 내놓는데 이것은 아마 미실이 생각하지 못한 수 같아보여요. 여성으로 왕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한 엉뚱공주임을 상기했더라면, 덕만공주가 다시 기발한 공격을 해 올 거라는 것도 알았어야 했는데 말이지요. 덕만공주가 다시 제의하는 것은 만장일치제의 화백회의를 다수결제도로 바꾸자는 거에요. 띠웅~
그런데 여기 아프고 지칠대로 지친 어린 영혼, 춘추공이 드디어 스스로 고름을 짜내고 새살을 채우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덕만공주를 무던히도 애를 먹이더니 드디어 덕만공주 품에 안겼지요. 일단은 다행이에요. 방황을 일찍 끝내줘서 말이에요. 덕만공주와 춘추공은 이번회 감정적인 분열은 끝내고 손을 잡은 것으로 보여요. 물론 정치적인 생각까지 다 같을 수는 없겠지만. 미실의 강력한 반기에 춘추가 덕만공주의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지요. 혼자 싸우기는 버겁고 그렇다고 투항할 수는 없고,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일단 손은 잡아야지요.
미실을 얕잡아 보고 한 수를 날린다는 것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자기가 맞아버렸으니, 이번에 춘추공 크게 놀랐지요. 흔들리는 갈대와 같았던 춘추는 덕만공주가 내민 손을 잡았습니다. 춘추는 마음을 굳히기 전에 무던히도 덕만공주 속을 떠봅니다. 어리지만 덕만공주가 진정 군주의 자질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겠지요. 그래서 덕만공주에게 차라리 미실에게 신국을 넘기라고 제의도 해봅니다. 덕만공주는 미실을 신국에 넘길 수 없는 이유를 미실의 지지기반인 귀족들 때문이라고 말해주지요. 덕만공주는 강한 신국, 백성에게 희망을 주는 신라를 만들어가고 싶어하니 귀족들 손에 넘길 수는 없다고 합니다. 덕만이 만들고자 하는 신라는 백성이 지지기반인 나라거든요.
이렇게 무서운 말을 들으니 춘추공 바들바들 떨리기도 하고, 미실을 앝봤던 게 실수였음을 알게 된거지요. 그리고 어머니 천명공주의 사당에서 제를 올리는 덕만공주를 마주하며 춘추는 결심을 세우지요.
어머니를 죽게 한 사람들에 대한 복수, 그리고 신라를 가지겠다고 하는 야망. 이런 두가지 마음을 품고 춘추는 현실적인 선택의 기로에서 덕만공주의 손을 잡은 것이지요. 생각없이 기루나 들락거리고 잡기에 빠진 춘추에게 신라는 어떤 나라였을까요. 물론 드라마 상이지만 춘추에게 신라는 어머니와 같은 나라에요. 이국타향 수나라에서 춘추를 잡아주었던 것은 '곧 데려오겠다'는 어머니의 편지였지요. 한 해 두 해 그렇게 수년간 어머니를 기다리던 춘추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하고 돌아 온 신라, 자신의 어머니를 지켜주지 못했던 신라는 복수하고 싶은 나라였을지도 몰라요. 덕만공주처럼요.
화백회의를 잡고 있는 대귀족들을 향해 싸움을 건 덕만공주, 동요하는 여론, 덕만공주와 춘추의 연합 등등 상황이 어지럽게 돌아가는 것으로 보아 이제 이판사판 큰판이 벌어질 모양입니다. 덕만공주는 미실과 대귀족들을 상대로 직빵으로 선공을 해버렸으니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고 했나요? 누가 쥐고 고양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곪기 시작한 황실과 귀족들간의 혼란과 분열은 고름으로 터져 나와야 겠지요. 물론 역사는 덕만공주의 편이니 미실과의 싸움에서 썩은 고름을 짤 주인공은 덕만공주가 되겠지만요. 모든 상처는 곪아들기 시작했을 때가 가장 아픈 법이지요. 지금 신라의 모습이 그렇게 곪아들기 시작하는 형국이에요. 덕만공주도 미실도 힘들고 아프지요. 모든 것을 걸어야 하니까요. 폭풍전야의 신라, 덕만공주, 춘추, 미실 앞에 과연 신라의 아침은 어떻게 밝아올까요? 선덕여왕 시대의 서막을 열 사건이 두근두근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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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소우주 2009.10.20 10:47
아아. 우리 춘추의 눈물..헉..
어제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그 눈물을 제가 닦아 주고 싶더군요.
저도 마지막 서막이 어떻게 열릴 지 두근 두근 거려요.~!! -
뉴웨이브 2009.10.20 10:49
춘추! 역시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극적인 어머니의 죽음으로 받았을 상처가 남다르게 깊었을 텐테, 가슴에 묻은채 권력투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뛰어들어 자신의 꿈과 야망을 키워 간다는 것, 역시 영웅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웅본색이라는 말이 이래서 나왔는지도 모르겠네요.
생각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태어날때 하늘로부터 받은 생각하는 힘의 차이가 곧 운명의 차이는 아닌지, 선덕여왕의 영웅열전을 보면서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대박 축하드리고, 오늘도 선전하시길... -
달려라꼴찌 2009.10.20 12:24
어제 초록누리님의 글에 멋진 댓글을 선보이겠다고
피곤한 몸을 무릎쓰고 선덕여왕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9시뉴스 끝나고 연이어 터지는 CF들이 왜 그렇게 길고 지루한지요 ^^;;;
결국 피곤을 못이기고 잠이 들어보리고 말았다는...ㅠㅜ
그래도 초록누리님의 친절하고 상냥한 리뷰를 읽으니 내용이 다 파악이 됩니다.
춘추가 드디어 덕만편으로 돌아왓으니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네요...
미실과 덕만의 정치적인 싸움도 이제 종국으로 치달으려나 봅니다.
신라를 귀족들에게 건네줄수 없다... 백성들이 주인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덕만의 논리는 현재의 정치인들이 가슴깊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