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덕만공주의 정무권 박탈 안건을 관철하기 위해 미실은 교묘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덕만공주 편인 김서현공과 용춘공에게 몽혼약을 먹여 깊은 수면에 빠지게 한 다음,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미실측 대등들만이 단독처리하겠다는 심산이었지요. 물론 이 계획은 성공한 듯 보였지만, 알천랑과 유신랑이 이끄는 시위부(공주근위대)의 무력진입으로 무사히 김서현공과 용춘공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하고 덕만공주의 정무박탈 안건은 일단 부결이 됩니다.
44회를 보면서 다시 한번 선덕여왕 드라마의 치밀함에 혀를 내둘렀네요. 미실이 설원공에게 지시한 비열하고 치졸한 방법이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는 말이에요. 미실이 의도한 것은 칼의 명분이에요. 그런데 대의명분 없이 무턱대고 칼을 뺄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덕만공주가 너무 좋은 힌트를 주었지요. 바로 화백회의 만장일치제의 문제였지요. 영리한 미실은 덕만공주에게 그대로 반사~하며 한방 먹여버린 것이지요. 상대가 칼을 빼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미끼가 덕만공주의 정무권한 박탈 안건이었고, 비열한 방법으로 김서현공과 용춘공의 발을 의도적으로 묶어 버린 것이지요. 또한 미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일, 상대가 먼저 칼을 빼도록 유도하는 일까지 성공을 합니다. 공주호위대인 시위부가 무장을 하고 화백회의장에 들어왔다는 것은 덕만에게 역모의 누명을 씌울 수도 있는 올가미였던 거지요. 방식은 3류였지만 미실 머리는 인정.
그리고 군사를 대동한 불나방 미실이 불꽃을 향해 덤벼드는 것으로, 선덕여왕은 질풍노도의 항해길에 올랐습니다. 다음주에 치열한 미실의 마지막 불꽃놀이가 진행될텐데 한 주가 몹시도 길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누님, 꼭 하셔야 겠습니까? 누님답지 않아 보여요. 당대의 평가가 욕은 들을지라도 역사 속에서는 빛날거에요. 헌데 이 일은 그 모든 것을 허물어 버릴 수 있을 겁니다. 누님은 이치에 맞지않은 일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미실은 불현듯 사다함의 얘기를 꺼냅니다. 딱 한번 이에 맞지 않은 일을 했다고요. "사다함과 연모를 했고,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가려 했었습니다. 그것은 나와 맞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 이후로는이에 맞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비슷한 마음입니다. 이 미실도 이를 버리고 꿈을 쫓아갈 겁니다. 부서지더라도,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질 것입니다" 에휴,,,너무나 멋진 명대사였답니다. 미실은 죽기전에 너무 멋진 대사를 남기고 가네요.
미실의 이 말속에서는 저는 두가지 속 뜻을 찾았어요. 비담에 대한 모정과 끝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위해 마지막으로 불사르고 싶은 집착...다 가진 미실이었지만 그녀는 사랑을 갖지 못한 여인이었어요. 사다함의 죽음으로 그녀에게 순수한 사랑은 끝이었지요. 권력과 야심을 위한 사랑을 했을 뿐이에요. 사다함과의 사랑 역시 이루지 못했듯이,버린 아들 비담에 대한 사랑도 그녀에게는 질긴 미련으로 남아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다함을 쫓아 이득을 버리고 도망쳤던 그때처럼, 한번도 사랑을 베풀어주지 못했던 아들 비담을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던져주고 가고 싶은 모성,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자 설원공이 "허면..?."하고 물으니 난데없이 미실이 "네, 비담입니다. 오늘 밤은 밤은 참으로 깁니다. 그날 밤처럼요"라며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났지요.
첫번째로 문제의 빨간서첩보에 대해 추측한 것은 사다함이 미실에게 남겼을 연서는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사다함의 마음이 담긴 연서를 그 동생 설원공에게 넘겨 주면서 설원공의 마음을 잡고, 한편으로는 "사다함을 잊겠습니다" 하고 설원공에게 미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그러면 그날 밤은 언제를 말하는 것이었을까요??? 저는 진흥제의 승하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봤어요. 진흥제가 승하할 때, 미실이 빼돌린 것이 바로 진흥제의 유언장이었지요. 미실이 유언장을 감추고 진지제를 옹립했고, 진지제는 비담, 즉 형종을 낳아줬는데도 배은망덕하게도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황후에 올려주지 않았어요. 그러자 미실이 유언장이 조작이었음을 밝히며, 화랑들의 낭장결의로 진지제를 폐위시켜 버렸지요. 그리고 즉위한 인물이 동륜태자의 아들 진평왕(백정) 이에요. 물론 진지왕 사이에 낳은 비담은 버려졌고요.
진흥제가 남겼다는 유언장의 진위를 아는 사람은 미실과 이일에 깊숙이 관련된 설원랑이었을텐데 갑자기 궁금해지는 거에요. 과연 진흥제가 후사로 지목한 왕자가 동륜태자였을까? 금륜왕자였을까? 혹시 진흥제가 진지왕(금륜태자)을 후사로 책봉한다는 유언장을 남기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만약에 그랬다면 정말 금륜태자(진지제)만 불쌍하게 된 것이겠지만. 아무튼 그 진지왕의 아들이 바로 미실과 사이에 낳은 비담이잖아요.
황후가 되겠다는 야욕으로 버려 버린 아들 비담, 자신을 너무나도 쏙 빼닮은 비담, 큰 꿈을 가지고 덕만공주를 택했다는 비담을 위해 찬란히 부서지고 싶어하지 않았을까요? 오래된 유언장의 진실을 밝히면서요. 이는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정말 빨간서첩보에는 뭐가 들어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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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인문학 2009.10.21 10:38 신고
음 인제 미실이 하차하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는건가여..
날씨가 싸늘해지니 드라마도 끝이 보이기 시작하고...
에고 에고...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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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블로거 2009.10.21 11:55 신고
진지제가 성골로 복귀되면, 비담은 복귀 됩니다.
진골 귀족으로요. 왜냐하면
성골 + 진골 = 진골이죠.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라면, 비담보다는 춘구가 더 유익을 얻습니다.
그러면 완전히 미실의 계획은 빗나가는 거지요.
그렇다면 춘추는 양부모가 성골입니다.
성골 + 성골 = 성골이지요.
미실의 계획이 그것이라면...... 미실은 최악의 실수를 하는거겠죠.
어쨋든 글 잘 읽고 갑니다.
제글도 하나 트랙백 걸고 갑니다.
아직 신생 블로거거든요.
많이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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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2009.10.21 13:25
안녕하세요, 초록누리님~ 도로시도 태아는 소우주님 말처럼 춘추공을 보느라 살짝 극의 갈등구조에서는 빗겨가 있었네요 ㅋㅋ 초록누리님의 이전 포스팅(춘추의 굵은 눈물)을 보고 목이 컥 메이기도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타월한 정리세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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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롱 2009.10.21 13:36
아마 빨간서첩에는 진흥제의 유언이 담겨 있을 듯합니다. 그 당시 진흥제는 자신이 죽거든 미실을 죽이라는 명도 함께 내리지요. 설원에게요. 설원은 이미 미실의 편이었기에 그 유언이 적힌 문서(미실이 갖고 있던 후계 관련 유언장 외에)를 미실에게 준 것이고요. 나중에 미실이 설원을 저버릴 수 있기 때문에, 안심시키기 위해 진흥제의 유언이 담긴 문서를 설원에게 맡긴 것 아닐까요... 미실이 자신을 버리면 언제든지 공개할 수 있도록... 선덕갤에서 떠도는 설입니다요~ 저는 이쪽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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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아니에요 2009.10.21 14:00
선덕1회에 후계는 백정(진평왕)으로 한다는 유서를 진흥제가 부르고 미실에게 받아적게 하는 장면이 있어요. 적어도 드라마상에서는 진흥제가 후계자를 진평왕으로 정한 장면이 있으니 유서는 아닐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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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세실 2009.10.21 14:29 신고
오늘도 역시 잘 읽었어요. 초록누리님... 문체가 좋으세요. 유려하다, 는 표현을 쓰고 싶네요. 그래서 드라마의 속내를 이야기해주시는 것과 참 어울리지요.
빨간서첩에 담겨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는군요.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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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pavarotti 2009.10.21 14:55 신고
소우주님을 통해 알게 되어서 가끔 씩 방문하는데...
제가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아서 자세히 읽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선덕여왕도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초록누리님 글을 읽어보면 작가도 깜짝 놀라실 것 같은데요....
추천자와 방문자가 엄청 나네요 -
basecom 2009.10.21 15:49
저 또한 빨간서첩이 궁금합니다. 다만 비담과 관계돼있다는건 거의 확실한 것 같네요.
그나저나 미실은 실패를 알고 있었을까요. 시청자들이야 결과를 다 알고있으니 초라하거나 무리해보이기도 하지만, 단지 상황만 보면 성공이 가까워보입니다. 군대가 진입할 수 있는 명분은 다 만들어놓았고, 군대 또한 전부 미실쪽으로 넘어왔으니까요. -
상상하기 2009.10.21 18:36
전회에 이미 진지제가 왕위를 잇는건 가짜 유언이었다며 낭장결의를해서 진지제를 폐하고 진흥제의 원래 유언인 백정이 왕위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니 유언장일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같지 않게 너무 한수,두수를 앞서가는 장면이 무리수를 둘정도로 많이 나옵니다 요즘 선덕여왕에서.... 또 요번에도 몇수를 앞서보는 혜안으로 잡아둔 비담이 풀려날줄알고 비담에의해서 미실의 난이 진압될수있도록 하여 미실의 난을 진압한 공신으로 정치계에 우뚝세우고 미실자신은 부서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빨간비단은 아마도 비담의 출신을 인정하는 진지제의 문서아닐지... 혹은 문노의 증명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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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uri 2009.10.21 21:01
첫회부터 안보셨나 봐요? 진흥제는 미실에게 남긴 유언에서 손자 백정(진평왕)을 후계로 삼는 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미실에게는 정무에서 손을 떼고 절에 들어가 살라고 하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미실이 진흥제를 죽이려고 들었던 겁니다. 그리고 비담은 진지제의 아들이긴 하지만, 당시 미실은 진지제의 잉첩(좋게 봐줘야 후궁. 하지만 정식 책봉 받진 못했습니다.)이었을 뿐입니다. 진지제의 적자인 용춘공은 잊으신 모양입니다. 김춘추의 숙부 말입니다. 용춘공은 진지제와 왕후인 사도부인의 아들입니다. 진지제가 복권되더라도 성골은 용춘과 춘추만이 될 뿐이지 비담은 여전히 첩의 자식이므로 진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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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소우주 2009.10.21 21:03
아이리스 보기 전에 한 번 아이리스랑 선덕 다시 보고 갑니다.
ㅎㅎ 우리 초록 마마님은 아마 조만간 책한 권 내셔도 될 것 같아요.
무궁무진한 유려한 문체의 그녀.. 나의 벗,, 마마님..
가문의 영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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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토니 2009.10.22 00:41 신고
어제 폰트 사이트는 아주 좋았습니다. 바로 스킨에 적용해서
지금은 Royalblue의 시원한 파란 제목과 카테고리제목이 확 띠게 했습니다.
본문은 나눔고딕으로 하구요. 일단 더는 스킨을 고치지 말고
카테고리와 글 내용만 신경을 쓸려구요.
플래시 정보 감사감사^^
쓸 방향을 카테고리화 했어요.
여러 작가들이 함께 할 수도 있는 구조로 사이트를 운영해 볼려구요.^^
금방은 글이 많이 안나오겠지만
그동안이라도 들어오셔서 옆 사이드바의 카테고리를 보시면
쪼~금 먼저 아실수 있습니다. 누리마마님정도의 센스있는 분이시면...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