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6 06:31




지난 주에 이은 가을여행 2편 덕풍계곡편은 그림같은 절경에 시청자들을 가을 속으로 푹 빠지게 했어요. 맑은 계곡을 노래삼아, 절정에 이른 단풍을 동무삼아 고단하게 달려온 시간들을 되돌아 보게 한 시간이었어요. 사실 재미보다는 정적인 풍경감상으로 시간이 길게 느껴지기도 했고 방송도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미처 모르고 있었던 우리나라 아름다운 곳을 소개해 준 취지는 좋았어요. 특히 이번 주 덕풍계곡편에서는 이승기의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이승기에게는 화를 불렀지만 시청자에게는 즐거움이었지요.
지난 주 1박2일 멤버들과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했던 것은 미공개 사진찍기 미션 하나가 무엇일까? 였는데요, 멤버들의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은지원이 한명만 제2용소로 보내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쪽집개처럼 맞춰 버렸네요. 은지원 요즘 불쑥불쑥 한마디 하는게 용하게 맞추는데 돗자리 깔아도 되겠어요ㅎㅎ. 미공개 미션은 "나홀로 제2용소 앞에서"였지요. 그것도 다음날 아침에 혼자서라는 주문이었어요. 요즘 1박2일이 복불복 미션이 약해졌다는 팬들의 불만도 있는데, 제작진도 이번 미션은 꽤 강도를 높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 복불복은 더 강도가 높아졌고,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1용소에서 한명만 제 2용소로 보낼 수도 있는데, 그러면 한시간만 더 올라 가면되는데도 굳이 다음날 찍어오라는 미션을 준 것은 그만큼 복불복의 강도를 높였다는 것이겠지요. 짧게 끝나는 까나리 자극보다, 육체적으로 시간적으로 더 길고 강한 방법으로 멤버들에게 혹독한 벌칙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개된 마지막 미션을 두고 멤버들 머리를 굴리기 시작하지요. 속으로 다들 이 말만 외치고 있었겠지요. "나만 아니면 돼!!!" 강호동과 이수근은 아마 무슨 게임으로 복불복 한 명을 뽑을까 생각을 해 보고 있었겠지요. 그런데 이때 뜬금없이 이승기가 "저는 가고 싶어요"하고 무심코 한마디를 뱉는데, 순간 멤버들 표정 "오, 할렐루야!"입니다. 순간 이승기도 화들짝 놀라 자기가 엄청난 말실수를 했는지 알아차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쏟아버린 물이 돼버렸지요. 
이렇게 쉽게 결정돼 버리면 재미가 없다고 항변해 봤지만, 나PD도 저희도 만족한다며 딱 잘라 말해버립니다. 덩달아 강호동 온갖 거창한 말로 이승기를 영웅으로 만들면서 멤버들은 신이나서 찬양모드로 몰아갔지요. 이승기도 돌이킬 수 없는 실수에 이를 악물고 "모든 걸 다 해먹고 싶은 황제 이승기입니다, 이승기가 갑니다!" 라며 큰소리로 "콜~"하고 외쳤지만, 속마음은 "내가 미쳤지" 라고 후회하는 심정이었겠지요.
이승기의 입방정이 부른 화는 다음날 약속대로 이행되었는데, 가을 속으로 푹 빠진 이승기와 함께 하는 덕풍계곡 제2용소로 가는 길도 운치있고 좋았어요. 아무래도 가장 감성적인 멤버이니 가을 감성여행 복불복 멤버로는 가장 좋았을듯 싶었어요. 입방정으로 화는 자초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미션을 뽑는 게임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을텐데, 이승기가 그걸 없애버린 듯해서 조금 아쉽기도 하더라고요. 제 2용소로 보낼 한 명의 멤버를 뽑는 복불복 게임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 역시 1박2일 복불복 룰을 받아들여야지 어쩌겠어요.ㅜㅜ

제1용소에서 돌아 온 멤버들은 저녁밥을 건 복불복 게임을 하는데, 작년에 이어 독서의 계절 가을맞이 독서퀴즈를 했지요. 1시간 공부할 시간을 주었는데 책을 고르면서 강호동이 생각나는 명언 있느냐고 하는 말에 대답하는 이승기의 삶의 철학이 이승기 답더라고요. 우째 쓰다보니 이승기 찬양모드로 가고 있네요. 제가 이승기를 심하게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번주 1박2일 가을여행편에서 이승기가 가을을 선물해기 위해 가장 고생했으니, 이런 찬양모드는 고생한 이승기에 대한 시청자로서의 답례쯤으로 받아주세요.
이승기 좌우명은 "진심을 가진 사람이 되자"라는데 여러 방송에서 보여 준 이승기의 모습과 맞아떨어져서 참 진중한 청년이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했어요. 이승기에 이어 강호동이 자신이 좋아하는 명언이라며 "실패라고 쓰고 경험이라고 읽는다"라고 하자 이승기가 "잘못 읽은 거죠" 라며 재치있는 말을 하자, 강호동 그대로 넉다운 되는 모습도 보여주었지요. 요즘 이승기의 예능감각이 날로 발전하는 느낌이에요. 

그러고 보니 이번 방송에 가나와 우리나라 청소년 대표팀의 축구대회 주요장면도 다시 보여주었는데, 다시 봐도 패해서 정말 아쉽더라고요.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라서 강호동이 그런 말은 꺼냈는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이동국 선수 인터뷰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이동국 선수가 그런말을 했었지요. 2007년 프리미어 리그 해외진출의 실패에 대한 인터뷰 기사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때 이동국 선수가 "난 실패라고 쓰고 경험이라고 읽는다. 실패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지만 경험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멋진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지만 이동국 선수 화이팅!입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도 화이팅입니다.
우리나라와 가나전 경기결과에 따라 잠자리 야외 복불복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 가나전에서 2:3으로 지는 바람에 전원 야외취침을 하게 되었지요. 아침 기상미션은 강원도의 곤드레밥을 걸고 릴레이 달리기를 하는 것이었고요. 팀은 코골이 팀(강호동, 이수근, 은지원)과 코를 골지 않는 팀(김C, 이승기, MC몽)으로 나뉘었는데 승자는 누가 봐도 부지런한 이승기가 있는 코골지 않는 팀이라고 예상했었지요.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어요. 잠꾸러기 은지원이 가장 먼저 일어났거든요. 코골이 팀은 아침식사는 따놓은 당상이라며 여유를 부렸는데, 결승테이프 한뼘 앞에서 이수근이 장난을 시작합니다.
이 때 방심하고 있던 이수근의 바통을 비호처럼 날아 매처럼 바통을 날치기 해버린 김C로 인해, 코골지 않은 팀(김C, 이승기, MC몽)의 승리로 돌아가 버렸지요. 지나치게 여유를 부린다 했더니만 이수근 날벼락을 맞았는데, 나름 이수근은 아침에 재미를 주는 아이디어를 몇개 생각했었나 봐요. 눈치없이 김C가 망가뜨린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답니다. 이것 역시 각본없는 복불복 리얼 버라이어티이니 시청자들은 또다시 복불복을 당해야 했고요. 아, 이번에는 시청자들이 복불복에 많이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운 마음이 컸답니다. 가을절경도 좋았지만 멤버들이 주는 웃음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멤버형들을 뒤로 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이승기와 함께 하는 가을여행은 낭만적이었어요. 수심 10m가 넘는 계곡물을 보며 안전하게 놀 수 있겠다고 하지를 않나 가끔씩 허당스러운 웃음도 보여주었지만, 혼자하는 여행은 이승기도 쓸쓸했나 보더라고요. 혼자 제 2용소로 가면서도 몸은 많이 힘들고 지쳤을 텐데도 웃음을 주려고 애쓰고, 밝은 얼굴로 목적지까지 가 준 이승기 덕분에 시청자들은 좋은 감상을 했네요. 
홀로 계곡트래킹을 하는 이승기를 보면서 역시 여행은 혼자 하는 것보다는 마음 통하는 벗, 혹은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이 즐거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가을을 안방까지 배달해 주려고 애쓴 이승기에게는 입방정의 댓가는 컸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좋은 선물이었고, 이승기와 함께 한 가을 여행이라 더욱 즐거웠습니다.

아참, 독서퀴즈에서 해리포터의 부모님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주문이 아브라카다브라라고 했는데, 아바다케다브라가 아니었나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노래에 익숙해져서 맞았다고 넘어갔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바다 케다브라였는데 제작진도 실수를 하셨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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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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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핑구야 날자 2009.10.26 08: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순진한 이승기...

  3. 단무지 2009.10.26 08:38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못봤는데... ㅡㅜ
    황제 이승기군은 드라마로 대박치고
    예능까지도. ㅠㅠ 완전 부럽더라구요.
    잘보고 가요.

  4. 하결사랑 2009.10.26 09: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주말내내 결혼식 따라 다니느라 TV는 거의 보지도 못했네요...
    초록누리님 덕분에 안보고도 빠삭하게 다 알아 다행입니다 ㅋㅋㅋ

  5. 털보아찌 2009.10.26 09: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1박2일 재미있었겠군요.
    전 1박2일동안 잔치집 다녀왔습니다.

  6. pennpenn 2009.10.26 09: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프로그램은 보지 못했지만
    덕풍계곡은 정말 대단한 곳입니다.

  7. 달려라꼴찌 2009.10.26 09:26 address edit & del reply

    주말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기 바쁜터라
    티비시청은 애들 잠들고나서야 그대 웃어요 보는것 말고는 ^^;;;;
    그래도 덕분에 요즘 돌아가는 예능스타들에 대해서 조금 파악이 되어
    직원들 앞에서도 아는척 좀 할 수 있답니다. ^^
    카나다는 지금 엄청 춥겠네요...건강에 늘 유의하세요~!!

  8. DJ야루 2009.10.26 09: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이거 진짜 웃겼다는ㅋㅋㅋㅋㅋ

  9. 뉴웨이브 2009.10.26 10:08 address edit & del reply

    당장 짐싸서 가을 여행 가고픈 생각이 들게 하는 1박 2일, 참 좋았어요.

    이승기군,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느낌인데, 아무튼 무척 귀엽고 재미있는 캐릭터예요.

    활기찬 일주일 되시길...

  10. 지구벌레 2009.10.26 10: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게 읽고 갑니다. 직접 본거 같네요..
    즐거운 한주 되세요.

  11. 영웅전쟁 2009.10.26 10: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승기=이시대 청년 아이콘
    인가 봅니다.
    인기가 정말 ㅎㅎㅎ
    마님 행랑아범도 잇답니다. 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이번주도 멋지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12.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0.26 11: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는 정말 다들 재밌어서 많이 웃었네요
    승기가 역할을 많이 했구요
    좋은 한주 보내세요

  13. 감자꿈 2009.10.26 11:36 address edit & del reply

    덕풍계곡 정말 아름답더군요.
    그림같은 풍경 속에서 1박 2일 멤버들도 재밌었고
    승기의 "저는 가고 싶어요"라는 입방정도 재밌었고..^^
    초록 님~ 행복한 한 주 맞이하세요. *^^*

  14. *저녁노을* 2009.10.26 13: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무지 행복한 프로였지요.ㅎㅎ

  15. 덕풍계곡.. 2009.10.26 13:32 address edit & del reply

    방안에서 승기 덕분에 편하게 봤네요. 어젠 폭주하는 황제 승기부터 혼자 올라가면서 조잘대는 모습까지 너무 재밌었어요. 진짜 입조심해야 되겠죠? 어떤 형들인데?
    전 계곡 험해서 엄두가 안나네요.

  16. 다락방추억 2009.10.26 14:05 address edit & del reply

    1박2일은 이제 그냥,,가족 같아요~
    너무 편한 사람들이 돼버렸구요^^;
    이승기는 뭘 맡겨도 참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이쁩니다.
    어제 강호동 명언에 이수근이..토지라고 쓰고 둘리라고 읽습니다..하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ㅎㅎ
    글 잘 보고 가요..행복한 한 주 되시길~~~

  17. 임현철 2009.10.26 14:18 address edit & del reply

    예리한 초록누리님.

  18. 보링보링 2009.10.26 22: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동생이 그걸 보면서 아닌데 주문 저거 아닌데 라고 계속 말하더라구요..사실 전 기억이 나지 않아서..몰라~~라고 하고 말았지만...ㅎㅎ
    그것때문에 항의도 많이 받은듯해요~ㅎㅎ

  19. 내영아 2009.10.26 23: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쩜 리뷰를 이렇게 재밌게 쓰시나요.
    방송보다 재밌습니다. 와우!!! 초록누리님 덕분에 눈요기 잘하고 갑니다. ^^

  20. 미르-pavarotti 2009.10.27 00: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보지는 안았지만 글을 읽고 있으니 마치 봤던 것 처럼 느껴지네요 ..
    글을 보면서 참 신기함 마저 듭니다.어떻게 감상평을 이렇게 쓰시는지요?
    다음에는 꼭 보고 초록누리님 글을 읽어봐야겠습니다.

  21. 카타리나^^ 2009.10.27 10: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주문...원작자가 같은 의미라 어떤말을 써도 괜찮다고..그랬다고
    어디선가 읽은듯한데 말입니다....사실인가? 아닌가는 모르겠고...
    주문들이 너무 어려워서 외우는건 사실 한개도 없다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