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을 쏜 후 미실은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지요. 곁에 있던 설원공 혹은 칠숙이 미실을 호위하며 미실새주는 궁을 탈출합니다. 미실은 자신의 피난처를 근거지로 배수진을 치고 덕만공주와 격전을 준비하겠지요. 참, 문제의 빨간서첩이 공개되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예상했던 대로 진흥왕이 설원공에게 내린 밀지임이 밝혀졌습니다. "신라의 적 미실을 척살하고 대의를 세우라" 는 내용이었지요. 그리고 예고편에서 덕만공주가 비담에게 임무를 맡기는데 숨겨둔 밀지를 찾아 행하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덕만공주가 비담에게 미실을 죽이라는 명을 내린 것은 비담의 출중한 무예를 믿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유신랑이나 알천랑은 공주를 호위하고 군사를 지휘하는 임무를 맡아야 하니 딱히 비담밖에는 인물이 없었을 거고요. 소화는 죽으면서 끝내 비담이 미실의 아들임을 밝히지는 않고 죽었나봅니다. 극적 상황을 위해서 입 꼭 다물고 가셔야 했겠지만요.
저는 비담이 결국 미실을 암살하기 위해 미실의 은신처로 갈거라고 생각해요. 직접 죽이고자 했든, 아니든 어쨌든 비담과 미실의 마지막이 될 만남을 제작진이 마련해 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비담은 숨은 잔재주가 많은 인물이에요. 예전에 문노가 염종을 만나러 노름장에 갔을때도, 발소리 하나 내지않고 잠입해서 문노와 염종의 이야기를 들었던 비담이잖아요. 담을 타든 벽을 기어 오르던 비담은 미실의 은신처에 잠입하는데 성공합니다. 이때 미실은 비장하면서도 생각에 찬 모습으로 테이블에 앉아 있을 거에요. 미실은 침입자가 있음을 한눈에 눈치채겠지요.
그런데 밀지는 소화에게 도둑맞아 버렸고, 비담이 자객으로 와줘서 미실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지요. 자신의 뜻을 어떤 방식으로든 전하고 갈 수 있게 되었을 테니까요. 미실은 결국 모든 것이 실패로 끝나고 자신 역시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비담이 미실의 목에 칼끝을 겨냥하는 장면이 49회 엔딩장면이 될 수도 있겠지요. 미실은 50회에 죽어야 하니까요.
미실은 비담의 방문에도 초연하고 담담합니다. 오히려 어느 때보다 자애롭고 부드러운 미소로 비담을 바라 봅니다. 비담은 자신의 손으로 어머니를 죽여야 한다는 갈등과 난을 일으킨 수괴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자신을 버렸던 비정한 어머니에 대한 모든 감정을 폭발하면서, 눈은 이글거리고, 마슴은 슬프고, 손은 부르르 떨겠지요. 비담은 미실을 죽이는 것을 주저합니다. 아무리 냉혈한이라 할지라도 어머니를 단칼에 베어 버릴 패륜아는 아닐테지요. 선덕여왕에서 그런 패륜적인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것 같지도 않고요.
"미실새주님, 초라한 꿈따위는 그만 내려놓으시라고 했잖습니까?" 그런 비담에게 미실은 "그럴 수 없었다. 그게 이 미실이니까. 그리고... 너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구나. 네 손에 죽게 되어 다행이구나" 라는 말을 할 지 몰라요. 하지만 비담은 주저합니다. 그런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 비담은 잽싸게 몸을 피해 버립니다. 설원공 혹은 칠숙이 들어와 미실새주에게 "누구와 함께 있었습니까?" 라고 묻지만 미실은 "아닙니다" 라며 비담이 사라진 방향을 한번 돌아볼 뿐 발설은 하지 않습니다.
어느 지점에 와서 미실새주는 발걸음을 멈추고 한없이 허공을 향해 바라봅니다. 저 멀리에는 그토록 사모했던 사다함이 손짓을 하고, 그 뒤에는 자애로운 표정의 진흥제, 그리고 문노공이 웃으며 오라는 손짓을 합니다. 꿈에도 그리운 얼굴 사다함을 본 미실은 한 발자욱 발을 내딛습니다. 그때 비담이 "미실새주, 안됩니다" 라며 비호처럼 나타나 미실을 붙잡지요. 비담에게 미실은 가까이 다가섭니다. 예전 천명공주나 춘추공을 안을 때 처럼 자애로우면서도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아니 한없이 미안해 하는 자책감을 실어 비담을 쳐다보고는 비담을 안아주지 않을까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로 돌아가서 말이에요. 아, 눈물 나네요.
그리고 비담의 귀에 속삭이듯 "비담아, 내 아들... 널 버린.... 이... 어미를 ...미안하구나. 너는 나처럼 초라한 꿈을 꾸지 말고 큰 꿈을 꾸거라" 라며 등을 한번 쓸어줍니다. 그리고 비담을 안았던 손을 풀고 순식간에 사다함이 손짓하는 곳을 향해 몸을 날립니다. (사실 이 장면은 예전 대장금에서 악녀역을 했던 최상궁이 어린 시절 댕기를 잡기위해 손을 내밀면서, 실족사했던 장면을 떠올려서 상상해 본 것이기도 해요. 대장금을 집필했던 작가셨으니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어 흐느껴 우는 비담의 오열이 이어지면서 미실의 불꽃같았던 대서사시 막이 내립니다. 비담은 미실새주의 주검을 혼자서 처리합니다. 스승 문노의 돌무덤처럼 소박하고 간소하게 말이지요. 누구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속에 무덤도 비석도 흔적도 없이 미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마야황후의 저주처럼요.
찬란히 옥처럼 부숴져 버린 미실의 죽음을 보고 비담은 후일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이것이 앞으로 선덕여왕을 보는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너무 궁금해서 써 본 상상이니 그저 재미로 읽어 주세요. 미실의 죽음은 우리 함께 본방송에서 확인하시자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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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아빠 2009.11.09 23:07
아아 오늘 이걸 못보고 마는군요.
대신 더 재밌는 아리툰님댁에서 초록누리님 뵐 수 있었답니다.
정말 아름 다우시던데요 ㅎㅎ
많은 분들이 하시는 고민들 비슷하시더라구요
지난번 말씀 드렸던 부분도 그곳에서 봤구요
아무쪼록 가족분들 모두 그곳에서의 좋은 시간들 되시구
잘 돌아오시길 기도합니다. -
라니 2009.11.09 23:42
방금 49회가 끝나고 이제야 포스팅을 봤는데, 오늘까지의 내용은 님의 예상대로 되진 않았네요.
조금 냉정하게 제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님이 쓰신대로 이야기가 흘러가면 전 선덕여왕 제작진에게 실망할 것 같아요.
님의 상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제가 평하는 게 우스울 순 있지만,
비방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요.
님의 예상은... 너무 뻔한 드라마 스토리같은 전개라 미실답지 않네요.
비담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도, 평생 살아온 날들을 돌아봐도
조금 더 냉정하고 담담하게, 군말없이 깔끔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을까 싶어요.
절벽에서 문노가 웃고, 진흥제가 웃고...
특히나 "네 손에 죽을 수 있어서 좋구나." 이런 건 전혀전혀 미실답지 않은 것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