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2 11:42




무한도전 식객편 3탄은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쌀과 세계적인 건강음식 김치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라는 미션을 수행하러 뉴욕으로 간 멤버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뉴욕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판매해서 유재석팀과 박명수팀의 최종 승부를 가린다고 합니다. 유재석팀과 박명수팀을 도와 주기 위해 요리 자문으로 명현지 셰프와 양지훈 셰프를 초빙해서 대결을 펼치기로 했지요. 유재석팀이 뉴욕에 선보일 요리는 비빔밤과 된장국, 조청 떡꼬치, 겉절이, 김치전이고, 박명수팀은 김치 떡갈비말이, 김치주먹밥, 궁중 떡꼬치를 메뉴로 선정했습니다.
노홍철과 정형돈은 하루 뒤에 합류하기로 하고, 나머지 멤버들이 먼저 뉴욕으로 가게 되었는데요, 죄충우돌 무한도전 멤버들의 뉴요커 따라잡기는 복병을 만나 고전하게 됩니다. 뉴욕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언어의 장벽, 즉 영어였지요.
뉴욕의 중심지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멤버들은 한식에 대한 뉴요커들의 인지도 사전조사를 나갑니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한국음식을 아느냐고 묻는데, 대다수의 뉴요커들이 한국음식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대답을 했고, 김치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는 대답이 많이 나왔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캐나다 토론토 근교입니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도시 토론토에 무한도전팀이 와서 같은 질문을 했더라도 대답은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이곳 외국인들도 아시안 푸드 하면 대부분 스시라고 대답하니까요. 비빔밥이라는 단어도 생소해 하고, 갈비나 불고기를 아는 경우는 더러 있습니다. 아무래도 육식이 주 음식이다보니 접하기가 쉽겠지요. 물론 김치는 이곳에서도 건강식품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들과 웰빙식품을 찾는 외국인들이 김치를 선호하는데요, 김치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관심도 크고 인지도도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뉴욕거리에 나간 멤버들의 모습을 보니 한 가지가 아쉬운 점이 보이더라고요. 무한도전 멤버들을 쩔쩔매게 했던 영어였어요. 혹시 제가 외국에 산다고 영어가 유창해서, 멤버들의 영어실력을 흉본다고 오해하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제 영어실력도 한마디로 꽝입니다. 겨우겨우 의사소통하는 정도의 수준밖에는 안되니까요. 외국에 나오면 사실 알던 영어도 머리속에서만 뱅뱅 돌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외국인을 만나면 머리가 하얘지고 답답하기만 하지요. 그러다 돌아서서 갑자기 단어나 문장이 떠올라 '이렇게 말했어야 하는데' 하고 후회하는 일들이 더 많지요. 저는 멤버들이 뉴욕길거리에서 머리속이 하얘지는 것이 너무나 잘 이해되고, 그 부분에 대해 뭐라고 지적할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어요.
다만, 멤버들이나 제작진의 소위 무대뽀식 들이대기는 눈살이 찌푸려지고, 한마디로 부끄러워 눈을 감고 싶었습니다. 무한도전이 뉴욕으로 간 이유가 무엇입니까? '한식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자', 그리고 무한도전 '1년 프로젝트 달력'을 찍기위한 것 아니었나요? 그리고 또 하나 의미를 추가하자면, 대한민국 평균치 이하 남자들이 요리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요? 그러면 적어도 질문할 내용만은 영어를 사전에 암기라도 하고 물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두 유 노우 코리아, 푸드, 김치, 비빔밥, 이런 식으로 들이대지는 말았어야지요.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무한도전 멤버들이나 제작진이 사전에 질문할 영어 문장은 적어도 암기라도 했어야 했고, 그게 아니면 통역이라도 세웠어야 했지 않았나 하는 점이에요. 영어를 전혀 못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뉴욕 한복판에서 영어와 싸우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싶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한식이라는 것을 들고 갔을때는, 무한도전 개개인 멤버들의 도전기를 넘어선 방송이라는 것도 생각했어야 했다는 점입니다. 멤버들은 한식을 들고 나간 개인 외교관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멤버들이나, 특히 연출진의 무대뽀식 한식에 대한 조사 방법이 실망스럽더군요.
물론 유재석과 정준하의 깜짝 길거리 캐스팅으로 방송국에서 촬영을 했던 것은 웃음도 주었고,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영어가 아쉬웠지만요. 통역을 세워서 무한도전이 뉴욕에 온 이유를 정확하게 알려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좋은 기회를 웃음으로 때운 느낌도 들더군요.
이번 무한도전 식객편 뉴욕 방송에서 도를 지나쳐 방송인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멤버가 있었는데요,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불가한 멤버가 정준하였습니다. 쩌리짱, 식신이라는 별명이 부끄럽고, 무색할 지경이었으니까요. 담배맛 아귀찜과 음식에 장난을 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길은 지난주 맛대결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이미지를 회복했었는데, 이번주 역시 가장 모범생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진지모드의 박명수 역시 칭찬해 주고 싶었고요. 
그런데 자문을 구하기 위해 뉴욕까지 모셔 온 명현지 셰프에게 정준하가 보여준 시종일관 반항하는 듯한 불손한 태도는 도저히 참아 줄 수가 없더군요. 그것도 설정이었을 거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설정을 한 것이었다면 연출진의 수준이 의심스럽네요. 물론 연출진이 설정을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습니다만...
막힌 개수대를 명셰프에게 치우라고 했던 것이나, 반죽농도에 대해 조언해 주는 셰프에게 계속 고집을 피우고, 묵살하고, 나중에는 탄 김치전을 셰프가 기름을 적게 쳤다고 떠 넘기기까지, 또한 시종일관 퉁퉁 부은 모습으로 김치전을 부치는 모습은 보는 내내 불편하더군요. 그럴거면 명셰프는 왜 초빙한 건가요? 게스트에 대한 도를 넘어선 감정싸움은 정말 보기 민망했습니다.  
결국은 전체 분위기를 다운시켜 버리고, 다른 멤버들이 눈치를 살피게까지 하는 정준하의 행동은 공중파 방송을 찍고 있는 것인지, 셀프카메라를 찍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였어요. 일곱살짜리 꼬마보다도 못한 유치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계속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보기를 강요하는 연출진의 편집의도가 무엇인지 조차 의심스럽네요. 정준하가 고집을 피우다 결국은 셰프님 말씀을 잘 듣는 순한 양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나요?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재미를 보여주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의도적인 설정이었다면 더더욱 달갑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준하의 모습을 보면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게 몇가지 생기더군요. 지난 1, 2탄에서도 유명한 요리연구가에게 요리를 배우고, 구구절절 음식하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배웠으면서, 뉴욕까지 온 셰프에게 한 행동은 뭡니까? 
저는 다음날 정준하의 침대가 비어있는 것을 보고 내심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럼 그렇지... 분명 정준하가 새로운 마음으로 새벽에 혼자 일어나 도전하고 있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일찍 일어나 김치전을 부치고 있던 모습까지는 좋았어요. 그런데 여전히 뚱한 모습에 유재석도 참기 어려웠던지 뾰루퉁하게 나온 입술을 쥐어 주더군요. 김치전에 다시 도전하고 있었던 것인지, 지난 밤에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셰프에 대한 오기로 하는 것인지 모르겠더군요. 사실 가장 심기가 불편했을 사람은 명셰프였을텐데, 뭘 잘했다고 다음 날까지 입이 나와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지 모르겠더군요. 백배사죄해도 모자라 보이더구만... 명셰프가 정준하에게 죄송하다고 말을 했는데, 시청자들이 오히려 죄송할 정도였습니다. 
무한도전은 개인적으로 요리 연습을 하러 뉴욕에 간 것은 아니에요. 우리의 음식, 한식을 만들어서 알리겠다는 취지로 뉴욕까지 가서 배우려는 자세는 커녕, 개인적인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정준하의 모습은 심히 유감스러웠습니다. 배움의 자세가 부족했던 정준하의 모습은 무한도전의 좋은 취지에 찬물을 끼얹은 옥에 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한 정준하의 김치전 대신 웃음 하나 드립니다. 비록 모양도 없고, 유명한 요리연구가나 셰프를 모셔서 배운 요리는 아니지만, 너무 맛있게 먹었던 저희 아이들의 셰프 도전기 작품이랍니다. 이것은 지난주에 제가 무한 도전 관련글로 올렸던 <초대받지 못한 최고의 VIP, 어머니>에 대한 다음이야기에요. 지난주 방송을 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저도 하루정도는 VIP로 대접받고 싶다고 했더니 우리 아들은 라면을, 딸아이는 핫케잌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거든요.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주방이 시끌시끌 하더라고요. 딸아이가 핫케익을 만든다고 주방기구들을 내놓고 반죽을 하더라고요. 핫케익에 들어갈 재료야 핫케익 가루, 우유. 달걀 정도니 쉽지요. "엄마는 성당 갈 준비하세요. 제가 아침 준비할게요" 라는 딸아이를 주방에 두고, 부지런히 씻고, 화장하고, 성당에 갈 준비를 했습니다. 아래 사진이 딸아이 작품(?)입니다. 모양은 조금 없었지만 커피까지 정말 맛있었어요. 눈물날 정도로요.
성당에 다녀와서 아들 녀석이 약속대로 라면을 준비하겠다고 엄마는 쉬라고 하더군요. '이게 웬떡인가' 싶어서 한끼가 아니라 두끼는 해결이구나 좋아했지요. 아들녀석이 쿵쾅거리며 자기방과 주방을 부산스럽게 왔다갔다 하더군요. 아마 일요일이니 게임을 하는 중간중간 나오는 모양이에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조용하게 준비한다 싶었는데 "엄마, 다 됐어요. 드세요"하는 소리에 나가보니 식탁에 이런 근사한(?) 라면이 대기중이더군요.
너무 걸작이라 숨겨두기로 했어요. 아들은 커피 대신 과일도 준비했더군요. 미리 말씀드리자면 우리 아들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귀차니즘의 대가랍니다. 그런 녀석이 엄마에게 준비해 준 라면이 궁금하시면 아래 더보기를 클릭해서 한번 보세요.ㅎㅎㅎㅎㅎ

더보기

제가 맛있게 먹었을 것 같아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지난주 일요일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VIP 대접을 받았답니다. 모든 요리는 요리에 담긴 마음이 출발선이라고 생각해요. 배우겠다는 자세가 부족했던 정준하는 옥에 티였지만, 무한도전의 셰프도전기, 한식을 세계인에게 알리자는 취지 자체가 폄하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무한도전 멤버들은 프로그램을 떠나, 한식을 세계에 알리러 간 민간 외교관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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