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열심히 사는데 한심스럽게 살고 있는 자신이 정음도 못마땅합니다. 지훈이 정음씨도 열심히 살고 있다며 열심히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쇼핑도 하지 않느냐고 농담을 하지만, 지훈의 농담이 다 뼈있는 말처럼 들리지요. 그런 정음에게 희소식이 왔어요. 회사에 합격했다고 출근을 하라는 전화였지요. 친구들과 취직축하 파티도 하고 정음의 마음을 둥실둥실 부풀어 오르지요. 더군다나 전공인 영어관련 회사라니 정음으로서는 대만족이지요. 지훈이 취직선물로 명함지갑까지 선물해 주었어요. 지갑 속에는 (주)황그룹 CEO황정음이라고 쓰인 장난스런 명함까지 들어 있었지요.
지훈에게 그런 모습을 보인 정음은 속상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지훈씨가 뭔데 내 직장에 와서 이러느냐고 화를 내지요. "자기 여자친구가 그딴 꼴을 당하고 있는데 세상에 어떤 남자가 가만 보고 있냐" 며 "그동안 이런 쓰레기같은 회사 다닌다고 신난척 했냐"며 지훈도 심한 말을 합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다고 엎드려뻗쳐 시키는 그런 회사가 있는 지 모르겠지만, 아마 비슷하게 닥달하는 회사가 현실에서도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인터넷이나 드라마에서도 이에 못지 않은 사례들을 접할 수 있으니까요.
지훈의 차안에서 정음이 했던 말은 정음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 주었어요. 그동안 놀기 좋아하고 철없어 보였지만 정음은 첫직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크게 변한 것 같아요.
정음이 문을 열기 전에 무슨 생각을 했을지 잠시 생각을 해봤어요. 남자친구 지훈에게 창피하기도 했겠지만 정음 스스로가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지훈의 말처럼 이런 쓰레기 회사에서 신난척하면서 버텨보려고 발버둥 치는게 잘한 것일까? 이런 회사가 정음의 앞으로 인생에 도움이 될까? 참아가며 버틸만큼 가치있는 일일까?
정음은 아마 회사에서 버텨보느니, 그 정신으로도 자기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결심했겠지요. "자신있게! 당당하게! 황정음답게!" 정음의 좌우명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말이지요. 이후 열공에 몰두하는 진지한 정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정음의 변화가 놀랍고 반갑네요. 얼마나 이어갈지 앞으로 정음의 의지에 달려있겠지만, 작심삼일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정음으로 대변되는 실업인들이 과연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고, 투자했는지도 곰곰히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이 나를 알아주기를 기다릴게 아니라, 나를 알아보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음은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음은 취직을 위해 공부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어요. 정음은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먼저 찾고, 그 일을 잘 할 수 있게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했지요.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직장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찾겠다고요.
"남에게나 스스로에게나 떳떳해 질 수 있게 열심히 살겠다"는 정음의 말에 지훈은 말없이 정음의 손을 꼭 쥐어 주었어요. 백 마디의 말보다 손 한 번 꼭 쥐어 줄 때 든든하고 힘이 나는 경우가 있지요. 말보다 더 강한 격려와 사랑을 전달받기도 하고요. 쓰라린 첫직장의 상처로 남은 자신의 손을 꼭 쥐어 준 지훈의 손은 백만대군보다 든든한 응원이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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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잉크 2010.01.16 11:35
저도 89회 에피에 대해 리뷰를 올렸지만 '백마디 말보다 따뜻했던 지훈의손'이란
제목이 참 와닿네요. 블로그 한지도 얼마되지 않아 이렇게 TV랭킹 1위의 초록누리 님을
만나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
구독해서 자주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