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3 07:09




지붕뚫고 하이킥 102회는 세경이 지훈과 정음을 보고도 슬픈 눈물을 흘리지 않아 청승세경의 모습을 떨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세경의 눈물 색깔이 달라졌다고 생각했거든요. 엔딩장면에 화면 한가득 세경의 슬픈 얼굴을 담아버리면 어떡하나 보는 내내 조마조마 했는데, 준혁과 노래방에서 '난 괜찮아'를 부르며 애써 참고 극복해 가는 모습을 보니 세경의 씩씩함과, 무엇보다 밝은 20대의 얼굴을 잃게 하지 않으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보인 듯 해서 안도의 한숨을 쉴 정도였네요.
이번 에피소드는 세경에게는 부러워 보이는 정음도 실은 사랑을 잃게 될까 불안해 하고 두려워 하는 마음이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정음에게는 사랑할 때도 외로울 수 있음을 현실적으로 그려주었어요. 
정음이 좋아하는 사람은 의사 이지훈이 아닌, 때로는 달콤한 키스로 속사포 항의를 막아버리고, 정음에게만은 가장 다정한 남자인 지훈일 뿐이에요. 광수나 인나의 눈에는 의사남친이라는 조건이 더 크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정음에게는 바빠서 데이트 할 시간도 많이 못 내주는 불편한 조건을 가진 남자일 뿐이지요. 지훈이 의사이기 때문에 좋아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정음이 "바쁘니 당분간 연락하지 말라"며 지훈에게 문자를 보낼 때도 저는 정음이 당당하고 예뻐 보이더군요. 정음이 그저 이 남자 놓치면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착한 척, 참는 척, 모든 것을 이해하는 척하지 않아서 말이지요. 그게 정음의 매력이고, 또한 정음이 지훈이 가진 조건을 보고 사랑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세경이 심부름 다녀 오는 길에 정음을 만나지요. 지훈을 만나러 왔던 정음은 전화도 없고, 문자조차 없는 지훈때문에 화가 나고, 부쩍 자신이 초라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기분도 꿀꿀한데 술생각이 간절하지요. 인나는 연습실에서 노래연습을 해야 한다고 하고, 혼자서 울적함을 달래야 하는데 때마침 세경을 만난 거예요. 정음은 기분도 꿀꿀한데 술 한잔 하자며 세경과 와인바에 갑니다.
세경이 "왜 기분이 꿀꿀하냐?"고 묻지만 정음은 말하지 못하지요. 남자친구한테 바람맞아 우울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 보다는 한심하고 초라해 보이는 정음 자신때문에 우울했겠지요. 세경과 젓가락 행진곡도 치고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정음이에요.
세경이 다시 "왜 기분이 꿀꿀했냐?"고 묻자 정음은 세경에게 남자친구에 대해 얘기를 해주지요. 세경이도 이미 알아버린 지훈에 대해서 말이에요. 세경의 표정이 어두워지지요. 이렇게 직접 당사자에게서 듣게 되면 기분이 더 참담할 수도 있을 거예요. 세경은 "이지......" 훈이라고 말하려다 다시 개자식으로 돼버린 지훈과의 만남과 남자친구가 되기까지 일들을 듣게 되지요.
세경에게는 아픈 이름이고 그저 짝사랑으로 끝나버린 지훈이지만, 그토록 부러워 보이는 정음도 사실은 힘들어 하고 있음을 세경도 알게 되지요. 연애라는 게 좋기도 하면서도 가끔 우울하고 꿀꿀할 때도 많다는 정음의 푸념조차도 세경은 부러웠을 거에요. '나라면 다 참고 이해하고 기다리고 받아줬을텐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 세경의 눈에 다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지요. 
"만나면 설레고 너무 좋은데 바쁜 사람이라 맨날 기다리고 기다리고...." 라는 정음의 말은 세경의 마음과 같았어요. 세경은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더 가슴 한구석이 아파오지요. 그렇게 그 사람을 기다리는 일 밖에 할 수 없는 정음 자신이 비참하고 서글프다며 "이렇게 기다리다가 어느 날 문득 그 사람이 가버리고 나면 남는 건 뭘까 싶다..."는 말에 세경이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말았지요. 왜 우느냐고 정음이 세경의 눈물을 닦아 주는데 정음의 핸드폰이 울리지요. 세경도 정음도 누구한테서 온 전화인 줄 알아요. 
세경이 전화받으라 하자 정음도 지훈의 전화를 받은 정음은 먼저 일어섭니다. 정음을 만난 지훈이 미안하다고 매번 똑같은 레파토리의 사과를 하지만, 정음이 지훈을 모르는 것은 아니에요. 정음도 병원 자원봉사를 하며 병원에서 일어나는 응급상황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병원에서의 지훈이 한가하게 신문이나 뒤적이고 있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 정음이지요. 보고 싶을 때 즉각 눈 앞에 짠~하고 나타나주기 보다는 바람맞추기가 일쑤인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지요.
하지만 늦게라도 항상 달려와주는 지훈은 정음에게만은 다정한 사람이에요. 장황한 말보다는 정음을 바라보고 웃어주고, 두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지훈이니까요. 이렇게 툭탁거리면서 서로 더 이해하게 되고, 때로는 심통도 부려보면서 사랑을 확인하는 게 연애의 과정이 아닌가 싶어요.   

와인바에서 나오며 두사람이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세경의 눈은 이제는 많이 담담해져 있어요. 눈물이 그렁그렁하지도 않고 말이지요. 물론 요술방망이처럼 뚝딱하고 아픔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는 없지요. 꾹꾹 누르고 이겨나가는 과정에 있는 거지요. 그렇게 발길을 돌리는 세경은 학원에 다녀오는 준혁을 만나지요. 술을 깨기 위해 노래방에 간 준혁과 세경은 함께 "난 괜찮아"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노래방에 간 두 사람 중 누군가가 또다시 의미심장한 발라드를 부르며, 세경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는 모습이 나올까 걱정했는데,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또다시 세경이 아픈 눈물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면 짜증폭발이었을 텐데, 제작진에게 감사할 정도였네요.ㅎㅎㅎ 세경이 감정을 너무 이용해서 하이킥이 우울해지는 것을 진심으로 바라지 않기에 말이지요.  

사실 이번회에도 세경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는데요, 저는 세경의 눈물이 다른 회들과는 다른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세경이 본인때문에도 아팠지만, 정음을 위해서도 눈물을 흘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들 사랑이야기 들으면서 함께 눈물을 흘린 일들 있지 않나요? 저도 그런 일 많았어요. 다른 사람들 이야기 들으면서 친구가 안됐어서 같이 울기도 하고, 동병상련같은 아픔 때문에 울기도 하고 말이지요.
세경도 정음의 고민을 들으며 부러워 보였던 정음도 사실은 불안해 하고, 문득문득 외로워 한다는 것을 본 거지요. 세경이 몰래 울고 있는 것처럼, 행복할 것만 같은 정음도 때로는 외로워하고 힘들어 하는 것을 말이지요. '지훈이 떠나버리면 자기에게 남는 것이 뭘까' 하고 읊조리며, 눈물을 머금는 정음에게서 세경은 정음이 정말로 지훈을 사랑하고 있음을 보았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짝사랑하는 자신보다도 정음의 고민이 더 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짝사랑의 상처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상처가 어느 것이 더 큰 지는 겪어본 사람들만이 알 겁니다. 세경이 작고 초라하다고 느꼈던 것처럼 정음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거지요. 그래서 사랑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 말이에요.
그래서 정음의 고백을 들으며 세경이 흘렸던 눈물은 세경 자신의 아픔때문이기도 했지만, 정음의 눈에 맺힌 외로움의 눈물에 함께 눈물을 흘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경이 그만큼 아픔을 털어내고 성숙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난 괜찮아'를 부르는 세경이 표정은 억지로 슬픔을 참는 모습은 아니었어요. 약간의 술기운에 그저 즐겁게 스트레스 날리는 풋풋한 아가씨였을 뿐이었어요. 저는 이렇게 아픔도 밝게 이겨내가는 세경이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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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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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머 걍 2010.02.13 09: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끔 들르긴 하는데 제가 드라마를 안보다보니
    뭐 드릴말씀이 없어서 그냥 내빼곤 합니다^^

    즐겁고 신나는 명절 보내세요,초록누리님^^

  3. 불탄 2010.02.13 09: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어보았습니다.
    멀리 계시지만 그래도 민족명절인 설을 맞아 인사를 드려야 되겠네요.
    행복하고 즐거운 설이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4. dreamer 2010.02.13 09:37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었어요^^ 저도 세경이 심정을 어린나이에 끝나버린 짝사랑이라는걸 해봐서(좀 청승맞나요;;) 잘 이해할 수 있을것 같네요. 어저께 보여준 모습까지도요.

    그러면 즐거운 설날 되시기 바랍니다^^

  5. 핑구야 날자 2010.02.13 09: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품만큼 성숙해진다고 하니...

  6. 청운 2010.02.13 10:04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읽었습니다 저는 사주풀이를 전문으로하는 사람입니다
    황정음씨 사주풀이는 해놨는데 세경씨것을 안해놨네요 이참에 해봐야겠습니다
    한번 오셔서 봐주시지요 http://blog.daum.net/young9929/12

  7. 촌스런블로그 2010.02.13 10:20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는 눈물을 닦아가는 세경의 모습, 오히려 정음을 위해 눈물을 흘려주는 세경의 모습이
    참 나이답지 않게 배려심이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네요. 정음이도 잘되면 좋겠고 세경, 준혁도 모두 잘 되면 좋겠어요^^

    초록누리님, 행복한 설명절 맞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8. 미스터브랜드 2010.02.13 10: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음의 얘기를 들었을 때 약간 세경 입장에서는 배부른 투정이라고 느꼈을 법도 한데요.
    그래도 공감한다는 의미의 눈물은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초록누리님 즐거운 설명절 되세요

  9. 정음 캐릭터를 2010.02.13 10:40 address edit & del reply

    급포장해 간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저같은 사람때문인지
    정음 캐릭터 팬들은
    정음의 사랑이 순수하다는걸 믿고 싶어하고 강조 하는 면이 있는것 같아요.
    정음이 지훈에게 기대지 않고 자신을 찿아가는 면을 그리는것은 좋은데
    지훈을 기다리는걸 힘들어 한다고 해서
    그녀가 조건을 안보는 증거가 될까요?
    조건까지 포함해서 끌렸을수도 있는데..정답은 없는거겠지요.
    전 단순히 그런부분이 속물적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거든요.
    사랑이라는게 조건을 안보는 순수한거라고만 믿지도 않을뿐더러
    정음이 힘들어 하는걸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세경이 같으면 받아 줄거란 생각도 어쩐지 들고요.
    그 역시 조건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 그건 2010.02.13 10:58 address edit & del

      이 댓글 쓰신 분이야말로
      정음 캐릭터를 안좋게만 보시려고 하는것 같네요
      정음이는 처음부터 지훈이가 의사임을 알고 있었지만
      좋아하기보단 오히려 원수처럼 싫어했죠.
      정음이가 만약 조건따지는 여자였다면 지훈이에게
      잘보이려고 노력할지언정 욕을 하며 싫은 티를 팍팍
      내지는 않았겠죠. 그리고 마지막줄에 정음이는 조건을
      안 보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하시더니 뜬금없이
      세경이라면 받아줄거라니ㅋㅋㅋ이건 뭔가요
      그렇게 따지면 세경이도 지훈이의 조건을 보지 않고
      순수하게 지훈이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확신할수도 없는거 아닌가요?

    • 댓글 쓴 사람입니다만 2010.02.13 11:04 address edit & del

      정음 캐릭터를 급포장해 간다는건 제 느낌이니 관여하실 일이 아니고요 ^^;
      제가 말하는건 사랑이라는건 순수한것만은 아니고 그게 나쁜것만도 아니라는 겁니다.
      소위 된장녀의 반대가 순수한 사랑이 되는것도 억지스러운 면이 있고요.
      세경이 같으면 받아줄거란것은 세경이는 외롭지 않을것이라는게 아니라 적어도 정음보다는 인내심과 희생심이 있기 때문이죠.
      세경이 역시 이번의 눈물이 좀 다른 의미였다해도 그간의 청승을 날려버리기에는 그녀의 감정을 그간 너무 이용했어요.
      하이킥 여성 캐릭터들이 러브 라인속의 캐릭터가 아닌 주체적 캐릭터가 되어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그녀들을 다 이해할수는 없네요.

    • jack 2010.02.13 11:18 address edit & del

      22 극중 황정음 캐릭터는 절제심 없는 소비습관을 가진 아이 같이 자기 중심적인 여자지만 그런 단점 이면에는 또 아이 같이 순수한 장점- 솔직함이라든가.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는 치매 걸린 할아버지 환자를 위해 할머니인 척 국을 끓여 주고, 길에서 곤란한 경우를 당한 사람을 못 본 척 그냥 지나치지 않는 등 순수한 인정이 있는 캐릭턴데, 그런 에피소드들은 전혀 눈여겨 보지 않은 채 급포장이라고 하신다면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약간 부족한 거 같은데요.

  10. Phoebe Chung 2010.02.13 11:5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즐거운 명절 되시고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11. good 2010.02.13 12:14 address edit & del reply

    러브라인 전부다 잘됬으면 좋겠네요 ㅋㅋ
    좋은리뷰 잘보고 갑니다 ^^

  12. 음.. 2010.02.13 13:17 address edit & del reply

    전체적으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네요
    헌데 바쁜 남자친구를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는게,
    꼭 '이 남자를 놓혀선 안되겠다'는 심산에서만 가능한걸까요....- -?

    • 또 그렇게도 볼수있을 거같아요 2010.02.13 13:26 address edit & del

      냉무 (ㅋㅋㅋ)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런거같아요. 단순히 기다린다고 해서
      속물적인 면이 드러난다고 보는건
      아닌듯 .......

  13. 그리고.. 2010.02.13 13:42 address edit & del reply

    지훈이와 정음이가 차에서 만나고, 세경이가 그장면을 본 이후에 준혁이가 나타난다는 점에서두 뭐랄까 세경이 마음에서 떠나간 지훈이를 준혁이가 새롭게 채워준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설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14. labyrint 2010.02.13 13: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하이킥, 이거 재미있나요?
    제가 거의 안봐서요.
    행복한 설 연휴를 보내세요.

  15. 모과 2010.02.13 14:16 address edit & del reply

    하이킼 끝날 때가 되니 좀 아쉽습니다.
    초록 누리님
    행복한 명절되세요.^^

  16. 예또보 2010.02.13 14: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즐거운 명절 되세요 ^^

  17. 탐진강 2010.02.13 16: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설 명절인데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

  18. 보링보링 2010.02.13 22: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세경이도 정음이도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초록누리님 즐겁고 행복한 설 연휴 보내시길 바래요~

  19. pennpenn 2010.02.13 23: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준혁과 세경이 노래방에서 신나게 모래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설명절 연휴 잘 보내세요~

  20. 베짱이세실 2010.02.17 03: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왠지 힘이 빠진 하이킥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챙겨보고 있어요.
    누리님의 리뷰도 또 이렇게 챙겨보고 있습니다. 이히.
    그곳에서도 명절 연휴 잘 보내셨는지...

  21. 2010.02.20 22:01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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