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제작진도 맥이 빠지는 일이었지요. 단체전은 분명 실패할 것으로 예상하고, 치열한 개인전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허를 찔리게 된 것이었지요. 그런데 차 안에서 은지원의 말 한마디가 강화도 모든 일정을 바꿔 버렸지요. 난데 없이 3개월간 탁구연습을 했다며, 강호동에게 탁구시합을 제의한 것이에요. 멤버들은 은지원의 저질탁구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반신반의했는데, 은지원의 표정이 지나치게 자신만만하고 여유있어 보이기까지 했지요. 은지원의 노련한 사기극이 시작된 것이지요.
강호동과 은지원으로 나뉘어 야외잠자리와 교동시장에서 산 고기 저녁식사 복불복까지 걸고 운명의 탁구시합이 벌어졌습니다. 은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판을 더 크게 짜버렸어요. 스태프들도 동참하라고 한 것이에요. 호동은 이에 질세라 시청자들까지도 선택하라는 제안을 했지요. 호동의 제안에 맞받아 친 김C의 9시 뉴스 멘트 "한국 전쟁 이후 사상 최대의 국민이 밖에서 자고 있습니다"라는 말에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시작된 탁구시합, 멤버들도 강호동도 스태프들도 모두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어요. 스태프들은 연출팀이 은지원의 승리에 베팅을 했고, 나머지는 강호동의 노련한 승부사 기질과 강호동의 탁구실력을 믿고 강호동의 승리에 베팅을 했어요. 사실 저는 은지원에게 걸었습니다.ㅎㅎ
스태프들의 야외취침과 저녁복불복까지 걸린 강호동과 은지원의 탁구시합은 결국 은지원이 사기를 친 것으로 들통나고 참담하게 패배를 하고 말았어요. 하지만 막판까지 듀스가 계속되는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은지원의 마지막 노림수는 강호동의 실책을 유도하는 것이었는데 따라주지 않았네요.
결국 지원에게 희망을 걸었던 김C, MC몽, 김종민의 싸늘한 눈총을 받아가며 석고대죄를 하고, 면벽반성을 해도 강호동은 재협상을 받아들여주지 않고, 은지원과 연출팀을 밖으로 쫓아 버렸습니다. 얼른 잠잘 텐트나 치라고 말이지요. 다음 주 예고를 보니 또 다시 은지원이 반란을 일으킨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강화도에서 은지원이 기도한 사기의 끝이 어떤 웃음을 줄지 기대되네요.
강화도 골목여행은 여러가지로 특별한 여행지였던 것 같습니다. 분단으로 오랫동안 잠들어 있는 조용하고 소박한 고장 교동도는 실향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내일이나 한달 후에나 고향으로 돌아갈 소원을 가지고 임시 정착했던 곳이 제2의 고향이 돼 버린 곳이지요. 고향땅을 지척에 두고도 어언 60년이 다돼가버린 무심한 세월 속에 추억의 낡은 책가방처럼 그들의 고향도 그렇게 빛바랜 희미한 기억만으로 존재하는 곳이 되고 있나 보다 싶어,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게 안타까운 우리 현대사의 현 주소를 보는 듯 했어요. 긴 겨울이 끝나고 해빙의 계절 봄이 왔는데도 휴전선은 여전히 얼음꽁꽁이라는 점도 가슴 아픈 현실이고, 고향을 지척에 두고 60년 가까운 세월을 정지된 시간 속에 사는 듯한 실향민들을 보니 마음 한켠이 아려왔던 시간이었어요. 휴전선의 봄은 언제 올까요?
은지원이 출사표를 던지며 "탁구는 공을 보고 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눈을 보고 치는 것입니다" 라고 했었지요. 사실 강호동이 은지원에게 예능을 위해 조금씩 봐주기도 했지만, 잘만하면 강호동을 이길 수도 있었어요. 막판에 은지원의 스매싱도 성공을 했거든요. 그런데 진짜 은지원이 탁구를 치면서 강호동 눈을 보고 쳤나봐요. 은지원의 사기탁구가 실패로 끝난 이유가 출사표 속에 있었음을 이제서야 알았네요. 탁구를 공을 보고 쳐야지 눈을 보고 치면 어떡해요?ㅎㅎㅎ
은지원의 호언장담 사기탁구는 비록 실패는 했지만, 이번 1박2일 강화도편에서 큰 웃음을 선물했습니다. 다음주 어떤 굴욕, 혹은 반전으로 은초딩이 웃음보따리를 던져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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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C 2010.03.08 13:25
전 은초딩이 진짜 이길 줄 알고 잔뜩 기대했는데, ㅋㅋㅋ
강호동이랑 탁구 한번 붙어보고 싶어요.
저도 좀 치는데. ㅎㅎㅎ 아무튼 마지막 비굴모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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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08 15:09
탁구내기할 때 동생이 스태프까지 내기하면 재밌겠다고 하자마자 바로 스태프끼리 내기걸더라구요;; ㅎㅎ
시청자분들도 거세요라고 할 땐 동생이 진 사람 이불 없이 자자고 해서 이불 뺏길 번...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