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에게 당당하게 이별을 고하는 세경의 모습이 더 이상 혼자 가슴 아파하는 약한 세경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세경이 몇뼘은 자란 것 같아 기분이 좋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자신의 마음을 이제서야 알아 봐 준 지훈을 좀더 근사하게 뻥 차버리기를 바라기도 했지만, 그런 모습은 세경이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정음이 같은 성격이었다면 아마 마음에 없는 독설이라도 퍼부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세경이 얼마남지 않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밝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성장해 가주길 바라는 마음이 대부분 시청자가 세경에게 보내는 응원이었어요. 세경은 그렇게 변해왔고 성장했어요. 이민이라는 새로운 변수 앞에서도 세경은 당당했고, 강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지훈이 가지마라며 세경에게 검정고시 계속 준비해서 너의 미래를 위한 시간을 보상받으라는 말에 세경도 충분히 흔들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세경은 자신의 결정이 훗날 후회될 결정이라 해도 누구의 탓도 아닌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임을 분명히 했지요.
정음 역시 마찬가지에요. 취직하려고 다단계 판매회사에 들어가서 엎드려 뻗처하며 벌서던 일, 그 이후 정음이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나름 열공하는 모습, 정음 집이 갑작스럽게 망했다는 설정은 과장적이었지만, 사치와 허영을 버리고 철들어가는 모습은 정음 집이 망해서 갑작스럽게 변한 것만은 아니었지요. 물론 큰 충격이긴 했지만 그 전부터 정음은 조금씩 변해 왔거든요.
또한 해리가 신애와 세경을 보는 표정도 예전의 '미워 죽겠다' 표정만은 아니에요. 해리가 변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어린 아이들의 표정은 가장 직설적으로 나타내는 감정표현이잖아요. 해리가 신애의 이민 소식에 가장 슬퍼하고 충격을 받을 것 같은데, 아마 해리도 신애의 부재에서 오는 허전함에서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될 거라 생각해요. 신애와의 이별이 해리에게 큰 성장통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나름대로 하이킥 속의 주인공들은 성장해 왔다고 생각해요.
뷔페에 가서 초등학생 신애를 7살 어린아이라고 속이고 들어가, 어른 두세배 음식을 배터지게 먹으며 좋아하는 모습까지는 시트콤 속의 재미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남산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 공짜로 탈 수 있는 방법으로 신애를 47개월 어린아이가 되게 하지 않나, 한강유람선을 타기 위해서 세경이 신애를 업고 36개월 미만의 애기로 만들고, 혀를 짧게 "째짤(세살)" 하고 연습을 시키는 장면에서는 세경이와 신애가 구질해 보여서 그저 웃기에는 화가 나더군요.
지훈이가 주는 핸드폰도 공짜로 받기 싫어서 목도리를 떠 주고, 핸드폰 요금까지 다 정산하려 했던 세경이었는데, 순식간에 눈 하나 깜짝않고 거짓말을 하고, 신애에게 혀짧은 소리를 하라고 하고, 무릎을 구부려서 키를 작게 보이게 하라는 세경이를 보니 꾸질해 보여서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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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비판인데.. 2010.03.16 12:06
갱제타령하면서 물가잡는다고 개뻥쳤지만물가도 못 잡는 무능한 쥐새기들을 까는건데..
왜 이걸 꾸질자매라고 보시는지들???
세경이 아무 근거도 없이 처음 예산을 짜지는 않았겠죠
그런데 그걸 너무 넘어버린겁니다
소득은 줄고 심지어 해고에 투잡에 시달리지만 애들 교육비도 빠듯한 현실..
하이킥은 적어도 그 초심을 잃지는 않았어요
현실은 시트콤보다 더 황당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조는 퍼부어도 2조는 아깝다잖아요..
교감샘이 신발도 안 신고 해리보러 온거 보세요
대비되지 않나요? 진심도 그렇다고 도움도 안되면서
빵꾸똥꾸나 문제삼는 진짜 빵꾸똥꾸들에게 한방 날린겁니다 -
화압 2010.03.16 12:26
사람은 누구나 변하게 되기 마련이니, 그 모습을 보여준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제나 진실성있고 거짓말 하지 않으며 미련할 정도였던 세경이가 이제는 세상 사는 법을 배운게 아닌가 싶더군요. 한결같은 사람은 어떻게 보면 고집센 사람이기도 하지요. 자신의 믿음만이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 그런 고집스러움이요. 조금의 요행에 눈 뜨게된 언뜻 보면 아줌마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세경이의 모습이었지만, 현실성이 뭍어나오면서 우직한 신세경이란 캐릭터가 세상을 알아가고 타협해가며 요령을 알아가는 모습에 더욱더 캐릭터의 생명력과 진실성을 느꼈습니다. 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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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질 한게 그리 나쁜가요? 2010.03.16 12:29
전 그냥 우리들 어렸을때...미워할수 없던 우리 어머니들의 거짓말이 생각나서 웃었어요 없는주제에 없으면 참고 가만히 있으라는게...님의 말씀인지는 모르겠어요 그게 그렇게 꾸질꾸질한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엄마도 남에게 손한번 안내미는 자존심 강한분이셨지만 없는살림에 어쩌다 외출나갔다가 한두번쯤 있었던 일이라 훗날 커서 미워할수 없는 .....그런 추억이었어요 또한 없지만 마지막에 그정도는 꼭해주고 싶어하는 그 애틋한 마음이 읽혀져서 ...미워할순없던데요..
세경이 여기서 곧이곧대로정직을 내세운다면 돈이 없다는 이유로 신애에겐 늘 유람선이나 뷔페나...어릴적 기억엔 없어서 못간 추억하나가 살짝 아리게 기억되었겠지요..그렇게까지 하길 원하셧다면 뭐...
정직이라는 잣대를 굳이 대보고 싶다면 그렇게 말할수도 있겠지만....
한번쯤 정상참작해주고 싶은 사안이 있지않나요. 그리고 열심히 일해서 남은돈으로 동생 에게 마지막 서울의 추억을 만들어 주기위해서 잠깐 뻔뻔해질수 있었던 거지요....세경이도 그렇게 보여서 전 그리 꾸질이란 이미지보다는 공감이 갔는데요............더구나 세경이는 산속에 살아서 청소년기를 다 보냈기에 우리 어머니의 세대 모습이 있을수 밖에 없는 캐릭터 인걸요.........그모습을 꾸질하다 나무라신다면.......그냥 본인 느낌대로 보셔야지만.......저에겐 서민경제 생각했던것보다 나가보면 혀를 내두루는 실제 경제와의 차이가 실감이 더나는 에피였어요 열심히 일하고 아껴왔던 세경신애자매가 이런 트릭없이도 케이블카 유람선 뷔페를 마지막서울의추억으로 누릴 권리는 충분히 있어야하는데....현실이 안되는거죠 그리고 살아남기위해서울 도시에서 ^^ 박스에서 자던 우릐의 세경자매 캐릭이 갑자기 바뀐건 아닌것같아요..^^ -
세경은 2010.03.18 11:16
우리가 생각하듯 크게 거창하게 정직한 서민을 대표하는게 아니에요 머리도 좋고 능력도있겠지만 형편상 중졸을한 도우미하는가난한 아가씨죠 거기에 어린동생의 가장이고 가진게 없을땐 특히나 좋아하는사람에겐 더욱더 자존심을 챙기게 되는거죠 정음이가 오히려 집이 망해가니까 남친이나 친구들에게 빈대붙지 못하는것처럼 말이죠 물질적인 가난이란 그런겁니다 헌데 그걸 구질하게 보느냐 그냥 에피로 보느냐는 보는사람의 관점이구 그런 세경에게 서울의 마지막 추억으로 구질?하게 동생 나이를 속여야 하는상황이 오니............한번쯤 눈감고 ..저지를수 있었던 일이죠
어쩌면 한국에 마지막일수도 있는 동생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