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마지막회를 보고 지독한 짝사랑에서 나왔던 비극적 결말이라 더 이상 이 드라마를 생각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뭔가 끄적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찝찝한 감정을 한 번은 집고 넘어가고 싶네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죽음이 희망과 행복이라는 복선을 깐 듯 정지시켜 버린 하이킥 세경과 지훈의 죽음에 대한 역설은 추노 송태하나 대길이, 마음에도 없는 남자에게 시집가는 초복이에게나 어울릴 법합니다. 죽고 싶지만 죽을 수 없는 이들 삶은 세경이에 비하면 훨씬 고단하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대길이는 빼야겠네요. 대길이는 죽는 것만은 끔찍히 싫어하는 것 같아 보이니까요.
하이킥 마지막회에서 제가 애정을 놓은 인물이 있었다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세경이었습니다. 물론 신세경 연예인에 대한 애정은 아니에요. 동생을 데리고 힘들게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는 세경이에게 애정을 가지고 응원하지 않은 분들은 없었을 것입니다. 하이킥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고 잘되기를 바랐던 인물이었을 겁니다. 세경이 지독한 짝사랑을 시작하면서, 그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기도 했고, 지훈이를 짝사랑하는 세경이 힘들어 보여 짝사랑을 털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어요. 세경이 짝사랑을 털어내는 모습에서는 잘했다고 응원까지 했습니다. 이제 20살 세경이 앞에 얼마나 많은 인연이 있을텐데 지훈이 하나에 목맬 필요는 없어 보였지요.
그때까지 시청자들의 대부분 의견은 이제와서 지훈의 감정을 억지로 보이는 것이 무리라는 목소리를 높였고, 그동안 정음에게 보여준 감정은 뭐였느냐며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병욱 피디는 '자각'이라는 고도의 지적 언어로 지훈이 세경을 사실을 좋아했는데, 이제서야 알았다는 식으로 포장해 버렸습니다. 네, 저는 포장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됩니다. 무슨 해탈의 경지도 아니고 득도를 한 것도 아니고, 사람 좋아했던 감정을 깨닫는 것을 자각이라는 용어까지 써야 했는지, 그것은 제작진의 고도의 변명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송태하처럼 부인 언년이가 종이었다는 사실에 뼈속까지 양반이었던 신분에 대한 각성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해리가 신애에게 "은혜는 못갚아도 원수는 갚는 정해리야" 라고 하는 대사를 보니 제작진이 추노를 참 열심히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추노에서의 주인공들이 신분적인 자각 혹은 각성을 했다하니 지훈이에게 사랑의 자각이라는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씌우기까지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훈이의 각성은 여전히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공항가는 길에 세경이 지훈에게 고백했지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의 끝이 꼭 그 사람과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고, 그래도 떠나기로 하고 좀 힘이 들긴 들었어요. 아저씨랑 막상 헤어지면 보고 싶어서 못 견딜 것 같아서....그래도 마지막에 이런 순간이 오네요. 아저씨한테 그 동안 마음에 담은 말들 꼭 한 번 마음껏 하고 싶었는데... 이뤄져서 행복해요. 앞으로 어떤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늘 지금 이 순간처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잠시 멈췄으면 좋겠어요"
"끼이익 꽝...." 신세경, 이지훈 빗길 교통사고로 사망...... 뭐 이런 상황이었겠지만 그 전 정지장면에 웃는 세경의 얼굴을 보니 귀신설이 생각나며 오싹해지더군요.
무엇보다 공항에 가는 길에 지훈이에게 고백하는 과정은 참으로 세경이 답지 않았고 뻔뻔했고 이기적이었습니다. 대전에 정음이를 보러 가겠다는 말에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세경은 지금이 아니면 영영 고백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담담하게 지훈에 대한 감정을 말하기 시작했어요. 좀 비꼬겠습니다. 정음이랑 잘되기를 바란다면서 정음이 붙잡으러 가는 남자에게 좋아했다고 고백하는 것은 무슨 뻘짓? 세경이 언제부터 이렇게 감정에 솔직했나요? 맨날 청승스럽게 눈물만 떨구고 무슨 질문을 해도 "그냥요..."라며 답답스런 대답만 하더니만...
엔딩장면에서 지훈이 눈이 시뻘겋게 변하고 눈물이 가득 고였지요. 지훈의 눈물이 감독이 말하는 자각이었군요. 세경이 지훈이 좋아한다고 처음 고백했나요? 지훈이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 LP판이랑 빨간목도리에 대한 의미를 지훈이 알았거든요. 그런데도 지훈은 요지부동이었어요. 세경의 마음을 알았지만 정음을 더 애타게 찾았고, 정음을 그리워했었던 지훈이었어요. 그런데 아저씨 좋아했고, 잠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말에 실은 세경이를 좋아하고 있었다고 득도를 하셨다? 네, 원효대사가 한 수 배워 갈 각성입니다.
지훈의 집은 또 어떻습니까? 이순재옹은 하나 밖에 없는 잘난 서울대 출신의 의사아들을 잃었고, 현경은 아들같이 사랑했던 동생을 잃었습니다. 정음은 자신을 데리러 오는 길 중간에 사고를 당했으니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고, 세경누나에 대한 고운 첫사랑을 간직해야 할 준혁은 첫사랑과 삼촌의 죽음이라는 상처를 평생 아픈 화상처럼 간직하고 살아야 합니다.
일을 이 지경으로 누가 만들었습니까? 세경이의 집요한 짝사랑이었습니다. 순간 세경이 진짜 귀신처럼 보이더군요. 지옥에서 온 식모의 에피를 엮어 세경이 귀신이었다는 말들도 있는데,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세경의 웃는 모습을 보니 으시시하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합니다.
언년이와 세경이, 그들은 귀신이었다?
인터넷에서 추노에 관한 재미있는 결말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실은 언년이가 억울하게 불에 타죽은 노비 귀신이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언년이가 귀신인 것을 안 호위무사 백호, 자객 윤지(이 분은 퇴마사라네요), 천지호가 다 죽어나갔다는.. 갑자기 작가나 제작진이 인터넷에 떠도는 언년이 귀신설을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경이 감독이 말한 신분계급의 사다리 뭐 그딴식의 원한을 품어서 죽었다가 환생한 처녀귀신이었고, 신분의 벽때문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지훈을 데려간다는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세경이라는 여종은 어느 날 소 한마리에 다른 집으로 팔려가고, 그 날 도련님이 혼례를 올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짝사랑에 상사병이 깊어져 여종은 자신의 신분을 저주하다, 도련님께 좋아한다는 고백 한 번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렸습니다. 한이 깊어 구천을 떠돌더 여종은 현재의 세경으로 환생해서 성북동 순재네 집에 식모로 들어오게 되었지요. 도련님과 닮은 지훈이를 보고 세경은 사랑에 빠졌지요. 물론 짝사랑이었어요.
세경이 그때 깨달은 거예요. 자신이 사랑했던 도련님이 지훈이였다는 것을요. 지훈이를 그냥 두고 혼자 저승으로 돌아 가려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마음이 바뀌고 말았어요. 귀신 마음 바뀌는 것을 사람인 우리야 알 수 없지요. 마지막 하늘로 돌아가야 하는 날(즉 비행기를 타는 날), 여종 세경 귀신의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옥황상제는 눈물을 흘리고(공항 가는날 비가 억수처럼 내렸죠) 귀신 세경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지훈이도 데리고 오라고 허락해 주었습니다. 옥황상제의 전언을 들은 귀신 세경은 너무 고마워서 미소를 지으며 지훈이를 데리고 갔다는 전설같은 납량특집이었습니다. 뭐 이런 나레이션이 곁들여지는 거죠.
부모가 죽으면 땅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요. 세경이의 남은 가족들, 그리고 졸지에 날벼락 맞은 지훈네 가족에게는 평생 잊지못할 대못을 박은 세경이, 정말 최고의 악역입니다. 세경이를 응원했던 시청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죽음으로 맞바꾼 짝사랑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허무와 슬픔, 좌절감으로 남았습니다. 지훈과 함께 있었던 찰나가 세경에게는 행복했는지 모르지만, 남은 사람들에게는 충격과 허탈이었습니다.
세경의 행복을 위해 남은 사람들에게 잔인한 슬픔은 안겨 준 또 다른 하이킥 최고의 악역은 "큐" 사인을 내린 분이었겠지만요.
*감독의 결말 의도는 지난 글 <지훈-세경을 죽인 이유, 감독의 지독한 짝사랑>에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인용하여, 분석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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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의 고백이 2010.03.21 22:08
본인은 순수한 마음으로 했겠지만
그 내용은 그다지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네요..
좋아했었어요..까지는 좋지만 이 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어요는 맘에 담아 두면 좋았을 말입니다. 것도 두번씪이나 했죠..지훈이가 개자식이라 흔들렸다고 해도 그의 행복을 바란다면 마지막 말은 아껴두었어야 했죠..그런 말을 듣는 지훈이가 같은 개자식은 흔들리기도 하는 거겠죠.
고백 할 수 있따고 봅니다.
그럼 여러분들은 늘 그렇게 고백하시나요? 이왕 안될거 고백이라도 해보자.
그리고 마지막에 이 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순수하게 들리지 않는 그 말을 할 수가 있습니까? 극중 세경이에게만 빠져 있지 마시고 그러니 세경이 하는 모든 행동이 애처럽고 아름다워 보이는 거겠죠..-
세경이는 2010.03.22 14:57
지훈을 다시 볼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고백을 한 것이지요. 그리고나서 훌훌 털어버리려고요. 지붕킥의 모든 인물이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지만, 세경만은 그러지 못했었죠. 떠나기 전, 단 한 번의 고백도, 세경에게는 사치인 건가요? 자신의 감정을 말할 수 있는 자유를 행복해했던 세경이 그렇게 잘못한 거에요? 세경이는 지훈의 마음이 자기에게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어요. 사고가 일어날 줄은 더더욱 몰랐겠지요. 사고를 세경이가 일으켰다는 식의 억지논리는 좀 이해되지 않네요. 세경이가 아닌, 그런 식의 어이없는 결말을 연출한 게 문제겠지요.
아무튼 개연성없는 결말 따위는 접어두고, 125회까지만 기억하려구요^^ 세경이가 왜 죽어야 하는지, 그것도 왜 지훈이랑 같이 죽어야 하는지 이해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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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누리님. 2010.03.22 00:07
좀 감정적으로 포스팅한 경향이 있네요.
왜 마지막에 웃은걸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지 전 이해할 수가 없어요.
말 그대로 지훈이의 자각을 통한 감독의 정지. 현실도피지요..
그런데 마치 그순간이 죽음을 앞둔 미소라고 생각하는거 자체가 좀 비뚤어진 사고 아닌가요..
왜 무섭다고 하면서 호러물 운운하는 글이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서.ㅋㅋ
그 순간이 왜 무섭나요? 전 절절하게 다가오던데..
마치 마지막 5분간의 씬은 어떤 멜로 영화보다도 머리속에 각인되는 결말이었음.
진짜 영화감상비라도 내고 싶을 정도로..앞으로 영화 만드시는걸 강력히 추천함. 스뎅킴. -
카타리나^^ 2010.03.22 09:10 신고
무서워 무서워.......힝............저는 귀신 엄청 무서워서......납량특집극도 안보는데 ㅜㅜ
그래서인지 요즘 하이킥 재방하는거 보면 얼른 딴곳으로 채널변경 ㅡㅡ;;
정말 재방조차 보기 싫어졌어요
꼭 죽일 필요야 없었을텐데 말이지요
차라리 저렇게 떠나고 나중에 지훈이의 나레이션으로 그렇게 날 사랑해줬던 이가 있었다..라고
얘기를 해주던가........세경의 나레이션으로 한때 그런 사랑을 했던때가 있었다..라고 해주지
아.....이제는 하이킥 생각은 다 잊기로 햇어요
리뷰쓴것도 다 지울까 고민중이라는.......시간이 아까워요...그 시간에 다른걸 할걸...흑흑...
에잇...다시는 저 피디 시트콤 안볼꺼예요......저넘의 허무주의인지 뭔지...췟!! -
동감 2010.03.23 08:25
ㅋㅋㅋ 재미있는 해석이네요.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아쉬움도 그렇게 크고 포스팅도 많이 되는가 봅니다.
다른건 다 제치고선이라도 그 뜬금없지 않게 너무 사물들에만 복선들을 넣지 마시고,
주인공들에도 복선좀 쫙쫙 깔아주셨으면 좋았을껄 그랬어요.
진짜 난 지훈이가 세경이의 사랑을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서 그러는줄 알았음. 반지라도 사지 말게 하지..--;; 완전 쌩뚱.
감독혼자 이해하는 결말은 좋은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처음 극이 끝났을때 정말 박수쳤던사람 몇분이나 계셨을지 궁금합니다.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 데미안 책을 찾고 그 볼로냐 원화전의 그림을 찾아보고
점점 곱씹어 보니 김피디가 의도를 알아차리신 분들이 대다수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이제 점점 이해되시는 분들도 많고
이래서 김피디가 천재니, 시트콤도 새드앤딩일 수도 있다는 둥..하는데 ..
온가족이 보는 시간에 뜬금없는 반전으로 인해.. 이제는 125회중 한회만 티비에서 해도 왠지 기분이 싸해~진다는.. (자꾸 신세경보면 진짜 무섭고, 최다니엘도 괜히 싸하고..ㅋㅋ) 그냥 그 스토리는 영화로 쓰셧으면 진심 대박나셨을텐데..(물론 저는 보지 않았겠지만)
궁금합니다. 김피디님은 이런 반응을 보면서 즐기고 있을지..
앞으로는 잘 피해다닐려구여. 화나는건 아닌데 먼가모를 찝찝함이 너무 오래 가서리..
암튼, 배짱하나는 대단하신분입니다.!
어쨌든 항상 잘 읽고 잘 보고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 리뷰 부탁드립니다. ^^ -
골랑 2010.03.24 01:16
처음엔 잘 쓰시다가 막판에 너무 감정적이 되셨네요...
세경캐릭터 아끼셨다고 하는데, 보기엔 별로 그래보이지 않아요.. 좀 꼬이신거같네요.
공항에 가는 세경이가 지훈이한테 마지막으로 고백하는게 이해 안가고 뻔뻔해보이셨다면..
뭐 느끼기 나름이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저는 그 장면은 참 괜찮았거든요~ 결말과는 별개로, 처음으로 세경이가 자신을 위해서 하고싶은 말을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인거잖아요.
저 장면 이후에 무사히 세경이가 이민을 갔더라면 좋았겠지만ㅋㅋㅋㅋ
암튼 그 장면을 좋게 본 시청자로써 .. 좀 보기 불편한 리뷰네요.. 리뷰쓰신분은 지훈 정음커플을 많이 응원하셨던거같은데 ㅋㅋ 엉뚱한 세경이탓으로 돌리지맙시다~ -
한마디 더 2010.03.25 07:48
불의의 사고를 여자의 탓으로 돌리고, 남자를 잡아 먹었다고 하는 식으로 물귀신 취급하는 것은 조선시대에나 볼 듯한 전근대적인 사고네요. 21세기에 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어요.
사회적 약자인 세경에 대한 싸늘한 시선도 그렇고...약간 실망입니다.
사랑을 말할 자유도, 미래를 꿈꿀 희망도 없었던 세경이가 너무 가여워서 가슴이 먹먹해 지던데요. 앞으로 더 살아봤자, 그 순간보다 더 행복할 순간은 없을거라고 단정하고, 세경이를 죽여버린 감독의 시각이 너무 비관적이고 가혹해서 화가 나던데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화가 나는 건
그런 세경이에게 연민조차 베풀 생각이 없는 사람들의 여유없고 팍팍한 인심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