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연의 실제 나이가 부담스러워서도 거상 김만덕의 홍이에게 몰입하는 것이 힘든데, 더 큰 문제는 드라마는 여전히 재조명하고자 한 거상 김만덕이라는 인물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진행이 삼분의 일을 넘어섰는데, 이제 겨우 홍이가 생부 김응렬을 만나 이름을 얻는 것으로, 김만덕이라는 이름자 석자가 드디어 등장했을 뿐입니다. 더구나 별 공감도 되지 않는 애정라인을 죽도 밥도 아니게 계속 보여주고 있는 것도 짜증스럽습니다. 홍이를 일편단심 좋아하는 강유지의 병적인 집착도 불쌍하지만, 신분의 차이를 넘을 수 없는 정홍수와의 사랑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정홍수와의 애정도 무덤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제주에 온 홍이, 구체적으로 성인 이미연으로 바뀐 다음에는 도대체 이 드라마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주제를 잊어버리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홍이가 장사를 배워가는 과정,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게 되는지, 그리고 서문객주와 상도에 대한 차별성들을 부각시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모습들을 보여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핵심에는 다가서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겨우 출생의 비밀을 풀게되어 제대로 된 이름을 얻은 홍이 이야기는 다시 사랑이야기로 몇회분을 끌게 될 것 같고요.
그런데 김응렬과 홍이가 부녀지간이라는 것이 들통나면, 두 사람 모두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지나치게 억지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홍이의 거처에서 만나도 될 일을 무슨 간첩들이 접선하는 모양으로 밤중에 만나고, 그 뒤를 서문객주에서 쫓고, 강유지가 이를 쫓고, 정홍수가 이를 막고, 여하튼 이렇게 억지스러운 미행과 방패막이 남자들이 짜고 약속이나 한 듯한 만남으로, 홍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계속적으로 같은 그림으로 보여주다 보니 이제는 그런 설정이 짜증나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드라마 전개가 핵심에서 겉도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매번 사건은 일어나는데 긴장감이 떨어지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짜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인물들과 사건들이 입체적이라기 보다는 평면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유는 김만덕이 어려운 환경에서 여성이라는 신분의 굴레를 벗고, 천인이라는 신분에서도 배포 큰 거상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그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고, 드라마 중반이 다 되도록 장사하는 김만덕, 상인으로 성장하는 김만덕이 아니라, 김만덕이 이러저러한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만 만드는데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억지스러운 사건들만 남발되고 있다보니 언제 장사를 하게 될지, 이러다가는 장사하는 방법도, 돈을 벌게 된 것도 동문객주의 주인이 되었다는 나레이션으로 끝내버릴지 심히 걱정됩니다.
돈이란 무릇 다른 사람에게서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김만덕의 상인으로서의 됨됨이나 탁월한 수완보다는 과거사에 얽힌 중상모략에 치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상이 되어가는 김만덕의 일대기에 핵심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홍이가 돈을 벌기는 버나요? 거상이 되기는 되나요? 거상 김만덕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았을진데, 이제 김만덕이라는 이름 석자 얻은 홍이가 언제 장사를 시작해서 돈을 벌게 될지 모르겠네요. 구휼미를 풀었다는 것은 결과적인 훌륭한 일이고, 김만덕에게 있어서 돈은 어떤 의미인지, 김만덕이 돈을 어떻게 버는지 그 과정을 이제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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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 2010.04.11 19:17
김만덕이 원래 기생이었으므로, 기생 시절을 다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사료에도 제주 기생 김만덕이... 구휼했다... 하는 식으로 기록되었다 하더군요.
이제 기생 신분을 벗었으니 동문객주로 가서 돈을 벌겠지요.
윗분 말씀처럼 부자들의 일대기를 연속해서 편성한 kbs의 의도는 분명히 있겠지만...
좀 더 지켜볼 일이라 사료되옵니다만. 저도 워낙 이미연을 좋아하니깐요. -
Iam정원 2010.04.12 09:19
장사로 성공하는 드라마는 상도(이재룡 주연 이병훈감독 연출)랑 해신이 짱인듯 싶어요. 개인적으로 두 드라마 다 재미있었고 내용도 휼륭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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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천사 2010.04.12 11:31
누리님 글과 .. 댓글 보니..
거상은 잠시 미뤄둬야 할 것 같네요 흘흘..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너무 많아서...
정신없는 저에겐 하나도 제대로 챙겨보기가 힘듭니다. 흐흐
하지만 초록누리님 뜰에는 자주 와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 -
영 아니다 2010.04.16 01:20
드라마 제작진들 도대체 시청자들을 뭘로 보고 어울리지않는 억지 배역에 어떻게 몰입 할수있나 묻고싶다.20대도 옛날 20대의 순수함이 나와야하는데 40대중년 아줌마 그것도 이혼 경험 까지있는 연기자에게 어찌 그런 연기를 기대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이렇게 계속 드라마를 할건지도 의심된다 완전 전혀아니다
이분 말데로 이미연에게 미안하지만 얼굴과모든것이 너무 안맞는다 어리게 보이려해도 나이는 나이 어쩔 수없다 그리고 이미연씨는 코가 너무 커서 화면이 부담스럽다 남자코도 저정도면 큰코에 속하는데 여자가 그것도 풋풋한 20대 코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