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송에서는 이윤석과 김국진이 각각 30분씩 강연을 했는데요, 김국진의 강연을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김국진 특유의 어눌한 말로 정말 담담하게 풀어갔지만, 김국진은 듣는 이의 마음을 정말로 롤러코스터에 올려놓고 흔들더군요.
처음으로 그의 입을 통해서 듣는 지난 20년간의 시간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와도 같았어요. KBS 대학개그제 신인상을 거머쥐고 미국행을 한 김국진은 당시 언론마다 대서특필된 사고와도 같은 사건이었지요. 보장된 연예계 생활을 돌연 접고 공부를 하러 떠난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했고, 그 돌발행동이 가져 온 것은 연예인 영구제명이라는 가혹한 처벌이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고, 실패를 안고 귀국을 했지요. 미국에서 지진을 만나 곧바로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일화는 김용만이 한 토크쇼에서 했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처음에는 재기가 힘들었지만, 도전추리특집 MC를 맡고, 이후 테마게임, 일요일 일요일 밤에 '칭찬합시다' 등으로 김국진은 다시 화려하게 일어섰습니다.
그 유명한 국진이 빵은 우리 아이들 역시도 많이 먹었던 빵이었습니다. 삼립빵이니 샤니빵이니 하는 제빵회사 이름이 아니라 한 개그맨의 이름으로 빵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지요. 당시 국진이빵이 나왔을 때 "호랑이는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사람을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는데, 이렇게도 이름을 남기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김국진이라는 이름은 대한민국 유명인사였던 적이 었었어요.
김국진의 경력이 얼마나 화려했는지 정말 담담할 정도로 간단하게 말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보는게 낫겠네요. "대한민국 방송계를 움직이는 4인(KBS사장 MBC사장 SBS사장 김국진)에 선정되었는데 방송사 사장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인가봐요" 라며 쑥쓰러웠는지 학생들에게 "저 귀엽죠?"라고 너스레를 떱니다.
"모든 분야 통틀어서 광복 50년 최고 연예인 선정, 2위가 조용필... 시간은 모든 것을 소멸시킨다는 말이 있는데 저건 사실 저에게 의미가 없어요. 다 소멸되어가는 과정인데, 제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얘기하면서 여러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어쩔수 없이 하는 겁니다" 라고 웃음을 주었는데, 정말 그가 자기자랑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는 진실됨이 엿보였습니다. 자랑해도 괜찮을 정도로요. 정말 사실이 그랬으니까요.
그 참담하고 암담했을 5년을 생각하니 김국진도 감회가 새로운지, 방송에서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은 표정을 짓기도 하더군요. 김국진이 개인적인 일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5년동안 1분 1분을 가속을 밟으면서 하루도 쉬지 않고 내려가는 롤러코스터 라며 울컥하는데, 정말 그때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청중들도 시청자도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그는 바닥까지 추락했다고 합니다.
감정을 추스린 김국진은 금방 분위기를 바꿨지요. 내려간 속도만큼 올라올 자신감이 있었고, 한번도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어요. 5년간 어머니도 통화하면서 밥 먹었느냐는 말만 물었다고 다음 말을 생략해 버렸지만, 아들을 끝까지 믿어주는 어머니의 마음도 전해졌고, 어머니의 믿음이 김국진에게 자신감을 준 재기의 힘이었다는 것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진으로 꼼짝없이 쥐도새도 모르게 빌딩과 깔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명의 위험까지 경험했던 김국진이 한 번도 힘들지 않았다고 했지만, 왜 힘이 들지 않았겠어요. 전 김국진이 힘들다는 생각을 안한 것이 아니라 다시 해보겠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가졌기에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롤러코스터로 비유해서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그의 담담한 이야기는 마무리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펼쳐질 롤러코스터를 어떻게 탈지 제 나름대로의 경험을 통해서, 지금 다시 바닥을 찍고 움직이려고 하는 그 위치에 서 있습니다. 아기가 걸으려면 2000번을 넘어져야지만 걸을 수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여러분 모두 2천번씩 넘어졌다가 일어난 분이에요. 그런데 앞으로 여러분들은 더 넘어질 겁니다. 사람에 넘어지고, 학업에 넘어지고, 사랑에 넘어지고, 일에 넘어지기도 하고...
여러분들, 롤러코스터 특징이 뭐냐면 안전바가 있어요. 알게 모르게, 여러분들에게는 안전바가 매어져 있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롤러코스터를 즐기시길 바라겠어요. 넘어지면 넘어질 수록 여러분들이 일어나서 뛰고 날 수 있기 때문에, 넘어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마시고, 자신있게 마음대로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여러분들이 각자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인생의 여행을 곧 시작할텐데, 정말 멋진 롤러코스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
저는 김국진이 들려주는 안전바 이야기를 들으며 무릎을 쳤습니다. 이렇게 핵심적인 한 단어로 막막한 앞날에 불안해 하는 젊은이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자신감을 가지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강연을 듣는 학생들은 감동으로 숙연해졌고, 눈은 뭔지 모를 희망과 자신감이 충만해져 있음이 보였어요. 강연이 끝나고 학생들은 벅찬 감동으로 박수를 쳐주었고, 대기실에 있던 멤버들은 기립박수로 김국진을 맞이해 주었어요. 김국진은 3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인생을 통해 청춘들뿐 아니라, 기성세대들에게까지 진솔한 감동과 깊이있는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제가 감동받은 부분은 김국진의 인생이 남다른 굴곡을 거치고 이겨냈다는 것보다는 인생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저같은 세대들에게도 주는 희망과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였습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인생 자체를 즐기라는 말은 사실 누구나 해 줄 수 있는 조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김국진이 들려준 이야기는 진실함이 있었고, 힘들었던 시기에 느꼈을 고통들을 생략해 버렸지만, 오히려 감동으로 와닿았습니다. 고비마다 그가 겪었을 고통들은 생략된 말속에서도 충분히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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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불렀네 2010.05.03 11:18
돈이 있고 인기가 있었으니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는거지 그게 골곡진 인생? 롤러코스터?
놀고있네. 시장바닥에서 생선비린내 맡으며 일하며 돈모아서 전세살게됐는데 사기당해서 홀랑날리고 등록금벌려고 배타고 밤일나가고 어렵게 취업했는데 성추행을 하지않나 월급을 안줘서 애기분유를 못사 이런것들의 비하면 이녀석의 인생은 너네들이 평생 해보지도 못할 편한 경험일뿐이다.
굴곡진 인생? 감동? 명강연? 인생 저리 오래 살고도 사람되긴 글렀네
하~ 놀고들 있다 -
나락 2010.05.03 11:31
좀 그렇던데. 본인이야 돈도 많았을테고 언제든 복귀해서 일을 할수 있었으니 롤로코스터인생을
살수있었을테지만 일반 평범한 젊은이들이 그런 인생을 살았다간 자칫 집안이 날아갈수도 있는데 또 그렇게 망하고 평범한 사람이 재기하기란 정말 하늘의 별따기인데...
오히려 김국진은 정말 일반인과 서민들의 생활을 모르고 있구나 하고 씁쓸함을 느꼈는데...
감동이라... -
금성에서온여자 2010.05.03 13:18
초록누리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
해피센데이를 거의 안 보는데 어젠 TV를 켜놓고 다른 일을 하다가
김국진씨 강의를 봤어요.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며 웃음을 섞어 담담하게 자신의 얘기를 하는데
겸손하고 진실한 그의 강의에 감동 받았습니다.
울컥 눈물도 났구요.
힘든 시절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지만 그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
짐작이 되고도 남더라구요.
마지막 안전바 얘기에 저 역시 김국진씨 대단하다 싶었어요.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길 안전바가 있으니 괜찮다고
즐기면서 가라고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힘이 되던지,,
30분 강의 전체가 다 감동적이었지만 특히 마지막에 한 얘기는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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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올시다.. 2010.05.03 22:22
뭐 앞뒤 잘 끼워맞춘 좋은 강의긴 했지만 감동적이기까지는..너무 자기 주관에 함몰되서 자기 인생이야말로 최고 스릴넘치는 인생이었다고 착각하는 듯한 인상..뭐 운이 좋아서 한 시대를 풍미한건 인정하지만 골프에 시간과 돈을 다 소비하고, 이혼으로 이미지 실추하고, 그래도 끌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제자리 찾고..과연 김국진씨가 바닥을 경험했다고 자신있게 얘기할수 있는건지 모르겠네요..최재천 교수님이 이런 류의 인생론을 경계하라고 했는데 아마 가장 합당한 예가 아닌가 싶네요.. 이런 식의 끼워맞추기 강연보다는 서울역에서 노숙자 할아버지의 인생이야기를 듣는게 훨씬 도움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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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mrhan 2010.05.04 00:16
왜 이렇게 삐뚤어지신 분들이 많은지 모르겠네요. 그냥 그 자체를 받아들이면 좋을것 같은데요 .
저같이 20대의 청년들에겐 취업문제나 사회에 대한 부담감등 첫발을 내 딪기가 무서운 분들이 많을 겁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조금만 실패해도 일어나기 힘든분들,그리고 지금 실패해서 좌절하시고 계신 분들...저 또한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김국진씨의 강연은 그어떤 책이나 다른 강연에서 볼수 없었던 명강연이었습니다. 그 정도 자리까지 올라보지도 못한 분들이 비아냥 거린다고 배 부른 소리니 뭐니 하는데 그분들이 김국진씨 정도의 자리까지 올라갔다가 밑바닥으로 떨어졌다면 과연 다시 일어설수 있을까요??올라가지도 못하겠지만 맨날 술이나 마시면서 세상 비관이나 하면서 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