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산책로는 꽃들이 만개해서 저를 기분좋게 했는데, 꽃들을 헤집고 전해지는 찬기운때문에 몸을 움추려야 했어요. 봄볕에 화사하기만 했던 봄꽃들의 향연 속에서 느껴지는 찬 기운, 그거였어요. 11회는 봄꽃들의 현란한 향연처럼 은조와 효선이 서로의 손을 잡으려 했던 감동이 있었고, 떠났던 대성도가의 사람들이 돌아왔듯이 한편의 수채화처럼 예뻤던 장면들이 이어졌습니다.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은조의 상처도 이제는 치유된 듯 안심이 될 정도였고, 효선의 외로움을 은조가 보듬어 주는 의붓자매의 정이 움트는 그런 희망도 보였지요. 물론 송강숙이라는 복병이 있지만, 오히려 저는 은조가 안심되었습니다.
하지만 효선은 예전의 효선이 아니었어요. 안아달라고, 자신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새엄마 송강숙에게 구박받아도 내가 좋아하니까 상관없다고 말하는 효선은 저를 소름끼치도록 무섭게 만들어 버렸으니까요. 저는 효선이 효선이 같지 않아서 무서웠어요. 이제는 은조의 시선으로 효선을 볼 수 없고, 효선의 시선으로 은조를 볼 수가 없게 돼버렸으니까요.
표면적으로 효선은 착하고 어진 구대성의 성품으로 끝까지 은조와 새엄마를 품으려 했지만, 왜 제게는 효선이 무섭게만 느껴졌을까요? 아마 제가 동화 속에 살고 있는 공주가 아니기 때문이고, 동화 속의 마음을 가지기에는 속물적이고 현실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효선은 동화의 고운 책표지를 막 찢고 나오려는 아이같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저랑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은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되지만, 제게는 효선이 더이상 어린 울보공주로 보여지지 않았어요. 무섭고 춥다고 안아달라는 효선을 매섭게 뿌리치고 돌아서는 순간, 은조와 효선은 갈림길에 서고 맙니다.
"이러다 정말 전부 다 내 꺼가 되고 말겠어, 구효선. 우리 엄마 보통 사람 아니고, 나 그 엄마 딸이야. 당하지 마라. 당해도 절대 안 구해줄거야"
아버지의 죽음은 효선을 어린 울보공주에서 자기 것을 빼앗기지 않아야 할 어른이 되게 했습니다. 은조와 도가를 떠난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사과하는 길에 효선은 은조에게 말하지요. "도가에 서서 한참 생각했어. 도가가 무너지면 아빠가 또 한번 무너지는 거다" 효선의 말은 진심이에요. 하지만 이 진심 뒤에는 효선의 은조의 심리를 간파한 이중성 역시도 숨어 있습니다.
효선이 은조에게 한 고백은 효선의 진심이면서도 배반적인 이중성이 깔려있습니다. 아빠의 대성도가를 무너뜨릴 수 없는데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안아달라고, "너 때문에 따뜻하고 싶다"며 은조의 마음을 움직이지요. 천하의 얼음공주를 말이지요. 효선의 장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거예요. 가짜 막걸리를 팔았다고 온 상가 사람들이나, 쌀을 대주지 않겠다는 아저씨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효선이 사람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잘 알기 때문이에요. 아버지를 두 번 무너뜨리지 않고 싶다는 말, 그리고 이상해진 엄마때문에 외롭다는 말은 은조를 조금은 가깝게 다가오게 합니다. "작정하고 너랑 뻗댄 것 아니야. 나는 따뜻하겠다는 작정도 일부러는 안되는 애야. 따뜻하게 해달라는 것은 안돼, 하지만 뻗대지 않는 것, 그건 해볼게. 당분간만이라도"
이 대목은 효선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 장면이었어요. 예전의 효선이었다면, 효선의 유일한 가족이고 엄마의 동생인 외삼촌에게 해야 한다고 했을지도 몰라요. 대성도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경찰서로 가서 자수해 달라는 은조에게 "네가 뭔데 우리 삼촌에게 그러냐?" 라며 은조를 뜯어말렸던 효선이었어요. 그런 효선이 은조에게 축국문을 읽으라고 한 것은 아버지의 은조에 대한 믿음과 은조의 대성도가에 대한 애정을 효선이 알았기 때문이에요. 은조의 마음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효선이 그만큼 어른이 되었음을 보여준 것이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효선의 마음 속에 용암처럼 꿈틀거리는 미움의 마음이 착함을 누르고 올라 오는 것이 제눈에 보였습니다. 그 순간 몸이 으슬으슬 추워짐을 느꼈고요. 엄마의 구박에 은조는 효선에게 제발 엄마를 피하라고 사정을 해봅니다. "엄마한테 왜 가? 자꾸 다치면서 왜... 너 애가 왜그렇게 미련하니? 잠깐만 피해 다녀라"
효선은 그게 안된다며 "자꾸 엄마가 궁금하고 보고싶어. 엄마가 머리 쓰다듬어 준 것도 생각나고, 가시 빼 주던 생각도 나고, 발톱 깎아 주던 것도 생각나고... 엄마가 외로워서 저러시는 거니까... 나도 외로우니까 같이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엄마의 품을 그리워 하는 아이의 마음이 다 들어있는 듯한 말이에요. 그런데 저는 왜 이런 말을 하는 효선에게서 송강숙의 마음이 보였는지, 마치 구대성이 보고 있을 때만 잘해 주었던 송강숙의 모습처럼, 은조에게 고운 자신의 마음, 착한 마음만 보여주려고 애쓰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은조가 차가움 마음만 보여주려고 애썼듯이 효선은 착한 마음만 보여주려고 연극을 한다는 생각 말이지요.
그리고 효선의 얼굴은 냉정함과 진심과 동정의 감정을 한꺼번에 담아냅니다.
은조가 "엄마를 조금 피하다보면 곧 다시 괜찮아 질지도 몰라" 라고 말하자 효선의 표정이 싹 바뀌던 장면이 있었어요. 은조처럼 새엄마 송강숙을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우리 엄마 나쁜 사람이야, 절대 변하지 않을 사람이야" 라고 경고해 주던 은조가 엄마가 달라질 지도 모른다고 말하는데, 예전의 효선이라면 믿었을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효선도 송강숙이 자신에게 곁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효선의 말은 차갑습니다. "다시 괜찮아 질지도 모른다구? 내가 어린 애니? 언제부터 나도 알았어. 아빠가 보고 있을 때랑 없을 때 나한테 다르다는 것 알고 있었어. 알았지만 상관없었어... 엄마가 그러는게 서운할 수록 그건 내가 엄마를 좋아한다는 뜻이니까. 내가 좋아하면 상관없는 거야. 영영 미움만 받아도 돼. 날 쫓아내건 너랑 엄마가 도망가지만 않으면 돼. 너랑 엄마랑 준수랑 없으면 나 정말 혼자잖아... 날 버리지만 마"
은조는 효선에게서 겹쳐지는 구대성의 모습에 울어버리지요.
왜, 효선은 은조에게 자신을 버리지 마라고 한 후 울었을까? 미스테리였어요. 그 순간 저는 효선에게서 이번회 전체적으로 이상하게 효선의 감정선이 불안불안해 보인 이유를 찾았습니다. 효선이 한 번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거였어요. 너 때문에 따뜻하고 싶다고 했을 때도 눈물을 보이며 외롭다고 안아달라고 했을텐데 눈물을 참고 있었고, 송강숙이 자신을 밀어낼 때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고, 깨진 찻잔을 주으면서도 효선은 울지 않았어요. 다른 때였으면 효선은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질펀하게 흘렸어야 했거든요.
은조가 엄마를 당분간 피하라고 말해줄 때도 다른 때 같았으면 서러움과 감동으로 펑펑 울었어야 할 효선이 계속 눈물을 참더군요. 오히려 은조앞에서 효선이가 울듯이 은조가 펑펑 우는 뒤바뀐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던 거예요.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울지말라는 은조의 말을 효선이 잘 듣고 있는지도 몰라요. 징징대는 것 꼴보기 싫으니 울지말라는 새엄마의 말을 효선이 지키려 애쓰고 있는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혼자서 가슴을 치며 우는 모습은 여러가지 생각을 복잡하게 합니다. 마치 그 동안 숨겼던 감정을 혼자 토해내듯이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아버지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에 우는 모습같기도 하고,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과 착한 효선의 원래 심성이 부딪치는 고통에 우는 것 같기도 했어요. 이제는 더 이상 착한 효선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신을 때리고 있는 모습같기도 하고, 거짓 고해성사를 하고 그런 자신이 싫어서 울고 있는 것 같기도 했거든요. '내꺼를 지키기 위해 더 착한 척 위선을 떨거야, 새엄마가 과거에 그랬듯이' 라고 은조와의 대화 중간에 복선이 보이기도 하는 효선의 변화는 신데렐라 언니 2부를 끌고 가는 중요한 감정선이 될 듯 합니다.
* 개인적으로 몸이 너무 좋지 않아 타이핑을 하기도 힘이 듭니다. 이번 회 은조의 감정 변화 역시 중요했고, 기훈과 송강숙의 감정선도 중요했었는데, 기훈과 송강숙은 은조의 변화와 함께 뒤바뀐 은조와 효선의 선상에서 몇 시간 후에 조금 쉬었다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몸이 힘들지 않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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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에서 온 여자 2010.05.06 14:27 신고
오전 내내 초록누리님 블로그를 몇 번이나 들락날락했어요.
신언니 11회를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했거든요. ^^
어제 구대성이 죽은 후 효선이와 은조가 많이 달라졌구나 라고 생각하며 드라마를 보다가
마지막에 은조 방에서 두 사람이 대화하는 걸 보고 깜짝 놀았어요.
효선이가 구대성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길래요.
처음에는 그 아버지에 그 딸이구나 하며 감동해서 눈물 흘리고 보다가
나중에 효선이 자기 방으로 와서 가슴을 치며 우는 장면을 보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록누리님 말씀처럼 저도 어른이라 그런지 그 장면이 순수하게만은 보이지 않더군요.
여느 드라마라면 감성적으로만 보겠지만 이 드라마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그래서 더 매력있지만요.
부디 효선이가 선한 의도로만 눈물을 참고 있는 거라면 좋겠어요.
오늘 내용은 어떻게 전개될 지 정말 궁금합니다.
덧> 초록누리님 몸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아 걱정입니다. ㅠ
얼른 회복하셨음 좋겠어요. ^^ -
dd 2010.05.06 18:48
그렇게 복잡하게 이중 복선을 깔아가며 복잡하게 생각 할 필요가 있는 드라마는 아닌 것 같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지긋지긋하게 반복되어온 스토리를 살짝 틀은 것에 불과하지만 이정도의 시도도 없는 한국 드라마 시장이니.. 이만해도 은총같이 느껴지는 군요..뭐- 은조의 캐릭터가 종국에 열려가는 부분도 심하게 클리셰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남자주인공 기훈은 정말로 지루하기 짝이 없지요. 관건은 이미 반 이상 달려온 이 드라마가 또다른 주인공인 정우를 어떻게 다루는가가 숙제인데.. 현재의 정우는 답이 안보이네요. 효선의 배신의 변주..같은것은 별로 신경안써도 될것 같습니다. 이사람의 전작인 봄날이나 불한당 같은 작품도 복선과 변주를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지만.. 항상 결론이 시시한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기대는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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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 2010.05.07 09:10
이런 식으로도 볼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굉장히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공감하기는 어딘가 어려운 것이, 아마 저는 그래도 사람을, 효선을 좀 더 순수(?)하게 믿고 싶어서인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란 것은 원래 자신이 살기 위해 영악할 수 밖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는 것이고, 지금 저 집안에서 가장 (스스로는 살아갈 힘이 아직은 없다는 의미)로 어린아이는 효선입니다. 구대성이 은조의 아킬레스건이라서 딱히 언급하고 그걸 가지고 은조를 조종(?)하기보단 그냥 본능적으로 어떻게 해야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알고 행동했을뿐입니다. 하지만 마냥 힘없는 아이이기만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선택 또한 했습니다. 은조를 미워하고 자기 손바닥 안에 뒀다면, 피곤하게 계략짜고 그럴 것도 없이 그냥 간단하게, 필요한 발명한 효모 제조법만 요구하고, 도가를 떠나버리라고 할 수도 있었고, 그 정도로 충분히 만족했을 것입니다. 은조의 죄책감을 들먹여, 아버지를 죽게 만든 니가 무슨 염치로 여기에 있냐면서 다시금 상처를 칼로 쑤시면서. 축국문을 읽을 사람을 정하기 위한 회의에서도 볼 수 있었듯, 대성도가를 살릴 효모를 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은조를 언급하지 않았을만큼, 도가에서의 그 입지는 생각보다 약해서 쫓아내기 쉬웠을 것입니다.
전 효선이가 울지 않았단 점, 방에 돌아가 가슴을 치는 것이 그것이 착했던 아이가 거짓된 연기를 하며 더 이상 순수했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을정도로 달라져버린 자신에 대한 괴로움이 아니라, 더 어렵고 힘든 선택을 한 것에 대한(용서하기 힘든 것, 힘든 이들까지 결국 끌어안고 나아가기로 한 것) 고통의 표출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리뷰를 보면서 괜시리 섬뜻했습니다.드라마 속 세상이 아닌 현실 세상이었다면 '그래, 저런 사람도 있을거야' 라는, 저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 한 사실을 제게 휙 들이내밀어버렸던 글이었으니까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
그래도 전 제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네요. 원래 동화란 것이 결코 아름답기만 한 얘기가 결코 아니었지만, 그 동화 이야기꾼(?)들이 미화시켜 이야기를 꾸몄듯, 다 읽고 난 후 기분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던것처럼 끝났을 때 이 드라마를 기분좋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저는 말에요. 2010.05.08 05:13
저는 구대성이 자신의 몸이 안 좋아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효선을 위해 무언가를 남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산에 관한 유서와 함께...자신이 죽은 후 효선이가 앞으로 대처해나가야 할 것들을 기록한 무언가를 남겼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보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효선이 외삼촌이 사고를 쳤을때 구대성이 외삼촌을 나무라며 물은 말이 있습니다. 효선에게 하나밖에 없는 삼촌인데 내가 살길을 안 마련해줄 것 같아서 그런 사고를 쳤냐고 나무란후....'자네 내가 없어지면 어떻게 하려고 하나'라고 물은 적이 있지요. 그때 외삼촌이 '어디 가십니까?'라고 되물었고...구대성은 답답한 표정만 지을 뿐 더이상 말을 안했지요. 구대성은 이미 자신의 몸이 안 좋을 것을 알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던거지요. 구대성은 외삼촌에게 효선을 맡길수 없다는 것도 알았고...효선을 위해 따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구대성이 외삼촌에게 '내가 없어지면 어떻게 할려고 하나'라고 묻는 장면은 의미심장한 장면이었습니다.
둘째는 ...구대성은 송강숙의 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송강숙의 마음을 알고 있는 구대성이 송강숙이 효선이에게 위선적으로 대하고 있는 것을 몰랐을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구대성은 병원에 한번 다녀온 후 자신이 일찍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예감하고 외삼촌에게 '내가 없어지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런 구대성이 송강숙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효선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을리가 없습니다. 구대성은...송강숙이 자신을 뜯어먹을게 많아서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그런 송강숙이 자신이 죽은 후에 효선이에게 어떻게 할지 짐작하지 못했겠는지요. 구대성은 사업가입니다. 모든걸 예측하고 있었을 겁니다.
셋째. 구대성은 송강숙의 마음만 간파한게 아니라 송강숙에게 장씨라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예전에 송강숙이 절에 다녀오겠다고 한 후 다른 곳에 다녀온걸 구대성은 알았습니다. 그때 송강숙은 은조 한약을 지으러 갔다 왔다고 둘러댔고 구대성이 송강숙의 말에 안심하며 웃었지요. 그러나 송강숙의 마음을 알고 있었던 구대성이 송강숙이 둘러대는 말에 마냥 안심하고 있었을리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송강숙이 효선의 친구를 만났다며 밤중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었는데.....송강숙이 효선이에게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다는걸 몰랐을 리가 없는 구대성이 ....그런 송강숙의 뒷조사를 안했을까요. 저는 구대성이 송강숙의 뒷조사를 했을 수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뒷조사를 해서 모든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송강숙을 내치지 않은 것은 구대성 역시 송강숙을 이용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대성은 사별을 했기에 이혼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또한 송강숙이 마음이 악독해도...겉으론 잘하니깐 그 잘하는 걸 이용하여 살면서....효선이에 대한 대책을 세웠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넷째...효선이가 대성 참도가에서 은조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지요. 은조에게 인부들을 설득시키는 방법을 가르쳐주고...또 누룩고사를 지내게 해주면서...은조를 높여 주지요. 은조에게 모든 것을 빼앗길까봐 걱정했던 효선인데...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은조를 높여주는 건 효선이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입니다. 은조를 높여주어도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될수밖에 없다는 걸 효선은 믿고 있는 거지요. 그것은 바로...구대성이가 효선에게 따로 남겨준게 있어서...즉 유서나 앞으로 대처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일러주어서일겁니다. 효선은 그걸 믿고...일단 대성참도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은조를 앞세우면서...은조를 이용하는거지요. 은조를 앞세웠다간 은조가 ceo가 될수도 있는데...무조건 은조를 앞세울까요...천만에요....믿는 구석이 있어서지요.
다섯째...구대성은 은조에게 자신을 버리지만 말아달라고 하지요. 그 말을 효선이도 은조에게 했어요. 이는 구대성과 효선이가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아서....상처가 깊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도 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한편...구대성이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고 은조에게 버리지만 말아 달라고 말한걸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구대성이 그렇게 말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효선이를 위해 한 말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대성은 효선이를 위해 그런식으로 은조의 마음을 흔들고 은조의 마음을 산후....효선이에게 그런 내용까지 유서로 남겼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것을 알았지만....효선이 널 위해서...은조에게...버리지만 말아달라고...말했다고...은조에게 사랑을 주면...은조는 너 편이 되어 줄거라고....하면서....재산에 관한 부분이 포함된 유서를 남겼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효선은 자신의 아버지인 구대성이....은조에게 ...버리지만 말아달라고...한 말을 알고....그 말을 되풀이 함으로써...은조의 심리를 건드리며 은조를 이용하는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섯째....구대성이 병원으로 실려가면서 기훈에게....괜찮다...라고 말했습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괜찮다고 한 것은...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준비를 해두었다는 말이 아니겠는지요. 내가 죽는 것은...기훈이 너 때문이 아니다....나는 이미 병이 있었다...그래서...내가 죽은 후까지 준비해뒀으니 걱정하지 말아라...라는 뜻으로...괜찮다고 ...한게 아니겠는지요.
일곱째...구대성은 사업가입니다. 사업가는 사업가의 안목이 있고 또 치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구대성은 효선이에게 대성참도가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아도...효선이가 사업가로서의 기질이 있을 거라는 걸 눈치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해서...구대성은 은조의 그릇과 효선이의 그릇을 보았을 것이고....효선이가 은조처럼 성실하거나 악바리는 아니더라도...효선이의 그릇이 은조의 그릇보다 더 클거라는 알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효선이를 ceo의 자리에 앉힐려고 별도로 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될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효선이를 그 상태로 내버려두면서....은조를 이용했을 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사랑의 마음도 있었겠지만 말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저는 구대성이 효선이만 볼수 있는 유서를 이미 만들어놓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효선이는 그 유서를 보았기에....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숨기고...은조를 앞에 내세우면서....은조를 요리하고...또한....은조를 요리하기 위해 송강숙을 붙들어두고 있는거지요. 대성 참도가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전까지 ...은조와 송강숙을 이용하는거지요.
구대성은 사업가이고...효선이는 사업가인 구대성의 딸입니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일차적으로 사람 마음을 꿰뚫어보고...사람 마음을 움직일수 있어야 합니다. 구대성은 은조의 차가움 속에서도...은조의 마음을 꿰뚫어보고....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고...또한 효선이 역시 은조와 송강숙의 마음을 꿰뚫어보고....은조와 송강숙을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구대성의 경우...은조에게...내가 엄마(송강숙)의 마음을 몰랐을 것 같니..하면서 은조를 섬뜩하게 하면서...은조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어 은조의 마음을 움직이지요. 그리고 버리지만 말아달라고 하지요. 효선이도...내가 어린애니...엄마를 몰랐을 것 같니...라고 하면서 은조를 섬뜩하게 한후...은조에게 따뜻한 말을 하면서 은조의 마음을 움직이지요. 진짜 여우는...송강숙이 아니라...구대성과 효선입니다. 그리고 송강숙이 뜯어먹을께 많아서 구대성에게 붙어 있는다고 했지만...실상은 구대성과 효선이 ...송강숙과 은조에 뜯어먹을게 많아서...송강숙과 은조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가는게...아닌가 싶습니다. 즉...송강숙은 자기 발등 자기가 찍는 격이 되어버리지요. 아무리 남자가 여자한테 미쳤다고 해도...사업가인 구대성이....아무것도 모른채 당할리가 없습니다. 더욱이 심장쪽이 이미 안좋아...죽음까지 예견하는 말을 외삼촌에게 한 구대성이...효선이가 아무것도 모른채 당하는 상황으로 만들어놓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또하나....송강숙의 아들이 구대성의 아들이 아니라 장씨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송강숙은....그 사실을 몰라도...구대성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구대성이 송강숙 몰래 혈액형 검사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구대성이 알았다면 구대성의 유서에 의해 효선이도 알고 있었을거구요. 효선이는 그 모든것을 알게 되어 속으로 피를 흘리면서....겉으론 웃고 약한 척하며....나중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구대성과 효선이를 나쁜 사람들이라고 할수는 없지요. 구대성과 효선이를 속이고 먼저 이용한 것은 송강숙 쪽이었으니깐요. 송강숙도 모진 세월을 살아와서 그렇다고 이해는 하는데...어쨌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구대성과 효선이를 먼저 이용한 것은 송강숙쪽이니....구대성과 효선이를 나쁘게만은 볼수 없지요.
그리고 신데렐라 언니인 은조는....피해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동화 속에선....나쁜 언니로 나오지만 ...드라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건.....신델레라 언니가 왜 나쁠수밖에 없었는가...그리고 신데렐라는 과연 좋은 아이였나라는걸 짚어보고자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즉...진짜 악역은 팥쥐가 아니라 콩쥐이고....팥쥐는 피해자였을 뿐이라는 걸 ...말하고자....하는게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같습니다.
또하나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은....기정의 어머니로 나온 분이 김청이었습니다. 김청이라는 연예인의 비중을 볼때....기정의 어머니가 단순한 역할을 아닐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김청과 구대성이 무슨관계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건....왜인지...-
초록누리 2010.05.08 15:25 신고
와...정말 대단하신 분석입니다. 몇가지는 저도 추측하고있었던 것과 일치하기도 하고요. 특히 삼촌에 관한 부분과 송강숙에 대한 부분은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효선에 대해 따로 유서를 작성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얼핏하기는 했지만, 만약 효선에데 따로 유서를 남겼다면 효선에게 은조를 이용하라기 보다는 잘 지내고 믿고 따르라는 말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대성은 물론 기업가지만, 이 드라마에서의 구대성은 사업가로서의 구대성보다는 기본적으로 잘 익은 술처럼 좋은 인품의 사람으로 그렸다고 생각됩니다.
이 댓글 자체를 블로그 글로 올래셔도 좋을 글같습니다.
댓글에 감탄했습니다^^* 맞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렇게 세밀하게 보시고 계시는 것에 놀랍습니다.
긴 댓글 감사합니다. 효선이 과거의 효선과 다른 인물이고, 마냥 착하지만은 않은 어떤 변화가 있다는 것은 저랑 같은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정말 앞으로 효선이 궁금해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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