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선이가 아버지를 위해 한 복수방법이 효선이다웠고, 구대성의 딸다웠다는 생각에 효선이가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효선의 복수는 인간의 파멸이 아니었어요. 아버지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었지요.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보셨더라면, 효선이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줬을 것 같아요. 아버지는 인간의 본성을 믿는 분이었고, 사람을 내치는 사람이 아니라 품는 사람이었어요. 자신에게 칼을 들이 댄 사람일지라도, 그 칼을 스스로 쥐어 자신을 찔러버린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해서라도 다른 사람의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지요.
세상에서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단 한사람
아빠를 기만한 털보장씨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받은 효선은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할 엄마가 없어져 버린 것을 보고, 끝내 진심을 드러냅니다. "엄마, 가지마"라고요. 효선은 엄마를 붙들고 싶었어요. 새엄마가 생지옥에 살더라도, 그로인해 효선 역시 생지옥이 되더라도 효선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를 잃고 싶지 않았어요. 첫눈에 반해버린 한 여자, 그 여자를 엄마로 만들고, 아버지의 아내가 되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보면서, 아버지가 행복하는 모습이라면, 자신을 대하는 마음이 진심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던 효선이었어요. 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또한 엄마도 아버지를 사랑하면 그것으로 충분했어요.
효선에게 아버지 구대성은 은조에게 구대성이라는 존재 이상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 가장 따뜻하고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 그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이 너무 감사한 효선입니다. 그런 아버지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 효선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아내라는 자리, 그 시린 가슴 한자락을 새엄마 송강숙이 채워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그런 송강숙이 아버지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그것을 아버지가 알고도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는 것을 효선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불결한 새엄마, 그런 엄마를 끝까지 품어준 가엾은 아버지에게 효선은 진심으로 사죄시키고 싶어합니다. 털보장씨의 사과를 받은 효선은 그제서야 눈물을 흘립니다. 털보장씨 쿨한 사람으로 보이더군요. 진심은 통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효선이는 엄마가 왜 도망치려는 지를 알았어요. 효선이의 피투성이 발을 보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엄마의 표정, 그 눈은 언젠가 손가락에 가시가 박혔을 때, 가시를 빼주며 바라보던 안쓰러운 눈빛과 같았어요. 동수에게 문자 씹혔다고 울며 돌아왔을 때, "우리 애기 어쩌나"하며 안아주던 계산없는 모습과 같았어요. 효선이 처음 송강숙을 만났던 날, 물벼락을 뒤집어쓰고 효선의 돌아가신 엄마의 옷을 입고 효선을 처음으로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그 모습이었어요.
효선은 엄마가 뉘우치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엄마가 도망쳤기 때문에 알았어요. 인두겁을 뒤집어 쓴 여우라면, 모든 것이 들통났더라도 도망치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어떻게라도 둘러대고 효선이를 구박했을 지도 모르지요. 그렇게 독하고 모질었던 새엄마가 자신을 귀신보다 더 무서운 년이라며 도망치려고 합니다.
송강숙은 더 이상 운학루를 지킬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망치려 했던 것이에요. 효선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자신이 효선이와 아버지 구대성에게 한 짓이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천하의 송강숙도 죄값을 치르려고 했어요. 효선이는 엄마가 도망치려고 한 것을 보고 송강숙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음을 보았던 거예요. 그런 엄마를 효선은 아버지처럼 품고 싶어합니다.
효선이 찍고 싶은 가족사진
털보장씨에게 사과를 받으면, 효선은 은조랑 준수, 그리고 송강숙을 가운데 앉히고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효선은 강숙에게 가족사진 찍어 각자 방에다 걸고, 지갑에도 넣고 다니자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지만, 효선은 정말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을 거에요. "이 여자가 우리 엄마다. 세 아이의 엄마다. 이렇게 예쁜 여자가 우리 엄마다" 라고 세상에 다 알리고 싶었을 지도 몰라요. 효선에게 유일한 가족이니까요. 아빠의 표지모델 사진을 준수에게 들고 하고 함께 찍어서 아무도 엄마를 꼬드기지 못하게 말이지요. 엄마가 진심으로 자신을 안으려 했었다는 것을 알기에, 효선은 뒤늦게 엄마에게 못되게 군 것이 후회스럽기까지 할 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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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 2010.05.21 13:28
초록누리님의 리뷰를 좋아하기에 즐겨찾기까지 해 놓고 종종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 리뷰를 보고 싶지가 않네요. 주객이 전도된 듯한 전개와 개연성도 없이 나오는 인물마다 효선이, 효선이. 아무리 이해하고 공감하려해도 마음으로 부터 효선이 캐릭 자체가 안와 닫습니다. 어제 지루했던 엔딩20분 리모컨을 들었다 놨다. 언제 끝나나 시계만 올려다 봤답니다.
누리님 죄송해요. 글도 안읽고 답글 달아서.. -
조약돌 2010.05.21 16:20
저두 효선이 효선이 하는통에, 좀 보기가 불편했어요.
기사 읽으면 착하디 착한 효선이란 글을 볼때면 제가 그동안 본 드라마가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거기다 은조랑 기훈이 부분도 계속 답답하고 ... 에고고~
제가 좋아하는 문근영이 나온다는 말에 시작한 신데렐라 언니란 드라마때문에 알게 된 초록누리님 글 너무 잘 보고 있다는 인사가 늦었네요. 전 초록누리님이 계신 캐나다 밑에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예요. 그래서 드라마보다 초록누리님 글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보게 되네요. ^^~
그런데 서우 어떨때는 연기를 곧잘 하는것 같은데, 감정의 강약 조절이 좀 안되는것 같아요. 거기다 서클렌즈낀 눈이 좀 무섭기도 하고, 어색하네요. 앞으로 남은 4회 어떻게 풀어나갈지 누군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스포가 돌던데, 모두들 좀 편하고 해피 해졌으면 좋겠어요. 에고고~!
앞으로도 좋은 글 계속 부탁 드릴께요. -
휘빌 2010.05.22 13:44
여기 이상하게 은조빠들이 많네요. 이 드라마 원래 서우와 문근영 둘 다 주인공 아닌가요?
그리고 왜 위에 계신분은 주객전도라는 말을 쓰는지 원;;; 저는 지금 구효선이라는 캐릭터가 이제야 충분히 납득이 가거든요. 전에는 뭐만해도 열라 까이더니, 이젠 아무리 이해를 시켜도 계속 까이네요;;; 하여튼 글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눈물 쏙 빠지게 하더라구요ㅠ 아직도 마냥 엄마찾는 어린애같은 효선이 ... 어찌보면 은조보다 더 독한년이라는 소리가 맞는 것 같네요. 앞으로도 리뷰 자주 부탁드려요 ㅎㅎ -
친구세라 2010.05.25 18:48
누가 주연이고 누가 조연인가가 중요할까요?
문근영씨가 주연이라고 은조의 시각을 중심으로만 꼭 스토리가 돌아가야
한다는 법은 없는 것 같은데요..특히나 신언니는 전혀 그런 구도가 아니구요
그래서 더 특이한 매력이 있죠..종잡을 수 없구요. 뻔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이 드라마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전 끝까지 다 본 후에야
제대로 내릴 수 있을 것 같지만요.
전 처음엔 은조에만 몰입 되었었지만
효선이의 나레이션이 시작된 부분부터
효선이에게도 함께 몰입 되었고
은조와 효선이 모두 안쓰러워 하는 입장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주연 조연 따지는 건 좀 -_-
암튼 신데렐라 언니는 굉장히 입체적인 드라마인것 같아요.
은조 효선이 뿐만 아니라 기훈이 구대성 송강숙 정우 홍주가 사람들까지
주조연의 심리들과 그 앙상블 들을 조금이라도 놓치면 보기 힘들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보게 되고, 몰입도가 상당하죠..
16화에서는 은조의 감정도 나왔고
상당히 안쓰러웠지만
워낙 은조-기훈씬이 잘 살지 못하는 탓에
더 효선이만 살아난 느낌이여서
그렇게 느끼시는 듯도 하네요.뭐 개개인의 느낌들이야 다양하니깐요.
암튼 댓글들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어서
저도 몇자 제생각을 적어봅니다.
17화는 또 어떤 내용이 전개되련지.. -
jinju 2010.05.26 00:51
제목에 나오는 '감동적인 효선의 복수, 시청자를 울렸다'
저희집 세 여자들은(신언니를 3명이 늘 함께 보거든요...)
안타깝게도 전혀 감동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삶의 희노애락을 겪으실 만큼 겪으신 60대의 할머니도
드라마 끝난 후 막 짜증을 내시더군요...
강숙을 앞세우고 장씨를 만난다는 것 자체도
(개인적으로 서우의 마지막 연기는 좋았다고 느꼈습니다만)
효선의 행위에 당위성을 주기에는
너무 억지였습니다.
15회에서 효선이 강숙과 육탄전을 벌이면서
다시 집으로 강숙을 데리고 왔다면
화해의 기틀은 놓아졌고
시간이 가면서 점차적으로
용서하는 씬들이 나왔으면 좋았을 것을 생각해봅니다.
작가에게 화가 나는 것은
상황설정을 극단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순리로 푸는 것도 있는데
16화 마지막 장면들은 배우에게 눈물 쏟게하기 위한 것
(그래서 시청자들을 울리게 하려는)
장치 외에는 다른 생각이 안듭니다.
그러니까 신파작가라는 별명이 따라 붙는 것입니다.
그런데 16화는 확실히 실패했습니다.
드라마 끝나자마자 신언니 갤에서는
갤러들이 화가 나서 잠도 안자고
밤새도록
비판글(2,000글)을 쏟아 냈다고 합니다.
공홈이나 갤에서의 글들이
모두 이성적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봇물 터지듯 나왔지요...
장씨 나오는 장면도
은조가 마지막으로 장씨 만났을 때
그것으로 끝을 내야 하지 않았나요?
(사실은 다방씬에서 더 일찍 끝을 내었어야 했었습니다).
그리고 강숙이 대성의 일기를 보면서
가슴을 치며 참회를 하고 있었고,
진심으로 효선이를 딸로써 받아들이기
시작한 시점에서
효선이 아빠의 일기를 발견하고 복수를 생각하는 시차도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입니다.
당사자가 가슴아프게 뉘우치고 있는데
왜 또 다시...
효선의 감정씬을 다시 읽어보면서
효선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누리님의 글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 보다 더 예쁘게 표현된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신데렐라 언니 드라마에 관한
리뷰를 썼던 여러 블러거들이 드라마에 실망해서
집필을 중단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초록누리님은 계속 글을 써 주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