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1 12:22




신데렐라 언니 16회는 그동안 터져야 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시간이었어요. 은조의 '아빠, 잘못했어요'에 이어 효선의 '엄마 가지마'가 또 다시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효선이 진심으로 엄마를 부를 시간이 오리라 예측은 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온 것같습니다. 그런데 은조가 오열하며 불렀던 '아빠'처럼 효선이도 허공을 항해 엄마를 부르는 것을 보고, 어쩜 이렇게 어긋나는 것도 닮았을까 싶더군요. 약속이나 한 듯 서로에게 다가서는 순간이 어긋나기만 하는 구대성의 가족들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는 이 사람들을 가족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송강숙이 나타나기만 한다면, 정말 행복한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준수가 구대성이 나온 잡지를 들고 웃는 모습과 함께 말이지요.
기훈의 비밀을 알고 산산조각 나버린 은조의 가슴(솔직히 이부분은 공감이 가지 않아 굳이 사랑이라는 말을 쓰기도 싫습니다. 배신감 정도로 표현하고 싶네요;;), 털보장씨를 찾아가 아빠에게 진심의 사죄를 받은 효선, 그리고 또다시 없어져 버린 엄마를 부르는 효선의 절규는, 가슴이 먹먹하다 못해 기도를 막아버린 듯 숨조차 쉬기가 버거울 정도였어요. 효선이때문에 많이 울었는데, 독기와 연민의 감정선을 넘나들었던 서우의 연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효선의 복수방법이 감동적이었어요.

효선이가 아버지를 위해 한 복수방법이 효선이다웠고, 구대성의 딸다웠다는 생각에 효선이가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효선의 복수는 인간의 파멸이 아니었어요. 아버지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었지요.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보셨더라면, 효선이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줬을 것 같아요. 아버지는 인간의 본성을 믿는 분이었고, 사람을 내치는 사람이 아니라 품는 사람이었어요. 자신에게 칼을 들이 댄 사람일지라도, 그 칼을 스스로 쥐어 자신을 찔러버린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해서라도 다른 사람의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지요.

세상에서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단 한사람

아빠를 기만한 털보장씨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받은 효선은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할 엄마가 없어져 버린 것을 보고, 끝내 진심을 드러냅니다. "엄마, 가지마"라고요. 효선은 엄마를 붙들고 싶었어요. 새엄마가 생지옥에 살더라도, 그로인해 효선 역시 생지옥이 되더라도 효선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를 잃고 싶지 않았어요. 첫눈에 반해버린 한 여자, 그 여자를 엄마로 만들고, 아버지의 아내가 되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보면서, 아버지가 행복하는 모습이라면, 자신을 대하는 마음이 진심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던 효선이었어요. 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또한 엄마도 아버지를 사랑하면 그것으로 충분했어요.
효선에게 아버지 구대성은 은조에게 구대성이라는 존재 이상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 가장 따뜻하고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 그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이 너무 감사한 효선입니다. 그런 아버지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 효선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아내라는 자리, 그 시린 가슴 한자락을 새엄마 송강숙이 채워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그런 송강숙이 아버지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그것을 아버지가 알고도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는 것을 효선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불결한 새엄마, 그런 엄마를 끝까지 품어준 가엾은 아버지에게 효선은 진심으로 사죄시키고 싶어합니다. 털보장씨의 사과를 받은 효선은 그제서야 눈물을 흘립니다. 털보장씨 쿨한 사람으로 보이더군요. 진심은 통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효선이는 엄마 송강숙이 진심으로 후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음을 알고 있어요. 버스를 잡기 위해 뛰어 온 자신을 보고, 맨 처음 송강숙의 눈길을 멈춘 곳은 효선의 맨발이었어요. 버스에서 내린 새엄마는 또 효선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했어요. 효선이 발이 피투성이가 될때까지 뛰어도 엄마는 도망치려고 했어요.
효선이는 엄마가 왜 도망치려는 지를 알았어요. 효선이의 피투성이 발을 보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엄마의 표정, 그 눈은 언젠가 손가락에 가시가 박혔을 때, 가시를 빼주며 바라보던 안쓰러운 눈빛과 같았어요. 동수에게 문자 씹혔다고 울며 돌아왔을 때, "우리 애기 어쩌나"하며 안아주던 계산없는 모습과 같았어요. 효선이 처음 송강숙을 만났던 날, 물벼락을 뒤집어쓰고 효선의 돌아가신 엄마의 옷을 입고 효선을 처음으로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그 모습이었어요. 
"정말 예쁘세요. 아줌마 황신혜 닮았어요"라자, "어머 그럴리가 있니? 난 정윤희 닮았어, 얘"라며 정색을 하던 새엄마였어요. 효선이가 우리 엄마는 황신혜 닮았는데 하자, 금세 "나도 황신혜 닮았다는 소리도 들어" 라며 효선을 웃게 만들었던 새엄마였어요. 엄마 생각에 우는 효선을 새엄마는 따뜻하게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어요. 마치 '우리 애기 효선이 울지 마' 라고 말하듯이요. 비록 송강숙은 고래등같은 운학루를 보고, 다른 마음으로 효선이에게 맞장구를 쳐줬지만, 어린 효선은 그런 어른의 계산은 몰랐어요. 그냥 엄마 옷을 입은 아줌마가 예뻤고,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나게 해줬던 예쁘고, 좋은 냄새가 나는 아줌마였을 뿐이에요. 엄마같은 좋은 냄새...
효선이가 첫눈에 반한 한 여자의 모습은 8년이라는 시간 속에 변질되고, 진심이 아닌 부분들도 보게 해 버렸지만, 처음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우는 효선일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손가락에 박힌 가시를 빼주던 강숙은 진심이었어요. 같은 진심을 효선은 피투성이 자신의 발을 보던 엄마의 표정으로 또 확인합니다. 
효선은 엄마가 뉘우치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엄마가 도망쳤기 때문에 알았어요. 인두겁을 뒤집어 쓴 여우라면, 모든 것이 들통났더라도 도망치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어떻게라도 둘러대고 효선이를 구박했을 지도 모르지요. 그렇게 독하고 모질었던 새엄마가 자신을 귀신보다 더 무서운 년이라며 도망치려고 합니다.
송강숙은 더 이상 운학루를 지킬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망치려 했던 것이에요. 효선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자신이 효선이와 아버지 구대성에게 한 짓이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천하의 송강숙도 죄값을 치르려고 했어요. 효선이는 엄마가 도망치려고 한 것을 보고 송강숙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음을 보았던 거예요. 그런 엄마를 효선은 아버지처럼 품고 싶어합니다.
업히라며 처음으로 내밀어 준 등, 효선이 송강숙의 등에 업히는 순간 효선은 이미 새엄마를 용서하고 있었어요. 그 등이 사라질까봐, 반지를 돌려받은 날, 몰래 떠나버린 그날처럼 새엄마가 사라질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앙탈을 부리고 눈엣가시가 되어서라도, 엄마의 치부를 들어 협박해 가며 엄마에게 족쇄를 채우더라도, 엄마를 붙들고 싶은 효선이에요. 이 세상에서는 유일한 엄마니까요. 이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더 이상 효선에게 또다른 엄마는 있을 수가 없어요. 사진 속의 돌아가신 엄마가 효선의 마음 속에 살아 있는 엄마라면, 세상에서 엄마라고 소리내어 부를 수 있는 단 한사람이 송강숙인 거예요. 

효선이 찍고 싶은 가족사진
털보장씨에게 사과를 받으면, 효선은 은조랑 준수, 그리고 송강숙을 가운데 앉히고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효선은 강숙에게 가족사진 찍어 각자 방에다 걸고, 지갑에도 넣고 다니자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지만, 효선은 정말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을 거에요. "이 여자가 우리 엄마다. 세 아이의 엄마다. 이렇게 예쁜 여자가 우리 엄마다" 라고 세상에 다 알리고 싶었을 지도 몰라요. 효선에게 유일한 가족이니까요. 아빠의 표지모델 사진을 준수에게 들고 하고 함께 찍어서 아무도 엄마를 꼬드기지 못하게 말이지요. 엄마가 진심으로 자신을 안으려 했었다는 것을 알기에, 효선은 뒤늦게 엄마에게 못되게 군 것이 후회스럽기까지 할 정도에요. 
아빠의 술이 다시 생산되어 가게에서 팔리고 있고, 이제 일이 다 해결된 것 같았는데, 엄마를 진심으로 가슴으로 안아주고 싶었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는 덜 아플 것 같았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하나 뿐인 엄마가 다시 효선을 버리고 가 버렸어요. 아니 은조와 효선, 준수를 버리고요. 대합실을 나와 엄마를 부르는 효선의 모습은 시장에서 엄마 손을 놓친 미아처럼 처절하고 불쌍합니다. 사방을 두리번 거려봐도 어디에도 없는 엄마 모습, 그렇게 효선은 엄마잃은 아이가 되어 엄마를 찾습니다. 구대성이 새엄마의 불륜을 알고도 함께 했던 시간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했던 그 두려움에 떨면서요. "엄마, 가지마" 라는 효선의 절규가 그래서 더욱더 가슴을 먹먹하게 하네요.
가엾은 아버지를 위한 효선의 복수와 분노가 멈추려는 시간, 신데렐라 언니 이 뒤틀린 동화 속 효선이와 송강숙은 엇갈리는 시계바늘과 같아집니다. 송강숙은 어디로 갔을까요?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수배광고지라도 붙이고 싶네요. "송강숙 여사님! 예쁜 두 딸이랑 아들이 엄마를 애타게 찾습니다. 두 예쁜 딸들이 지금 무지 아파요. 죽을 듯이 아파요. 효선이는 미각을 잃었대요. 엄마가 해 주는 엄마의 밥상을 그리워 하고 있어요. 얼른 운학루로 돌아와서 딸들을 안아주세요!!! 더 이상 두 딸들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게 해주세요. 당신은 하느님, 부처님하고 맞짱떠서 이긴 여자잖아요, 송강숙이 이긴 게 아니라 엄마라는 이름이 이겼다는 것을 지금은 알고 있을 듯 싶은데 얼른 돌아가세요" 이런 광고를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