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들은 지난 5년간 200회까지 무한도전을 끌고 오는 동안 무모한 도전을 무도멤버들에게라면 당연한 도전으로 만들어 버렸고, 도전의 강도 수위도 높아만 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진화해 갔습니다. 무모한 남자들의 진화는 예능프로그램의 웃음을 공익으로 만들어 갔고,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에 기대와 애정, 심지어는 충성심까지 바치며 열렬히 사랑해 왔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질타도 있었고, 비판도 있었고, 침체기도 있었지요. 무엇보다 무한도전 폐지설이라는 한심한 양반들의 어처구니 없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의 말할 권리가 있는, 표현의 자유가 있는, 시청자들의 자존심으로 지켜야 할 상징적인 방송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속에서 어렵게 어렵게 200회까지 왔네요. 정말 김태호 피디와 스텝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길, 노홍철, 정형돈, 하하 등 멤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축하한다는 말도 200X200으로 보냅니다.
유재석이 "하늘같은 시청자 은혜에 감사합니다" 라고 했을 수도 있었는데,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멘트를 하더라고요. 무한도전을 지키려는 시청자들의 사랑에 함축적으로 인사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동안 무수한 외압이 있어 왔고, 천안함 침몰로 예능프로그램들이 장기결방되었지만, 무한도전은 정상화한 후에도 MBC파업 사태로 정상화되지 못했고, MBC파업지지의 상징적인 프로그램이 되기도 했습니다. 시청자들은 그런 무한도전에 무한애정과 신뢰로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표하고, 무도멤버들을 음으로 양으로 응원해 왔지요. 그런 일련의 일들이 떠올랐는지 유재석이 잊지 않겠다고, 감사하다는 말보다 더 감사의 표현을 진하게 하더군요. 의지도 더 강해 보였고요.
아이템 회의과정에서 논의되었던 '퀴즈가 좋다'가 '기부가 좋다'로 바뀌는 순간, 유재석을 뺀 나머지 멤버들과 방청객도 몰랐던 일이라 당황해 했지만, 역시 무한도전이구나! 싶었습니다. 생방과 마찬가지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 나온 말은 주어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도멤버들이 사전에 준비한 <퀴즈가 좋다>에 문제당 기부금과 상품을 걸고, 문제를 맞춘 사람이 금액과 상품을 기부하는 역발상 퀴즈였지요. 기획회의를 하면서 무도멤버들이 박명수와 정준하가 방송 중에 걸었던 약속들을 모두 정산하는 무도만의 특별한 채무방식인 셈이었던 셈이지요. 약속은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지키는 당신들, 정말 멋쟁이!
박명수에게 이번 200회 특집에서 가상으로 만든 2000회 특집에서 다시 채무 10억원이 생겼는데, 2015년에 기부해야 한다네요. 박명수가 10억을 기부하는 그날까지, 아니 그 이후로도 무도멤버들의 체력이 허락하는 한에서 무도가 계속되었으면 싶습니다. 최소한 2015년까지는 무한도전 계속되겠지요? 박명수씨에게 압력 팍팍!!!
정준하가 쓸데없이 부저를 누르는 바람에 퀴즈 우선권을 받아 어거지로 정답을 맞추게 해버리는 진행도 재미있었고, 특히 기부금 바꾸기 찬스는 남의 고통은 나의 기쁨이라는 컨셉을 적절히 살렸던 것 같습니다. 영어문제에서 형돈이 맞추고 상금 150만원과 형돈이 획득한 11만원과 가방 10개를 박명수의 11만원과 바꾸는 반전은, 웃음은 물론 맏형 박명수의 위신과 경제적 능력까지 적절하게 살려 주었지요. 마지막 음악문제에서 얼렁뚱땅 찍기에 성공해 버린 하하는 200만원과 에어컨을 상품으로 받았는데, 2년의 공백을 가진 하하에게 방송을 쉬는 동안 못했던(?) 기부까지 한꺼번에 시켜 버리는 유재석과 제작진이었어요.
무한도전멤버들은 여전히 최고가 아닌 남자들입니다. 그들이 최고가 되는 순간은 무도가 없어지는 날이 되겠지요. 최고가 아니고, 완벽하지 않기에 무모하리 만치 과감한 도전을 하는 그들을 응원하고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은 앞으로도 더 진화해 갈 것이라는 거죠. 200회 특집은 그 진화의 방향을 그들 나름의 색깔로 보여주었습니다. 자축이 아니라 나눔으로 말이지요. 가장 축하받아야 할 멤버들과 제작진은 200회라는 길고 험난했던 여정으로 이뤄 온 대장정의 축하를 시청자와 불우이웃들에게 돌려 주었습니다. 억지기부라고 스스로 겸손해 하면서 말이지요. 일곱색깔 무지개빛 만큼이나 아름다운 기부였고, 멋진 일곱남자들의 이야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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