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집결지인 첨성대에 가장 먼저 도착한 멤버는 김C입니다. 다음으로 들어 온 멤버는 천마총 도장을 찍어 온 MC몽이었지요. 그리고 초지일관 분황사만 찾았던 은지원이 들어왔습니다. 은지원은 버스에서 분황사 이정표를 보고 가장 먼저 버스에서 내려 분황사를 찾아 갔었지요. 그런데 분황사 스탬프를 찍고 오는 길에 은지원은 이수근의 불법현장을 목격합니다. 이수근이 낯선 여자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가는 모습을 봤던 것이지요. 스탬프찍기 레이스의 원칙은 무조건 도보로 해야한다는 것이었지요. 은지원이 이수근의 비행을 카메라에 대고 낱낱이 고해바치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형수한테 다 일러 바칠거야. 콩으로 하트까지 뿅뿅뿅 새겨서 4단 도시락을 싸줬는데, 2박3일 간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그럴 수 있어?"
다음으로 들어 온 멤버는 강호동이었는데요, 강호동의 스탬프는 사실 눈물겹게 받아 온 것이었어요. 교촌마을에 도착하니 스탬프 찍어주시는 분이 퇴근하고 안계셨지요. 낙담한 강호동에게 한 어르신이 오시더니 턱 하니 도장을 찍어주시고는 사인까지 해주셨습니다. 그곳 관리인이셨는데, 제작진도 그런 상황을 정상참작해서 윤덕환이라는 분의 도장과 사인을 인정해 주기로 했고, 강호동이 받아 온 도장은 유효스탬프가 되었지요.
그런데 더 심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처음부터 승기만 졸졸 따라다니던 길치 김종민이 스탬프를 두 개씩이나 찍어 왔던 겁니다. 일명 1타 2피 물귀신 작전입니다. 김종민은 안압지와 분황사를 찍어 와서 김C와 은지원 두사람을 안고 장렬하게 자폭해서 세 사람이 무효처리가 돼버렸지요.
막판 가위 바위 보에서는 한번도 지지 않았던 불패신화의 주인공 강호동과 순진한 어리바리 김종민의 한 판승부로 최종 낙오자가 결정지어지는 순간이었어요. 아무도 강호동이 질거라는 생각은 못했고,, 저도 김종민이 낙오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고, 천하장사 강호동도 무릎을 꿇는 일이 발생하네요. 그것도 최종 베이스캠프까지 알아서 찾아와야 하는 강한 낙오 벌칙이 걸린 한 판에서 말입니다. 은지원의 말대로 강호동이 멋지게 보이려고 했을 수도 있고, 설마 자신이 걸릴까 막연한 행운의 여신을 믿었던 것이 강호동이 덜미를 잡히고 말았네요.
그런데 가장 입이 무겁다는 우정작가가 그만 말실수를 하고 맙니다. 이수근에게 전화를 거는 도중, "벌써 도착했어" 라고 중얼거리는 말을 강호동이 듣고 만 것이지요. 그 말은 현재 첨성대 주변의 위치와 상당히 떨어져 있는 불국사가 1박2일이 갈 만한 곳이라는 힌트였던 셈이지요. 베이스캠프가 노출돼버리자 작가도 포기하고, 그냥 인정해 버리더라고요. 최종 베이스캠프로 가는 강호동의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순간입니다. 패닉상태에서 벗어난 강호동은 우선 컵라면과 달걀로 허기를 때우고, 막대 뻥과자도 한봉지 사서 느긋하게 불국사를 향합니다.
그런데 안압지 야경의 화려한 영상을 선물하고, 불국사로 향하려던 강호동에게 날벼락이 떨어집니다. 버스요금이 천원정도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컵라면과 과자, 그리고 안압지 입장료로 3,200원을 사용하고 1,100원이 달랑 남았는데, 버스요금이 허걱! 1,500원이랍니다. 버스요금을 사전에 몰랐겠지만, 강호동은 예측불허한 반전 하나를 자신도 모르게 준비해 버린 것이지요. 강호동이 이런 실수 아닌 실수를 하다니 싶습니다. 버스요금을 알았다면 당연히 1,500원을 남겼겠지만, 순간 강호동이 일부러 버스요금을 알아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런 예기치 않은 반전, 각본 없는 반전에 강호동이 모험을 했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최종베이스캠프를 너무 쉽게 알아버린 강호동은 낙오된 멤버로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했을 거고요. 버스요금을 일부러 알려고 하지 않았던지, 천원정도일 거라고 철썩같이 믿었거나 말이지요.
강호동은 로드 버라이어티라는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게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늘 함께 하고, 1박2일이 가는 곳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경치에 감탄하면서 카메라 앵글을 돌리게 합니다. 1박2일을 보다보면 강호동은 가는 곳마다 늘 먼저 고개 숙이고 다가 갑니다. 꼬마아이들에게도 먼저 말을 건네고, 살인미소는 아니지만 호탕한 웃음을 보여줍니다.
1박2일이 보여주려는 영상이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임을 늘 잊지 않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요. 강호동은 낙오되어서도 사람, 그리고 아름다운 곳을 카메라가 부지런히 쫓도록 유도하더라고요. 강호동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을 법한데도, 그는 몸으로도 입으로 원맨쇼를 해가면서도,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부각시키려고 늘 애씁니다.
경주수학여행편에서 낙오된 강호동을 보니 그가 왜 최고의 자리에 있는지 이유들이 보입니다.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보는 눈과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을 강호동의 낙오를 통해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낙오되어서도 메인MC로서 할 일들을 잊지않는 그가 프로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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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2010.05.31 09:22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너무 좋네요.
특히,,,,1박2일이 보여주려는 영상이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임을 늘 잊지 않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요. 강호동은 낙오되어서도 사람, 그리고 아름다운 곳을 카메라가 부지런히 쫓도록 유도하더라고요. 강호동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을 법한데도, 그는 몸으로도 입으로 원맨쇼를 해가면서도,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부각시키려고 늘 애씁니다.,,,,
이단락은 정말 동감이에요.
항상 그어떤것보다 프로그램을 먼저 생각하는 분이 강호동씨죠
1박2일도 강호동씨도 너무너무 좋습니다
초록누리님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
겁장이유령 2010.05.31 11:00
어제 배꼽빠졌지요.일단 강호동 낙오 이것 하나만으로 특집편이라고 봅니다.다른멤버들 낙오할땐 측은지심 들고 먼길 돌아서 일행들 찾아갈때면 에효..함서 보게됐는데 어젠 빵터지더군요.특히나 낙오를 즐기는듯한 그모습.그리고 어물쩡 유도심문에 넘어간 담당 pd의 잡에가고 싶다는말..아..참 그래서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나?했더니 나중에 대박이 찾아올줄은 몰랐죠.버스비 1500원 ..ㅋㅋㅋㅋ 당연히 수도권 사람들은 현금 승차 1100 이 상식이라 강호동의 알뜰한 돈쓰임새를 보면서 조만간 닥칠 멤버들에 재앙을 참 가슴 아파했는데 말이죠.1500원..에 다시한번 빵터졌어요.다음주가 기대되는...걸어서 차타고 20분이면 적어도 걸어서 3시간 거린데말이죠.다시 한번 다음주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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