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C없는 1박2일, 허전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웍
이번주 여행테마는 김C의 하차 이후에 생길 공백을 위한 단합대회입니다. 사실 6인체제와 7인체제의 큰 혼란은 없어 보입니다. 김종민이 합류하기 전 여섯멤버들이 꾸려나갈 때와 일곱멤버가 되었을 때 크게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없었고, 나름대로 짝이 맞지 않는 부분에서는 파트너로 제작진이 되어 주기도 했고, 시청자가 그 자리를 메꿔주기도 했기에 굳이 숫자적인 팀에 대한 불편함은 없었고, 4:3체제로 갔을 경우에도 강호동이 1인 2역을 해주었기에 크게 무리가 되지는 않았어요. 문제는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김종민이었는데, 김C의 하차로 이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되었든 새롭게 변화한 시스템에서는 모두 새롭게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김종민에게 이번 기회가 큰 행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종민이 오프닝에서 처음 1박2일에 합류했을 때만해도 곰 세마리가 어깨를 누르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곰 여섯마리가 누르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자리에 대한 중압감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심적으로 김종민에게 부담감이 있어 보여서 안쓰러웠습니다. "빚을 졌기에 갚아야 한다. 기대를 많이 해주셨는데 실망을 많이 드려서..."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 김종민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1박2일은 결코 웃기기만을 요구하는 국민예능은 아니에요. 웃기려고 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호응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절대 스스로 그만 두지는 않겠다고 밝혔듯이 각오와 더불어 그동안 지적되어 왔던 과거 낡은 컨셉의 연장, 최선을 다하지 않는 자세를 적극적으로 고쳐 간다면, 김종민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작진은 용돈복불복으로 다른 게임을 준비했는데 노련한 승부사 강호동이 동생들과 합심해서 먹이를 물고 놓지 않습니다. 감정표현 미션 난이도 상의 문제를 맞추면 관광버스를 타고 가게 해달라고 하고 대신 용돈은 포기하겠다고 합니다. 세 문제를 맞추면 버스를 바꾸는 조건으로 게임을 하는데, 주어진 단어를 몸으로 표정으로 하는 이수근의 재치와 그것을 알아맞추는 멤버들을 보고 놀랐네요. 4년간의 동고동락의 결과물들이라 보는 내내 흡족했고, 이수근의 발군의 연기를 보고 많이 웃었어요. 주어진 단어를 예를 들자면 자비로움, 번뇌, 애틋함, 자긍심, 아련함, 생소함 등등의 형이상학적인 단어들이 제시되었는데, 이를 표정으로 표현한 이수근 정말 대단스러웠고, 던지기식으로 맞추기는 했지만 그 난해한 단어를 맞추는 멤버들도 대단스러워 보였어요. 멤버들 이심전심 단합게임은 일단 출발이 좋습니다.
엄마자리 대신하는 맏형 강호동과 둘째형 이수근
목적지에 도착한 멤버들은 나물박사 김규환 촌장님의 산나물 교육을 받으며, 지천에 널린 산나물을 뜯어 즉석에서 된장 넣어 쌈밥을 싸 먹어 가면서 산나물 공부도 하고 배고픔도 달랩니다. 그리고 첫날 산나물 공부가 끝났을 즈음, 제작진의 기습이 시작되었지요. 산을 오르면서 배웠던 산나물을 채취해 오라는 미션을 주지요. 저녁취침 복불복 미션인 셈이었습니다. 제작진이 내민 항아리에서 쪽지를 뽑은 멤버들 중 유독 마음에 걸리는 한 사람이 생기지요. 산에 오르는 동안 곰취 외에는 그다지 흥미를 가지지도 않고, 늘 멤버들 뒤에서 서성대기만 했던 초딩 은지원이 딱주나물을 찾아 오라는 쪽지를 뽑은 것이에요.
은지원은 어려서 해외생활을 해서 나물에 익숙하지도 않을 뿐더러, 나름대로는 신세대인지라 사실 MC몽과 마찬가지로 나물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충분히 이해돼요. 오히려 저는 모든 나물에 관심을 가지고 맛있다고 먹는 이승기의 입맛이 별나 보이더라고요(승기는 나물도 잘 먹어서 참 예뻐요. 궁디 톡톡ㅎㅎ). 이때부터 멤버들의 마음 속 근심은 은지원에게 쏠려 있습니다. 일단 지원을 가장 늦게 주자로 빼두고는 멤버들은 사이사이 딱주 대책회의를 합니다. 이게 단체 실내취침이라는 것이 걸려있기에 협동단결해야 하는 게임이었거든요. 더구나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린 더위로 날벌레들과의 저녁잠자리는 생각만 해도 끔찍스럽지요.
강호동이 뽑은 쪽지는 곰취와 비슷하게 생긴 곤달비였는데, 역시 먹을 것에 대한 공부는 놀라은 집중력을 보여주는 강호동이었기에 쉽게 곤달비 나물을 찾았지요. 그런데 강호동은 찾으러 가면서 계속해서 딱주를 찾아 다니는 모습을 보였지요. 내려 오는 길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주어진 10분 중 시간을 가장 많이 허비했지만, 강호동이 숨을 헐떡거리며 본인의 미션 중에 딱주를 찾는 모습은 그가 왜 맏형인지를 보여주는 작은 감동이었어요. 다음으로 나선 이수근 역시 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지요. 이수근이 헛개나무 잎을 찾아 내려 오는 길에 수근의 눈에 딱주가 발견되었고, 지원은 딱주잎을 무사히 채취해서 전원 실내취침의 미션은 성공했네요.
강호동과 은지원, 시청률 떨어지면 씨름팬티에 샅바만 차고 오프닝?
조금은 허전해 보였고, 여전히 김C의 난자리가 눈에 밟히지만, 강호동과 이수근이 김C의 빈자리를 대신하려는 모습은 그 허전함을 많이 대신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이번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두골을 넣어 승리를 한 우리 대한민국 태극전사들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날 베스트 플레이어로 박지성이 뽑혔지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해외에 나와있지만, 함께 붉은 악마가 되어 응원하고 있답니다. 정말 감동의 시간이었고, 이곳 캐나다에서는 아침 시간에 방송이 되어서 옆집에서 항의 들어올까 무서울 정도로 소리를 지르며 봤답니다. 얼마나 자랑스럽던지요.
그래서 저도 이번 주 1박2일 단합대회에서 가장 큰 웃음과 감동을 준 MVP를 뽑아 봤는데요, 오프닝에서 소형승합차의 번호판 70도ㅇㅇㅇㅇ를 보고 "차 더워서 못타요, 번호판도 봐요, 70도라잖아요" 라고 재치있는 웃음을 주었던 센스쟁이 은지원, 감정표현과 입담의 달인 이수근, "시청률 떨어지면 씨름팬티에 샅바만 차고 오프닝 하겠습니다" 라고 주어담지 못할 폭탄 약속을 한 강호동 세명을 후보로 올렸는데, 이번 방송 MVP는 웃음, 감동, 연기 등 세 파트에서 최고점을 받은 이수근을 뽑고 싶습니다. 에고, 이수근씨 선물은 없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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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의 힘이란~ 2010.06.14 09:27
1박 2일 대단합니다...어떻게 산나물이라는 아이템을 생각했을까요~ㅎ
참 다양한 맛과 멋이 있는 1박 2일입니다...계속 이대로 쭉~~ 참신한 프로그램이었음 하네요...^^-
너무 귀엽네요 2010.06.17 17:54
지난주 못봤는데 이글만 읽어도 너무 재미있고 귀엽게
놀았을 6명의 모양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은지원씨는 결혼하고 나더니 점점더 귀여워지네요
요새는 강호동씨도 하는 짓(?)이 너무 구엽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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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좋아! 2010.06.14 13:20
강호동은 정말 점점 그 심성이 큰 등치와는 다르게 따뜻하고 감성적인 생각이 드네요. 전 사실 어제 제일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카메라맨 어깨에 들러붙어 있던 도마뱀을 조심스럽게 떼네어 소란스럽지 않게 잘 쥐어 자연으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모습이었어요. 그의 따뜻한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지요.
제가 남친에게 속으로지만 감동했던 장면이, 같이 공원 산책 중 도보에 나와 있는 지렁이를 보고, 그냥 지날갈수도 있었는데, 곧 말라버릴거라고 나뭇가지로 지렁이를 들어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풀속으로 던져주었던 모습이예요. 작은 행위이지만 그 사람의 심성을 느낄 수 있었지요.ㅎㅎ -
음 2010.06.14 19:27
전부터 이승기 입맛이 참 토속적이라고 하더니 이번에 진가를 드러내더군요. 산나물에 그닥 적응을 못하고 흥미를 보이지 않는 은지원, 엠씨몽, 김종민을 대신해서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가 너무 열심히 맛있게 먹더군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야 나물맛을 모르는 사람들도 가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텐데 이수근, 강호동만 그랬다면 아무래도 화면이 밋밋했을 것 같더라구요. (물론 은지원은 곰취나물에 맛을 들여서 나중에 활약을 했지만요.) 김c가 있었더가면 같이 맛있게 먹으며 특유의 식탐을 보였을텐데 퀴즈때보다도 산나물 소개하고 먹어볼 때 김c자리가 더 아쉽더라구요. (어쩌면 김c가 약속대로 모니터를 하기 위해 일박이일을 보면서 아.. 이번 편까지 할껄하고 후회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