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6 08:16




동이와 숙종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참으로 험난했습니다. 검계수장의 딸이라는 동이의 비밀은 차천수가 불태워 버린 검계의 모든 자료들과 함께 드라마에서도 정리되나 싶습니다. 차천수는 동이의 영원한 수호천사로, 동이는 호시탐탐 동이를 없애려는 장희빈과 남인들의 계략에 대항하는 일만이 남았군요. 승은상궁으로 궁에 입궐한 동이, 숙종의 사랑고백에도 또 사고를 치고 말아서 숙종의 애간장을 태웠는데요, 동이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는 숙종의 마음은 벼랑바위를 향해 말을 달리는 모습만으로도 그 뜨거움이 확인되었지요. 숙종은 동이가 곁에 없으면 죽을 것 같거든요. 이제 합방할 일만이 남았는데 예고편에 비가 오는 허름한 곳에서 무슨 일인지, 나인복을 입은 동이와 숙종의 삐리리 분위기를 보아하니 부부연을 맺나 싶습니다. 혹시 벼랑바위에 다녀 온 날 환궁할 시간이 늦어서 합방이 이뤄진 건가요?
동이의 마음을 몰라 혼자 짝사랑하고 있는지 전전긍긍해 하는 숙종을 보니, 왕이라 할 지라도 역시 혼자 좋아하는 것은 싫은가 봅니다. 옥쌍가락지를 건네면서 청혼하고 어색해서 뒤도 안돌아보고 내빼고, 대전으로 돌아와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어의를 불러야 하나' 하고 중얼거리는 숙종을 보니 '선수가 왜 그러시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숙종은 장옥정때문에 벌렁거렸던 기억을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나 봐요. 
승은상궁에 봉하겠다고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은 숙종은 대전에 와서는 고민이 돼 죽을 지경입니다. 밑도 끝도 없이 동이를 승은상궁에 앉히겠다는 말이 지금쯤 동이 귀에도 들어 갔을 것이고, 이 일을 어찌 설명해야 할 지 모르는 숙종이지요. 이럴 때는 노련한 연애카운셀러인 상선영감에게 상의하는 게 수입니다. 허물없이 편하게만 지냈던 아이에게 승은을 내리겠다는 것은 혼인을 하자는건데 동이가 얼마나 당황해하고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이지요. 다 알면서도 상선영감은 숙종의 마음을 떠보지요. 천나인을 단지 보호하려고 승은을 내린다는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성심으로 부터 혼인의 연을 맺는 것으로 여기냐고요. 쉽게 말해 좋아하냐고 말이지요. 물론이라며 이제는 부끄러움도 없는 숙종입니다. 다만 동이도 자신의 마음과 같은지를 몰라 숙종은 답답합니다. 상선영감의 명쾌한 조언이 이어지지요. "전하, 돌리지 말고 그냥 너 없이는 안되겠으니 혼인하자"고 고백하라고 말이지요.
동이의 임시처소를 향한 숙종은 동이에게 쌍가락지를 내밀며 수줍은 청혼을 하지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면서 쌍가락지를 동이의 손에 올려주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내빼는 숙종입니다. 그래도 할말은 다했더라고요. "너에게 주려던 내 마음은 진심이다. 그러니 생각을 좀 해 주겠느냐? 네가 기꺼이 내 곁에서 내 마음을 받아줄 수 있겠는지 말이다". 동이의 마음을 알길 없는 숙종은 혼자만 좋아하는 것 같아 부끄부끄(ㅎ)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나 봅니다. 내 곁에 있어 달라고 청혼의 징표인 쌍가락지까지 내밀면서 여자에게 생각할 시간까지 주는 숙종, 매너도 굿이에요.
동이에게 청혼하고는 도망치듯 자리를 뜬 숙종은 벌렁거리는 심장때문에 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숙종에게 차천수가 알현을 청하지요. 숙종도 사실 차군관이라는 녀석이 은근히 신경이 쓰였어요. 같은 남자로서 느껴지는 차천수의 야리꾸리한 눈빛이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지요. 목숨 내놓고 동이만 애타가 찾아 다니는 차군관이 믿음직스럽기는 했지만, 첫 만남때부터 칼을 들이대는 이 까무잡잡하고 어깨 떡벌어진 남자는 동이가 말한 이상형이었거든요. 
성난 사자와도 같고 그리움과 걱정에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게 보이는 동이의 오라비라는 남자의 마음을 숙종이라고 읽지 못할 리가 없지요. "나를 만나러 온 것이 오라비로서인가, 남자로서인가?" 먼저 선방을 날리는 숙종입니다. " 내가 마음에 담고 있는 여인 옆에 멀쩡한 사내놈이 있는데 마음에 걸리지 않는다면 거짓이겠지. 난 아직 동이의 마음을 모르네. 내가 아는 것은 오직 내마음뿐이네. 그 아이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내가 아니고 다른 자이면 어떡하나". 그리고 동이가 말한 멋진 남자의 기준이 자네와 같다며 초조함을 감추지 않는 숙종입니다. 역시 숙종이 동이의 이상형때문에 신경쓰고 있을 줄 알았어요. 은근히 꽁한 숙종이거든요. 삐지기도 잘하고 말이지요.
임금의 마음이 이렇게까지 진심이라는데, 차천수가 뭐라고 임금을 상대로 동이를 탐낼 수가 있겠어요. 그보다는 천수는 동이의 마음을 알고 있었어요. 동이의 마음이 전하를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동이의 행복을 위해서 차천수가 동이를 연모하는 마음을 끊어내는 모습을 보니 짠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이에게 자신은 동주오라버니와 같은 오라버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천수는 알고 있었지요. 사랑이 욕심만으로 , 자신의 마음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 차천수에요. 동이의 마음 속에 있는 오라비로서 전하께 말한다며 쿨하게 자신의 마음을 도려내는 차천수지요. 천수는 동이가 숙종의 곁에 머무는 것을 두려워 하는 이유를 이야기 한 듯 싶어요. 검계수장의 여식이라는 것까지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콩커플이 씌워진 숙종이 동이가 누구의 여식인들, 성씨가 뭐라한들 귀에 들어올 리가 없지요. 
천동이가 되었든 최동이가 되었든 숙종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동이는 동이일 뿐이에요. 평생을 친구처럼 곁을 지켜 주었으면 싶은 풍산이, 한 번 물면 절대 놓지않는 풍산이가 숙종을 물어주길 바랄 뿐이에요. 그런데 그 고얀 녀석이 또 사고를 치고 말았네요.
"네가 그 무엇이어도 좋다"라는 말을 전하러 동이의 임시거처를 찾은 숙종은 고이 벗어둔 동이의 당의를 보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리고 맙니다. 몇 달 동안 동이없는 그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데, 그 시간을 또 어떻게 감당하라고 말도 없이 떠나 버린 동이입니다.
숙종에게 동이가 갔을 곳을 알려 준 이는 차천수였지요.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기일, 동이가 간 곳은 벼랑바위였지요. 동이를 찾아 말을 달리는 숙종의 표정을 보니 마음이 말보다 앞서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말이 헛발질이라도 했더라면 당장 말 모가지라도 뎅강 자를 기세더라고요. 벼랑바위에 제를 올리는 동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새 잊었느냐? 너 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숙종은 동이의 마음을 짓누르는 것이 무엇이든 나눠지고 싶은 심정이에요. 아니 말해주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동이만 곁에 있어 준다면요.
한달음에 달려 온 숙종에게 드디어 그렇게도 간절하게 듣고 싶었던 동이의 고백이 이어졌지요. "전하께 제 마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살포시 안겨오는 동이, 이제 다시는 동이를 놓치고 싶지 않은 숙종이에요. 그 어떤 일들이 벌어진다해도 동이, 이 아이만은 지켜주고 싶은 숙종입니다. 숙종도 이제는 더이상 불안하지 않습니다. 혼자만 끙끙대고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동이도 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 보겠다고 합니다. 이제 궁궐에 국수잔치 벌일 일만 남았네요. 임금의 혼사에도 저자에서 처럼 국수잔치를 벌였을지 모르겠지만요.    
제가 이번회 숙종의 프로포즈를 보며 유의깊게 본 소품이 있었는데요, 숙종이 동이에게 준 옥쌍가락지였어요. 상선영감의 조언을 듣고 과감히 프로포즈를 하러 간 숙종이 동이에게 내민 옥가락지는 왕실에서 내리는 패물의 화려함 보다는 소박한 멋이 있더라고요. 칠보 보석을 치장한 금가락지도 아니고, 아무런 장식이 없는 옥가락지를 보며, 숙종이 왜 그 가락지를 보며 동이를 떠올렸는지 숙종의 마음이 짐작이 가더군요.
까짓 동이에게 승은을 내리려면 처소로 들이라는 한마디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일이라는 것을 숙종도 모르지 않아요. 하지만 동이에게 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인현왕후와 장희빈은 정치라는 혼수품과 함께 온 여인들이지만 숙종에게 동이는 전혀 다른 의미였어요. 평생을 곁에 두고 싶은 마음, 늙어 귀밑머리가 하얘지도록 늘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싶은 그런 아이였어요. 임금이 아니라 저자의 평범한 부부처럼 알콩달콩, 때로는 툭탁거리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우연히 저자의 노리개점에서 눈에 뜨인 소박하고 청아한 빛의 쌍가락지는 동이를 닮아 있었어요. 청아한 빛이 동이 그 아이와 어울리겠다 싶어 샀는데, 그것이 청혼 예물이 될 줄은 숙종도 몰랐지요. 동이가 떠올라 사두었던 쌍가락지가 숙종의 청혼예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숙종은 임금의 위엄을 갖춘 화려한 반지를 새로 맞추라는 하명을 하지도 않았어요. 말 한마디면 도성안에서 최고 보석세공사가 반지를 맞춰올 수도 있었겠지만, 동이에게만은 왕으로서 청혼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저 저자의 평범한 남자처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청혼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에서 산 쌍가락지에 담긴 숙종의 진심처럼 동이에게 원하는 혼수품이 하나 있었지요. 숙종이 원하는 동이의 혼수품은 오직 동이의 사랑이었어요. 자신이 임금이라는 이유도, 궁에서의 호사스런 생활도, 내명부의 품계때문도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로 봐주는 동이의 마음을 얻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동이도 진심을 드리겠다고 합니다. 그리하고 싶다고 합니다. 숙종은 구름 위에 두둥실 떠있는 것 같습니다. 숙종이 원하는 것, 동이의 진심을 들었으니 지금쯤 숙종 마음은 별나라에라도 간 심정일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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