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에 장희재와 장희빈이 어디까지 관여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승은도 입었겠다 내명부 기강도 익히고 궁중법도도 제대로 공부 좀 하면서 조용히 지내려는 동이를 가만 두지 않는군요. 탐정동이 재가동입니다. 더구나 장희빈을 찾아가 목숨을 담보로 담판을 짓는 것을 보니 이번에도 제대로 수사실력을 보여줄 듯 싶습니다. 새색시 폼 안나게 다들 왜 그러시는지, 이제 첫 승은을 입은 동이가 쉴 틈을 주지 않네요.
지긋지긋한 수업이 끝나고 회의장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숙종, 용안 탈까 잽싸게 일산(양산)을 받쳐주지만, 앞으로는 일산을 준비하지 말라고 합니다. "사내라면 좀 까무잡잡한게 좋지않나?" 여기서도 한방 빵 터뜨리는 숙종, 조만간 선탠하시겠다고 하지 않을까 싶네요. 숙종은 동이에게 잘보이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동이를 위한 전각 보경당이 마련되면 흠흠... 하루 하루 날짜만 꼽고 있는 숙종이에요.
웃음보 터진 상선영감, 표정만으로도 응큼해
동이의 거처가 하루라도 빨리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숙종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지요. 동이의 거처 보경당 단장이 다 끝났다는 겁니다. 그런데 상선영감의 표정이 어째 시무룩합니다. 동이의 임시거처 처소나인 둘이 괴질에 걸려 새거처로 옮기는 것이 미뤄져야 했거든요. 그것도 전염병이라네요. 자나깨나 동이 걱정밖에 없는 숙종은 동이는 괜찮은 지부터 묻습니다. 동이야 당연히 무사하지만, 상선영감 뒤에 이어지는 말씀이 걸작입니다. "송구하게도 그날은 조금 기다려야 할 듯 하옵니다". 그날이라니? "천상궁과의 합방말입니다". 부끄러운 숙종,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지요. 정식 전각으로 거처를 옮기면 그때 치루려고 기다리고 계시지 않았느냐는 상선영감의 말에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그런 것 아닐세" 라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헛기침만 해대지만, 상선영감 숙종의 당황하는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리며 웃음보가 터지기 시작합니다. 상선영감,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계신다ㅎ. 아니라고 극구 부인해 보지만 한 번 터진 상선영감의 웃음은 그치지 못하고 맙니다.
사고무친 동이를 궁에서 삼촌처럼 오빠처럼 돌봐주는 동이의 친구들, 사실은 동이보다는 숙종이 황주식과 영달이랑 주고 받는 농에 재미가 들린 듯 하더라고요. 하긴 숙종의 이런 모습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친구들이니 숙종에게도 좋은 벗들이에요. 정치도 지위도 다 잊고 싶은 그런 벗들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은 이 녀석들을 잘못 부른 듯 싶은 숙종입니다. 오란다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온 것 까지는 좋은데, 그만 분위기 파악하고 대충 일어섰으면 좋을텐데 아주 끝장을 볼 듯이 술을 마시니, 숙종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에요. 모른척하고 슬쩍 농삼아 "정말 냉큼도 달려 오더구나. 눈치도 없이 말이야" 이렇게 말을 해도 못알아 듣습니다. 에고 술맛이 어째 또 이리 쓴지, 어라! 이래도 갈 생각을 안합니다. 에고 포기다. 그래 내가 농했다라고 배포 크게 넘어가고 말지 싶은 숙종이에요. 하긴 오늘만 날이냐? 이제 보경당도 지어졌겠다 날마다 동이를 볼 수 있는데 '까짓 성심이 넓은 내가 참자' 하고 마음을 다 잡는 숙종이에요. 여기서부터 제 터진 웃음보는 숙종과 동이가 주막집에서 첫날밤을 보낼 때 까지 그치지 않았네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ㅎㅎ
"전하 왜 그러십니까?" 쳐다보기도 아까운 동이의 말에 "그럼 안되느냐?" 며, 숙종 고소해 죽겠다는 듯이 껄껄껄 웃어 제낍니다. 농이라고 했지만, 농이라고 보기에는 표정이 너무 진지했던 숙종, 아주 장난은 아니었다고 말하지요. 순간 울컥했다고요. 사내가 이런 질투심도 없이 자기 여자 손을 잡고 헤죽거리는데 가만 있으면 그게 바보지요. 숙종은 이런 사람사는 냄새나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장난이라고 했지만 임금의 질투하는 모습에 황직장도 마음이 든든합니다. 누이처럼 정들었던 동이가 한 남자, 그것도 임금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느껴지니까요.
애교 작렬 동이 보고 후끈 달아오른 숙종, 덥댄다ㅎ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늘이 돕는군요. 우르르 쾅쾅, 난데없이 비바람이 거세집니다. 갓을 벗어 동이 머리위에 씌워주는 숙종, 이런 낭만임금이 또 있을까 싶어요. 급히 주막집으로 비를 피해 들어 온 동이와 숙종, 단 둘이 좁은 방에 있으니 어색해 어디다 시선을 둬야할 지 모르는 두 사람이에요. 어색한 숙종이 상선영감을 불러 연이 당도했냐고 물으니 비바람이 거세서 환궁하기는 어렵겠다고 하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니 오늘이 그날이로군요. 역시 숙종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살피는 상선영감, 숙종의 발그레진 얼굴만 보고도 척하니 감을 잡지요.
밖으로 나온 상선영감이 더 속상해 하네요. "전각이 완성되기를 그렇게 그다렸는데 주막이라니..." 뭐가 그리 속상한지 숙종보다 더 허탈해 하는 상선영감때문에 또 웃지 않을 수 없었네요. 상선영감은 역시 남녀지정에 대해 한참을 모르십니다. 좋을 때는 비단금침이 아니라 지푸라기 깔린 헛간에서도 말릴 수 없는 게 이런 거라고요;;
동이와 숙종의 첫날밤, 주막인 이유
그런데 왜 하필 주막이었을까? 궁에서도 아니고 암행나와서 그것도 허름한 주막에서 승은을 내리는 숙종을 보며 드라마 속 의미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네요. 특히 동이에게는 첫날밤이었는데 궁이 아니라 주막에서 치뤘다는 것이 명색이 왕의 여자인데 속상할 듯도 싶어요. 주막에서의 초야는 동이의 고난을 암시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왕의 총애를 받지만, 이렇게 허름한 주막에서 초야를 치루듯 앞으로 다가올 동이의 궁에서의 험난함이 예상되더라고요. 장희빈의 음모와 위협이 더 심해질 것이고, 천민출신의 궁녀가 승은을 입었다는 주위의 질시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동이의 처소상궁을 거부하는 궁녀들의 심리처럼 동이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궁녀들이 더 많겠지요.
동이의 앞길에는 매사가 쉽고 편한 길이 아니었어요. 장악원에 들어 오기까지의 과정이 그러했고, 감찰부 나인으로들어가서도 동이 앞에는 힘든 길이 펼쳐졌어요. 숙종의 승은을 입은 이후에도 비단꽃길만이 펼쳐지지는 않겠지요. 동이에게 다가오는 장희빈의 칼날이 더 날카로워질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주막집이 가시밭길을 의미한다면, 동시에 주막집에서 승은을 입었다는 것은 동이를 위한 동이의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한 나라의 태양, 임금의 마음이 동이를 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태양을 등져 버린 장희빈이 그림자의 운명으로 넘어간 것과는 대조적으로 동이는 찬란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이가 모든 고난들을 이겨내고 인정을 받았던 것은 진심으로 사람을 대했고, 진실을 따랐기 때문이에요. 장희빈이 숙종을 잃은 이유는 진심보다 더 커져버린 야심을 경계하지 못했고, 야망을 위해 진실을 버렸기 때문이었지요. 사랑이 늘 달콤함만으로 지속되지는 않겠지요. 수많은 모함 속에 의심도 받을 것이고 오해도 받을 거예요. 하지만 동이가 결코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지요. 귀한 마음을 품으면 귀한 사람이라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 주막집이니 합방이니 키스니 장희빈의 음모니 이런 것 다 떠나서, 이번회 최고 재미있었던 장면은 매력적인 숙종과 상선영감 두 분이 주는 깨알보다도 더 컸던 콩알같은 재미였습니다. 진짜 많이 웃었답니다. 게다가 몸까지 비틀며 전하~ 하고 애교까지 부리며 동이도 재미에 가세를 했네요. 승은상궁으로 삐까 번쩍하게 궁에 재입궐했는데, 허름한 주막에서 초야를 치루고 만 동이가 옷고름 풀기까지 과정이 별스럽게 재미있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답니다. 특히나 쌍으로 웃겨주시는 숙종과 상선영감때문에 이번회도 빵빵 터졌는데요, 사극을 보며 이렇게 폼나게 재미있는 임금과 내관은 처음이에요. 이제는 두 분이 지나치게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 재미가 떨어질 정도이니 동이 속 최고 인기남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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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님 글에 중독 ^^ 2010.07.07 13:37
누리님 리뷰는 항상 잘 읽고 있어요 ^^;
어제 오늘 리뷰는 읽으면서 괜하게 입가에 웃음이 지어지는 듯한 느낌이예욤..
장면들도 하나하나 생각나고 의뭉스럽게 웃기도 하고 말이지요..히죽~ ^^*
근데 저만 느낀건가요?
저는 이번주 동이를 보면서 조금 놀란 것이 있었는데요.
동이 역의 한효주 말이지요.
연기력은 그저 그렇지만 달달한 러브신에서는 괜하게 웃음지어져서 좋았었는데요..
그래도 뭐랄까? 아직 아이티를 다 못벗은 예쁜 아이같은 느낌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주의 동이는 묘하게 여성미를 풍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남편보고 머리에 쪽을 져서 여성스러워 보이는 건가? 하고 물어봤지 뭐예요..^^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로구나...
얼굴에서, 눈빛에서, 몸가짐에서조차 사랑을 알게되고 마음에 좋은 사람을 품은
정말이지 사랑스런 여자가 되었구나..하는 그런 느낌요..
저는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한효주가 그동안은 사랑보다는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그런 역을 연기한것이고
사랑을 하게 되면서 바뀐 내면의 어떤 모습을 또 다르게 연기한 거라면
한효주라는 연기자도 다시 보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요.+_+;;;)
내용전개는 스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 뭔가 작위적인 느낌이 자꾸 들어서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고 약간 지루한 느낌도 드는데요..
워낙 달달한 러브신이 좋으니까......요..ㅡ.ㅡ;;; -
누리님 글에 중독 ^^ 2010.07.07 14:03
아.. 그리고 장희빈을 보면서 느낀점이 하나 또 있는데요..
장희빈도 인현왕후가 있을때에 왕의 마음을 잡았었잖아욤.
그때 장희빈은 인현왕후 생각이나 했겠어요?
자신의 모든 것들을 다 동원해서 좀 상스런 말로 숙종의 마음을 후린거잖아요?
그때는 그 남자의 모든 것을 다 차지한 것 같았고 그걸 기회로 중전이 되려고까지 야심을 꿈꾼건데요..
어찌 보면 장희빈은 자신이 한 행동을 그대로 돌려 받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비록 동이는 숙종의 마음을 후려내서 신분상승의 도구로 쓰고 있지는 않지만
사람은 자신의 삶의 방식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장희빈으로서는 꼭 동이가 숙종의 마음을 훔쳐가는 것 같을 것 같고
남자마음하나 못잡는 바보 같은 여자라고 비웃었던 인현왕후처럼 자신도 그리 된다 생각하니
그 비웃음만큼 자신또한 그런 것 같아서 더 못견디겠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나는 말이지요.. 인현왕후처럼 덕성스런 성품이 아니니까 말이지요..
만약 내가 인현왕후라면 "꼬시다!" 할 것 같아요..ㅎㅎ
그래서 인현왕후가 너무 동이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은 모습이 쬐금 어색해요.
자신에게서 빼앗어간 임금의 마음을
그래서 위세 당당하게 본처인 인현왕후를 앞에 두고도
사랑을 가진 여인이라는 이유로 너무나 뻔뻔했던 그 여자 장희빈이
자신과 같은 이유로 즉, 사랑을 다른 여자에게 빼았기고 그 여자 앞에서 작아진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
정말 통쾌하지 않을까요?
그 꼬신 마음이 장희빈 보다는 차라리 동이가 임금곁에 있는게 낫지..
뭐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어요.
인현왕후는 워~~~낙! 덕스러움이 머리에 꽉 찬 여자라 안그럴지 모르지만요..
아.. 저는 쪼금 말이지요?
그리 인자하고 덕스럽고 자신의 남자를 사랑해도 괜찮다고 허락하고..
뭐 그런 인현왕후가 좀 싫거든요..ㅎㅎ
남자들은 그런 로망이 있는 것 같아요
본처(즉 인현왕후)처럼 이제는 사랑하는 부인이기 보다는
집안을 잘 관리해주는 엄마와 같은 존재로
다른 여자를 사랑하거나 해도 투기하지 않고 진심 이해해 주는 그런 여자..
그런 여자 한명 있고 또 감성이 시키는 대로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그런여자 한명 또 있고..
그게 살짝 배가 아파버려서요..-_-;;;
괜히 흠잡아 봅니다...ㅡ.ㅡ;; -
Cherish TIP 2010.07.07 15:05 신고
초록누리님 글은 하이킥에서도 일품이셨지요.
제가 동이라는 드라마를 보지 않지만 (^^;)
글만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행복한 하루 되셔요~! -
glske 2010.07.07 16:45
글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저도 어제 보면서 많이 웃었지요^^둘이 서로 진심으로 아껴주는 모습을 보면 보는 저도 행복해지고 기분좋아지더군요..하지만 이런 달달..재밌는 로맨스도 중요하지만..숙종이 임금으로써 더 임금다운 면모를 작가가 잘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동이가 가져온 증험도 근본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마무리 될까 염려되고..등록유초도 용두사미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되는데..제발 저들의 죄가 제대로 응징받아야 할텐데 말입니다..그리고 천동이에서 숙빈최씨가 되가는 과정에서 힘들더라도..동이에 대한 숙종의 믿음만큼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으면 싶은데...예고보니 장희빈이 그걸 흔들어놓으려고 또 수작을 부릴듯해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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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누이 2010.07.07 17:01
누리님 글 잘보고 있어요~ 드라마의 재미를 배로 느끼게 해줍니다 매번.ㅎㅎ
어제 숙종..급히 술을 닦는 동이를 보고"동이야" 부르고 쪽! 하는 장면..
저도 모르게 "숙종 선수네..캬캬캬"하고 튀어나왔네요 ㅎㅎ
왠지 한번 간보고 여자반응보고 진행하는 것 같아서..어찌나 웃었는지..ㅋㅋ
아무리 깨방정 숙종이지만 키스신인데 첨부터 진지하면서 분위기 잡아 리드할줄알았건만
(그래요 손발만 오글거리고 지루할줄알았어요ㅎㅎ)
예상을 깨고 아주 재미났었어요..괜히 제 마음이 떨렸다기도..
동이가 끝나는 그날까지..누리님 글 잘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금성에서온여자 2010.07.07 17:27
앗- 어제 드뎌 얼레리꼴레리를 했군요. ㅋㅋ
몇 주 동안 동이를 안 봤어요.
숙종이랑 동이의 달달한 사랑 얘기 때문에 봤는데
동이가 궁을 떠나 있는 동안 저 역시 동이를 떠났다는,, ㅋ
이번 회는 봐줘야겠는 걸요. ^^
상선영감님은 센스쟁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