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7 09:11




동이의 처소나인들에서 시작된 괴질은 삽시간에 궁궐을 위험 사각지대로 몰고 동이에게 가해지는 시련은 끝이 없습니다. 더구나 동궁전 나인까지 괴질이 전염된 사건으로 궁에는 소위 '카더라'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동이가 세자를 죽이고 대를 이을 후사를 보려고 한다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동이는 꼼짝없이 궁에 불길함을 몰고 온 여자로 낙인찍히게 생겼습니다. 딸의 앞길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흉악한 음모도 자청하고 나서는 윤씨부인, 동이를 너무 만만하게 본 듯합니다.
이 일에 장희재와 장희빈이 어디까지 관여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승은도 입었겠다 내명부 기강도 익히고 궁중법도도 제대로 공부 좀 하면서 조용히 지내려는 동이를 가만 두지 않는군요. 탐정동이 재가동입니다. 더구나 장희빈을 찾아가 목숨을 담보로 담판을 짓는 것을 보니 이번에도 제대로 수사실력을 보여줄 듯 싶습니다. 새색시 폼 안나게 다들 왜 그러시는지, 이제 첫 승은을 입은 동이가 쉴 틈을 주지 않네요.
공자왈 맹자왈 경론 강의시간에 딴 생각에 빠져있는 숙종, 안봐도 비디오지요. 동이 생각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숙종입니다. 성심이 어지러운 듯 하니 그만 두자는 말에 화들짝 놀란 숙종, 임금 체면은 결코 구기지 않습니다. 머리는 동이생각, 귀는 경론 강의 경청, 두 가지가 동시에 되는 숙종은 부러운 유전인자를 가졌군요. 한 술 더 떠 잘못 읽은 구절까지 집어내니 신하들도 끽 소리 못하고 말지요.
지긋지긋한 수업이 끝나고 회의장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숙종, 용안 탈까 잽싸게 일산(양산)을 받쳐주지만, 앞으로는 일산을 준비하지 말라고 합니다. "사내라면 좀 까무잡잡한게 좋지않나?" 여기서도 한방 빵 터뜨리는 숙종, 조만간 선탠하시겠다고 하지 않을까 싶네요. 숙종은 동이에게 잘보이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동이를 위한 전각 보경당이 마련되면 흠흠... 하루 하루 날짜만 꼽고 있는 숙종이에요. 

웃음보 터진 상선영감, 표정만으로도 응큼해
동이의 거처가 하루라도 빨리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숙종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지요. 동이의 거처 보경당 단장이 다 끝났다는 겁니다. 그런데 상선영감의 표정이 어째 시무룩합니다. 동이의 임시거처 처소나인 둘이 괴질에 걸려 새거처로 옮기는 것이 미뤄져야 했거든요. 그것도 전염병이라네요. 자나깨나 동이 걱정밖에 없는 숙종은 동이는 괜찮은 지부터 묻습니다. 동이야 당연히 무사하지만, 상선영감 뒤에 이어지는 말씀이 걸작입니다. "송구하게도 그날은 조금 기다려야 할 듯 하옵니다". 그날이라니? "천상궁과의 합방말입니다". 부끄러운 숙종,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지요. 정식 전각으로 거처를 옮기면 그때 치루려고 기다리고 계시지 않았느냐는 상선영감의 말에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그런 것 아닐세" 라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헛기침만 해대지만, 상선영감 숙종의 당황하는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리며 웃음보가 터지기 시작합니다. 상선영감,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계신다ㅎ. 아니라고 극구 부인해 보지만 한 번 터진 상선영감의 웃음은 그치지 못하고 맙니다. 
그나저나 숙종은 동이의 처소나인이 괴질에 걸렸다는 말에  그 오지랖 넓은 녀석 마음이 상했을까 걱정이에요. 게다가 매일같이 짤짤거리고 다니던 풍산이 녀석에게 개줄을 걸어 묶어 두듯 거처에 꽃단장하고 들여 앉혔으니 오죽 답답할까 싶지요. 상선영감을 시켜 궁밖으로 동이를 나오게 해서 콧바람이라도 쏘여주고 싶은 숙종, 주막동무들도 함께 초대하지요. 황주식과 영달이도 함께 불러 오랜만에 동이와 회포를 풀게 해주고 싶습니다.
사고무친 동이를 궁에서 삼촌처럼 오빠처럼 돌봐주는 동이의 친구들, 사실은 동이보다는 숙종이 황주식과 영달이랑 주고 받는 농에 재미가 들린 듯 하더라고요. 하긴 숙종의 이런 모습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친구들이니 숙종에게도 좋은 벗들이에요. 정치도 지위도 다 잊고 싶은 그런 벗들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은 이 녀석들을 잘못 부른 듯 싶은 숙종입니다. 오란다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온 것 까지는 좋은데, 그만 분위기 파악하고 대충 일어섰으면 좋을텐데 아주 끝장을 볼 듯이 술을 마시니, 숙종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에요. 모른척하고 슬쩍 농삼아 "정말 냉큼도 달려 오더구나. 눈치도 없이 말이야" 이렇게 말을 해도 못알아 듣습니다. 에고 술맛이 어째 또 이리 쓴지, 어라! 이래도 갈 생각을 안합니다. 에고 포기다. 그래 내가 농했다라고 배포 크게 넘어가고 말지 싶은 숙종이에요. 하긴 오늘만 날이냐? 이제 보경당도 지어졌겠다 날마다 동이를 볼 수 있는데 '까짓 성심이 넓은 내가 참자' 하고 마음을 다 잡는 숙종이에요. 여기서부터 제 터진 웃음보는 숙종과 동이가 주막집에서 첫날밤을 보낼 때 까지 그치지 않았네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ㅎㅎ
술 한 두잔 들어가니 눈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녀석들 엉덩이에 자석이라도 붙었는지 일어설 줄 모르는 것은 고사하고, 멀대같은 영달이 녀석이 "동이야, 한 잔 받거라" 라며 어께에 손까지 턱 걸치고는 다정스레 굴지요. 숙종 속에서 부글부글 화가 치미는데, 어라, 감히 동이의 손을 붙잡고 술까지 먹여 주려고 합니다. 숙종 눈에 불이 번쩍하지요. 질투폭발 불꽃화신 숙종입니다. "자네, 그 손 감히 누구 손을 잡고 있는 것이야!" 이제야 제정신이 든 영달이 죽을 죄를 지었다고 하니 불꽃질투 숙종, 영달이 손모가지를 뎅강 자르겠다고 작두를 대령하라고 합니다.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진짜 같습니다. 오금 저린 영달이 혼비백산입니다.
"전하 왜 그러십니까?" 쳐다보기도 아까운 동이의 말에 "그럼 안되느냐?" 며, 숙종 고소해 죽겠다는 듯이 껄껄껄 웃어 제낍니다. 농이라고 했지만, 농이라고 보기에는 표정이 너무 진지했던 숙종, 아주 장난은 아니었다고 말하지요. 순간 울컥했다고요. 사내가 이런 질투심도 없이 자기 여자 손을 잡고 헤죽거리는데 가만 있으면 그게 바보지요. 숙종은 이런 사람사는 냄새나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장난이라고 했지만 임금의 질투하는 모습에 황직장도 마음이 든든합니다. 누이처럼 정들었던 동이가 한 남자, 그것도 임금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느껴지니까요. 

애교 작렬 동이 보고 후끈 달아오른 숙종, 덥댄다ㅎ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늘이 돕는군요. 우르르 쾅쾅, 난데없이 비바람이 거세집니다. 갓을 벗어 동이 머리위에 씌워주는 숙종, 이런 낭만임금이 또 있을까 싶어요. 급히 주막집으로 비를 피해 들어 온 동이와 숙종, 단 둘이 좁은 방에 있으니 어색해 어디다 시선을 둬야할 지 모르는 두 사람이에요. 어색한 숙종이 상선영감을 불러 연이 당도했냐고 물으니 비바람이 거세서 환궁하기는 어렵겠다고 하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니 오늘이 그날이로군요. 역시 숙종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살피는 상선영감, 숙종의 발그레진 얼굴만 보고도 척하니 감을 잡지요.
밖으로 나온 상선영감이 더 속상해 하네요. "전각이 완성되기를 그렇게 그다렸는데 주막이라니..." 뭐가 그리 속상한지 숙종보다 더 허탈해 하는 상선영감때문에 또 웃지 않을 수 없었네요. 상선영감은 역시 남녀지정에 대해 한참을 모르십니다. 좋을 때는 비단금침이 아니라 지푸라기 깔린 헛간에서도 말릴 수 없는 게 이런 거라고요;;
동이도 숙종도 이런 기분은 처음이에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몸에 열기운도 있고, 삐리리 모드 진입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알았더니 이제보니 동이도 애교작렬하더라고요. "너와 함께 해서 단 한 번도 좋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숙종에게 눈웃음 날리면서 웃는 모습이 숙종보다 한 수 위같더라고요. 동이의 교태스런 미소에 '헉!' 후끈 달아오르는 숙종이에요. 왜 이리 덥냐며 원색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는 숙종때문에 박장대소하며 넘어갔습니다. 술따르는 동이 부들부들 떠는 손에 술은 철철 넘치고, 숙종은 한계에 다다랐나 봅니다. 기습뽀뽀, 빨개지는 동이 얼굴 보고 다시 또 뽀뽀,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얼레리 꼴레리 했습니다. 

동이와 숙종의 첫날밤, 주막인 이유
그런데 왜 하필 주막이었을까? 궁에서도 아니고 암행나와서 그것도 허름한 주막에서 승은을 내리는 숙종을 보며 드라마 속 의미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네요. 특히 동이에게는 첫날밤이었는데 궁이 아니라 주막에서 치뤘다는 것이 명색이 왕의 여자인데 속상할 듯도 싶어요. 주막에서의 초야는 동이의 고난을 암시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왕의 총애를 받지만, 이렇게 허름한 주막에서 초야를 치루듯 앞으로 다가올 동이의 궁에서의 험난함이 예상되더라고요. 장희빈의 음모와 위협이 더 심해질 것이고, 천민출신의 궁녀가 승은을 입었다는 주위의 질시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동이의 처소상궁을 거부하는 궁녀들의 심리처럼 동이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궁녀들이 더 많겠지요.
동이의 앞길에는 매사가 쉽고 편한 길이 아니었어요. 장악원에 들어 오기까지의 과정이 그러했고, 감찰부 나인으로들어가서도 동이 앞에는 힘든 길이 펼쳐졌어요. 숙종의 승은을 입은 이후에도 비단꽃길만이 펼쳐지지는 않겠지요. 동이에게 다가오는 장희빈의 칼날이 더 날카로워질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주막집이 가시밭길을 의미한다면, 동시에 주막집에서 승은을 입었다는 것은 동이를 위한 동이의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한 나라의 태양, 임금의 마음이 동이를 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태양을 등져 버린 장희빈이 그림자의 운명으로 넘어간 것과는 대조적으로 동이는 찬란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이가 모든 고난들을 이겨내고 인정을 받았던 것은 진심으로 사람을 대했고, 진실을 따랐기 때문이에요. 장희빈이 숙종을 잃은 이유는 진심보다 더 커져버린 야심을 경계하지 못했고, 야망을 위해 진실을 버렸기 때문이었지요. 사랑이 늘 달콤함만으로 지속되지는 않겠지요. 수많은 모함 속에 의심도 받을 것이고 오해도 받을 거예요. 하지만 동이가 결코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지요. 귀한 마음을 품으면 귀한 사람이라는 것 말입니다. 
주막에서의 첫날밤을 치룬 동이와 숙종이 어떤 이부자리를 깔고 잤을까 생각해보니, 두 사람은 이부자리를 깔고 잤던 것이 아니라는 뚱딴지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황주부가 숙종에게 동이를 귀히 여겨달라고 부탁을 했던 장면이 뭉클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합방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귀한 마음은 진실과 진심 속에서 나오기에 주막에서의 첫날밤은 두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궁궐의 비단금침이 아니어도, 동이와 숙종은 '진심과 사랑이라는 원앙금침'에서 합방을 했지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주막집이니 합방이니 키스니 장희빈의 음모니 이런 것 다 떠나서, 이번회 최고 재미있었던 장면은 매력적인 숙종과 상선영감 두 분이 주는 깨알보다도 더 컸던 콩알같은 재미였습니다. 진짜 많이 웃었답니다. 게다가 몸까지 비틀며 전하~ 하고 애교까지 부리며 동이도 재미에 가세를 했네요. 승은상궁으로 삐까 번쩍하게 궁에 재입궐했는데, 허름한 주막에서 초야를 치루고 만 동이가 옷고름 풀기까지 과정이 별스럽게 재미있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답니다. 특히나 쌍으로 웃겨주시는 숙종과 상선영감때문에 이번회도 빵빵 터졌는데요, 사극을 보며 이렇게 폼나게 재미있는 임금과 내관은 처음이에요. 이제는 두 분이 지나치게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 재미가 떨어질 정도이니 동이 속 최고 인기남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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