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건욱과 재인이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 홍태성은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신여사에 대한 반항으로 유리가면을 깨버리기는 했지만, 문재인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타인의 감정따위는 무관하게 살아왔지만 자신도 모르게 문재인이 신경쓰이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재인이 신경쓰이기 시작한 것은 일본에서 열차여행때부터 였을 거예요. 홍태성이라는 이름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으면서 건욱과 다정하게 장난치는 모습은 자신이 알던 여자들과 달랐지요. 죽은 최선영처럼 말이지요. 해신그룹의 숨겨진 황태자 홍태성이라는 이름이 가진 돈냄새를 전혀 관심있어 하지 않는 여자들같아 보였지요.
철이 들고 시작된 홍태성의 비명은 반항이라는 모습으로 소위 겉돌기 시작했고, 비명을 지를 때마다 되돌아 오는 것은 냉대와 조소뿐이었어요. 태성의 앞에서 재인의 뺨을 때리는 신여사가 "네까짓게 내 아들 따귀를 날리려고 해? 네가 감히 내 아들들을 무시해? 네 따위가 뭔데?"라고 했을 때, 순간 홍태성을 울컥하게 만들었지만, 착각하지 말라며 "난 단지 저 애한테 알리고 싶었을 뿐이야. 함부로 해신그룹과 날 무시하지 말라고" 라는 싸늘한 대답만이 돌아오지요. 어려서부터 지긋하게 들어왔던 같은 말이었어요. 홍태성에 대한 신여사의 냉소의 대상이 재인이었을 뿐, 그 말은 태성이 항상 듣고 자랐던 말일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신여사에게 태성은 해신그룹의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수치일 뿐입니다.
이번회 문재인을 보면서 특이한 모습을 봤는데요, 재인이 재벌가의 여자들에 걸맞는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서점에서 외국어 책들을 사는 모습을 보면서, 심건욱의 심리 못지않게 재인의 심리도 의혹투성으로 비춰지더라고요. 재인이 홍태성을 대하는 태도가 순수와 의도적인 접근이라는 그 두가지 경계를 교묘히 넘나드는 듯 해서 말이지요. 아직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물음표로 남겨둬야 할 듯 싶네요. 재인과 태성의 관계를 좀더 지켜봐야할 듯 해서 말이지요. 더구나 건욱에 대한 감정도 여전히 의문점이고요. 재인을 바라보는 건욱의 표정에서는 재인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읽히는데 문재인에게서는 읽혀지지가 않았거든요. 제가 실패한 것인지 문재인의 감정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태라역의 오연수와 심건욱의 김남길을 보면서, 허점투성이에 스토리의 개연성조차 실종되고 있는 듯한 나쁜남자를 그나마 보고싶게 만드는 드라마가 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맹이없는 스토리는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스토리는 남지않고 두 사람의 강렬한 표정만이 남으니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네요.;;
심건욱의 라이터에 떨어진 핏방울은 최선영이 죽을 당시 들고 있던 종이학에 떨어졌던 핏방울과 같은 의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종이학의 핏방울이 최선영의 죽음을 보여주었듯이, 라이터의 피도 심건욱의 죽음을 암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심건욱의 죽음을 암시하는 또 하나의 복선이 심건욱이 죽은 벙어리 부모의 묘를 찾아가 했던 방백이었어요.
"그들이 기억조차 못하는 그 어느 한 때, 어느 한 순간, 지독하게 비정했던 선택이 그들 자신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했는지 반드시 알게 해 줄 것이다. 그들에게서 모든 것을 뺏을 수만 있다면 난 기꺼이 악마이길 선택한다. 신이 그들의 편이라면 악마는 나의 편이다, 나는 아무도 두렵지 않다"
모네와 함께 본 아프리카의 사진을 보며 "아프리카의 광활한 초원 위에 마시아족이 느릿느릿 걸어가는 걸 보면 화를 낸다는 것, 기쁘고 슬프다는 것, 좋고 실은 감정들이 다 허무해진다"는 건욱의 말이 건욱이 진행하고 있는 복수이 허무함을 상징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심건욱이 맞추고 복수를 위한 퍼즐조각, 마지막 한 조각이 허무라는 이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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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2010.07.08 18:38
8화를 보고 다시 한번 새삼스레 느꼈습니다 ㅋ 김남길의 연기력은 정말 대단하다는걸 ㅋ
건욱이는 스스로의 행복엔 관심 없는 듯 해요.
다른 캐릭터들은 자신이 행복하고 싶어 방황하지만
건욱이는 자신이 정한 목표에만 충실할 뿐이네요. 그래서 더욱 안쓰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