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권상우를 봐 줬다는 느낌이 팍팍 드는데 '사고 후 미처리' 라는 죄목과 엄청나게 무거운(?) 500만원 벌금형에 처했다는, 권상우로서는 아주 반가웠을 소식이 대중들에게는 화장실 가서 뒷처리를 제대로 하고 나오지 않은 것처럼 찝찝하기가 그지 없네요.
권상우의 일을 지켜 보면서 생각나는 말이 '유전무죄 무전유죄' 라는 말입니다. 권상우의 일은 그래도 우리사회에 법과 상식이 통할 거라는 일말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되고 만 것같습니다. 사고가 있었던 정황이야 인터넷에 도배된 기사들을 통해서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다 알고 있을 거니 자세한 언급은 하고 싶지 않은데, 한 언론사의 도표만 여기 참고로 게재하겠습니다(해당 언론사 한겨레 신문사의 양해를 구합니다).
그런데 당시 권상우의 상황은 이미 경찰차가 쫓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술취했나요? 몰랐게?(본인이 술을 절대로 안먹었다고 했으니.;;) 게다가 대낮도 아니고 차량도 드문 한 밤중에 경찰차의 요란한 불빛만 봐도 '경찰이 떴군' 하고 알텐데 말입니다.
여튼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니 경찰차가 쫓고 있는 것은 알았을 터, 여기서 도망치려는 사람들의 90%가 취하는 행동은 '더 빨리 도망가자'일 겁니다. 당연히 급후진을 했을 가능성이 큰데 뒤쫓아 와 선 경찰차와 거리가 어느 정도 였는지 모르지만, 급후진 차량이 가하는 충격은 적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행히 거리가 많이 차이나서 충격을 덜 받았을 수도 있었겠지만요(이부분에서는 경찰관이 부상을 입지 않아서 다행입니다만). 경찰차에 탔던 경찰관분들 혹시 늦은 후유증 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저같은 경우는 2년전에 정말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도(이때도 제 뒷범퍼가 긁힌 정도로 가벼웠어요), 정말 사고라고 치기에도 우스울 정도의 가벼운 접촉사고였는데도, 2주 후에 후유증이 오면서 목도 돌아가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습니다. 자동차가 가하는 충격, 그것 생각 외로 큽니다. 지금도 목의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할 정도의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정말 이해안가는 부분은 인명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뺑소니가 적용이 안된다는데, 만약 권상우가 경찰차가 아닌 일반차량을 들이받고 도망쳤는데, 그 받친 차의 운전자가 경미한 부상, 혹은 멀쩡하면 뺑소니 적용이 안되는 겁니까?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해 주지 않고, 연락처를 남긴 것도 아니고, 내려서 괜찮느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도망가 버렸는데 말이에요. 만약 이런 식으로 누군가가 후진하면서 제차를 들이받았다면, 그리고 그대로 도주해 버렸다면, 전 당연히 뺑소니 운전자로 고소할 것 같습니다. 경찰차를 들이받아서 뺑소니가 안되는 건지 아주 헷갈립니다. 천만다행이네요. 경찰차를 들이받아서...
제가 도로단속 경찰법에 대한 것은 솔직히 모르지만, 혹여라도 중대사건을 저지른 용의자였다면, 이런 경우 범인을 놓친 꼴 아닌가요? 사고를 내고 도망가는 운전자를 뒤쫓으면 안된다는 게 법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면 이런 경우 대부분 경찰이 도망자를 추척하고 인근 다른 경찰차에도 지원요청까지 하던데, 영화랑 실제는 많이 다른가 보군요.
다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것이 권상우의 음주운전 관련 무혐의 결과입니다. 권상우는 사고 다음날 영화 시사회 일정때문에 경찰출두를 하지 않고, 이틀 후에 출두해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과정에서 매니저가 개입되고 암튼 우습고 추잡한 일이 벌어졌지만, 넘어가고, 여튼 이틀이 지난 다음에 알콜수치를 검사했으니 당연히 혈중알콜 농도가 낮았겠지요. 전혀 검출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이런 경우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고 당일 친구집에서 축구를 보고 왔다는 권상우, 술을 마실 줄 아는 대한민국의 남녀들, 이것이 이해됩니까? 축구경기를 친구들과 보면서 물 마시며 봤겠냐고요?
권상우의 입은 상식과 추측과 정황 모든 것을 덮어버리니 법 위에 선 것 같습니다. 일이 이쯤되니 가장 우습게 보이는 것이 불법사실을 조사하고 집행하는 경찰과 검찰의 추락한 위신과 명예입니다. 권상우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기에 대한민국의 공권력까지 우습게 만들어 버렸는지 그게 더 기분 더러워집니다.
음주운전을 했다는 증거는 이미 인멸되었고 권상우가 안 마셨다고 버텼으니, 법은 증거를 따를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요럴 때 생각나는 말, 역시 법을 잘 알아서 나쁠 것 없네요. 도로교통법에 근거한 가벼운 처벌(인명피해가 없었으니 엄밀히 뺑소니라고 하지 않는다네요)과 500만원의 약식기소로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힘없는 사람들 댓글로 논란거리 제공한다고 힘있고 빽있고, 게다가 한류스타로 외화벌이에 엄청난 공을 세운 권상우가 가진 힘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경찰도 검찰도 이 힘앞에서는 법 운운하며 사건을 종결해 버리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대중들에게조차 심증적으로 명백한 권상우의 도덕적, 법적 잘못을 제대로 밝히고, 사고 당일 경찰관이 권상우를 잡고도 놓아주었는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진실과 정의의 상징인 법의 힘이 비겁하게 숨어있는 대형 스타의 힘 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곧 방영될 대물에서 권상우가 맡은 인물을 보니 딱 이말이 생각나네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고현정이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저는 드라마를 보겠지만, 드라마속 인물에 맞게 '수신'하고 나오는 것은 어떨까요? 또한 혹여라도 이 일로 권상우가 울며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해서(그럴 일이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그 부인이 안타깝다느니 불쌍하다느니 하는 글들은 올리지 말았으면 싶네요. 제 남편이 이런 일을 했다면, 전 우리 남편이 아주 비겁해 보이는 거짓말쟁이 같아서 실망할 것 같거든요. 저같으면 법적인 처분은 차치하고, 우선 용서를 구하라고 말할 거에요. 제가 권상우의 아내 손 모씨라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똑똑! TV >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정환의 뎅기열쇼? 해명해야 할 의혹들 (12) | 2010.09.10 |
---|---|
타블로, 이중국적에 병역기피 의혹으로 불똥튀나? (72) | 2010.08.14 |
권상우 뺑소니 봐주기 수사의혹, 논란으로 끝내서는 안된다 (28) | 2010.07.17 |
우리를 울린 태극전사의 눈물, 함께 한 시간 행복했습니다 (8) | 2010.06.27 |
타블로 심경토로 인터뷰, 학력논란에 종지부 찍기 바란다 (51) | 2010.06.11 |
캐나다에서 보는 타블로문제, 이제는 타블로가 나서야 할 때다 (112) | 2010.06.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