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부정할 수 없는 세자의 모후라는 힘과 권력에의 끝없는 탐욕으로 발악해 가는 장희빈에게 '찍'소리 하고 갈 기회는 줘야겠지요. 보나마나 모략과 함정이라는 반칙으로 태클을 걸겠지만, 대의와 명분을 잃어버린 장희빈은 KO패를 당할 일만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부족하고 못나 죄없는 중전을 힘들게 한 나를 용서하시오, 중전...". 환궁하는 중전이 가마 앞에 친히 마중을 나온 숙종의 사과에 오히려 자신의 부덕함때문에 도움이 되드리지 못했다며, "이런 저를 믿어주고 지켜주신 것은 전하이십니다" 라고 현숙함을 잃지 않은 중전입니다. 반듯하고 덕망높은 인현왕후는 어찌 이리 품성까지도 국모의 그릇을 갖췄는지... 역시 귀감이 되는 국모상이에요.
이번 회 또 다시 명콤비 숙종과 상선, 그리고 환상의 닭살커플인 동이와 숙종이 제대로 터뜨려 주셨지요. 동이가 감찰부 상궁들을 처결한 것을 보고 받는 숙종은 그럴 줄 알았다며 동이의 처력에 흡족해 하지요. 숙종의 용안이 편안한 것을 보니 상선도 기분이 흐뭇해집니다. 인현왕후도 복위되었고, 동이에게 숙원첩지도 내려질 것이고, 장희빈에게도 강등이라는 벌을 내렸으니 숙종 근심거리가 없는 듯 보입니다. 한가지만 빼고는 걱정이 없다며 바람을 넣는 상선입니다.
"기다리고 계시던 일이 있지 않습니까? 천상궁의 회임말입니다". 그렇지요. 혼인을 했으니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태기가 있다는 소식이 들려야 하는데, 숙종도 은근히 조바심이 났었나 봅니다. 상선에게 번번히 속마음을 들켜버리는 숙종이 "내가 자네를 귀양 보냈어야 하는데.."라며 "임금의 생각을 엿보다니, 무엄한 사람"이라며 퉁을 놓지만, 상선영감과 숙종의 주거니 받거니 대화는 언제 들어도 사람을 기분좋게 합니다. 황주부와 영달커플과 쌍벽을 이루는 개그감에 이심전심 커플입니다. 그러고 보니 임금의 생각을 엿보는 죄는 어떤 죄목에 해당할까요?
얼마나 기대를 했는지, 동이 처소에 기별도 하지 않고 한걸음에 달려 간 숙종이지요. "그냥 지나가다가 들렸다..". 동이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뻘쭘스럽고, 빙빙 돌려 묻는 숙종입니다. "불편한 곳은 없느냐? 쉬 피곤하다더거나, 시도 때도 없이 졸린다거나..." 동이의 대답을 기다리는 숙종 숨이 꼴깍 넘어갈 태세입니다. "아뇨".
컥! 이런 둔탱이 같으니라고, 힘이 쭉 빠져버리는 숙종이지요. 조금은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져 봅니다. "갑자기 뭐가 먹고 싶다거나... 이를테면 신 것이 생각나거나 하지 않느냐?". "어휴, 신 거라뇨. 전 신 것 정말 싫어합니다". 허걱! '이런, 상선 이 사람이 내게 김칫국만 마시게 했군'. 급실망하는 숙종이지요.
천민의 왕 동이의 존재 이유
동이가 먹고 싶다던 죽을 찾아 활인서를 찾았던 숙종은, 죽을 받기 위해 늘어선 가난한 백성들의 처참한 모습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임금으로서 자식같은 백성의 곤궁한 참상을 몰랐던 자신이 부끄럽고,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행정의 작태에 분노하지요.
민생시찰이라고 나가서 떡볶이나 뻥튀기 사먹는다고 그게 백성과 소통하는 군주가 아니듯이, 어려운 백성을 보호하는 법이 마련되어야 하고, 부정부패를 일삼는 중간관리들 단속도 철저히 해야 제대로 민생시찰을 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 시간 이후로는 활인서에 줄을 섰다가 주린 채로 돌아간 백성이 있어서는 안된다. 또 다시 그런 일이 있다면 그 책임을 목숨으로 물을 것이야". 코믹과 위엄을 적절히 넘나드는 숙종의 매력, 요즘 상종가입니다ㅎ. "고맙다, 동이야. 내가 또 이렇게 보여 주는구나.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임금인 내가 무엇을 살펴야 할 지 말이다". 이렇게 숙종에게 군주의 덕을 깨치게 하는 동이가 곁에 있으니, 숙종은 감사하고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동이와 숙종이 힘이 갖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서로 깨달아 가는 과정이 있었는데요, 뜻하지 않게 민생시찰이 돼 버린 활인서 나들이는 하늘이 동이를 보내 준 큰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동이가 먹고 싶다는 죽 한그릇을 구하기 위해 활인서로 암행을 나간 숙종은 백성의 궁핍과 굶주림을 보고, 도장만 찍는 결제군주가 아닌 집행의 군주로 변하게 하지요.
숙종대의 치적이라 할 수 있는 대동법과 군포법 등은 이런 궁핍한 백성의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숙종의 노력이었으니, 역사적으로 숙빈이 그렇게 코치하지는 않았다고 할 지라도, 동이로 인해 백성을 돌아보는 숙종이라고 칭찬해 줘야 겠지요. '천민의 왕 동이'의 이유와도 연결되고 말이지요.
이번회 동이가 유상궁을 용서하고 기회를 주는 장면이 있었지요. 서용기가 동이에게 검계수장의 딸이라는 것을 감춰주고, 동이의 뜻을 펼칠 기회를 주었듯이, 동이 역시 은혜를 은혜로 갚습니다. 정상궁은 유상궁의 성품이 쉽게 바뀔 사람이 아니라고 걱정을 하지만, 동이는 이제 이후의 선택은 그 사람들의 몫이라고 했었지요. 동이의 처결을 보며 동이는 진정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어떻게 써야하는 지를 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힘이란 힘없는 자를 내치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자를 진정으로 품을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을요.
그런데 동이가 진짜로 회임까지 했다네요. 동이의 숙원책봉에 회임소식까지 겹경사입니다. 숙원의 책봉식을 앞두고 동이가 뽀얗게 분단장을 하고 있는데, 동이가 헛 구역질을 합니다. 앗, 이건? 맞아요. 회임한 동이가 입덧을 시작하나 봅니다. 의관이 들었다는 보고에 숙종은 애가 타서 빛의 속도로 달려 가지요. 인현왕후가 환하게 웃으며 동이가 회임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여기서 잠깐 인현왕후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같은 여자로서 속으로 자신도 얼마나 회임하기를 바랐을까 싶어서요. 그러면서도 자신이 회임한 것처럼 진심으로 기뻐하고 좋아하는 인현왕후를 보니,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인현왕후가 후사를 낳았더라면, 조선의 역사가 완전히 달라졌겠지만, 만약이라는 것이 통하지 않는게 역사네요.
이제 동이와 장희빈, 그리고 동이의 영원한 아군 인현왕후, 세여인의 2차 라운드가 시작될텐데요, 이 싸움은 동이 자신을 위한 싸움이 될 겁니다. 최가 동이로 왕실족보에도 당당히 올라야 하고,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억울하게 죽음으로 몰았던 검계몰살의 진실도 밝혀야 하니까 말이지요. 동이의 최대 약점인 검계수장의 딸이라는 사실이 동이를 잡을 올가미가 될 지, 역으로 장희빈과 남인들의 올가미가 될 지, 그 흥미진진한 대결이 기대됩니다.
탐정동이는 수사실력도 일취월장하고, 숙종의 총애는 물론이고, 이제 명실상부한 내명부의 서열순위 3위인 후궁의 자리에 까지 올랐으니, 웬만한 수로는 장희빈이 동이를 잡기 어려워 보입니다. 장희빈의 반격 또한 더 강력해지겠지요. 예고편에 보인 장희빈의 인형의 저주를 보며, 이 드라마의 재미있는 대결구도를 볼 수 있었답니다. 증험과 과학수사로 문제를 풀어가는 동이와 장희빈의 미신공격이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가 힘든 분야같아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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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샬롱 2010.07.28 10:08
인형의 저주...동이에서는 색다른 장희빈으로 그려졌으면 했었는데 예고편으로 보니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지않아 있었어요. 그렇지만 우리의 상선영감 때문에 채널을 돌릴수가 없게 만드네요. 샤방~샤방 상선나리. 어제도 한건 하더군요ㅋ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친구세라 2010.07.28 11:15
어젠 정말 편한 마음으로 웃음가득 볼 수 있었던 한 회
였던 것 같아요.
계속 봐야 할지 접어야 할지
망설이던 마음이 한번에 정리가 되며
그동안 안 접고 봐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잡생각 보다는 좀 더 온전히 드라마를 즐기겠어요~
동이를 계속 보는데
초록누리님의 멋진 리뷰도 한 몫했답니다.
오늘 리뷰도 너무 좋았어요~ㅎㅎ
전 어제 무엇보다도 숙종의 활빈서(?금방 기억이 3초기억력;)
나들이가 참 좋았어요.
앞으로 천민의 왕 동이로 인한 숙종의
이런 횡보가 많아졌으면 하는 개인적 바램이랍니다~ -
hugh 2010.07.28 11:47
숙종이 희빈과 함께 했던 모든 일들은 왕으로서였던 것 같아요.. 반면에 동이와 있을 때는 왕-궁녀 보다는 그냥 '숙종'이라는 평범한(?) 사내라는 느낌을 주죠.. (그래서 작가님이 첫날밤도 주막으로 설정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세자가 태어났을 때도 자신을 이어 왕이 될 첫 왕자가 태어나서 기쁜 마음이 더 컸을 것 같아요.. 동이와의 아이는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여자의 아이가 태어나서 기쁜 마음이 더 클 것 같고..^^ -
아그네스의 정원 2010.07.28 11:51
안녕하세요!
초록누리님 이제는 저도 모르게 동이를 보고난 다음날이면
초록누리블로그로 와서
글읽는 재미에 아침먹고 노트북 부터 붙잡는 답니다. ㅎㅎ 오늘도 많이 덥네요~ -
미디어CSI 2010.07.28 13:05 신고
잘 읽었습니다. 누천한 제 블로그까지 와서 친히 댓글을 주셔서 초짜일줄 알았다가 깜놀하고 갑니다. CSI동이를 좋아하는지라 이제 탐정놀이가 줄어들 것 같은 아쉬움도 살짝 듭니다. 구독신청하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향기로움 2010.07.28 13:39
늘 드라마의 속속들이 파헤쳐 공감하였던 부분을 올려주어
이렇게 드라마를 보고 난 후면 다음날의 초록누리님의 글을
보며 재연상하고, 고개를 끄덕인답니다.
그때 그때마다 답글은 달지 못했지만 다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한 느낌은 정말 남달라 매우 고맙다는 생각을 하며
저만의 공간에 저장을 한답니다. 문론 출처를 확실히 밝히면서요.
늘 좋은 평을 부탁드립니다. 또 한편의 드라마 보는 재미를 더욱 더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
반반 2010.07.28 15:54
어제 우리 남편이 이제 동이 다 봤네.. 이러더라고요.
갈등이나 풀어놨던 문제들이 거의 일단락이 되었으니
다 끝난것 같은 기분이 들었나 봐요..
그래서 이제 안보려고? 했더니만
....
그래도 볼게 없으니...
하더라고요.. 큭큭 웃었네요.
또 새로운 사건이 생기고 해결하고, 또 생기고 해결하고
이런류의 흐름으로 후반부도 진행되겠지.. 하고 있습니다만
뭐랄까? 에구 진짜 식상하네, 좀 어이없네..
이런 것 보다는
참신하고 창의적인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면... 하고 바래보기도 합니다. ^^
어쩃든 누리님과 함께
동이의 전반부를 같이 보내온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우리도 한숨 돌리고
또 담주부터 시작될 새로운 내용들을
읽고 즐기고 하면 될것 같아요.
누리님도 아자아자 홧팅하시고 좋은 글 부탁드려요..ㅎㅎ -
عبدلله 2010.07.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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