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레이싱에서의 역전극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돌발상황들이 곳곳에서 지뢰처럼 터지는 바람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을 방불케 했는데요, 예기치 않은 상황들때문에 그 재미가 한층 컸던 것 같습니다. 지도를 훔쳐버린 승기의 돌발행동이나 잃어버린 MC몽의 휴대폰, 타이어펑크 등 각종 변수들은 리얼이라는 재미를 아낌없이 보여주었고, 그로인해 벌어진 상황들은 각본없이 즐기는 인디아나 존스 번외편같았어요.
강해진 제작진, 무한도전에 화답한 나피디의 센스
온몸으로 터프한 산길을 체감하고 정차한 멤버들, 시간은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왠일로 제작진이 점심복불복도 없이 도시락을 제공한다고 하지요. 물론 그전에 의심사지 않도록 오프로드 몇년 경력자들도 꼭 도시락을 지참해서 먹어야 한다고 밑밥을 깔았지요. 먹을 것을 준다는 말에 멤버들은 아무 의심없이 자리를 깔고 앉아 도시락토크에 여념이 없었지요.
그런데 제작진의 움직임이 수상스럽습니다. 하나둘씩 달랑 스탭 두명만 남기고 휭 하고 사라져 버린 거예요. 강한남자편답게 제작진도 강하게 나왔습니다. 6멤버 전체를 집단으로 낙오시켜 버린 것이지요. 남겨진 두명의 스탭마저도 낙오가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나 보더라고요. 실로 독하고 무서워진 제작진입니다.
섭섭당, 박진감 넘쳤던 세 번의 역전레이스
베이스캠프를 찾아갈 단서는 지도 한 장,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산속에서 멤버들의 베이스캠프 입성기가 시작되었는데요, 팀은 새로 결성된 섭섭당(은지원, MC몽, 이승기)과 뉴OB(강호동, 이수근, 짝퉁 김씨 김종민)팀으로 나뉘게 되었지요. 먼저 출발을 하려는 섭섭당을 막으려는 강호동팀은 지도를 섭섭당 차 위에 펴고 보면서 진로방해를 시도하자, 섭섭당 멤버들은 앞에 서있는 강호동팀 차에 옮겨 타고 갈 생각으로 차에서 내렸지요.
그런데 헉! 자동차위에 펼쳐있던 지도를 누군가의 손이 다가와 잽싸가 가져가 버립니다. 승기였어요. 지도를 빼앗긴 강호동, 급기야 사파리에 나타난 한마리의 야생곰이 되기도 했는데, 당연히 지도를 가진 섭섭당이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이었지요.
풀이 죽은 MC몽이 다른 상황같았으면 강호동과 재협상을 끌어내던지 강호동에게 기어오르려고 했을텐데, 급굴복모드로 들어가는 것을 보니 마음이 조금 그랬어요. 여하튼 MC몽의 휴대폰 분실사건은 오프로드 여행의 큰 변수로 재미를 이끌어냈지요.
그리고 돌발상황 하나가 터져버렸지요. 강호동이 비밀번호가 뭘까 싶어 궁금해 하면서 설마 생일일까, 싶어 종민이가 가르쳐 준 생일을 넣으니 잠금장치가 풀려버린 것이에요. MC몽이 찍어둔 강호동네 지도도 고스란히 넘겨주게 되었고 말이지요.
참, 이때 은지원의 대형실수, 펑크난 차의 자동차키를 빼고 호주머니에 넣고 출발해 버린 것을 베이스캠프에 도착하고서야 알았으니, 길바닥에 꼼짝없이 앉아있던 분들 열 꽤나 받으셨을텐데, 보는 시청자는 웃음부터 터져버렸네요. 암튼 여기저기서 터지는 예측불허 돌발상황들때문에 쉴틈없이 웃었던 오프로드 여행편입니다.
베이스캠프로 향하는 최종 갈림길, 여태까지는 운도 따라주었고 그럭저럭 (지도 리) 승기의 무조건 좌회전이 맞았지만, 마지막 갈림길에서 방향을 잘못 선택한 섭섭당은 또다시 역전될 상황에 놓이게 되었지요. 서둘러 차를 돌려가는데 이런 웬일이래요? 반가운 차가 섭섭당이 돌아 나온 길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갑니다. 강호동팀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승부는 최종갈림길에서 다시 갈리고, 섭섭당은 재역전의 기회를 잡고 감격의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 장난기 발동걸린 은지원이 결승테이프를 다시 붙여두고, 덕분에 뉴OB팀의 돈주고도 못볼 눈물의 오두방정 승리자축쇼를 구경할 수 있었네요. 자동차에서 감격의 눈물부르스를 치는 멤버들을 보는 나피디도 웃음보 터지기 시작하고, 현장에서 보고 있던 스탭들이랑 섭섭당멤버들, 얼마나 웃겼을까 싶더라고요. 시청자도 배꼽빠져 죽는줄 알았는데...
1박2일의 생존법칙 하나, 이것이 리얼이다
이번 1박2일은 조금 특별한 재미를 주었는데요, 초창기 1박2일의 특색인 로드버라이어티라는 야생과 돌발상황에서 펼쳐지는 재미로 돌아갔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특히 MC몽의 잃어버린 휴대폰은 주인공역할을 톡톡히 해낸 일등공신이었어요. 풀죽은 MC몽을 대신해 휴대폰이 나서서 웃겨주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대박분실사고였네요.
1박2일의 위기라는 많은 우려를 한방에 불식시켜 버린 재미와 유쾌함, 그리고 긴박감을 잘 살려내서 1박2일을 보는 내내 흐뭇했어요. 시청률이라는 부분을 떠나 많은 시청자들은 1박2일의 이런 웃음코드를 원하고 있을 거예요. 설사 설정이라고 할 지라도, 시청자들이 보기에 생생하게 느껴지는 긴장감과 박진감이 그동안 1박2일이 보여주었던 최고의 강점, 리얼코드였거든요. 또한 1박2일의 취지인 명소, 자연, 이색적인 테마여행지 소개 등의 기획취지에 맞게 경북 봉화의 생소했던 오프로드라는 산길여행에 대한 소개도 좋았고, 특히 새로 결성된 섭섭당과 뉴OB팀이 팀의 첫출발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롭게 볼 수 있었어요.
유감스럽게도 김종민의 병풍감이 심해지고 있는 듯해 보이는데, 이를 어쩐다지 싶네요. 김종민의 경우 YB팀으로 합류해서 유부남 대 총각팀으로 결성되면, 팀의 균형이 현저하게 붕괴된다는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그나마 뉴OB팀으로 합류하는 것이 나아보이기는 하지만 존재감이 살아나지 않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섭섭당의 이단아 MC몽의 돌발캐릭터 역시도 변수로서의 재미로 작용할 듯싶고, 무엇보다 승기의 캐릭터가 본인의 허당캐릭터와 김C의 역할까지도 커버하는 모습이었어요. OB팀의 브레인이자 바른말 사나이로서의 김C가 가졌던 중심역할을 승기가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자동차를 중간에 바꾼 것에 대해 강호동팀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해, 제작진으로부터 OK를 받은 모습은 섭섭당의 브레인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김C의 공백으로 빚어진 1박2일 멤버들에게 필요한 이성적인 캐릭터의 보완으로 보여집니다.
제작진이 강한남자 여행을 기획한 의미는 앞으로 1박2일이 독하고 더 강하게 변할 것임을 예행연습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편하게 가려한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섞인 목소리에 대한 나피디의 대답같기도 하고요. 더 독하고 강하게 굴리겠다는 의도같거든요. 큰 재미를 주었던 오프로드 여행편, 다음 주 멤버들이 강한남자로 태어나는 과정들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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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Rain 2010.08.16 13:10
여러 가지 악순환들은 정말 어드밴쳐같은 느낌도 주네요. 방송은 못봤지만 그냥 느낌이 확 전해져옵니다. 그나저나 정말 요즘은 캐릭터가 한쪽으로만 쏠린 느낌이에요. 이성적인 보완책도 필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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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우스원 2010.08.16 13:30
1박2일의 프로는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를 않는 것 같아요
우리의 삶을 그냥 보는 것 같아 편하고 좋아요
좋은 해설까지 잘 감상하고 갑니다
즐거우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파이팅 !~~~~ -
생억지 2010.08.16 16:45
지금 kbs새노조는 사실상 밥그릇 챙기려고 다시 기어들어간 배신자나 다름없습니다.(국민들이 그토록 지지해줬것만 결국 수신료인상 찬성하면서 기어들어갔죠)
그런 pd가 과연 mbc 무도에 화답했을까요? 그냥 어쩌다 보니 나온 빵꾸똥꾸고 그걸 방송에 내보낸것에 불과합니다. 무도에 화답할정도로 개념이 있었다면 그토록 쉽게 자기 밥그릇찾아 기어들어가지 않았겠죠. -
시동거는 소리 2010.08.17 14:25
전 스탭들이 떠나는 장면을 못본게 이해가 안가더군요. 차량이 멀리 떨어져있었나요?
어떻게 시동거는 소리가 안들렸을까요? 도심도 아니고 산속이라 조용해서 들렸을텐데. 게다가 김종민과 은지원은 정면이라서 스탭들이 떠나는 게 보였을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