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회 처음으로 부자상봉을 한 숙종과 금왕자를 보니 눈물도 핑글 돌고, 웃음도 배시시 나왔답니다. 사가로 나와 금왕자를 홀로 키운 동이가 언제 이렇게 성숙한 애엄마가 되었는지 놀랍습니다. 궁궐에 있을 때보다 위엄이 살아있는 동이를 보니, 복궁을 하면 장희빈 죽었다 싶겠더군요. 천인아이를 치도곤내던 양반에게 눈 부릅뜨고, "왕실의 후궁 하나가 사가로 나와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텐데... 네 이놈, 감히 왕실을 능멸하는 것인가?"라고 혼줄을 내주는 동이를 보니, 무게도 있어 보이고, 한효주의 연기가 일취월장 했다는 것도 느껴졌어요.
선비를 나무라며 읊은 문구가 태궁의 경구라니, 이제 겨우 소학을 공부하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비상한 머리를 가진 금왕자입니다. 서당 훈장의 말씀에 의하면, 대학과 중용도 깨우친 것 같다고 하지요. 이럴 때 우리는 신동났다, 혹은 천재가 나왔다고 떡이라도 한 가마해서 동네 잔치라도 벌일 일인데, 동이는 금왕자의 안위가 걱정됩니다. 금왕자의 영특함이 취선당쪽에라도 알려지면, 금을 시기하는 장희빈 측의 공격이 우려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금왕자의 비상한 재주를 키워줄 스승을 구하러 나선 것 같더군요. 예고편을 보니 비밀리에 독선생을 구하러 나섰는데, 잠깐 등장한 농부 맹상훈이 아마도 연잉군의 스승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원래 재주가 많은 사람이 은둔하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남인이다 서인이다 당파싸움 꼴보기 싫어서 초야에 묻혀 세월을 낚는 강태공처럼 말이지요.
야사에 전해지기로는 장희빈이 사약을 받기전에 아들 세자를 한 번만 보게 해달라는 청에 세자를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세자의 중요한 물건을 당겨서 후사를 잇지 못하게 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세자의 이상징후가 언제부터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야사보다는 일찍 나타난 것 같습니다.
아바마마를 만나 어머니를 용서해 달라고 말하려던 금왕자는 궁궐에서 쫓겨나고, 그 누구도 "나는 왕자다. 아바마마를 봐야 한다" 라는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아바마마가 살고 있다는 궁궐에 들어갔는데, 아바마마를 보지도 못하고 쫓겨나왔으니, 금의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금은 어머니가 밤마다 긴 한숨으로 아바마마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물을 건너야 하면 돌다리라도 놓아드리고 싶지만, 어머니가 그리워하는 전하는 높디높은 궁궐 안에 있으니 돌다리도 놓아드리지 못하는 금왕자에요.
높은 궁궐담장이 야속해서 쪼그리고 앉아 훌쩍이는 금왕자에게 누군가 다가옵니다. 암행 나온 숙종이었지요. 대궐 담벼락을 지나칠 때마다 풍산이가 담장을 넘으려고 폴짝거리던 모습이 떠오르는 숙종이지요. 꼬질꼬질한 어린 아이가 길을 잃었는지, 어린 강아지마냥 훌쩍이고 있지요. 길을 잃은 아이같다며 막 상선에게 아이를 데려다 주라고 이르라고 말하려는 찰나, 어라 대놓고 반말을 하는 어린 강아지입니다.
그때 멀리서 금이를 부르는 소리에 강아지가 쪼르르 달려가 버립니다. 아니 저게 누구인가? 꿈에도 그리운 풍산이입니다. 풍산이 동이, "정녕 너란 말이냐? 그 아이가 내 아들 금이란 말이더냐?". 이렇게 울며불며 달려갈 듯한 숙종이었지만, 멀리서 눈물만이 그렁그렁 맺힌 채, 사랑하는 동이와 처음 본 아들을 바라보기만 할 수 밖에 없는 숙종입니다. 에효, 무슨 가족이 이러냐고요?
리틀 풍산이를 찾아 판관나으리가 되는 숙종
6년만에 처음으로 아들을 만난 숙종은 금왕자와 먼발치에서 본 동이가 아른거려 가슴이 찢어집니다. 6년을 600년처럼 견뎌왔지만, 그리운 동이를 안아보기는 커녕 이름조차 불러보지 못하고, 처음으로 마주한 아들을 아들이라고도 부르지 못했던 숙종입니다. 고사리같은 아들의 손을 잡고도 알아보지 못했던 숙종은 손에 남아있는 아들 금의 기억만을 어루만질 뿐입니다.
상선영감을 통해 은밀히 금의 모든 행동반경을 조사했을 숙종은, 금을 만날 수 있는 서당 앞에 잠복하고 금왕자를 기다리지요. 그런데 서당의 아이들 행동거지가 수상스럽습니다. 처마 위에 흙을 잔뜩 쌓아두고, 누군가를 기다리지요. 엇, 이런 고얀녀석들, 감히 내 아들 금왕자를 골탕 먹이려고 하다니...금왕자와 의기투합해서 역공격으로 서당아이들에게 흙더미를 쏟아붓고는 냅다 심십육계 줄행랑입니다.
숙종은 날아갈 듯 행복하지요. 아들의 손을 잡고 뛰다니,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아들 손잡고 달리기 대회라도 나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숙종에게는 고질병이 있었지요. 달리기에 약하다는 것 말입니다. 게다가 동이를 만났던 때보다 나이도 더 들었으니, 팔팔한 강아지 금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숙종입니다. "꽨찮은가? 사내대장부가 어찌 이리 약한가? 양반이라 그런가? 겨우 이정도 뛴 걸 가지고, 쯧쯧...", 어라, 이 말은 동이가 했던 말이잖아요.
마지막 엔딩에 동이가 눈을 수상스럽게 뜨던데, 숙종을 알아봤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잠시동안이라도 동이가 몰랐으면 싶네요. 한성부판관 나으리와 리틀 풍산이의 억만금을 주고도 사지 못할 평범한 부자지간의 추억을 만들게 말이에요.
마음은 달려가는데 발을 뗄 수는 없고, 입안에서는 이름이 튀어 나오지만, 차마 부르지 못하고, 지척에 서있는 동이와 아들 금을 보고도 나서지 못하는 마음이 얼음땡의 절절한 표정에 압축되어 있었거든요. 물론 아들 금왕자와 저자의 골목길을 '걸음아 나 살려라'고, 개구장이처럼 달리는 한성부판관 나으리는 지진희표 숙종의 트레이드 마크라 더욱 반가웠고요.
다음회 동이의 사가가 홀라당 타버리던데, 누가 또 불을 싸질렀는지, 동이랑 금왕자에게 별 일 없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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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 2010.08.24 11:50
다소 지루해 몇주 건너 띄고 어제 보았는데 내용이 조금 흥미로워지기 시작하더군요
아들과 조우가 드라마틱해서 다소 울컥하기는 했더랬죠.
기다림...그리움....곧 다시 만나겠죠 -
카타리나 2010.08.24 13:09
저..궁금한점...
동이가 쫓겨난거죠?
전에 인현왕후가 쫓겨났을때랑은 틀린가봐요
인현왕후님은 흰옷만 입고 계시던데 ㅡㅡ;;
그리고 쫓겨난 후궁이 아이를 가졌다면 조정에서 난리가 났을텐데
어떻게 넘어간거예요? ㅎㅎㅎ 안보니 모르겠당 -
Charlotte 2010.08.24 17:10
세자와 희빈, 금이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자리에 군관이 '세자 저하 가는 길을 막았다'고 설명하는 부분이 나름 상징성 있게 들리더라구요 ^^ 예고편을 보니... 남인들이 먼저 숙원의 신변을 위협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신것 같은 숙종!!! 금이와 동이를 만나기 전에 그 공허한 표정... 대신들 앞에서 입으로는 웃는 모습... 무미건조한 얼굴 등이 잘 표현되어서, 나중에 금이와 동이를 만나고 보여준 "얼음땡" (아 이 표현 너무 맘에 들어요 초록누리님! ㅋㅋ) 연기가 더욱 돋보였던거 같아요! 눈물.....났다고 하면 좀 과장이고.. 암튼 진짜 찡했어요! >_< 찡하면서도 흐믓하고 또 그러면서도 아쉬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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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2010.08.24 17:34
어제께는 진짜 다른 내용이면서도 동이의 내용이라서 재밌게 봤습니다.. 초반 동이와 한성부 판관나리(숙종)의 만남때도 깨방정 숙종과 풍산이 동이의 스토리를 보며 얼마나 웃었는지.. 어제 장면도 꼭 그런 느낌이라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솔직히 동이를 하루또 빠짐없이 본방송으로 보고 있지만, 중간에 좀 지지부진한 느낌을 받았던것은 사실인데, 이제서야 동이 만의 스타일이 나오는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사극에서는 잘 보여주지 못한 개그적인 요소(왕의 개그)가 있어서 재밌고 색다른 느낌입니다. 동이의 시청률이 요즘 좀 안타까웠지만, 다시 30%로 올라가길 바랍니다.. 자이언트는 제가 보고싶은 드라마 스타일이 아니라서 한번도 보지 않았다는... 그런 무슨 7,80년대 시대 이야기 같아보이는 뭔가 다운 되어 보이는 드라마를 별로 않좋아하거든요.. 전 동이 팬이니 동이가 잘 되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