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8 09:43




미호의 구슬을 품고 인간세상에 머무는 것을 도와 주기로 한 대웅이, 어지간히 계산적인 녀석이기는 하지만, 솔직하고 착한 대웅이입니다. 허전해서 찾아다니고 걱정했던 것은 미호가 아니라 구슬이었다는 것도 밝혔으니까요. 그런데 대웅이는 아직은 미호에게 큰 관심이 없기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간과했지요. 대웅이 100일 동안 구슬을 품어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묻지 않았어요. 물론 미호의 구슬이 있어야 액션영화 촬영에 들어갈 수 있는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 때문이기는 했지만, 몸도 거의 나았는데도 미호가 자신의 구슬을 품어달라고 할 까닭은 없었거든요. 여우구슬을 품어야 미호가 인간세상에 머물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말이지요. 
미호가 인간세상에서 살고 싶은 이유는 유한의 삶을 살더라도 인간이 되고 싶기 때문이에요. 대웅은 이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에 미호와 대웅은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슬픈 운명에 놓이고 말았지요. 미호도 100일 후에는 자신이 인간이 된다는 것만 좋아했을 뿐, 대웅이에 대한 것은 묻지 않았어요. 착한 미호가 구슬을 품어 준 인간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못했나 봐요. 미호는 간사하고 영리하다는 여우라는 동물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어눌한 여우에요. 아마도 이 어리숙하고 순진무구한 모습때문에 인간세상에 내려온 미호가 좋아지나 봅니다. 대웅이도 시청자도 미호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구슬을 먹은 대웅이와 박동주의 피를 마신 미호는 100일 후면 둘 중 누구 하나는 죽게 되어있지요. 박동주가 대웅이 100일 후에 미호에게 구슬을 돌려주면 죽는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아서, 미호도 모르고 대웅이에게 자신의 구슬을 품어달라고 한 것이기는 하지만, 착하고 순수한 미호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많이 괴로워할 것 같아요.
미호 구슬의 비밀때문에 이 상큼 발랄한 드라마의 비극적인 결말도 예상은 되지만, 저는 홍자매가 대웅이를 살릴 희망적인 복선을 숨겨 두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아직은 비극으로 점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웅이가 살 길에 대한 제 나름의 답도 찾았는데, 지금부터 밝혀버리면 맥이 빠질 거라 생각되어, 조금 더 드라마가 진행된 다음에 따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입이 너무 근질거리기는 하지만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감칠맛을 살려주는 반두홍(성동일) 감독과 차민숙(윤유선)의 엽기적인 사랑이 본격적으로 점화될 것 같아서, 이 커플에 대한 호기심이 날로 상승중인데요, 액션스쿨 앞의 남자 동상 궁둥이에 루즈 자국을 남긴 졸리 컨셉 윤유선의 배꼽잡는 엽기행동은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였어요. 유부녀로 착각하고 있던 반두홍이 졸리의 남자가 될 수 없다며,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는 모습 또한 100점짜리 웃음 보너스였습니다.
반두홍이 차민숙이 싱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음회 차민숙을 바라 볼 느끼작렬하는 표정이 자못 궁금합니다. 와인에 취해 백허그가 그대로 콜콜 필름끊겨 잠든 모습이 되고 말았지만, 눈꼴시려울 중년의 닭살 애정행각을 두 눈 뜨고 제대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마 이 커플만 나오면 웃음부터 쿡쿡 나와서, 웃느라 반쯤은 눈을 감고 보게 될 듯 하니 말입니다. 성동일과 윤유선의 물오른 엽기 애정행각, 너무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혜인이에게 줄 커플링을 엉뚱하게도 미호와 대웅이 나눠끼면서, 100일간이라는 한시적인 커플이 된 대웅이와 미호, 미호는 박동주의 피를 마시면서 점점 더 인간의 감정들을 배우게 되지요. 신체적으로도 하루가 다르게 인간처럼 바뀌게 됩니다. 인간이 느끼는 고통이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미호가 느끼고 있으니 말입니다.
반면에 미호의 구슬을 품은 대웅이는 고난이의 액션도 거뜬하게 해낼 만큼, 초능력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상한 체증을 느끼게 되지요. 대웅이는 혜인누나가 아닌 미호에게 자꾸 관심이 가는 자신의 속마음을 깨닫지 못해서 답답한 거예요. 그리고 미호에게 자꾸 미안하지요. 자기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주려고 하는 미호의 순수한 마음과는 달리, 대웅이는 액션스타로서의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미호의 구슬을 원했으니까요.
박동주가 미호에게 100일동안 인간의 기를 받은 구슬을 얻는다면 인간이 된다는 사실을 대웅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했었지요. 대웅이는 미호가 인간이 되기를 원해 구슬을 품어달라고 했다면, 눈 딱 감고 품어줬을 것 같아요. 미호를 좋아하고 아니고를 떠나, 대웅이에게는 근본적으로 여리고 착한 품성이 있거든요. 미호가 떠난 후에도 허전해 하고, 미호가 혹시 돌아왔나 궁금해서 액션스쿨 옥상방에 왔었던 이유도 미호에 대한 관심과 걱정의 마음이었지요.
그럼에도 대웅에게 미호는 부담스러운 존재지요. 미호가 인간이 아닌 여우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고,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고기를 먹여야 하는 미호의 식성도 그 이유 중 하나겠지요. 대웅이에게 미호가 부담스러운 이유 중 큰 이유가 또 있지요. 혜인누나에 대한 마음에 미호가 자꾸 방해가 된다는 거예요. 지레짐작 오랫동안 혜인누나를 좋아했기에, 대웅이는 미호를 신경쓰고 견제하는 혜인누나에게 찍히기가 싫은 게지요.
그런데 혜인누나와 함께 있는데도 떠난 미호때문에 허전해 하고 걱정하는 자신이 이상합니다. 말로도 생각으로도 자기 마음이 정리는 되지 않는데, 자꾸 미호가 가슴께에 얹혀있는 것이지요. 대웅이 자꾸 속이 답답한 것은 미호가 얹혀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왜 미호가 얹혀있을까요? 미호가 여우이기 때문이에요. 여우이기에 사람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강요가 대웅이를 억누르고 있는 것이지요. 미호가 웃는 모습, 측은하게 강의실 계단에 앉아 대웅이를 기다리는 모습, 아무도 없는 인간세상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대웅이 밖에 없다는 것이 대웅에게는 큰 짐이지요.
그런 대웅이에게 미호가 가끔씩 진짜 여자친구가 돼버립니다. 예쁜 미호에게 침 질질 흘리는 남자들을 보면, 아무에게도 미호에게 눈길을 주게 하고 싶지 않고, 박동주라는 미호의 친구도 신경이 쓰입니다. 미호의 이마에 손을 대고 아프냐고 물어보기도 하는 모습에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지요. 질투할 필요조차 없는 여우에게 쏟아지는 남자들의 관심이 대웅으로서는 어리석게도 보이지만, 왠지 싫습니다. 대웅이에게 미호가 특별한 여자친구가 되고 있기 때문에 말이지요.
혜인누나에게 들키기 싫어서 반지를 뺐다는 대웅에게 미호가 묻지요. 대웅이가 바라는 것이 뭐냐고요. 대웅이는 사람이 구미호한테 뭘 바라겠느냐고 미호를 아프게 합니다. 바라는 것은 구슬밖에 없냐는 질문에 대웅이는 또 찝찝하고 미안해 집니다. 그리고 뭔가가 가슴깨에서 꿈틀거리며 답답한 체증을 느끼게 하지요. 액션신을 찍기 위해서는 미호의 구슬이 필요하지만, 대웅이는 구슬만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지요.
잠을 자다 답답함에 일어난 대웅이 미호가 술을 잔뜩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지요. 꼬리까지 활짝펴고 말이지요. 꼬리펴고 당당하게 살겠다는 미호의 술주정에 놀란 대웅이 꼬리의 불을 끄라고 하니, 미호는 얼른 꼬리의 불을 끄지요. 대웅이가 원하니까요. 그리고 또 바라는 것이 뭐냐고 묻습니다. 튀어 나온 못을 박아달라, 윙윙 날아다니는 모기를 잡아달라 등등의 대웅의 말에 미호가 좋아합니다. 대웅이가 원하는 것을 하는 미호의 웃음, 미호가 즐거워하니 대웅이도 기분이 좋아지지요.
그런데 눈치코치 없이 대웅이가 액션스쿨에서 지낸다는 정보를 입수한 혜인이 옥상으로 올라오고, 미호는 대웅이 바라는 대로 숨어준다며 옥상밑으로 뛰어내려 버리지요. "대웅이 니가 바라는 것 다들어줄게. 나는 너 좋아하니까". 혜인이 누나한테 숨겨달라고 했던 대웅이의 말을 미호는 잊지 않았어요. 미호는 인간의 마음을 배워가고 있거든요. 좋아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그 사람을 기쁘게 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거든요. 좋아하는 대웅이가 원하는 것이니까요.

"쿵..." 대웅에게 바위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소리는 미호가 옥상 난간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었어요. 미호가 떨어져서 걱정으로 대웅이 간이 철렁하고 떨어지는 소리였고, 미호의 좋아한다는 말에 대웅이 자각하고 있지 못하는 미호에 대한 감정이 깨져나오는 소리였어요.
가랑비에 옷이 젖어들 듯 조금씩 조금씩 여우에게 홀려가고 있었던 대웅의 마음, 미호가 점점 좋아지고 신경쓰이기 시작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대웅이의 가슴 밑바닥에서 강제로 봉인한 두터운 벽을 깨고 나오는 소리였어요. '사람이 어떻게 여우를 좋아해?' 이런 두터운 자기강제의 벽 말이지요.
대웅이가 여전히 미호에게 말하지 못한, 아니 말할 수 없는 바람이 있어요. 아직 대웅의 입으로 뱉어내지 못했지만, 대웅이가 미호에게 바라는 것은 떠나달라는 것이 아니었어요. "미호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진짜 대웅이가 미호에게 바라는 마음일 거예요. 하지만 대웅이는 여우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지도, 상상하지도 못하기에 아직은 말로 하기는 어렵지만요. 언젠가는 미호에게 맨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고백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아직 미호에게 말하지 못한 대웅이의 바람, 저는 그게 미호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박동주가 미호에게 대웅이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아보라고 했지요. 박동주는 아마 미호가 구슬만을 원하는 대웅의 이기적인 모습을 확인하길 바랬겠지만, 대웅이는 자기도 모르게 구슬이 아니라 정말 미호가 사람이었으면, 100일이 아니라 진짜 여자친구였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혜인이 누나도 지나쳐 버리고 옥상에서 떨어진 미호를 찾아가는 것을 보면 대웅이에게도 미호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생기고 있는 것 같죠? 미호가 사람이 되면 대웅이는 죽고, 대웅이를 살리려면 미호가 죽어야 하는 이 슬픈 동화, 홍자매가 분명히 미호와 대웅이를 위한 깜짝선물도 준비해 두었겠지요? 제가 추측한 깜짝 선물은 다음 글에 올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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