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30. 06:43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하모니 4번째 이야기가 방송되었는데요, 합창단을 꾸리고 첫 연습과정에서 하나의 합창곡이 나온 과정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음악이라는 것이 귀로 듣는 것이기에 귀를 뗄 수가 없었다고 표현해야 하는데, 박칼린이 눈을 한시도 떼지말라는 지적에 눈과 귀, 그리고 마음까지 온통 집중할 수밖에 없더군요.
첫연습, 남자의 자격이 참가한 합창단은 곳곳에 구멍이 속출되면서 이래서 제대로 된 합창을 할 수 있을까 우려가 될만큼, 초짜 합창단원들의 실력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하기만 했지요. 혼자 음을 잘못내면 소위 삑사리가 나오는 상황이기에, 소심해지고 움추려들기 마련이지요. 경규옹과 김국진의 소심 입뻥긋이 충분히 이해되고 말이지요.
그러나 한 번 두 번 연습시간이 늘어갈 수록 조심스런 립싱크는 자신있는 목소리로 변해가고, 어느새 노래를 부르는 멤버들의 표정에 여유까지 생겨납니다. 합창단원에 선발된 대다수는 어느정도의 기본실력이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악보도 읽지 못하는 까막눈 멤버들은 막막하기만 하지요.
박칼린은 말합니다. 몸으로 노래하라고요. 악상들을 자신의 몸으로 외우라고 말이지요. 자나깨나 듣고 부르면서 몸에 흡수를 시키라는 뜻이겠지요. 악보까막눈에 음정도 불안하고, 음색도 다듬어지지 않는 원시림같은 멤버들, 게다가 도통 읽기 힘든 이태리어는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들입니다.

가장 문제점이 많은 베이스 파트, 멤버들은 최재림선생의 노래를 동영상으로 찍기도 하면서 웃음도 주었지만, 그 이면에 무엇이든 해보려는 자세가 돋보였습니다. 경규옹과 김국진의 첨단장비에 서툰 아날로그 기계치의 모습이 재미있기도 했고, 파이터 서두원이 녹음이 안됐다며 '다시'를 신청하고, 경규옹은 소리가 작게 녹음되었다며 '또 다시'를 요청하지요. 몇번이라도 다시 불러주는 최재림 선생, 나이가 자신보다 한참 윗연배들이지만, 열심히 해보려는 중년들의 열정이 흐뭇하기만 하지요. 
합창단원들 모두 직업이 있고 바쁜 스케줄 속에서 약속된 시간에 연습하는 모습만 나왔지만, 틈틈이 파트별로 연습도 하고, 개인적으로 동영상에 녹음된 소리를 들으며, 무진 노력을 했을 것 같더군요. 다음주에 만난 합창단원들이 그 어려운 이태리어 가사를 거의 외운 것을 보면,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했는지를 알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처음으로 넬라 판타지아의 전체연습을 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사라 브라이트만의 하늘을 두둥실 떠다니는 느낌이 아닌 전혀 새로운 남자의 자격 합창단의 노래로 탄생되어 나왔지요. 넬라 판타지아는 혼성합창단이라는 특색에 맞는 파워풀한 곡으로 변신해서 전혀 다른 그들만의 곡으로 바뀌어 있었어요. 3주만에 처음으로 비로소 작품을 만들어 가는 합창단, 정말 놀라웠습니다.
처음 자신의 파트에만 신경쓰느라, 자기 파트 소절을 놓치지 않으려고 자기 노래에만 성실할만큼 충실했던 그들이, 자기의 소리를 다른 사람의 소리에 얹어가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더라고요. 자기소리를 죽일 줄도 알고 다른 파트의 소리도 들을 줄 아는 것, 그것을 조화 즉 하모니라고 부르는데 하모니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이지요. 남자의 자격 도전 주제 '하모니'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에요. 뭉클 감동했답니다.
해피선데이 제작비 담당 고중석씨가 한 말이 인상적이더군요.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박칼린선생의 말이 일상에서의 가르침으로 들린다".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비단 합창뿐만아니라, 정치 교육 사회 방송 어느 분야에서나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지요.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지 않는 일방통행이 오해와 불란을 낳고 싸움을 낳는 것이니 말입니다. 조화를 깨는 가장 큰 이유가 자기 의사만, 자기 목소리만 관철시키려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박칼린의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라는 말이 노래뿐만아니라 일상의 인간관계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하모니의 요건이라는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프라노 솔로 파트를 선정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았습니다. 후보로 뽑힌 배다해와 선우는 오디션에서도 짐작은 했었지만, 역시 박빙입니다. 신이 내린 음색과 폭발적 가창력을 가진 배다해와 선우가 부르는 넬라 판타지아, 정말 온몸의 세포 하나 하나가 곤두서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네요. 최종적으로 누가 넬라 판타지아의 디바가 될 지 다음 주에 박칼린 선생이 공개한다고 했는데, 정말 궁금하네요. 경악스러울 만큼 놀라운 음역대와 음색을 가진 선우와 배다해, 정말 부러운 가창력과 고운 음색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혼성합창단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꿈꾸는 유토피아를 표현하는 부분에서 배다해의 고운 음색이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랜 시간 성악을 하지 않아 호흡이 짧다는 문제는 있지만, 연습하면 회복할 수 있을 것같더군요. 파워풀하고 안정적인 선우의 가창력도 막상막하라서, 사실 누가 디바가 되든 두 분 모두 남자의 자격 디바로서의 자격은 넘치고도 남을만큼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박칼린 선생의 남자의 자격 합창단의 특색에 맞는 분을 선정하겠지요. 하이라이트 부분이라 정말 궁금하기는 하네요.
기대를 모았던 두번째 곡도 나왔는데요, 박칼린의 열성에 또 한 번 감탄했습니다. 곡을 선정하는데 한 달정도를 고민했다고 했지요. 두번째 곡은 유명한 만화 애니메이션 곡들을 편곡한 매들리 곡이었는데, 경쾌하고 향수도 느껴지고 무엇보다 친근해서 좋았어요. 다음주에는 합창단원의 몸치 트레이닝을 위한 MT도 간다는데, 박칼린 선생의 신선한 교육방법이 재미있고 멋지다는 생각을 방송이 볼 때마다 듭니다.
이번 주 남자의 자격을 보면서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느껴졌는데요, 합창단원들의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붙고, 노래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점이었어요. 처음 긴장되고 어색하고 경직되었던 표정들이 여유로워 졌더군요. 고개를 흔들며 박자를 맞추기도 하고, 경규옹은 손동작까지 넣는 여유를 찾았더라고요. 그만큼 노래가 몸에 익었기 때문이겠지요. 박칼린 선생이 말했듯이 몸으로 외우라는 말을 알게 모르게 익혀가는 것 같았어요.
다음주면 방송과 관계없이 전국합창대회는 열릴 것이고, 그 결과 또한 기사로 나오겠지만, 이번 방송에서 박칼린 선생이 쓴소리를 하시더군요. 어느 기자가 물었다지요. "우승을 노리시는 것은 당연하시죠?". 그에 대한 박칼린의 대답이 참으로 멋졌고, 남자의 자격 도전의 의미를 가장 잘 말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이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을 해 낼 거다. 나는 (대회에) 몇 팀이 나오는지 무슨 노래를 가지고 나오는 지도 모른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의 한계까지 가보는 것이다. 우리가 해 낼 수 있는 만큼 해내는 것, 그것이 나 (우리)의 목표다".
박칼린의 쓴소리는 귀담아 들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결과 지상주의에 빠져 중요한 것을 정작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왜 도전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어떤 결과물을 얻었는지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결과 지상주의에 박칼린이 뼈있는 한마디를 해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통쾌하더군요. 남자의 자격 밴드대회도 그러했고, '남자 그리고 하모니' 역시도 대회 수상에 목표를 둔 도전은 아니었지요. 다른 방송예능이지만 무한도전의 많은 도전들 역시도 마찬가지고요.
원시림과 같은 남자의 자격 멤버들이 다른 목소리들과 어울림을 배우는 것, 신이 주신 축복의 악기인 목소리의 울림인 공명을 배우고, 다듬는 과정을 배우고, 힘을 실어야 할 부분과 뺄 부분을 배워가면서, 최고의 악기로 만들어 가는 노력의 과정, 그것이 남자의 자격이 합창단에 도전하는 의미였고, 목표였지요. 박칼린이 자기가 남자의 자격을 이해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는데, 제대로 이해하신 거라고 말하고 싶네요. 
한계에 도전해 보는 것이 목표이기에 이제부터 남은 연습은 우승을 목표로 한 것보다, 오히려 혹독한 목표일 수도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더군요. 합창단의 시작과 연습과정을 지금까지 지켜봐 온 시청자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합창단이 남자의 자격 멤버들만의 도전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들의 도전은 볼모지를 옥토로 바꿔가는 박칼린과 최재림 선생의 도전이기도 하고, 합창단에 지원한 다양한 직업의 단원들의 도전이기도 하고, 그리고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멤버들의 도전이지요. 우승이나 순위가 아니라, 그들이 만들수 있는 최고의 하모니, 아름다운 어울림에 대한 도전, 그것이 목표라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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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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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꽃순이 2010.08.30 10:03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개인적으로 박칼린샘에 대해서 좀 안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요
    남격 합창단을 보면서 그 이미지를 버리게 되었답니다.

    어제 대회에 대한 말씀.. 마음에 와 닿더라구요

    고중석씨의 인터뷰도 말이죠.

    남격 합창단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열정들을 이 합창 대회를 통해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 저도 여자 솔로 기대되요~
    (한 옥타브도 힘든 사람들에게 로망인 소프라노 솔로 ㅠㅠ)

    덧붙여.. 전 할마에의 '저도 소프라노 전공입니다'라는 말이 너무 좋아요 ㅎㅎㅎㅎ
    할마에의 어제의 솔로 최고 ㅋㅋㅋㅋ


    요즘 전 월화는 동이
    수목은 탁구
    주말엔 남격

    그리고 매일매일 초록누리님의 리뷰를 보는 낙으로 삽니다 ^^

  3. 니자드 2010.08.30 10: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이다. 멋진 말이네요. 자꾸만 남과 경쟁하려는 요즘, 과연 무엇이 진정한 경쟁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말이었습니다^^

  4. 둔필승총 2010.08.30 10:55 address edit & del reply

    와우, 조만간 대단한 감동이 찾아오겠는데요. 아니 시작된 거나 다름없네요.~~
    행복한 한 주 시작하세요. 누리님~~

  5. 하결사랑 2010.08.30 11: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구...못 보았네요.
    재방이라도 꼭 사수해야겠어요.

  6. onstar 2010.08.30 11: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이지 어제 남격 너무 재미 있게 봤습니다.~
    될지 않을 것 같은 하모니가 점점 만들어지는 것을 보며, 감동도 받았구요~
    정말이지 배다혜 목소리 너무 아름답고 서우 또한 폭발적인 가창력~
    개인적으로는 파트 나눠서 둘다 솔로 했음 좋겠네요~^^

  7. 반반 2010.08.30 11:5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예능은 거의 보지 않는데
    남자의 자격 하모니는 챙겨 보고 있어요.
    처음 결성부터 오디션 그리고 어제 연습까지
    눈길 한번 돌리기 힘들만큼 재미있었습니다.
    특히나 모든 단원들을 통솔하고 장악해가는 박칼린선생님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는데요.
    항상 그냥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왜 그래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설명하면서 공감하게 만들기때문에
    단원들도 어쩔수 없이가 아니라 마음으로 부터 믿고 따라가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삶과 일에 대한 열정과 신념.
    누구에게서든 그러한 모습을 볼때면
    항상 신선하고 고맙고 감동스럽고 마음따뜻해지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8. 제작비담당 아저씨 2010.08.30 12:09 address edit & del reply

    그 부분이 가장 가슴에 와 닿더군요.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어라...'
    함께 걸을 줄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에 대한 일침...

  9. 2010.08.30 12:3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음.. 2010.08.30 12:52 address edit & del reply

    배다해, 선우 씨의 아름다운 음색, 가창력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저도 그렇게 노래를 잘 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
    그리고 개인적으론 박칼린씨 같은 사람이 제 스승이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11. 달콤 시민 2010.08.30 16: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보면서 저까지 짜릿한 전율이 전해져 오는거 같았어요~
    왠지모르게 내가 다 뿌듯한것이..^^
    노래 다들 넘넘 잘하시던데 부러워요~ 흐흑 ㅠㅠ

  12. nobody 2010.08.30 16:21 address edit & del reply

    "우승을 노리는거 당연하시죠?"<< 기자가 낚을라고 던진 멘트지.
    "네"라고 했음 어떤 기사를 뽑았을지 훤히 보인다.
    근데 거기다데고 철학적인 대답을 해주었으니..수준낮은기자의
    맴이 어땠을까 ㅋㅋ

  13. 돌이아빠 2010.08.30 16: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쓴소리라기 보다 박칼린씨에게는 당연한 마음이었을텐데 말이죠.
    남자의 자격 예능이라곤 하지만 정말 괜찮은 프로그램입니다.
    모두들 최선을 다하는 그 자세야 말로 박수를 받아야 하겠죠!

  14. 우유 2010.08.30 16:38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고 갑니다^^남자의 자격 하모니편 넘 재밌어요^^ㅎ

  15. 이곳간 2010.08.30 16:5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그 말이 아주 뭉클했어요.. 나의 한계까지 가보는 것.. 그것이 나의 목표.. 저도 그럴려구요 ㅋㅋ 그리고 배다해씨가 솔로부분 맡았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구요^^

  16. 무예인 2010.08.30 21: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남자의 자격 보는 내내 즐겁더라고요

  17. 내영아 2010.08.31 11:01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러니... 박칼린 선생님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죠. ^^ 잘 읽고 갑니다.

  18. 우동아빠 2010.09.02 07:10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초록누리님 역시 글 재밌습니다 ^^

  19. dofl 2010.09.04 01:49 address edit & del reply

    나남관련글을 몆번 본적이 있는데...남격관해서도 쓰셨네요..^^
    제목이 딱 적합하네여...
    예능을 보고 이렇게 재미있고 감동적여서 눈물이 난 적이
    아마 칼린교수님에 하모니가 첨인거같아요...
    아까 어떤 모자란 기자에 스포성기사보고 열받았지만,
    어째꺼나 저에게 칼린교수님은 배우 김남길이후 최고에 감동입니다~!!!
    예능에 진화를 보여준 남격하모니와 칼린교수님에 [도전에 의미] 완전 감동이랍니다~^^
    칼린교수님과 단원들을 어찌 보낼지~ㅜㅜㅜ벌써 서운한 거 있죠...ㅜㅜㅜ

  20. violet 2010.09.20 11:49 address edit & del reply

    댓글 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답니다...
    글마다 공감이 되네요..
    정말 지금의 결과만을 중시하는 주의에 사로잡혀 있던 저를 다시금 과정의 중요성을 알게해준 칼린쌤의 글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21. 스크랩 2010.10.20 16:40 address edit & del reply

    감사합니다.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