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4 10:12






찬란한 유산을 시청해오면서 가장 빛나는 악역 김미숙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드라마 만큼 현실적이고 치밀한 악녀였지요. 자신의 욕망과 딸 승미의 행복을 위해 내던진 백성희의 양심은 용서받지 못할 극으로 치달으면서 선우환과 고은성의 애정라인 결말 못지않게 그녀에 관한 결말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제 2회밖에 남지 않은 찬란한 유산이 어떤식으로 결말을 낼지 궁금합니다.

그간 백성희에 대한 글을 몇번 쓰면서 저는 그녀의 죄가에 대해 현실적으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써왔습니다. 백성희가 고아가 된 은성, 은우를 길거리로 쫓아낸 것에도 분개를 했고, 딸 유승미를 선우환과 맺게 하려는 눈물겨운(?) 그녀의 잘못된 모성애도 용서받지 못할 구차한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백성희가 용서받지 못할 죄는 장애를 가진 은우를 고아원에 유기했다는 대목입니다. 이는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예외가 되어서는 안될 안면수심의 죄지요. 그래서 결말 부분에 이르러 백성희의 감옥행을 강력하게 주장해 왔습니다.  이제 은우의 행방도 드러날 것이고, 은우는 은성과 아버지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오게 되겠지요. 그리고 백성희의 죄목도 다 드러날 것이고요. 여기까지는 찬란한 유산의 해피엔딩을 위한 대충의 예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은우가 저의 가슴을 아프게 하면서 마음 한켠에 안타깝게 걸려있습니다. 은우는 반드시 보호가 필요한 자폐를 앓고 있는 장애아입니다. 사회생활을 혼자서 하기는 어려운 아이이지요. 그런 은우가 은성과 어버지를 만나기만 하면 행복할까? 아니 은우는 안전할까를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드라마는 현실적인 스토리라는 점에서 저에게 또 고민을 안겨 주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은성의 아버지는 법에 관해 아는 분이 저의 글에 남겨준 댓글에 의하면, 사기죄의 항목에 속한다고 합니다. 드라마에서는 사기죄로 보험회사에서고소를 해서 감옥으로 보내지는 않을 거라 생각은 합니다, 장사장의 도움으로 수령한 보험금에 위약금까지 반환함으로써 고소취하를 할 수도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안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은성과 은우는 둘이 남게 됩니다. 고단하게 살아가고 있는 은성에게 선우환의 할머니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요. 다시 2호점에서 근무를 하게 하거나 본사에서 일을 하게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은우는 어떻게 하지요? 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보호받아야 할 은우가 혼자 처하게 될 상황이 걱정됩니다. 아버지가 법의 처벌을 받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버지는 은성과 은우를 지키기 위해 일도 해야 하고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져야겠지요. 은성도 일을 해야지요. 은성이 좋아하는 요리개발이 되었든 진성식품에 재취직을 하던지 놀고 있을 수만은 없을테니까요.

그럼 은우는 누가 보살핍니까? 은우는 낮에는 시설에 가서 공부를 하게 되겠지요. 그러나 은우가 학교에서 돌아 오고 난 이후에 누가 보살펴야 하는지 너무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은우는 혼자 두어서는 안되는 아이니까요. 또한 은성은 현재 25살, 앞으로 결혼을 해야 할 나이입니다. 게다가 선우환과 사랑하는 사이인데 두사람이 언제까지 연애만 하고 있지는 않겠지요.
은성이 결혼을 하게 되면 집에는 아버지와 은우만 남게 됩니다. 아버지 고평중이 일하면서, 살림해가면서, 남자 혼자서 은우를 보살피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지요. 고평중이 재혼을 하기에는 그가 가진 조건이 너무 열악하지요. 돈도 없고 거기에 부양해야 할 장애아들이 있다는 조건에 누가 재혼을 하려하겠냐는 말입니다. 그러니 은우의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 큽니다.

그때 불현듯 백성희가 떠올랐습니다. 은우가 유일하게 세상에서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이 백성희이지요. 백성희는 은우의 목숨을 위협하는 범죄까지는 저지르지 않았지요. 그녀가 아는 좋은 고아원 원장집 앞에 은우를 버리고 온 것은 백성희가 근본적으로 인간말종은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이쯤해서 저는 백성희에게 기회를 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평중을 만나기 전까지 그녀의 과거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전남편의 폭행 등으로 이어진 불행의 연속이었습니다. 백성희의 죄는 물론 감옥에 들어갈 정도로 크지요. 그래서 백성희에게 죄값을 치루는 방법을 생각해 내게 된 것입니다. 백성희는 평생 양심의 감옥에서 살아야 할 사람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현실적으로 줄 수 있는 속죄의 길은 바로 은우입니다. 평생 은우를 자신의 십자가로 안고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지요.

은우가 알고 있는 엄마, 은우가 유일하게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 백성희는 은우에게는 말 그대로 '엄마'입니다. 엄마라는 말에는 보호, 따뜻함, 안전, 그리고 아가페적 사랑이 깔려 있습니다. 백성희가 끝까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백성희의 파렴치하고 영악한 음모에 용서는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은우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래서 백성희가 용서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생각해 본 것입니다. 용서받지 못할 악녀라 하더라도 그녀가 평생 은우를 보살피고 은우의 진짜 엄마가 될 수 있다면 감히 용서하고 싶네요. 
백성희에게 은우는 구원의 십자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백성희가 받을 수 있는 속죄의 한가지 길, 그것은 은우입니다. 은우에게 정말 엄마가 되어주는 것이지요. 피아노 교육도 제대로 시키고 말이지요. 백성희를 감옥에 보내는 것 보다는 은우, 그리고 은성에게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서 속죄하는 방법도 나쁘지는 않은 결말이라 생각합니다. 용서 그보다 따뜻한 말은 없을테니까요. 그런데 세상에 용서보다 따뜻한 게 하나 더 있지요. 바로 엄마입니다. 

* 본문의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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