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를 청산에 내려 보낸 구일중은 용의주도한 인물입니다. 구일중은 제 집 기둥뿌리가 어디서부터 썩어가고 있는지, 대도가 누구인지 대대적인 손질과 도둑축출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청산공장에서 빼돌려진 막대한 자금의 행방은 보나마나 한승재의 수중으로 들어갔을 것이고, 구일중은 공금횡령의 증거를 탁구를 통해 잡으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탁구의 일침, "우리는 빵을 만드는 사람이다"
기획안 발표를 앞두고 버벅대고 실수를 하는 탁구, 탁구답게의 답은 예상대로 빵이었어요. 새벽부터 거성식품의 제품과 같은 빵을 구워 온 탁구의 빵, 그 빵에는 구일중의 빵쟁이로서의 진심이 들어 있었어요. 구일중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거성, 즉 거성을 일궈 온 빵맛을 지키는 것이었어요. 구일중이 탁구를 자신의 대리인으로 세운 이유, 그것은 탁구의 빵에 담긴 진심이 자신의 그것과 같았기 때문이었어요. 오랜 시간 동고동락해 온 거성의 임직원이라면, 구일중의 빵맛을 잘 알고 있을 것임을 구일중은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과거의 맛을 고집하는 것으로는 발전이 없다는 마준에게 "고유의 맛을 지키는 자체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 도 있어. 우리는 기업인이기에 앞서 빵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걸 명심해라, 구!마!준!"이라고 일침을 날리는 탁구, 브라보!입니다.
새벽부터 구워 온 탁구의 빵은 정확하게는 구일중이 만들어 팔고 싶었던 빵이었어요. 거성에게 닥친 위기는 후계자 자리 다툼이 아니라, 빵맛의 변질임을 구일중은 탁구를 통해 풀어 가고자 합니다. 탁구 스스로 입증하게 될 능력이야말로, 당당하게 거성의 장남 김탁구의 자리를 인정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주도면밀한 구일중의 속뜻이기도 하지요. 탁구의 빵에 담긴 빵쟁이 구일중의 진심은 이사회를 술렁이게 하고, 결국 이사회는 탁구의 손을 들어 주었지요. 또한 한 달후 재 이사회를 열어 대표문제를 결정하겠다며, 탁구에게 새로운 미션을 줍니다. 바로 탁구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개발과, 위기에 빠진 거성을 구하고, 대도(한승재)를 잡으라는 일입니다.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탁구가 찾아간 곳은 팔봉빵집이었지요. 진심으로 고개숙여 도움을 청하는 탁구에게 팔봉식구들은 탁구를 돕기 위해 청산공장에 위장취업을 하지요. 탁구와 팔봉집 식구들이 청산공장의 비리는 물론, 위기의 거성을 살릴 신제품도 함께 만들게 될 듯 싶습니다. 양미순까지 내려오면 무적의 독수리 오형제인데 말이죠.
벼랑 끝의 한승재, 가까워지는 파멸
청산공장으로 내려가서 신제품을 개발해 오라는 이사회의 결정에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한승재, 역시 꿍꿍이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청산공장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한 공장으로 전락해 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청산공장을 이름뿐인 거성의 제2공장으로 만든 것은 한승재의 눈 가리고 아웅 도둑질때문인 듯 싶더군요, 공장장을 매수해 청산공장으로 지출되는 돈을 한승재가 비자금으로 마련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청산공장에 구일중이 시찰을 나갈 때는 교묘하게 눈속임으로 구일중을 속여왔겠지요. 가장 믿었던 수족이 가장 큰 도둑이었으니, 등잔밑이 어두운 구일중입니다.
아마도 한 달 뒤에 열릴 이사회에서 한승재의 공금횡령 사실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고, 더불어 한승재의 범행 모두가 드러나게 되겠지요. 이런 놈은 쇠고랑도 아깝고, 콩밥도 아까운데 어쩔까 싶네요. 한 사흘 멍석에 말아서 몽둥이찜질을 한 다음, 호랑이 굴에 던져 주었으면 싶어요.
혀를 내두르게 하는 서인숙의 아들 선호사상
팔찌의 협박에 서인숙이 마준에게 유경과의 결혼을 승낙하겠다고 했지만, 서인숙이 어떤 여자인데 유경을 며느리로 받아들일까 싶었어요. 역시 유경이 환경을 빌미로 결혼을 방해하려고 하는 서인숙입니다. 저는 이번 회를 보며 서인숙의 기막힌 모습에 맞아 본 놈이 더 잘 때린다는 말을 떠올렸는데요, 시어머니 홍여사의 아들 선호사상 못지않은 서인숙의 작태에 혀를 내두르고 말았습니다.
팔찌의 비밀을 마준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텐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서인숙, 되물림하는 듯한 아들선호 사상을 보니, 너무 괘씸스럽고 인간같지도 않아서 말입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탁구가 눈앞에 있음에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감히 자식 앞에 부끄러워 나서지 못하던 김미순과 너무 대조적인 엄마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암튼 서인숙이나 마준이는 발싸개 같은 패륜녀, 패륜자식이에요.
서인숙과 마준이와 함께 웨딩드레스를 입으러 간 신유경, 이 여자의 정신상태도 과히 정상은 아닌 듯 싶어서 애정은 없지만, 그래도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유경 앞에, 또다른 거지 발싸개 같은 폭력아버지가 나타난 것을 보니 마음이 안타까워 지기는 했어요.
유경의 아버지를 마준이와 유경앞에 나타나게 해서, 유경이 마준의 짝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순순히 물러나게 하려는 서인숙과 한승재의 치졸함은 상상초월 유치찬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경아버지가 유경이를 딸자식이 아니라고 부인해 버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탁구가 했던 말, "단 한 번만이라도 아버지 노릇을 해줄 수 없겠느냐"는 탁구의 말을 차를 타고 오는 내내 유경아버지가 돌덩이처럼 안고 있던 것 같기도 했거든요. 그러거나 말거나 유경과 마준이의 결혼에 그닥 관심도 없고, 응원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말입니다.
엇갈리는 미순과 탁구, 내새끼 탁구야
지난 회 가장 기대가 되었던 탁구와 미순의 만남이 불발로 끝나고 말았네요. 작가님, 미워요!ㅜㅜ 14년간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그리워 해 온 엄마와 아들을 이렇게 또 엇갈리게 하다니... 물론 더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해후를 위해 조금 뒤로 미뤄 두었겠지만요.
그럼에도 미순이 탁구앞에 나서지 못하는 마음은 뭉클해지더군요. 늠름하게 잘자라 준 아들, 미순은 탁구에게 부끄럽습니다. 12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집에서 버려진 후 어떻게 자라왔는지 모르지만, 탁구는 어렸을 때와 변함이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사 잘하고, 목소리 우렁차고, 구김살 하나 없이 탁구가 웃습니다.
마음으로는 한달음에 달려가 내새끼 탁구의 얼굴을 얼마나 쓰다듬어 보고 싶었을까요. 얼마나 안아보고 싶은 아들 탁구인데, 미순은 탁구를 위해 뛰어가고 싶은 발을 멈추고 맙니다. 이사회의 소식과 탁구가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으니, 더욱이나 탁구에게 혼란을 주고 싶지 않은 미순입니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탁구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먼발치에서 어른으로 멋지게 자라준 탁구의 얼굴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미순은 행복합니다.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말이지요.
미순이 한편으로 탁구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이유는 또 있었지요. 14년전 미순을 납치해서 탁구와 떼어 놓으려 했던 이유가 탁구를 온전히 구일중의 장남, 거성가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구일중의 고백 또한 떠올렸을 미순입니다. 탁구가 구일중의 아들로 당당하게 거성가 큰 인물로 자라 훌륭한 인물로 자랄 수 있다면, 미순은 탁구 앞에 영영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탁구의 앞날에 방해를 주고 싶지 않은 미순입니다.
다음 회 엄마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될 탁구의 기쁜 오열에 벌써부터 눈물이 쏟아지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순이는 지금 한승재의 명령에 따라 조진구가 납치 아닌 납치를 하고 있는 중이니, 없어진 엄마때문에 억장이 무너질 탁구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입니다. 진구형님이 미순이 안전하다는 정도의 힌트는 남겨 주었으면 싶네요. 탁구가 걱정하고 불안해 할 것을 생각하면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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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세라 2010.09.03 10:49
그냥 악인은 악인이라고 미워하고
그런 모습 보고 싶고
그러면 이 드라마 보기가 더 편하고
뭐 그 사람들이 몰락해가는 모습 보며
통쾌함도 느끼고
반성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고
이렇다면 참 보기 편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모습은
좀 식상해요 ;
전 그냥 어제 탁구의 진심에 대해 말한 부분을
생각하며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
무언가를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어요.
제가 제일 되고 싶은 사람도
진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거든요.
제빵왕 김탁구.. 부모님과 함께 볼 수 있고,
부모님이 흥미로워 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과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가슴에 남을 드라마가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전 역시 독특한 전개..세밀한 감성..
이제까지와는 다른 얘기에
더 흥미를 느끼고 공감하는 구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답니다.
일단 보기 시작한 이상 다 보긴 할 테지만
(일단 한번 시작된 이야기는 다 안보면 찝찝하니깐요.
특별히 너무 싫다 이런 느낌이 없는 한은 다 본답니다.)
역시 저는 이 드라마 아역때와
탁구와 마준이의 잠깐의 우정의 가능성을
보여준 부분. 그리고 팔봉선생님과 탁구를
통해서 본 사제간의 이야기들..
빵쟁이들의 진심에 대한 고찰..
이정도를 남겨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저의 마음이야 워낙 오락가락인지라
혹시라도 작가님이 저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마무리를 멋지게 지어주신다면
이 작품 자체에 대한 이미지와
작가님에 대한 신뢰가 생길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리뷰는 누리님의 의견에 100% 동의할 순 없었지만
(뭐 당연한 거겠죠. 사람의 의견은 다양하니깐요)
한번쯤 어제의 탁구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
김미주리 2010.09.03 11:06
캬~
사진 배치 끝내주고, 글도 막힘없이 술술내려가고..
역시 초록누리님! 짱..드세여 *^^* 그나저나, 오늘도 우리엄마 전화해서
탁구탁구~ 하시던데 ㅎㅎ 나만 안보고 어째 세상사람들 다보는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