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보는 시간은 저희집은 대사를 제대로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럽답니다. 너무 웃느라고 말이지요. 그래서 더욱이나 이 웃음만빵인 드라마가 슬픈 결말로 갈까봐 두려워지나 봅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딸아이의 걱정이 한보따리입니다. 그럴 때마다 제 대답은 한결같죠. "걱정마라, 다 방법이 있다. 대웅이도 미호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걱정 붙들어 매라"고 한답니다.
지난 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만 언급하고 재미있는 추측에 대해 말하려 합니다. 맞거나 틀리거나 그저 웃고 넘어가시기를....
대웅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미호, 그런 미호에게 대웅이는 이상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지요. 미호를 사람으로 생각하는 무서운 착각병이 생기고 만것이에요. 대웅이가 가지고 싶다는 것(광고판이라 착각한 미호, 어찌 사랑스럽지 않으리요?)을 사기 위해 밤낮으로 고기집 불판을 닦은 미호입니다. 닭집 아줌마랑 홈쇼핑 TV에도 나가서 열심히 고기를 먹어주는 미호, 대웅이의 전화를 받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에요. 사람보다 순수하고 착한 미호가 볼수록 예쁘네요.
진짜로 미호가 무서워지는 대웅
광고판을 다시 들고 온 대웅, 미호가 줬으니까 이제부터 좋아해 주겠다는 말에 미호는 너무나 좋습니다. 대웅이가 좋아해주겠다는 말을 처음 들었거든요. 대웅이가 내민 꽃다발, 미호가 너무 좋아하지요. 구미호라 꽃을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지요. "난 네가 달라서 싫어할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네". 미호와 대웅이는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서 몰랐기 때문에 틀렸다며, 이제부터는 서로 물어보면서 틀린 것을 맞춰가자고 하지요.
"그럼, 지금부터는 나를 좋아해 줄 수도 있어? 내가 너랑 달라도 나를 좋아해주면 안돼?"냐고요. 대웅의 머리는 어떻게 사람이 구미호를 좋아할 수가 있겠느냐고 말하라고 하는데, 대웅이의 가슴은 좋아한다고 말을 해버리고 맙니다. 쿵쾅쿵쾅 두근두근... 대웅이는 "미호 네가 좋아지는데, 네가 사람이 아니라서 좋아하면 안된다는 사실때문에 혼란스럽다"고 표정으로 말하더군요. 순수하고 착한 녀석, 저는 이런 대웅이가 좋아요.ㅎ
박동주라는 인물(사람이 아니니 뭐라고 해야하나? 싶지만...)은 미호가 과거 길달처럼 배신의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삼신각의 그림속으로 들어가더라도, 과거의 길달처럼 죽음을 맞이하게 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는 않아보여요. 길달에 대한 죄책감과 미호에 대한 관심 등의 복잡한 심리에 기인하는 것같아 보이지만, 차가운 듯 여려보이는 캐릭터라 박동주에 대한 궁금증이 매회 상승하네요.
이승기의 능청스럽고 착한, 그러면서 유머감각 넘치는 연기가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고, 신민아의 어색한듯 어린애같은 순진순수는 볼수록 자연스럽고 물오는 귀염둥이 같습니다. 첫회부터 좋은 예감이 들었는데, 귀엽고 순수한 모습이 갈수록 매력있는 커플입니다.
그런데 이 예쁜 커플에게 운명처럼 드리워진 구슬의 슬픈 비밀때문에 벌써부터 걱정인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에서는 우리딸래미가 그 중 한 사람이고, 딸친구도 그 중 한 사람이네요. 사실 "미호와 대웅이를 살리는 방법은 간단해"라고 말했던 계기가 딸아이와 딸친구의 걱정때문에 말을 했었는데요, 100일동안 미호의 구슬을 품은 후에 대웅이가 구슬을 돌려주면, 미호는 사람이 되고 대웅이는 죽는다는 박동주의 대사때문에 충격을 받고, 두 녀석이 엄청 고민을 하더라고요. 살릴 방법이 있을 거라며, 박동주에게 또다른 구슬이 있어서 주고 갈 것이다, 박동주가 죽음으로 희생하고 두사람을 살릴 것이다 등등, 아주 시끄럽게 전화통화를 하고 있더군요. 지나가다 제가 한마디 툭 던졌습니다. "걔네들 안죽어. 사는 방법은 간단해. 드라마 첫회부터 나왔는데... 몰랐니?".
사는 방법이 뭐냐고요? 답을 듣고는 우리딸은 "와, 엄마 진짜 무섭다"라며 제 추측에 놀라기는 했는데, 뒤에는 엄청 웃더군요. 엄마 생각이 너무 거시기하다네요.
첫회로 잠시 돌아갈까요?
첫회에서 구미호가 삼신각 그림속에 갇히게 된 사연이 나왔었지요. 인간세상에서 너무 아름다워서 남정네들을 홀리는 통에 여인네들의 원성이 자자했고, 삼신할머니는 그런 구미호에게 짝을 지어서 여인들의 원성을 달래려고 했지요. 그런데 또 해괴한 소문이 돌았지요. 구미호가 사람 간을 파먹는다는 소문말이에요. 그래서 분단장하고 혼례를 기다리던 구미호에게 장가드는 남자가 없었고, 삼신할머니는 그림속에 구미호를 봉인해 버렸지요. 그리고 미호의 꼬리를 그려준 대웅이 덕분에 미호는 삼신각에서 나와 구미호로 500년만에 인간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었지요.
구미호가 500년전 봉인되기 전에 혼례를 치르고 짝짓기를 했더라면, 미호는 인간세상에서 인간으로 살 수 있었어요. 그리고 짝짓기, 즉 혼례에 대한 암시는 또 한번 있었어요. 미호가 유성펜으로 연지곤지를 찍고 대웅이에게 혼례를 치르자고 장난했던 6회장면말이이요. 100일 동안 미호의 구슬을 품어주기로 약속한 대웅이에게 "우린 짝이야"라고 미호가 말했지요. 대웅이는 야박하게 100일 동안만이야 라고 분명히 선을 긋기는 했지만요. 미호는 짝이 되었다는 사실에, 그리고 대웅이 구슬을 품어주기로 해서 꼬리가 튀어나올 정도로 좋아했지요. 그리고 짝이 되었는데 해보고 싶은 것 하게 해주라며, 젓가락으로 머리를 틀어 올리고, 소박한 혼례상을 차리고 나왔었지요. 그리고 "웅아, 우리 짝짓기나 하자"라며 대웅을 기겁하게 만들었지요. 짝짓기는 불발로 끝났지만, 저는 그 장면을 보며, 아! 저게 답이구나 싶었답니다.
그럼 대웅이가 품고 있는 구슬은 어떻게 되느냐고요? 미호의 기를 받는 순간 속에서 소멸되지 않을까 싶네요. 대웅의 기를 받아 인간이 된 미호는 더 이상 구미호가 아니니, 여우의 구슬이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두 사람은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마치 대웅이가 미호에게 다시 지어 들려 준 인어공주의 결말처럼 말이지요. 미호가 유독 짝짓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그냥 웃음으로만 넘기기는 어려웠는데, 어때요? 그럴 듯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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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갱 2010.09.05 18:55
저번 회에서 동주가 꿈을 꾸는 장면을 보고 저는 동주가 비형랑일거라는 확신이
점점 생기고 있지만
사실 동주의 존재는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 같아요~
동주가 비형랑이건 아니면 다른 인물이건, 그가 미호에게 '동주선생',
시청자들에겐 '귀신을 부리는 존재' 라는 정도일 뿐이라도 이야기 전개가 순탄하게
전개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누리님의 글을 읽다보면 어느 새 저도 세뇌가 되는 기분이예요~
생각해보면 답(?)은 가장 단순한 곳에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리고 이번이야말로 대웅이가 혜인이 어떤 애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미호가 꼬리 아홉개 달린 구미호라면 혜인은 꼬리 구백개 달린 여우 같은 거 있죠 ㅠ 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