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다치지 않은 것에 고맙고, 큰 사고없이 경기를 끝낸 것에 고맙고, 1년간의 땀과 고통을 참아 주었던 것에 고맙고, 그리고 무엇보다 든든하게 의지하고 서로 믿어 주었던 것에 고마운 그들이었습니다.
정준하와 정형돈, 유재석과 손스타의 팀매치는 화려한 기술과 볼거리, 그리고 위험천만해 보이는 고난도 기술도 있었지만,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눈은 그들이 보여주는 레슬링을 보고 있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1년간의 긴 시간, 화려한 레슬링쇼 그 이면에 숨어 있었던 고통과 아픔, 두려움을 극복해 온 과정, 그리고 과감히 몸을 던져주고 받아주는 동료에 대한 믿음이 만들어 내는 감동만을 보고 있었습니다.
프로레슬링을 보며, 레슬러들이 링위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마저 한때는 다 보여주기 위한 쇼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청자들과 관객들에게 실감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연극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무한도전을 보며 그런 무식했던 생각이 싹 지워졌습니다. 유재석의 2단 로프, 손스타의 드라이버 등의 기술을 받아내는 형돈의 고통스러운 표정은 모두가 리얼이었습니다. 크로스라인 기술을 받고 링위에 떨어진 유재석의 고통, 유재석과 손스타의 더블 수플렉스에 나가 떨어지며 정준하의 몸에 가해지는 아픔은, 그가 허리통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정준하, 유재석, 정형돈, 손스타의 일그러진 얼굴은 표정연기가 아닌 진짜였습니다.
고난이의 기술과 파워때문에 프로레슬러의 고통은 더 심할 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무한도전 멤버들이 이번 WM7을 통해 성공적으로 보여 준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경기내용은 각본일지라도, 고통은 리얼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꼽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래동안 훈련해 온 프로가 아닌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더이상 이런 위험한 도전은 그만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고 말이지요.
마지막 하이라이트, 유재석의 3단로프로 경기의 막을 내리게 되는 시간, 유재석과 손스타의 더블 크로스라인을 맞고 링위에 누워있는 정형돈, 로프 위에 올라 서서 환호하는 수천의 관객들과 눈빛을 교환하는 유재석에게 그 절정의 순간은 평생의 가슴 벅찬 감동으로 기억하게 될 듯 싶더군요. 카운트 다운이 끝나고 그대로 부둥켜 안아버린 유재석과 정형돈의 눈에도, 손스타와 하하의 눈에도 대기실에서 지켜보는 멤버들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습니다. 시청자의 눈에도 눈물만이 흘러 내렸습니다.
모든 체력이 바닥난 정형돈,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동료들의 응원과 관객들의 응원, 그리고 마지막까지 안간힘으로 버티고자 했던 정형돈의 정신력이었습니다. 동료들의 부축, 4천 관객의 응원, 아니 경기장 밖의 수천만의 시청자들의 응원과 격려는 정형돈을 다시 일어서게 했습니다.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받으며 지켜 온 무한도전이 갖는 특별한 의미처럼 말입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모두가 챔피언, 그들은 무한도전이었습니다. 경기의 내용에서는 유재석과 손스타가 승자였지만, 동료들은 링거투혼을 한 정준하에게, 그리고 구토투혼을 한 정형돈에게 돌아가며 벨트를 채워 주었지요. 동료들이 전하는 사랑과 우정이었고,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동료에게 보내는 갈채였습니다. 정형돈이 경기소감을 한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저희의 경기가 최고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선보였습니다".
네, 맞아요. 그들의 경기는 최고가 아니었습니다. 최선을 다한 무한도전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당신들, 경기는 최고가 아니었어도, 당신들은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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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2010.09.12 10:07
저번주 방송분을 볼때는 와~ 노력 많이 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서 흥미롭게 지켜봤는데
어제방송분을 보면서는 내내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고생하는 정형돈과 정준하의 모습을 보면서요.
억지감동이 아닌 맘속에서 우러나는 감동.. 코끝이 찡 했고 눈물도 났습니다.
다른 것 보다도 하하가 " 형들이 아픈게 제일 마음이 아프다 " 라고 하면서 울먹일때
자신이 늦게 투입되서 많이 참여하지 못한것에 대한 미안함이 섞여있는 듯 했어요
너무 고생스럽게 했고 정말 피나는 노력의 흔적이 보이는 레슬링편이었어요
근데 저도 블로거님 말씀처럼 이제 조금 위험한건 안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예전에 했던 봅슬레이편도 그렇고.. 이번 레슬링도 그렇고..
에어로빅편 정도까지는 시청자들도 가볍게 볼 수 있고 좋았는데,
이제 위험한 도전은 그만 ㅠ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무도 멤버들 몸이 성치 않을까봐 걱정되네요^^;
게다가 쩌리짱은 장가도 가야하는데 ㅋㅋ -
조띵 2010.09.12 11:52
구토투혼을 보여준 형도니도 대단하지만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쩌리짱도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쩌리짱 이번에 정말 멋있었어요...
이제 정말 장가갈 수 있을 듯...ㅋㅋ -
HJ 2010.09.12 12:05
저도 보면서 건강이 무척 염려 되었습니다. 도전도 좋은 의미이지만, 결국 남는 건 건강이니까요. 무한도전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면서 앞으로는 무리하지 않고 모두가 웃을 수있는 그런 모습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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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카페 2010.09.1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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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2010.09.13 11:56
예전에 WWF시절부터 WWE로 들어와서도 꽤 오래 레슬링을 좋아했던 팬입니다.
3경기 태그매치는 정말 수준급의 경기였습니다.
대본이나 보여진 기술들.. 그리고 호흡 모든 면에서
프로들이 하는 경기에 비해 전혀 떨어질 게 없어 보였습니다.
오히려 더 조마조마하게 하는 정브라더스의 몸상태 때문에
박진감은 수백배 더했던 멋진 경기였습니다.
1년간 너무 고생많았다고 전하고 싶고
이런 멋진 도전에 여러가지 떡칠을 해댄 인간들 생각하면
정말 주리를 틀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다들 한의원가서 침, 뜸 콤보로 몸관리 좀 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