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도 달력특집이 이어졌는데요, 특이하게 멤버들이 연극도전에 나섰지요.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인 <한 여름밤의 꿈>을 각색해서 연극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는 물론 달력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아이디어 결합체였습니다. 무도의 연극도전은 다음에 정식으로 프로젝트로 기획해서 도전해도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줄거리를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허미아(정준하)라는 처녀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디미트리어스(정형돈)와 결혼을 해야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남자가 따로 있었지요. 라이샌더(유재석)였지요. 허미아와 라이샌더가 아테네 근교 숲으로 도망을 치자, 허미아의 정혼자 디미트리어스가 허미아를 쫓게 됩니다. 그리고 디미트리어스를 사랑하는 허미아의 친구 헬레나(장윤주)는 디미트리어스를 뒤따라 가게 되지요.
네 사람이 들어 간 숲은 요정의 왕 오베론(노홍철)과 요정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이 숲에는 사랑의 묘약이라고 불리는 꽃이 있는데, 이 꽃즙을 눈에 바르면 처음 눈에 띈 것을 사랑하게 하는 마법을 가졌지요. 오베론은 퍽(하하)에게 인도 소년에게 빠져있는 요정 여왕 티타니아(박명수)의 눈썹에 바를 것을 명하지만, 퍽은 실수로 라이샌더에게 발라 버렸지요.
장윤주의 미친 발연기, 대박웃음 주다
이 이야기를 무도멤버들이 재미있게 각색해서 큰 줄기에서 비껴가지 않는 선에서 재미있는 연극으로 무대에 올렸습니다. 특히 연극에서 큰 재미를 주었던 장윤주가 헬레나 역으로 열연을 했는데요, 장윤주의 무표정 무억양 미친 발연기, 정말 대박이었어요. 사실 그렇게까지 연기를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막때문에 더 터졌네요. 각자 맡은 역할을 하고 연극은 짧게 끝났지만,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달력심사평 시간을 줄이고 연극분량을 더 많이 보여주었으면 했거든요. 그만큼 무도의 새로운 도전이 신선했고, 재미 또한 컸습니다.
우리의 눈이 마법에 씌워져 있지는 않은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필독서로 꼽히는 고전이지요. 사실 셰익스피어의 수려한 문장 속에는 잔인할 정도로 사회풍자적이고 인간의 나약함과 이기적인 모습을 비꼬는 작품들도 많지요. 한여름 밤의 꿈은 사랑의 변덕스러움과 진실한 사랑의 승리를 그린 대표적인 희극으로, 제가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대사는, "사랑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 - Love looks not with the eyes, but with the mind."입니다. 아마 이 작품의 주제가 되겠지요.
정형돈이 일등한 이유와 순위별 의미있는 심사평
저는 이번 달력특집 심사결과가 참 마음에 와닿았고, 무한도전이 연극도전을 통해 날림 연기와 연기자들에 대해 풍자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상위권을 차지한 멤버들의 심사평을 보면, 그 숨은 의미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1위를 차지한 정형돈의 한여름밤의 꿈에서 디미트리어스 역할에 진지한 모습을 보여 주었지요. 심사평에서 정형돈을 1위로 뽑은 이유에 대해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그리고 신체의 단점(정형돈의 신체비율상 짧고 통통한 몸매, 소위 몸짱은 아니죠)을 장점으로 잘 표현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지요.
식상하다는 불명예를 씻은 유재석의 놀라운 변신
2위를 차지한 유재석은 사실 심사위원들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했지만, 1위 못지 않은 포스와 캐릭터의 변신을 보여 주었지요. 결단력 있고 용기있는 라이샌더의 캐릭터를 진지하게 잘 표현했고, 썰렁한 애드리브를 날리기도 하며 재미를 주었지요. 깜짝 심사위원으로 등장한 조민기의 표현에 의하면, "유재석에게서 볼 수 없었던 놀라운 변신을 볼 수 있었다" 라는 평가를 했습니다. 유재석에게는 아마 최고의 평가로 들렸을 겁니다. 예전 가족 사진 달력특집에서, 이승연으로부터 "식상하다, 변화가 없다, 같은 이미지다" 라는 평가를 받고, 언론에 유재석이 식상하다는 류의 기사로 도배가 되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말이지요.
이번 연극특집사진에서 유재석은 기존에 유재석하면 떠오르는 착한 이미지, 선량한 이미지, 소심한 이미지 등에서 대범하고 적극적인 라이샌더의 이미지는 물론, 서늘한 내면의 슬픔이 있는 햄릿의 모습까지 보여 주었지요. 의심스러울 정도의 놀라는 변신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니, 지난 가족달력에서의 식상하다는 불명예를 씻었다고도 보여집니다. 1인자 유재석의 변신에 대해서는 연기자들도 귀담아 들었으면 싶더군요. 요즘 드라마에서 같은 이미지가 반복되는 연기자들이나 변신에 실패하고 있는 연기자들이 한 둘이 아니라서요.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각각 3, 4위를 차지한 정준하와 박명수에게도 의미심장한 평가를 했습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여장을 했는데요, 공교롭게도 하수커플이었네요. 정준하의 경우 거구 정준하의 몸과 코맹맹이 목소리, 예쁜 척하려는 등으로 허미아라는 캐릭터를 자기화해서 표현했다고 평가했지요. 허미아라는 캐릭터와는 맞지 않은 잠실운동장만한(웃자고 한 표현ㅎ) 얼굴, 집채만한 덩치에도 정준하는 아줌마스럽기는 했지만, 나름 예쁜 아가씨의 역할을 재미있게 표현했지요. 물론 멤버들이 정준하를 밟고 지나가는 몸굴욕도 끊임없이 당했지만 말입니다. 그런 변신을 통해 정준하는 샤방한 허미아로 때로는, 하마 허미아로 웃음을 주었지요.
하위권으로 밀려난 노홍철이나 하하, 그리고 꼴찌를 차지한 길의 경우는 인기를 얻지 못하는 배우들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비쥬얼이나 스타기질은 있는데, 노홍철이 내면연기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은 것처럼 연기력은 모자라는 배우들 말입니다. 하하나 길은 캐릭터를 소화하는 능력, 표정연기, 감정연기, 작품을 이해하는 노력 등등을, '노력해 주세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연기자들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품성 뛰어난 사진과 멋진 연극으로 달력특집과 연극도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무한도전, 이번 연극도전은 종합예술 장르인 연극을 사진과 접목시켜, 새로운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방송이었어요. 예능에서의 문화컨텐츠를 또다시 확인시켜 준 무한도전이었습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덤비는(?ㅎㅎ) 무도멤버들의 도전이 어디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갈 지, 샘솟는 아이디어에 놀라울 따름이에요. 깨방정 명수옹은 아이디어 유출에 각별히 유의해 주시고요! 자나깨나 입조심, 아이디어 단속!
다음 편은 이심전심 텔레파시 특집이라고 하는데 정말 기대되네요. 6년을 함께 한 그들, 과연 서로의 마음을 얼마나 잘 읽을 수 있을까요? 제가 기억하고 있는 <한여름 밤의 꿈 명대사> "사랑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 처럼, 무도멤버들 간의 사랑도 이참에 확인해 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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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 2010.10.10 21:26
방송 못봤는데.. 사진 보고 엄청 웃었습니다. 다들 너무 멋지게 변신했네요. 다들 재미있는 분들이라서 그런지 무슨 옷을 입어도 코믹스러운 느낌이 나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