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동상이몽편에 대한 글은 두가지의 시선으로 썼습니다. 글 속에서 박명수가 길의 뺨을 때린 장면과 매직펜으로 얼굴에 점을 칠하는 모습에 대한 평은 저의 시선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예상되는 언론의 시선입니다. 방송이 끝나고 벌써부터 무한도전 안티성 기사들 제목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더군요. 소재고갈, 최악의 재미없는 방송 등등의 헤드라인을 잡아 올렸겠지요. 아직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무한도전이 끝나기도 전에 이런 제목으로 올리는 대표적인 인터넷 언론들 있잖아요.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는 ㅇ사의 최모기자를 비롯해서 말이지요.
촬영장에 도착한 멤버들에게 다짜고짜 카메라가 달린 모자를 씌우는 제작진, 가을이란 두글자로 2행시 짓기 놀이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일곱 멤버의 시선으로 리플레이를 해서 오프닝을 10여분에 걸쳐 진행했지요. 워크샵 장소 파주 헤이리에 도착해서도, 같은 포맷으로 동상이몽 7개의 시선으로 본 모습을 또다시 10여분 지루하게 보여줍니다. 먹을 것 앞에서 딴 생각하는 홍철과 준하, 형돈을 유재석이 견제해 가면서, 이번 동상이몽 특집의 이유 가을개편 아이디어로 시선을 모아갔지요.
무한도전 멤버들이 요즘 많이 변했다고 포문을 연 유재석, 지각도 줄어들었고 녹화전 술을 마신 멤버들도 없어졌다고 운을 뗐지요. 녹화전에 술을 마신 멤버가 누구냐는 멤버들의 호기심에, 형돈의 길을 띄워주기 위한 회심의 한방이 들어갑니다. "동구밖 과수원길". 그러자 길의 옆에 있던 박명수의 손이 순간 길의 뺨을 향해 버렸습니다. 말릴 틈도 없이 벌어진 박명수의 돌발행동에, 유재석도 당황해서 이건 좀 심하다는 말이 이어지고, 길을 위한다고 했던 것이 분위기가 어색하게 흘러버리자, 형돈이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했지요. 아무리 방송이고 예능이라지만, 따귀를 맞은 길의 표정마저 감출 수는 없었지요. 박명수도 뒤늦게 행동이 과했음을 알고, 내내 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더군요.
그건 그렇고 가을을 맞아 무한도전 멤버들의 새 아이디어 회의는 재미는 없었지만, 많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박명수의 말대로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 1박2일, 뜨거운 형제들, 남자의 자격이 같은 포맷이다 보니, 아이디어도 겹치고, 방송소재가 겹치는 것이 많다는 것이 현 리얼버라이어티 프로의 문제입니다. 조금만 겹치는 소재가 나오면, 누가 누구 것을 배꼈느니, 아이디어를 훔쳤느니, 시청자 게시판이 싸움터로 변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멤버들의 머리에서 나오는 새 아이템들, 마치 무분별한 선거공약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 제작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아이템들도 나왔지만, 특히 노홍철의 결혼공약은 노홍철다운 아이디어였네요. 무한도전을 위해 결혼까지 무한도전식으로 하겠다는 노홍철의 생각은 재미있었지만, 인륜지대사 결혼을 그런 식으로 예능속에서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상대방의 생각도 고려해야 하고, 사랑이 전제가 되어야 결혼으로도 이어지는 것이니 말입니다. 여하튼 노홍철의 아이템이 시청자들의 투표에 의해 혹이라도 선정된다면, 제작진이 반드시 약속을 지킨다고 했으니, 그 결과가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노홍철의 피앙새가 될 분을 위해 선정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만.;;
국외로 눈을 돌리자는 명수의 일본진출 아이템이 발표되는 순간, 형돈과 길의 복수가 시작되었지요. 뒤끝 매운 멤버들 명수옹에게 1점과 0.5점이라는 점수를 주고, 여기서 아이디어 회의는 점찍기 혹은 색칠하기 놀이로 변하게 됩니다. 하하가 매긴 그냥 '점'을 박명수의 코옆에 찍는 벌칙 아닌 벌칙놀이가 된 것이지요.
가장 높은 점수 36점을 받은 유재석의 길거리 농구는 저 역시도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아이템이었습니다. 단기아이템으로 제시한 추억의 놀이 현대화도 시도하면 재미있을 듯 싶더군요. 유재석이 자치기 놀이를 예를 들어 설명했는데, 멤버들의 소리가 들어간 자치기 놀이도 재미있을 듯 싶더라고요. 요런 소재는 아껴 두었다가, 설날특집이나 대보름 특집으로 방송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서 무한도전 이번 특집을 다시 돌려보기를 해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가 이번 동상이몽 특집을 준비한 것은 나름의 속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돌려보기 시작할까요? 오프닝에서도 지루하게 돌려보기를 감행한 김태호 피디, 멤버들 시선으로 본 오프닝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맞아요. 멤버들마다 멤버들과 상황을 보는 시선과 속마음이 다르듯이, 시청자도 다양한 시선으로 무한도전을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태호 피디의 오픈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재미없었다는 시청자도 있고, 다른 시선으로 보니 흥미롭다는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고 말이지요.
동상이몽 7개의 시선을 통해 김태호 피디가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요? 저는 재미없다, 식상했다는 식의 무한도전 위기론을 내놓으며, 항상 같은 말만 써대는 최모기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예능을 보는 시선이 다르고, 웃음 포인트와 긴장포인트, 감동포인트도 다르게 마련입니다. 6년동안 방송된 무한도전이 매회 재미있었고, 감동만 주었을까요? 그것은 아니지요. 실망을 주었던 편도 있었고, 무한감동으로 시청자들을 울렸던 기획편도 많았습니다. 예능에서의 공익을 살렸던 것도 있었고, 방송개정법과 정치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를 프로그램 사활을 걸고 감행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무한도전 팬들이 오히려 걱정이 되어서, 그 신랄함을 쉬쉬하고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멤버들이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 자막을 유심히 보셨던 분이라면, 김태호 피디가 누구에게 직격탄을 날렸는지 짐작하실 겁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죽자고 덤벼드는 무한도전 안티 제목들을 빗대서 일일이 나열된 것을 보면, 김태호 피디가 뿔이 단단히 난 듯하네요. 기사를 찾으려고 검색하니 벌써 어떤 무한도전 팬분이 발빠르게 정리해서 올려주셨더군요.
글을 올리기 전 혹시나 해서 뉴스검색을 해봤더니, 역시나 이런 제목의 기사가 올라와 있네요. "역대 최악의 특집, 예능이야 다큐야? 시청자 뿔났다"(ㅇ사 최기자) 저도 묻고 싶어요. "최모 기자, 기자야? 무조건 안티야? 무한도전 시청자 뿔났다!"
긍정적인 비판은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고 피와 살이 됩니다. 저 역시도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이 크지만, 비판할 때는 비판합니다. 하지만 도를 넘어선 무한도전 무조건 비판은 주먹을 부릅니다. 인터넷이니 주먹은 아니겠고, 이런 말을 해주고 싶군요. "무조건적인 비판은 악플을 부른다. 나아가 기자의 양심과 자질을 의심케 한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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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소리 2010.11.01 02:55
비평에 일부는 공감하고 일부는 우려합니다.
먼저 이번 편이 악성 언론에 대한 패러디라는 것 동의합니다.
정말 재미 없는 내용을 그 정도로 요리하고 피와 살을 입히는 김태호 피디의 능력을 보게 해주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
점차 무한도전이 매니아들만의 무한 긍정과 옹호의 폐쇄회로 속에 갇혀간다는 것.
솔직히 이번 회 무척 재미 없었습니다.
거의 쉬어가는 1회라고 봅니다.
잔재주와 아이디어로 그나마 무미건조함을 커버한 셈입니다.
모 기자에 대한 패러디가 시청자에 대한 고려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진 게 아니라면,
이런 날방송은 비판받아도 됩니다.
그래야 피디건, 작가건, 출연 연예인이건 정신을 차립니다.
그게 더 열심히 노력하라는 자극,
더 넓은 공감대를 추구하라는 자극이 됩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무한도전에 대한 진지한 비평, 자극이 될 만한 비평은 사라지고,
내용이나 수준이 어떠하건 그 속에서 무한감동의 비밀을 찾아내는 매니아들의 자화자찬이 다음뷰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니아로 둘러싸인, 그래서 비판의 성역이 되어버린 무한도전이,
진정 평균 이하의 사람들이 벌이는 무모한 도전의 그 무한도전이 맞습니까?
저로서는 악성 기사 양산한다는 그 모 기자가 차라리 무한도전의 장래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어제처럼 가벼운 말장난으로 한 회를 채운 날방송을 이리 칭찬하는 사람들 보다는...-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데요. 2010.11.01 05:12
우려하는 부분에 있어서 아주 약간 공감합니다. 하지만 200회가 넘는 긴 호흡으로 봤을때 이런 특집은 몇번 있었습니다. 항상 재미의 일관성을 가질순 없는거겠죠.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까지 들춰가면서 사이클을 이해하기보다는 당장 이게 재미있냐 없냐를 따지곤하죠. 그것도 이해합니다. 재미있을려고 1시간이 넘는 시간을 티비 앞에 앉아서 보내니까요. 하지만 최준용이라든가 과거 윤현진 이런 소위 기자라고 불리는 것들이 쓰는 찌라시를 보면 클릭수에 환장한 놈들이라고밖에 안보입니다. 장래에 도움이 된다고요? 비유를 하시려다가 너무 나가신거 같네요. 쟤들은 그냥 24시간 티비앞에 죽치고 나와서 까고, 감상문 쓰고 그걸 올려서 돈을 받아먹는 기생충들일뿐입니다. 그렇게 큰 의미를 주지 마십시오. 쟤들 지네가 잘하는줄 알거든요.
가을소리님과 같은 분이 그리고 이런식의 비평/비판을 해주신다면 무한도전측에서도 충분히 자극을 받고 더욱더 재밌는 특집을 준비하겠죠. 차라리 가을소리님 같은 분이 기사를 쓴다면 무한도전에서도 수긍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일겁니다.
어찌됐건간에 비판과 클릭수에 환장한 비난을 혼동하셔서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제가 저런 기사를 쓰는 놈들을 진짜 입사절차를 밟고 들어온 놈이냐고 친구한테 물어본적이 있는데, 걔가 000선배라고 하는거 보면 정식채용한 기자인건 맞는거 같습니다. 우린 인정하지 않지만 저쪽 언론사에선 정식채용했으니 지네도 기자 타이틀달고 쓰는거겠죠. -
진짜요? 2010.11.09 19:16
기자들은 무한도전을 폐지시키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스타킹이 과거에 시청률이 한자릿수였는데
기자들은 과거엔 20%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하고
리얼버라이어티의 선두주자는 1박2일이라고 하고,
무한도전에 대한 비관적인 의견들은 확대시키고
옹호하는 의견은 철저히 묻어버리고
시청률이 올라도 떨어졌다 그러고
이게 과연 무한도전한테 도움이 될까요?
박명수 보십시오
시청자들의 따끔한 의견듣고
정신 차렸습니까?
오히려 풀이 죽어있습니다.
그리고
무한도전에게 가벼운 특집을 바라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요즘 부쩍 빅특집이 잦아져서이죠.
제가 볼땐
멀쩡한 사실도 왜곡하고
프로그램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기사한테
도움 받을 바엔
칭찬만 받다 쇠락해서 없어지는게
백배 천배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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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무슨 의미까지야. 2010.11.02 12:49
하도 매니아층이 있다해서 몇변 다운받아 봤고만.
진부한 말장난이 왔다갔다 하길래 조금 보다 말았음.
역시 매니아 층만 보는 게 맞다고 봄.
도전이라도 스토리텔링이 어느 정도 연결되어야.
주시청층이 중에서 고딩사이로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새로운 소재를 갖고 도전하는 건 높이 사줄만하다고 봄.
좋아하는 이유가 있기에 이 프로가 지금까지 유지된 것 아닌가?
호, 선호가 분명하게 나뉘는 프로인데 요사이 조금 불호 쪽으로 가는 경향인 것 같음.
더욱 노력하여 불호를 호로 바꾸도록 해야겠음.
불만 터뜨리기 전에 ...-
의미까지야? 2010.11.09 19:23
저게 의미가 없으면 뭡니까?
의미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병1신 아닌지요?
전 저거 보고 최준용이 바로 떠올랐습니다.
이건 주관이고 뭐고 없는겁니다.
최준용 기자에 대한 디스가 100%인거라고요.
그리고 무슨 편을 받아보신건지 모르겠지만
말장난은 다른 프로에 비하면 비중이 적다고
생각이 듭니다.
다른 프로그램들도 다운 받아보세요.
도대체 어느 기준에서 말장난이 많다는건지 모르겠네요.
님같이 무한도전에 심히 얕은 지식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매니아 프로그램 치곤 시청률이 높으니까
그런 잡편견들좀 빼고 무한도전을 대해주세요.
무슨 매니아 프로그램이
주간 전체 시청률 8위에
예능 3위입니까?
3위가 매니아 프로그램인데
4위부터 50위 밖까지는
다 뭡니까? 아무도 안봐요?
전성기 때 1위에서 겨우 몇 단계 내려온것 뿐입니다.
그렇게 폭삭 주저앉지는 않았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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