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04 09:24




조배호를 소환한 하도야 검사의 좌절은 정치권과 언론이 만든 합작품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현실을 뼈있게 보여준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대여당 대표의 정치비자금 사건이 하루 아침에 덮어져 버리는 현실, 언론이 펜을 꺾어 버리고, 방송이 마이크를 놓아 버리면, 이렇게 진실도 유야무야될 수 있다는 것이 드라마를 통해서 검증되는 것같아, 그 은유적 비유와 함께 씁쓸해 지더군요. 물론 하도야가 그냥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 공언은 했지만, 제 2의 검찰이라고도 할 수 있을 언론마저 입을 닫아버리는 모습은 불편한 현주소입니다. 쥐약(?)먹은 언론들이 하도 많아서 말이지요.
돌아오고 있는 서혜림의 캐릭터
당당하고 거침없는 아줌마 서혜림의 본모습 찾기를 이제서라도 해주니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멍한 서혜림보다는 맞든 틀리든 서혜림이 목소리를 찾아 가는 모습은 반갑습니다. 하도야를 만나고 온 서혜림이  민우당 대표의원의 검찰수사건에 대한 기자회견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당당한 서혜림, 생각있는 서혜림의 모습을 찾아가는 듯해서 좋더군요. 대한민국 검찰을 믿고 싶다는 서혜림에게 오재봉의원은 하도야 검사와의 관계를 꺼내며 조롱하지요. 서혜림은 스캔들을 만든 장본인이잖느냐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언젠가는 한 번 짚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좀더 세게 공격해줬으면 싶더군요. 오재봉같은 저질 정치인은 얼굴 새빨게지도록 창피를 당했으면 싶어서 말이지요.
부대변인 자리까지 내놓겠다는 서혜림을 조배호는 그냥 모른 척 넘어갑니다. 민우당에서의 서혜림은 조배호와 강태산의 힘의 줄다리기 중심에 서있어요. 조배호는 강태산의 대항마로 쓰기 위해, 강태산은 조배호를 무너뜨릴 총알받이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지요. 조배호와 강태산은 서로의 수를 읽고 있기에 서혜림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고요. 능구렁이 조배호보다는 정치개혁과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 쓰려는 강태산이 훨씬 무서운 인물이지만, 아직은 강태산의 정치개혁을 위한 야심을 그르다할 수는 없을 것 같더군요.
조배호의 검찰소환건을 이유로 백성민 대통령은 강태산을 불러, 검찰의 팩스선을 잘라버린 것을 상기시킵니다. 검찰이 최고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수사를 하라는 뜻에서 였다고 말이지요. 암튼 말로만이라도 멋진 대통령입니다. 그리고 조배호 대표의 검찰조사가 미심쩍은 일이 있다며, 정치권이 검찰을 휘두르는 것을 용납치 않겠다고 뜻을 분명히 전합니다.
이미 대통령의 마음이 조배호에게서 떠난 것을 확신하는 강태산은 조배호에게 약속받은 공천권 삼분의 일 지분을 이용해, 자신을 위한 판을 짜가기 시작합니다. 산호그룹 김회장을 만나서도 총선 전에 조배호를 확실히 치겠다며, 산호그룹에서는 탐탁치 않은 서혜림의 이용가치에 대해 설명합니다.
정열과 신념이 강한 정치 초보들이 두려움을 모른다는 강태산의 말은, 물불가리지 않고 덤비는 정치초보들을 한마디로 총알로 쓰겠다는 말입니다. 우리 정치사에서도 소장파 젊은 의원들의 혈기에 한 때 환호했던 적이 있었는데, 한 두 해 지나니, 그 나물에 그 밥이 되는 꼴을 보기는 했지만, 구시대정치를 타파하겠다는 말은 국민들을 현혹시키기에는 아직도 통하는 약발입니다. 결국 소장파 의원이라는 젊은 피들도 권력과 돈에 엎드리는 모습들을 보면, 강태산이 자신의 판세를 키우는 방법으로는 영악한 수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혜림에게 강태산과 하도야는 정치조련사
강태산이 서혜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어느 것이 진심인가가 헛갈릴 때가 있습니다. 복지당 민대표가 말했던 정치인의 모습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치하는 사람들의 피도 따뚯하다. 문제는 권력이라는 것이다. 권력에 맛을 들이면 그게 사람들을 이상하게 만들거든...". 조배호 식의 썩은 쓰레기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강태산의 뜨거운 피와 대권에 다가가기 위한 그의 냉철한 속내를 보면 야누스의 두 얼굴을 생각나게 합니다. 마치 선거철 한표를 부탁할 때는 세상에 더이상 선량한 자선사업가는 없을 것 같은 온화한 미소(온화? 흥! 뻔뻔한 미소)가, 뱃지를 달고 난 후에는 오만방자한 "나는 국회의원입네~"의 표정으로 바뀌는 것과 같이 말이지요. 

서혜림이 정치에 눈을 떠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교육시킬 스승이 강태산과 하도야 두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차가운 카리스마를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는 차인표의 강태산이 가르치고 있는 것은 정치테크닉이지요. 거침없는 야생마같은 꼴통검사 하도야에게서는 올곧은 정치인의 모습을 배운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 검사 중 하도야 같은 검사 10명과 서혜림 같은 정치인 10명만 있었으면, 우리 정치도, 실추된 검찰의 위상도 바로 세울 수 있을텐데 싶더군요. 정치혁신과 올곧음은 동전의 양면성처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어야 하는 모습입니다.
하도야의 녹슨 칼에 빗댄 뼈있는 은유
그래서 드라마 대물에서 관심있게 보는 캐릭터가 강태산과 하도야 검사인데요, 이번 회 하도야가 가장 인상깊은 대사를 하더군요. 청와대 주방에 아버지를 찾아 간 하도야가 백성민 대통령과 만나는 장면에서 였어요. 비록 무혐의 처리되었지만, 하도야가 조배호를 소환한 것을 두고 백성민 대통령이 칭찬을 하는 모습이 잠시 나왔었지요. 그리고 하도야에게 검사로서 어떤 칼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지요. "어디서 어떻게 쓰이든 녹슨 칼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라는 말이 와닿더군요. 

녹슨 칼을 사용하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나오기 마련이지요. 우선 깔끔하게 자를 수가 없다는 것이겠지요. 칼이 무디면 썰기도 힘들고, 자르고자 했던 부위만큼 정확하게 자르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 제게는 또 다른 의미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제가 살림하는 주부이다 보니 매일 사용하는 게 주방칼입니다. 그런데 칼도 자꾸 사용하면 날이 무뎌지고 잘 들지 않아요. 칼이 무뎌지면 벌어지는 상황은 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는 것이에요. 
검사가 가진 칼이 녹슬었다면, 아마 주방에서와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지겠지요. 제대로 자르지 못하든지, 손에 힘이 들어가든지... 하도야의 입을 빌어 검찰이 알게 모르게 해 왔던 강압수사도 은근히 싸잡아서 충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검찰이 녹슨 칼로 무리하게 힘을 주다가 비극을 불러 일으킨 일을 상기하면, 그저 멋진 대사라고 감탄만 하며 넘어가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이 드라마는, 비록 도덕 교과서같다 할지라도 매 회 심금을 울리는 서혜림의 감동연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서혜림을 국정감사 스타로 만든, 국회의 자질을 묻는 연설이 있었지요. "국회가 증인 보호하는 경호업체입니까? 부끄럽지 않습니까? 국회의원 세비가 1억 3천만원이며, 연간 총 5억을 받습니다. 국민 혈세가 기본 총 1500억원입니다. 이 어마어마한 혈세가 낭비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기자들 플래쉬 팡팡,
손발 오그라드는 교과서 연설이라고 해도, 속은 후련하더이다. 뱃지다신 양반님들, 부끄럽지 않습니까? 게다가 국정보다는 드라마에 더 관심이 많으신 것 같던데, 혈세 낭비 좀 하지 맙시다!!.
국정감사에서 서혜림의 남해도 도지사 증인 심문으로 민우당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고, 서혜림은 산호그룹에 손해를 끼친 점에 대해 강태산에게 사과를 하며 와인을 마시지요. 서혜림이 강태산에게 물었지요. 왜 자신을 감싸주느냐고요. 강태산의 정치개혁에 대한 소신발언은 서혜림을 감동시킵니다.
 "아들한테 고등어만한 은어를 먹이고 싶어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고 했지요. 저도 같은 생각으로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그러나 현실정치와 이상정치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서의원은 나에게 초심을 상기시켜주는 분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에 서혜림씨 같은 의원 3분의 1만 있어도, 이 나라는 바뀔 수 있습니다. 바꿔야 합니다. 같이 해봅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쓰레들은 강태산 자신이 쓸어버릴테니 서혜림에게는 소신있는 신념정치를 하라고 독려하지요. 정치초보의 열정과 신념에 불을 지피고, 그 반사이익은 강태산이 챙기겠다는 속내가 읽혀지기는 했지만, 야망과 진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멋진 발언이었어요. 그런 강태산의 정치에 대한 소신은 서혜림으로 하여금 강태산을 믿게 만들지요.
권상우의 뜬금없는 불륜시비, 애정드라마? NO
그런데 강태산과 마찬가지로 기대하는 캐릭터 하도야 검사가 이번회 납득가지 않은 저질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더군요. 이 드라마가 애정멜로로 흐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스런 마음이 들어서 말이지요. 와인을 마신 서혜림이 비틀거리자, 강태산이 부축하는 모습을 하도야가 우연히 보게 되었지요. 하도야는 그렇지 않아도 오재봉의원을 만나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은 상태라, 강태산에 대한 감정이 좋지는 않았었지요. 오의원이 조배호 사건을 엿먹인 게 강태산이었다는 것을 흘린 것이지요. 
강태산이 서혜림을 부축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짜고짜,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라고 소리를 지르며, 하도야는 조배호 대표 소환 증거자료를 조작한 것이 강의원이 한 짓이냐고 묻지요.
강의원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강태산을 두둔하는 서혜림을 보고 화가 더욱 치미는 하도야입니다. 강태산의 정치목적에 순진한 아줌마를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면서, 서혜림에게 "둘이 벌써 그렇고 그런 사이야? 정치적 동지가 아니고 불륜이야? 동하한테 부끄럽지 않아?" 라는 험한 말을 하더라고요. 물론 서혜림에게 귀싸대기 한 방 맞기는 했지만, 난데없이 "불륜이냐?"라는 하도야의 대사는 뜬금없더군요. 서혜림과 아무리 친한 사이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이기에 질투심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꼴통검사 하도야가 이렇게 막나가는 캐릭터는 아니었지요.

하도야가 고등학교 때부터 서혜림을 짝사랑해 왔고, 지금도 아줌마가 아닌 여자로서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하도야의 캐릭터가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더군요. 하도야와 서혜림의 러브모드는 드라마의 주 감성선이 아닌, 애닯고도 은밀한 감정선으로 잔잔함으로 남겼으면 싶었거든요. 지난 번 하도야가 장세진을 안고 있는 모습을 신경쓰는 서혜림의 모습으로, 서혜림의 질투심(?)같은 뉘앙스를 풍기도 했지요. 서혜림에 대한 마음을 넘치지 않게, 편하고 유머러스하게 처리하는 권상우의 지금까지의 감정선이 좋았는데, 사랑에 무게를 실어버리면, 두 사람의 캐릭터마저도 변질될 우려가 있을 것 같아서 잠시 걱정이 되더군요.
정치드라마에 사랑이라는 소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칫하다가는 서혜림의 캐릭터가 더 심하게 망가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현정의 불후의 출세작 모래시계에서 재희(이정재)처럼, 하도야가 말없이 서혜림을 지켜주는 해바라기 사랑을 하는 모습으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표면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불륜이니 동하에게 부끄럽지 않느냐'는 등의 막말을 해대는 것을 보니, 하도야의 순애보 사랑마저 구정물을 뒤집어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정치드라마가 사랑드라마로 변질될까 봐서 말이지요. 드라마에서 그나마 속시원하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인물이 하도야인데, 사랑에 빠진 검사보다는 꼴통검사 열혈검사의 모습으로 녹슬지 않는 그의 칼을 시원하게 휘두를 수 있게 해 주길 바랍니다. 뜨끔할 분들 속으로라도 놀라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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