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허무한 죽음에는 이유가 있다
서바이벌 특집을 본 후 방송이 나가고 벌써부터 게시판이나 언론에서 시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한도전, 안전불감증? 이런 제목이 올라올 것같은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실탄이 아닌 페인트 총이지만 고글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도 보였고, 박명수가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운전하는 모습도 포착되었으니, 무한도전 제작진도 이점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칭찬받을 부분은 칭찬받아야 마땅한 것이지요.
구두약을 얼굴에 바르고 나름 전술도 짜면서 잘해보려던 길이 준하의 총에 맞고 1차로 퇴근하는 멤버가 되기는 했지만, 가장 빨리 퇴근했음에도 짧은 시간 길은 자신의 분량은 그래도 뽑고 죽었습니다. 길에서 뜀박질이라도 하고, 추격적이라도 했기 때문에 말이지요. 한 번만 봐주라고 구걸하는 모습이 차라리 불쌍해 보이더군요. 길에 비해 하하와 박명수의 경우는 통편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몸보신하는 모습만 보이다가, 한 방에 죽는 모습이 오히려 통쾌하더이다.
여의도 귀신 붙은 박명수, 살풀이라도 해야 할까?
서바이벌 특집에서 여전히 자리값을 하지 못한 멤버가 박명수였습니다. 명수옹은 제가 좋아하는 팬임에도 몸사리고 방송하기 귀찮다는 식으로 요령피우는 모습까지 좋아해 줄 수는 없답니다ㅠㅠ;;. 길과 하하의 짧은 방송분량은 그렇다치고, 요즘들어 존재감 하향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박명수의 경우는 자승자박이라고 생각됩니다.
여의도가 집인 박명수, 처음 저격 목표를 1인자 유재석으로 삼고 강남으로 향하기는 했지만, 갑자기 여의도로 방향을 바꿔 버립니다. 나름대로는 1차 싸움이 끝나고 위치 추적기를 통해 자신을 향해 모여들게 하겠다는 잔머리를 쓴 것이었죠. 박명수의 자기중심적 예능관이 바뀌지 않으면, 추락의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는 것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여의도 귀신이 붙었는지, 지난 번 텔레파시 특집에서도 여의도 공원을 사수하던 박명수가, 서바이벌 특집에서도 1시간동이나 여의도에서 꼼짝않고 잠복하고 있더군요. 미련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만사 귀찮아 하는 모습같아 보기가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박명수와 하하의 경우는 은폐하기에 급급했고, 길은 의욕이 앞서서 나대기만 하다가 제거돼 버렸지요. 박명수와 하하에 비하면, 길의 경우가 저는 더 열심히 했다고 보여져서 조기 퇴근이 불쌍하기 까지 했지만요. 조기 퇴근한 세 멤버에 비하면 정준하는 도로에서 가장 장시간, 자주 노출시켰던 멤버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오래도록 살아남았고 말이지요.
비정의 아이콘 정형돈, 그리고 자막의 미친존재감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이번 서바이벌의 최고 반전은, 새롭게 비정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정형돈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재석과의 동맹, 형돈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재석을 배신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방심한 순간, 공중전화 부스에서 유재석을 향해 일고의 고민도 없이, 심장을 향해 총을 발사해 버리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 되고, 내가 살기 위해서는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것을 총 한방으로 보여주더군요.
그런데 김태호 피디가 뜬금없이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총질을 연출한 의도가 뭐였을까요? 그것도 G20이라는 국제적 큰 행사를 앞두고 말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면 국가의 격이 떨어지는 일이요, 거리에 차가 많이 나돌아 다녀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것도 국가의 격이 떨어지는 일이요, 포스터에 낙서한 몰개념(?) 시민은 국격을 심히 손상시킨 범죄자로 구속되기까지 하니, 대단한 손님들 때문에 내집에서 방귀도 마음대로 못뀌게 하나 봅니다, 그려... 김태호의 촌철 자막 한방 터집니다. "이것들이 G20 개최국 국격에 안 맞게!" 어우, 김태호 PD 역시 통쾌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서바이벌 특집의 승자는 정준하를, 패자는 박명수와 하하를 꼽고 싶습니다. 물론 노홍철이 완벽하게 정준하가 신뢰할 수 있게끔, 오두방정 무장해제쇼를 보여주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아무튼 정준하는 끝까지 노홍철을 믿었어요. 바보같이 우직하게 말이지요. 중간에 정형돈과 유재석과의 삼자협상도 했었지만, 홍철에게 뽀르르 전화해서 고자질하며, 노홍철을 무한신뢰했었고요. 마지막에 정형돈, 노홍철, 정준하 세 사람으로 생존자가 좁혀졌을 때, 명수옹의 청소도구 난동사건이 벌어져 서바이벌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지만, 마지막에 홍철이가 아닌 형돈이를 제거한 멤버도 준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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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2010.11.07 12:46
박명수씨는 요즘 몸을 많이 쓰는 도전에서 너무 몸을 사리는게 아닌지...유재석-정준하씨를 보면 나이탓을 하기도 뭐한데 말이죠. 유재석씨는 요즘 오히려 더 활발(?)해진듯 ㅎㅎ
간염투병이후 몸이 안좋은건 이해하지만 예전에도 운동능력이 뛰어나서 웃음을 만들어낸건 아니니 담주를 기대해봅니다 -
Jane 2010.11.07 14:54
고맙습니다. 역시나 초록누리님이십니다. 다른 분들이 지적하시지 않은 정준하씨의 활약을 보셨군요. 저두 이번회는 정준하씨의 활약이 두드러보여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매번 이런 게임에서는 노홍철씨한테 당하면서 이번에도 노홍철씨와 손잡았을까했는데 마지막 2인자로써 남는것을 보고 '바보형'캐릭터 나름답게 '게임의룰'을 터득한 것은 아닐까 했습니다.ㅎㅎ 다른 회에서는 초기에 '제거'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끝까지 살아남은 것을 보니까요. 그리고 TEOPD의 자막센스는 통쾌함을 넘어서 무한도전을 보는 시청자에게 보람까지 주는 것 같아서 너무 반가웠고 좋았습니다. 말씀대로 '미친존재감'을 가진 자막입니다. 날씨추울텐데 몸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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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팬 2010.11.08 08:16
보통 블로그 기사나 리뷰 보면 마음에 안드는 부분들이 많아 눈쌀을 찌푸리는데 이 글은 정말 개념글이네요... 정준하가 너무 오래 침체되어 있고 발전도 별로 없어보여서 무도 매니아지만 좀 별로였는데 생각해보니 이번 특집에선 정준하가 그만의 방식으로 가장 열심히 했다. 라는 부분에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정준하씨가 특별히 변하진 않았지만 한시간 분량의 편집본을 보는 시청자로써도 그가 정말 열심히 했단걸 깨달을 수 있었구요. 또한 그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일궈낸 것이라 더 특별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노홍철은 꾸준히 잘 하구요. 유재석도 마찬가지구요. 근데 정말 하하랑 박명수는 너무 임팩트도 없고 재미없었습니다. 몸사린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여태껏 했던 서바이벌식 특집을 통틀어 가장 재미는 없었으나 역시나 무도의 참신한 아이디어나 제작진 센스 등은 뭐라 말할것 없이 좋았습니다. 안전벨트 미착용 같은 경우 지금까지 무도에서 어긴적이 없어서 신뢰하고 있었는데.. 착용안한 장면이 나갔는진 모르겠네요. 아무튼 제 의견은 가능성이 정말 큰 무도는 매니아층을 믿고 여러 시도를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