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림의 당선소감, "도지사 당선이 가장 쉬웠어요"
그로부터 얼마후 총선이 치뤄지고, 남송해송지역은 강태산이 82%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고, 공약으로 내건 남해도 간척지 개발이 진행됩니다. 간척지 개발 특혜의혹과 간척지 주민을 몰아내지 말라는 시위를 주도하는 서혜림, 그녀를 국회의원에 당선시켜 주었던 지역주민들에 대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공사를 막은 주동자가 서혜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강태산이 서혜림을 만나, 다시 정치판으로 끌어 들입니다.
강태산이 서혜림을 정치적 동지 운운하며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는 이유이기도 하고, 서혜림을 도지사에 당선될 수 있도록 음양으로 도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배호에게 칼을 겨눌 수 있는 겁없는 장수가 서혜림이었고, 강태산은 가볍게 조배호의 등을 밟고, 대권주자로 나서겠다는 정치적 계신인 것이지요.
서울로 돌아간 강태산이 서혜림이 도지사 출마선언을 하기도 전에 왕팀장을 선거캠프에 투입시키기 위해 준비시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장세진에게 정치비자금을 부탁하는 것도,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었고요. 강태산의 계산대로 서혜림은 도지사 출마를 공식선언합니다. 물론 서혜림은 당선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서혜림이 원했던 것은 간척지개발과 남해도 지역주민 문제를 공론화시키려는 것이었지요.
대통령의 하도야 복직조건, 곰탕왕 만든 이유
하조리장의 곰탕맛을 자신의 임기내에 재현하면 복직을 시켜주겠다는 코미디같은 설정이었지만, 대통령의 속내에는 깊은 뜻이 있었지요. 하도야의 분노를 누그러 뜨리는 시간을 가지게 하고, 큰 일을 그르칠 수도 있을 하도야의 급한 성격을 다듬어 주기 위해서였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대통령 백성민은 하봉도가 평소에 얼마나 하도야를 아끼는지를 잘 알고 있었지요. 아들을 위해서라면, 간도 쓸개도 체면도 자존심도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 오지랖 넓은 부성애를 모르지 않았고요.
하도야는 말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인물이에요. 신호등을 예로 들자면, 신호가 바뀌자마자 급출발을 하는 급한 성격이지요. 이런 도야의 물불 안가리는 열혈기질이 도야가 검사옷을 벗게 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는 것을, 아버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요. 여우를 잡기 위해 불을 피우고는, 연기가 굴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먼저 굴로 뛰어드는 인물이 하도야지요.
고현정의 소리없는 시위인가, 의도적인 서혜림 죽이기인가?
드라마 대물은 작가와 감독의 교체라는 내우외환을 겪으면서, 스토리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만을 믿고 가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특히 이번 13회를 통해 고현정의 연기를 보면서 고현정이 연기로 시위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고현정이 일부러 연기에 힘을 빼고 있지 않나하는 의심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이번회 고현정의 대사 톤을 다시 되새겨 보면 이상한 점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서혜림이 탈당을 선언하고 나서 강태산과 언쟁을 하는 장면이 있었지요. 이 대사톤은 서혜림이 대변인을 했던 말투, 그리고 민우당 당지도부 앞에서 의견표출을 하던 말투와 비슷했습니다. 도지사에 출마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지는 기자회견에서도, TV토론에서도 마찬가지였죠. 딱 앵무새 대변인으로 전락했던 서혜림의 말투였어요. 물론 표정은 앵무새시절보다는 살아 있었지만요. 고현정이 왜 스스로 카리스마를 찾으려 하지 않을까 궁금해지더라는 말이지요.
드라마 장면으로 돌아가서 따져봅시다. 어이없게 힘빠진 서혜림을 본 것은 도지사출마를 밝히는 기자회견장입니다. 너무나 담담하게 출사표를 던지는 서혜림에게서 저는 자포자기의 심정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간의 감동웅변을 했던 서혜림이 아니었어요. 입에 발린 듯한 간척지 특혜의혹 진상규명과 지역주민을 위해 출마한다는 식으로 말했을 뿐입니다. 물론 도지사 출마를 하는 기자회견에서 투사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하지만 서혜림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습니다. 막말로 서혜림은 동네 쌈닭처럼 게거품을 물어야 했을 장면이었어요. 서혜림의 정치소신, 간척지개발 사업과정에서의 흑막정치를 밝히라는 투쟁적인 모습도 보였어야 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서혜림에게는 그런 대사를 주지 않았습니다. 서혜림에게서 연설장면도 없애버린 것입니다.
배우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고의적으로 죽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서혜림을 그리라고, 고현정이 의도적으로 힘을 빼고 있다면 의미가 다르지요. 고현정이 매가리 없는 대물에 일침을 가하는 고도의 연기시위를 하고 있다면, 쌍수들어 박수치고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고현정이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고 한들, 매력없는 서혜림은 시청자도 고현정도 원하지 않을 겁니다.
다음은 제작진이 서혜림을 고의적으로 죽이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도지사 출마는 간척지 개발과 관련해서 4대강사업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릴 수밖에 없기에, 그리도 힘없게 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러니 서혜림의 분량은 갈수록 줄고 말에는 힘을 실어주지 못하며, 이번 도지사 당선은 그야말로 다 차려진 밥상에 밥숟가락만 들고 앉게 해버렸습니다.
지금대로라면 제작진이 욕을 더 많이 먹어야 작품도 제대로 나올 수 있을 것같습니다. 만약 두번째 이유라면 대물은 기획과 연기자를 빼고는 작가와 제작진, 방송국 모두 정치적 외압에 백기투항한 드라마밖에는 안될 것이며, 의도적으로 서혜림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서혜림이라는 캐릭터가 사는 것이 두려운 분들께는 서혜림이 눈엣가시일테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매번 손도 안대고 코푸는 서혜림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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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2010.11.18 20:51
tv 예고편에서 태산에게 하는 혜림 대사톤을 보고 어?? 하는 느낌이 먼저였어요. 카리스마가 살아난다고 했는데, 카리스마는 커녕 애정이 들어가있지 않은듯한 이질적인 대사톤... 그리고 본방을 봤는데, 예고편의 그 대사톤이 나와 보는 입장에서 상당히 불안해지더라구요. 그나마 살아있는 표정연기로 인해 안도는 했지만... 역시 초록누리님도 놓치지 않고 그 부분을 눈여겨 보셨군요. 확실히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이번 13화였습니다. 아마 고현정 연기사에 이번 대물은 두고두고 후회될 선택작이 되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보이지 않는 고현정의 시위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잘못된 제작진들 때문에 대한민국의 몇 안되는 연기자를 그냥 보내는구나.. 생각하니 씁쓸한 생각만 들 뿐이네요..... 고현정씨, 홧팅~!! 하시라고 응원보내드립니다. 깊이 공감되는 리뷰글 정말 감사해요, 초록누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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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2010.11.19 07:27
요즘 대물 안보고있어요...처음에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점점 실망중입니다...ㅠㅠ그래서 도망자로 갈아타버리고....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초록누리님 포스팅으로 보게되네요^^감사합니다~
즐거운 금요일되시구요~행복한 주말보내세요^^ -
Hwoarang 2010.11.19 07:46
보고싶은 드라마 일순위였는데 이제는 그 순위가 엄청 뒤로 밀리고 보고 싶지 않는 드라마 1순위로 바뀌어서 더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확실하게 망가지기도 힘든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