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격이 시작되고 13분 후에야 대응사격을 할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 국군 최고통치자 대통령은 급작스러운 사태앞에서는 가장 큰 고뇌를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모든 책임이 대통령의 한마디에 달려있기에, 명령체계는 물론 후폭풍까지 감내해야 하는 무거운 자리지요. 이번 연평도 포격에 늑장대응을 했다는 지적과 함께 13분이 걸렸던 이유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통령의 확전방지 발언까지 가세해 공방전이 시끄럽습니다. 그저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지금은 그런 추궁을 할 때가 아니라 대응책 마련에 합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말이죠.
돗자리 깔아도 될 정도로 비슷한 상황이 대물 1회에 나왔었습니다. 미 순방길에 오른 서혜림 대통령에게 중국영해에서 우리 승조원 20명이 탄 잠수함이 좌초되었다는 보고가 있었고, 서혜림은 즉각 구조대를 급파하라는 지시를 하죠. 그러나 전시작전권을 가진 미국은 구조원 파견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입니다. 구조대가 들어가면 국경침법으로 전쟁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이에 맞서 서혜림은 강경하게 구조원 파견을 하겠다고 물러서지 않았지요. 한미군사동맹이 깨지는 위험을 불사하고 말이죠. 구조원을 파견하기까지는 한미군사동맹 규정상 허가를 받아야 했고, 그 절차에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동안 잠수함은 침몰되고 승조원은 작전수칙상 산화해야 했죠. 1초가 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서혜림이 미국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말합니다. "난 대통령직을 걸고 우리 승조원을 지켜야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더이상 국가가 지켜주지 않은 국민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내가 대통령이 된 이유니까요" 지금까지 대물 대사중 가장 빛났던 대사이기도 합니다.
좌초되고 있는 대물 서혜림, 탁구공되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 슬프고 분노하게 됩니다. 드라마 대물 스토리가 포격당해 주저앉고 있기 때문입니다. 잠수함은 죄초되어 심해 밑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서혜림을 대통령이 될 명분과 자격이 있는지 조차 모호하게 조배호와 강태산의 탁구공으로 그려가고 있기 때문이에요. 우.. 열받네요.
지난 글에서도 누차 써왔지만, 강태산의 서혜림 집착증은 망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서혜림의 무엇을 보고 그토록 복당을 하라며 손을 내미는지, 그 명분과 이유는 개미 앞다리만큼의 설득력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강태산에게 무릎꿇고 보복심리로 서혜림에게 신당참여를 제안하는 조배호가 더 설득력있습니다. 강태산의 독주를 막을 사람이 서혜림밖에 없다는 그의 판단은 노망난 노정치인의 시선같지만 말입니다.
대선 전에 신당을 창당해서 대권후보로 서혜림을 밀겠다는 조배호의 뜬금없는 제안은 개인적인 보복행위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강태산을 견제하려면 보다 거물급을 밀고 나왔겠죠. 그가 30년 정치인생을 살아온 베테랑이라면 말이죠. 그런데 이제 갓 세상에 나온 하룻강아지를 호랑이와 싸우라고 털을 알록달록 염색해서 호랑이처럼 보이게 하라고 합니다. 서혜림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을만한 정치적 능력과 소신, 리더십 등등 계산해야 할 것들은 깡그리 무시한채 말입니다. 서혜림에게 목매는 강태산의 뒷통수를 치겠다는 생각만이 앞선 개인적인 정치보복인 셈입니다.
강태산과 조배호의 싸움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오로지 남해도를 살리겠다는 일념하에, 대권이라는 엄청난 제안마저 OK하고 받아들인 꼴이 되고 말았어요.
잠수함 좌초로 미국대통령에게 고개 빳빳이 들고 "우리 국민은 내가 지킨다"라고 했던 기개와, 국가가 지켜주지 못하는 국민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된다며, 일국의 국가원수가 중국 주석에게 고개를 숙이던 애민의 서혜림은 어디간 걸까요? 아니 어떻게 만들어 가려고 하는 걸까요? 강태산과 조배호의 파워게임에서 땅집고 헤엄치듯 손쉽게 대통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대통령 당선이 제일 쉬웠어요"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서혜림에게서 드라마에서라도 볼 수 있는 희망적인 대통령의 모습마저 기대하게 하지 않는 것같아 안타깝습니다.
* 연평도에서 희생당한 해병과 민간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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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dante 2010.11.26 07:23
드라마 대물..
처음에는 흥미진진하게 보았는데
갈수록 설득력이 떨어지는 비현실적인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어
점점 흥미를 잃어가는 드라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