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림의 대통령 취임사보다 제가 인상적으로 새겼던 대사는 마지막 후보연설이었습니다. 지난 회 TV토론회에 나와서도 같은 말을 했지만, 드라마 대물이 작가교체와 피디교체의 파동을 겪으면서 맹물이 돼버렸지만,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서혜림의 마지막 연설에 있다고 생각되어, 그나마 후임작가가 드라마의 메시지 전달은 제대로 했다고 생각되더군요.
어쩌면 우리 헌정사에서 부끄러운 대통령을 만들어 왔던 것은, 그들이 가진 권력과 금권때문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역주의가 낳은 부끄러운 선거들을 몇십년간을 치뤄왔던 우리의 책임이 더 컸습니다. 입으로는 욕을 하면서도 내 이익과 관련하여, 무분별한 개발 공약과 국민소득 몇만불에 현혹되어 기표소에서는 마음과는 다른 후보의 이름에 도장을 찍었던 가장 거대한 이익집단이 국민이니까요. 그런 결과의 예 하나가 신음하는 4대강일 겁니다.
극적 반전을 이룬 서혜림 대통령의 취임사는 짧고 강렬했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부정부패, 정경유착 척결을 위해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초심을 잃지 않도록 국민여러분께서 회초리를 들어 주십시오"
"이 땅의 젊은이들의 소중한 목숨보다 더 귀한 국격이 도대체 뭡니까? 만약 젊은이들의 목숨을 당리당략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아니,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분노했던 서혜림의 입을 빌어, 더 이상 당리당략과 부정부패, 선심공약으로 국민을 선동하는 거짓 정치인을 용서하지 말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대물 소품팀의 크나큰 실수는 시정이 요구되기에 꼭 집고 넘어가야 겠습니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태극기가 잘못 게양되어 나와서 너무 화가 나서 말이지요. 처음 태극기가 이상하다고 느낀 부분은 백성민(이순재) 대통령의 퇴임사 장면이었어요. 태극기의 건과 이 부분이 봉에 묶여 있어야 하는데, 감 부분이 묶여있는 겁니다. 그리고 서혜림이 청와대에 입성해서 집무실을 둘러보는 장면에서도, 역시 태극기가 잘못 게양되어있는 것을 보고는, 한심스럽고 부끄러워 지더군요.
명작이 될 수도 있었을 대물을 소물, 맹물로 만들어 버리고 고현정을 비롯한 연기자들의 연기력에 겨우겨우 시청률을 유지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고현정 연기력 운운하는 기사 하나 막지 않은 제작팀과 방송국은 소품관리 소홀부터 반성해야 할 듯 싶네요.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저는 지금껏 태극기의 감부분을 봉에 묶은 태극기는 처음 봐서 말이지요. 만약 제가 잘못 알고 있었다면, 태극기 다는 법을 잘 아는 분들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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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oarang 2010.12.17 11:57
저 문제는 상당히 민감한 것인데 전혀 생각 없이 행동한 것 같네요.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당연히 국기를 제대로 달아야 하고 그렇게 방송에서 내보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좀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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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2010.12.17 14:24
헐,,,,; 예리한 눈썰매이십니다^^ 오늘 이글 보게될 대물 제작진들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겠는데요. 있어서는 안될 '티'였으니 말입니다.^^ 늘 예리하게 보시고 분석해 내시는 초록누리님이 그래서 믿음이 가는 블로거세요. 아자!!
어제, 들마 대물을 말아먹은게 고현정인마냥 계속 고현정씨 까는 기사들이 daum 메인에 나오길래 여론을 호도화시킨다 생각되어 정말 화났었거든요. 이미 스토리가 궁금해지지 않는 들마가 되어버렸지만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펼쳐내고 있는 연기자들의 열연에 박수치고 응원하고자 매회 보면서도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었는데.. 주인공을 통한 지향이 '노란색'으로 상징되는 어느 분이었기에 그런거구나.. 어제 보면서 깨달았네요. 시청률이 낮은 들마도 아닌데 상업방송으로서 꽤 위험한 도박을 하네? 싶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캐릭(그래서 공감되기 어려운)을 줄곧 그려내다가 막판에 와서 현실에 있었던 누군가를 닮게 그려냈다는... 국민에게 부끄러운 정치적 타협이나 결탁을 하지 않는 위정자가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 듯해 뿌듯했습니다.
직장일이 바빠 선거 공약등에 관심없이 투표는 해도그만, 안해도 그만으로 보내왔는데 담부턴 제대로 파악하고 투표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네요.
의식있는 투표가 의식있는 국가대표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이면서도 멋진 메시지가 주제였던걸 본다면 발대본, 발연출이라도 조금이지만 용서가 되네요, 이젠. -
찬물단지 2010.12.17 15:54
초록누리님 오랜만에 다녀갑니다.
재밌게 읽었어요. 서혜림 대통령,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미소지을 때, 또박또박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 잘할 때..^^
고현정이 아닌 다른 어떤 이가 서혜림을 대신할 수 있을 지
상상이 안 가요.
전 왜 아직도 강태산이 밉지가 않은 것인지..
또 이 드라마를 보면서 시시콜콜 아주 작은 것까지
트집잡고, 파헤쳐 노무현 대통령을 괴롭히던 그들이
얼마나 치사했는지를 적나라하게 가슴속 깊이 와닿았습니다.
적어도 이 드라마속의 민우당보다 더했으면 더 했지 덜하지
않았으니까요.. 제게 정말 잊지 못 할 5월 이었던 것 같아요.
떠난 님이 그립네요. -
파리아줌마 2010.12.17 21:28
으와!! 어째 이런 부분까지,,
감탄했습니다. 정말 예리하십니다.
정말 드라마 리뷰 블로거다우십니다.
전 보고도 그게 거꾸로 달은건지 모르겠더라고요.
부끄럽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