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9 10:32




한 여성단체에서 시크릿가든에서의 거품키스와 베드신을 두고 성추행 혹은 성폭력을 부추기는 장면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리고 뜨거운 이슈가 되었더군요.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왜냐? 드라마를 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추행을 부추기는 장면이었다는 입장에서는 그 이유 역시 타당하고, 드라마를 드라마로 봐야지 현실에 대입시켜서 보느냐는 시선에서는 드라마의 스토리를 전개하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보일 뿐입니다.
시크릿 가든에 홀릭하고 있는 제 입장은 물론 후자입니다. 스토리 전개에서 베드신은 훌륭한 연출이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저는 지난 리뷰글에서도 주원의 겸손한 욕정(?ㅎㅎ)이라는 표현으로 "김수한무 두루미와 거북이..."를 외우는 주원의 감정절제를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라임을 지켜주려는 주원의 욕정절제가 더 보기 좋았고, 사랑하기에 더 지켜주고 싶은 주원의 마음을 읽었기에 그런 표현을 했었어요.
성추행이라는 논란이 이는 것을 보고 이틀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고백하면, 이 드라마를 주원의 시선에서 많이 보고 감상글도 주원의 감정선을 따라 적는 편입니다. 물론 길라임의 감정선에서도 글을 함께 쓰기는 하지만, 주원앓이에 제게는 조금 더 기울어 있기에 감추지는 못하겠더군요.
93년생 딸아이를 둔 엄마로서, 그리고 저 역시 사랑이라는 감정에 설레고 두근거렸던 젊은 청춘시절로 돌아가, 정확하게 말하면 길라임으로 돌아가 고민을 해봤습니다. 내가 라임이었다면, 막무가내로 액션스쿨에서 키스를 퍼붓는 재수탱이 싸가지 빤짝이 추리닝 재벌남의 키스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답은 방망이질이었습니다. 제가 키스에 환장해서 두근거렸을 것은 물론 아니에요. 라임에게 거품키스나 액션스쿨에서의 키스가 강제적인 키스가 아닌 이유는, 두 사람이 알고 있는 서로에 대한 마음입니다. 사랑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눈빛만으로도 말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 거예요. 사랑을 마법이라고 하는 이유는,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를 향하는 눈빛만으로도 상대방의 감정을 읽기 때문 아닌가요?
주원이 액션스쿨에서 그리고 거품키스를 날리기 전에 라임에게 분명히 이런 말을 했었어요. 5회에서 나온 대사였는데요, 신비가든에서 닭백숙을 먹고 제주도 호텔로 돌아와서 였었지요. 약술을 마시기 전, 즉 영혼체인지가 되기 전의 일이었지요.
라임이 "너 진심이 뭐야?"라고 묻자 주원이 "알잖아. 알아 그쪽도. 난 여자 하나때문에 내가 가진 것을 잃기에는 가진 것이 너무 많아. 혹시 그 사이 내 맘이 변했는지 떠보는 것이라면 하지마".
그리고는 밑도 끝도 없이 한번만 안아보자고 했지요. 안아보고 좋으면 신데렐라되는 거냐고 묻는 라임에게 주원은 "인어공주"라며 대못을 쾅쾅 쳐버렸지요. "내게 여자는 딱 두 부류야. 결혼할 여자와 놀다 차버릴 여자... 길라임의 좌표는 언제나 두 부류 사이에 어디쯤일거야. 그렇게 없는 사람처럼 있다가 거품처럼 없어져 달라는 얘기야. 이게 나란 남자의 상식이야". 물론 이 싸갈통머리 없는 말은 라임으로부터 귀싸대기를 선물로 받았지만 말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대사는 라임이 너의 진심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주원의 대사입니다. "알잖아, 너도". 이는 서로가 끌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는 말이었고, 라임도 더 이상 부정을 하지 않았었지요. 라임의 행동은 주원을 밀어내는 것으로 일관되게 표현했지만, 사랑에 빠져 버린 주원에게 라임 역시 같은 마음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라임과 주원은 서로에게 끌리면서도 현실적이었어요. 주원은 '나는 이만큼 많이 가진 상류층이고, 너는 나랑 놀 주제가 못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 라임에게 향하는 자신을 마음을 끊어버려고 애쓰고 있었고, 라임은 백화점 사장에다 성같은 집에서 동화처럼 사는 김주원을, 감히 꿈조차 꾸지 못할 먼 세계의 사람이라고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삼신할머니 랜덤 덕에 부모 잘만나서 호위호강하는 이 사람, 저랑 놀 주제 못되는 사람입니다' 라는 비난 섞인 독설을 통해서 말이지요.
물론 드라마 장면만 가지고 따지면 주원이 막무가내로 들이댄 것이 맞을 지도 모릅니다. 소극적인 라임에 비하면 주원의 행동은 더 적극적이었고, 껄떡남 수준일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김주원의 심적 충격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라임에게 다가서기가 주원에게 더 쉬운 일이었기도 합니다. 재벌 2세가 관심있는 여자를 찾는 것이 더 쉬울까요, 재벌 2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한 소시민이 그를 보러가기가 더 쉬울까요? 당연히 전자 아닐까요?
제가 베드신을 보며 전혀 야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이유는, 이불을 사용하지 않은 그 솔직하고 대담스러운 장면때문이었어요. 이불이나 호텔 침대시트를 여자에게 둘러 씌우고는, 시트 속에서 반항하는 여자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장면이 전 더 야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원래 보이지 않는게 더 야한 거니까요. 그런데 시크릿가든에서는 그 시트를 걷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깔끔했어요. 

함께 자겠다는 주원을 밀어내는 라임의 행동때문에 강제적이었다라고 보일 수는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어느 여자가 "아이구 좋아라" 하며 반항도 하지 않을까요? 오히려 라임이 그렇게 버팅기지 않았다면, 라임이 더 이상한 여자일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오는 일차적인 반응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반항이었고, 주원이 자신을 덮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라임은 오히려 주원에게 더 마음을 열어줍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중요한 믿음을 봤기 때문이에요. 충분히 덮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김수한무 두루미와 거북이' 주문을 외우며, 고통스럽게 인내하는 주원의 진심을 알았기 때문이고요. 바뀐 주원의 몸을 빌어 라임이 주원의 엄마에게 "이 사람 믿어 보려고요" 라고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주원에게 생긴 믿음과 사랑에 대한 확신때문이었지요.  
베드신이 아름다웠던 이유는 김은숙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인스턴트 일회용 밴드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오히려 그 베드신을 보면서, 김은숙 작가가 일회용 밴드사랑에 일침을 가했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라임에게 한 주원의 행동이 성추행 수준이었다 혹은 성폭행 수준이었다고 보였다면, 이는 길라임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성단체의 시선은 지극히 현상적인 모습, 화면으로 보여진 것만을 트집잡았을 뿐,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사랑의 기류를 읽어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툭까놓고 호감을 가진 남자가 키스를 해주면, 그게 불쾌하거나 성추행을 했다는 모욕감이 먼저 들까요? 아니면 가슴이 쿵쾅거리는 설레임이 먼저 들까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방망이질입니다. 비록 현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마음은 핑크빛 감정으로 설레이고,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한 그런 감정이 더 느껴질 것 같더군요. 성추행이라는 것은 내 마음이 전혀 가지 않는데, 강제적으로 당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지,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면 저같으면 사랑표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핵심은 이거에요. 성추행과 사랑의 표현, 두 시선에서 드라마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성추행이라고 보는 시선은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이나 호감을 배제한 채, 단순히 화면에서 표여지는 피상을 읽었을 뿐이고, 사랑표현이라고 보는 시선은 화면 이면에 흐르는 사랑이라는 화학작용을 함께 읽은 차이겠죠.
블로거 아르테미스님이 벗지 않고도 좋았던 베드신의 진수라는 글을 올렸는데, 저는 그 분의 시선에 공감을 했습니다. 하나 더 첨가하자면 저는 그 베드신이 전혀 야하게 보여지지 않았다는 거지만, 라임을 지켜주려는 주원의 깊이있는 마음이 참 예쁜 장면이었어요. 주원의 나이 33살, 라임의 나이 29살.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나이이고, 육체적으로 사랑을 나눈다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나이는 아니죠. 여기서 결혼을 결심하지도 않고, 육체적으로 관계를 가지는 것이 좋냐, 아니냐 라고 따지고 들면 골치 아프니, 그것은 여기서는 더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정리하는 이유는 한가지에요. 성추행이라고 보는 여성단체의 시선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를 드라마로 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다만 김은숙 작가가 이런 기사로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이에요. 시크릿가든의 뜨거운 인기와 관심때문에 김은숙 작가의 머리가 아마도 뜨끈뜨끈할 겁니다. 저역시도 글을 통해 해피엔딩에 대한 압력을 넣고 있는 중이니까요. 
잠시 글이 새는데, 한국에서 남편이 겨울휴가를 와서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모여서 살고 있답니다. 그리고 드라마들 중에 유일하게 시크릿가든은 온가족이 함께 봅니다. 제 이웃님 중 한 분이 아들이 대학생이라니 허걱하고 놀라시던데, 암튼 대학생 아들과 고3딸과 함께 시크릿가든을 보는데, 저희집에서는 베드신이나 키스신을 보고 아무도 이상한 반응은 없더군요. 우리 아들이 설마 이 드라마를 보고 영향을 받아서,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를 호텔로 데리고 가서, "그냥 옆에서 아무짓 안하고 잘게" 그러는데도 자꾸 튕기는 여자 친구에게, "자꾸 쫑알대면 확 덮친다"라는 대사를 날릴 리도 만무하고, 그렇다고 감수성 예민한 딸아이가 생판 모르는 남자랑 호텔에 가서 한방에서 잔다던가, 카푸치노 커피를 마시며 키스해 달라고 일부러 거품을 잔뜩 묻히고 유혹할 일이 있겠어요? 노파심에서 하나 더 추가하자면, 드라마를 보고 여성단체의 우려대로 그런 흑심을 가지고 덤비는 놈이 있다면, 정말 "떽끼!"입니다.
거품키스도 다 할만한 사이에서 하는 것이고, 한 호텔에 들어가는 것도 그 정도의 감정이 무르익었기 때문에 가는 것 아닐까 싶네요. 드라마라서 좀더 예쁘고 멋지게 표현은 했지만, 드라마에서 표현하고 싶은 사랑에 대한 감정선을 성추행을 부추긴다는 식으로 이해하지 말고, 그냥 드라마로 함께 즐기면서 봤으면 싶어요. 그리고 표절논란에 이어 성추행이라는 논란까지 김은숙 작가가 스트레스 많이 받을 듯 한데,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랑이야기를 뚝심있게 써주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2 Comment 29